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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203

아주 작은 죽음들_브루스 골드파브 아주 작은 죽음들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가 과학수사에 남긴 흔적을 따라서) 지은이 브루스 골드파브 옮긴이 강동혁 펴낸 곳 (주)알에이치코리아 값 22,000원 프랜시스 글래스너 리는 미국 법의학의 발전을 이끈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이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여자는 대학에 갈 수 없었던 시절이라 법의학과 관련한 전문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법의학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다. 특히 '의문사에 대한 손바닥 연구'라고 불리는 디오라마(사건 현장을 재연한 작은 모형)를 만들어 경찰 교육과 법의학의 훈련에 큰 도움을 주었다. "남자들은 대의명분을 들먹이며 나이 든 여자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내지요. 문제는 내가 참견을 하거나 뭔가 운영하려 하는 게 아니라고 그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이었어요.. 2024. 2. 17.
아버지의 해방일지_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지은이 정지아 펴낸곳 (주)창비 값 15,000원 말 맛이라는 게 이런 걸까, 진지하고 심각할 법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 나아가는 소설이다 특히, 구수한 사투리가 더해져 이야기와 시너지를 이룬다.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죽었다는 내용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요새의 사람들에게는 가끔 정치적 논쟁에서나 듣는 단어인 '빨갱이'인 부모를 둔 자식의 입장에서 아버지를 둘러 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이념이나 사상을 이야기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억지로 울리지 않아서 좋았고 절로 웃음이 나와서 즐거웠다. 바짓가랑이에 붙은 먼지 한톨조차 인간의 시원이라 중히 여겨 함부로 털어내지 않았던 사회주의자 아버지는 마침내 그 시원으로 돌아갔다_p.16.. 2024. 2. 16.
날마다 만우절_윤성희 날마다 만우절 지은이 윤성희 펴낸곳 (주)문학동네 값 14,000원 책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었으나 제목만은 인기 소설 리스트에 몇 번 본 것 같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건 가볍고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어렵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이야기인데 읽고 나면 여운이 남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기분 나쁜 체증도 묵직한 슬픔도 아닌데 닫혀있던 감정 세포의 어딘가를 건드는 느낌이다. 이 책은 총 11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단편 소설은 선호하지 않는데 단편인 줄은 모르고 골라서 그 점은 좀 아쉬움이 남는다 재미있는 것은 소설을 읽다 보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분명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도 이전 소설에서 주연이었던 사람이 이번 소설에서는 주변인물로 설정이 되어 있다거나 하.. 2024. 2. 6.
암컷들(방탕하고 쟁취하며 군림하는)_루시 쿡 방탕하고 쟁취하며 군림하는 암컷들 지은이 루시 쿡 옮긴이 조은영 발행처 (주)웅진씽크빅 값 22,000원 표지부터 압도적이라 끌렸다. 원제인 Bitch에서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강하게 드러난다. 이 책은 지금껏 우리가 상식이라고 알고 믿어왔던 편견들을 깨부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극히 사실에 근거해서 결과를 도출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과학의 분야에마저 씌워져 있던 가부장적 프레임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되는 진화 생물학 분야이지만 놀랍고 신기한 생물들의 이야기 덕에 비교적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다윈은 암컷의 선택이란 수컷들의 허세전에 '관중으로 서 있는' 여성에 의해 '비교적 수동적'이고 덜 위협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말함으로써 .. 2024. 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