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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203

체공녀 강주룡_박서련 체공녀 강주룡 지은이 박서련 펴낸곳 한겨레출판 (주) 값 13,000원 이런 인물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던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겠지만 소설 자체로도 재미가 있다. 책 제목의 체공녀는 우리나라 최초로 고공 농성을 벌인 주인공을 뜻하는 말이다. 독립 운동가이며 노동 운동가였던 강주룡의 일대기를 소설적 상상력을 더해 매우 사실적이면서 유쾌하게 그려냈다. 강주룡의 삶은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강단 있게 자신이 할 말은 하고 모던걸을 꿈꾸는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특히 좋았다. 오래 주렸다. 씹어서 연하게 만든 것이 목구멍을 지나가는 느낌이 어땠는지 떠올릴 수 없게 되었다._p.7 주룡은 굶주리다 못해 자신이 뒤집히는 상상을 한다. 대체 무엇.. 2024. 3. 18.
눈부신 안부_백수린 눈부신 안부 지은이 백수린 펴낸곳 (주)문학동네 값 16,000원 도시가스 폭발 사고로 언니를 잃은 해미의 가족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슬픔을 견뎌내려 한다. 소설은 엄마와 아빠의 별거로 엄마를 따라 유년 시절 독일에서 생활하게 된 해미의 이야기와 직장을 그만두고 현재를 살고 있는 해미의 모습을 번갈아 가며 그리고 있다. 독일에는 '파독 간호사'로 불리는 해미의 '이모들'이 있었고 해미는 그곳에서 만난 레나와 한수와 함께 선자 이모 첫사랑 찾기 프로젝트를 은밀하게 진행한다. 그의 말이 반갑게 들렸던 것은 우재가 늘 마흔이 되기 전에 고향인 제주도로 내려가 살겠다고 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었다. 서울에선 모든 게 너무 소란하잖아. 빛조차도 시끄러워,라고 말을 했던가?_p.15 대학 문학 동아리에서 만난 우재.. 2024. 3. 16.
중요한 건 살인_앤서니 호로위츠 중요한 건 살인 지은이 앤서니 호로위츠 옮긴이 이은선 발행처 주식회사 열린책들 값 16,800원 다이애나 쿠퍼는 자신의 장례 절차를 의뢰하기 위해 장의업체를 방문한다. 그리곤 바로 그날 약 여섯 시간 뒤 살해당한다. 소설은 당연히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 과정을 다루고 있지만 다른 소설과는 다른 점이 있다. 소설 속의 작가가 전직 형사인 호손과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작가 본인을 비롯해 유명인의 실명을 사용하거나 실제 지명이나 상호, 작품 등을 언급하여 소설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한 디테일한 설정이 좀 더 사실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아쉬운 점은 앤서니와 호손의 이야기가 좀 과하게 많다는 느낌이다. 정작 살인 사건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 작가가 그리려고 하는 호손의 인물 탐구에.. 2024. 3. 13.
법정의 얼굴들 법정의 얼굴들 지은이 박주영 펴낸곳 모로 값 17,000원 저자가 지방법원에서 부장판사로 일하며 겪은 일들을 모은 이 책은 우리가 뉴스 등을 통해 한번쯤은 봤을 법한 피상적인 이야기들의 속내를 담고 있다. 덧붙여 법관이자 한 인간으로서 사건과 사람을 통해 느끼게 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재판은 오직 해당 사건에만 효력을 미친다. 어떤 범죄도 미리 막을 수 없다. 형사재판이 단죄하는 건 국가나 사회가 아니다. 이미 발생한 오직 한 사건, 한 개인뿐이다._p.5 평소 사건 관련 방송 영상이나 범죄 수사물을 좋아하는데 그때마다 느꼈던 것은 법이 너무 무르고 보수적이다라는 인식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죄라는 것이 이미 발생한 일에 대한 처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 2024.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