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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216

하얼빈_김훈 하얼빈 지은이 김훈 펴낸곳 (주)문학동네 값 16,000원 김훈 작가의 가장 최근 소설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독립운동가 안중근이 일본 제국주의의 상장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일을 다루고 있다. 늘 그랬듯이 건조하게 상황을 관망하는 듯한 느낌의 문체가 특징이다.이야기는 안중근과 이토의 상황을 번갈아 가며 기술하고 있다.어떻게 거사를 치르게 됐는지 당시의 상황과 당사자의 심리 같은 것들이 잘 드러나 있다. 도장의 힘은 거기서 발생하고 있었다. 도장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살육을 피할 수 있고, 조선에서 밀려나는 서양 여러나라들의 간섭을 막을 수 있고, 사후 처리가 원만할 것이었다._p.17 이토의 입장에서는 도장 찍힌 그 문서 하나 덕에 조선을 통치할 힘을 얻었고 조선의 입장에서는 그 문서 한 장.. 2024. 3. 26.
체공녀 강주룡_박서련 체공녀 강주룡 지은이 박서련 펴낸곳 한겨레출판 (주) 값 13,000원 이런 인물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던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겠지만 소설 자체로도 재미가 있다. 책 제목의 체공녀는 우리나라 최초로 고공 농성을 벌인 주인공을 뜻하는 말이다. 독립 운동가이며 노동 운동가였던 강주룡의 일대기를 소설적 상상력을 더해 매우 사실적이면서 유쾌하게 그려냈다. 강주룡의 삶은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강단 있게 자신이 할 말은 하고 모던걸을 꿈꾸는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특히 좋았다. 오래 주렸다. 씹어서 연하게 만든 것이 목구멍을 지나가는 느낌이 어땠는지 떠올릴 수 없게 되었다._p.7 주룡은 굶주리다 못해 자신이 뒤집히는 상상을 한다. 대체 무엇.. 2024. 3. 18.
눈부신 안부_백수린 눈부신 안부 지은이 백수린 펴낸곳 (주)문학동네 값 16,000원 도시가스 폭발 사고로 언니를 잃은 해미의 가족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슬픔을 견뎌내려 한다. 소설은 엄마와 아빠의 별거로 엄마를 따라 유년 시절 독일에서 생활하게 된 해미의 이야기와 직장을 그만두고 현재를 살고 있는 해미의 모습을 번갈아 가며 그리고 있다. 독일에는 '파독 간호사'로 불리는 해미의 '이모들'이 있었고 해미는 그곳에서 만난 레나와 한수와 함께 선자 이모 첫사랑 찾기 프로젝트를 은밀하게 진행한다. 그의 말이 반갑게 들렸던 것은 우재가 늘 마흔이 되기 전에 고향인 제주도로 내려가 살겠다고 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었다. 서울에선 모든 게 너무 소란하잖아. 빛조차도 시끄러워,라고 말을 했던가?_p.15 대학 문학 동아리에서 만난 우재.. 2024. 3. 16.
중요한 건 살인_앤서니 호로위츠 중요한 건 살인 지은이 앤서니 호로위츠 옮긴이 이은선 발행처 주식회사 열린책들 값 16,800원 다이애나 쿠퍼는 자신의 장례 절차를 의뢰하기 위해 장의업체를 방문한다. 그리곤 바로 그날 약 여섯 시간 뒤 살해당한다. 소설은 당연히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 과정을 다루고 있지만 다른 소설과는 다른 점이 있다. 소설 속의 작가가 전직 형사인 호손과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작가 본인을 비롯해 유명인의 실명을 사용하거나 실제 지명이나 상호, 작품 등을 언급하여 소설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한 디테일한 설정이 좀 더 사실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아쉬운 점은 앤서니와 호손의 이야기가 좀 과하게 많다는 느낌이다. 정작 살인 사건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 작가가 그리려고 하는 호손의 인물 탐구에.. 2024.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