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4 방송)
EBS 위대한 수업3 (초근접 미래를 위한 안내서) 2강 이 코드는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위대한 아흔네 번째 강연 '초근접 미래를 위한 안내서' (시즌3 열세 번째)
후안 엔리케스 미래학자
하버드 경영대학원 생명과학 프로젝트 창립 이사
하버드 경영대학원 '최고의 교수'로 기록
하버드 의과대학 유전학 자문 위원회 위원
TED가 가장 사랑하는 미래학자
2강 이 코드는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오늘날의 기술은 운석 같은 존재가 돼가고 있다
이 운석이 떨어지면 기존의 것들이 파괴되고
새로운 뭔가가 자라날 토양이 마련된다
♣ 생명의 부호
생명의 부호는 인간이 발견한 가장 위대한 부호이다
매우 비효율적이었던 부호 체계가 점점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린 동굴 벽에 그려진 상형 문자에서 출발해서
종이에 상형 문자를 쓰게 됐고
표준화된 수십 개의 알파벳을 개발하고
디지털 이진법까지 쓰게 됐다
그리고 세상을 지배하는 언어가 지금 다시 한번 바뀌고 있다
디지털 부호 시대에 머물지 않고
생명의 부호 시대가 열렸다
여러분이 잉태되었을 때, 그 시작은 하나의 세포이다
그 하나의 세포 안에는 게놈이라고 불리는 유전체가 있다
게놈은 DNA가 쭉 연결돼 있는 것이다
DNA는 1조 분의 1인치 크기로 잡혀 있는데
다 펼쳐 놓으면 64억 개의 글자가 쓰여 있다
이 글자는 ABC 같은 알파벳도 아니고
0과 1도 아니다
이중 나선은 나선형의 계단이 꼬여 있는 구조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 구성되어 있는 화학물질 네 가지
바로 이 물질에 생명의 근원이 담겨있고
이게 바로 생명의 언어라는 걸
에이버리와 매클라우드가 이끄는 연구진이 발견한다
그리고 왓슨, 크릭, 로잘린, 프랭클린이 이들이 이루고 있는 DNA의
구조를 밝혀낸 것이다
A, T, C, G가 한 쌍을 이루고 이 글자들로 긴 문장을 쓰는 것이다
우리가 DNA를 발견한 후 알게 된 사실에 따르면
그 문장들은 정말 중요하다
세상 모든 생명체를 A, T, C, G 같은
글자로 이뤄진 문장으로 해독할 수 있다
나무에 매달려 있던 오렌지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바닥에 던져 보라
퍽 소리와 함께 떨어진다
이 소리는 생명의 부호로 글을 쓰라고 지시하는 신호이다
오렌지가 자신의 DNA 네 글자로 쓴 첫 문장
땅에 떨어졌으니 밑으로 뿌리를 내리란 뜻이다
양파를 너무 오래 방치하면 싹이 날 때가 있다
그게 오렌지에서도 일어나는 것이다
뿌리 조직을 만들어 달라고 오렌지의 DNA가 얘기하는 것이다
오렌지 씨에 담긴 프로그램을 통해 뿌리 조직이 다 만들어지면
오렌지가 다음 문장을 쓴다
뿌리 위에 줄기를 만들란 뜻이다
그러면 작은 나무가 땅을 뚫고 올라온다
다음 문장은 잎을 만들란 뜻이다(G, A, C, A, A, A)
그러면 작은 잎이 싹트고 곧 나무가 무럭무럭 자란다
꽃을 만들라는 내용의 'A, A, G, C, A'가 있고
드디어 나무에 오렌지가 열리는 것이다
즉, 오렌지는 오렌지 나무를 만들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오렌지 나무가 다 자라면 오렌지를 더 만들어 낸다
생명의 부호가 정말 놀라운 일을 해낸 것이다
자기와 똑같은 생명체를 더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이 분야에서 놀라운 발견이 이어졌다
DNA가 무엇인지 밝혀냈고 DNA가 생명의 부호란 걸 알아냈으며
DNA 문자를 읽는 법도 알아냈다
모든 생명체가 DNA로 이뤄졌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모든 생명체가 DNA로 이뤄졌다면
우린 모든 종의 생명을 책처럼 읽을 수 있다
어느 박테리아의 모든 유전 부호를 책처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인간 게놈 지도의 초안까지 완성됐다
모든 생명체는 똑같은 물질로 부호화돼 있다
열대 숲에 앉아 있다고 상상해 보자
그때 어디선가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 모기는 여러분의 몸에 앉아 피부를 물어서 부호를 주입한다
여러분의 몸에 들어온 'A, T, C, G'로 이뤄진 부호는
세포 안으로 침투해서 스스로를 복제한다
그러면 세포가 쪼개져서 다른 세포를 감염시키고
똑같은 부호를 복제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말라리아 같은 끔찍한 병에 걸리거나
뎅기열 같은 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모기가 주입한 부호를 여러분의 몸이 복제했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몸이 모기가 주입한 특정한 형태의 생명의 부호를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끔 만들어서 병이 생기는 것이다
생명의 부호가 안 좋게 사용된 사례다
하지만 이걸 좋은 일에 활용할 수도 있다
모기에 물리는 대신 병원에 가서 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
과정 자체는 똑같다
모더나 백신을 맞았다면 mRNA의 일종을 몸에 주입했을 것이다
이건 코로나19에 절대 안 걸린다는 말이 아니라
신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울 준비를 한다는 뜻이다
☞ ☞ 백신이 여러분의 게놈과 몸의 부호를 수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백신의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백신은 우리 신체의 일부에 생명의 부호로 지시를 내려서
치명적인 적과 싸우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생명을 편집하는 것
생명의 구조에 관한 우리의 이해도가 높아지면
새로운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사실상 모든 생명체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포만 프로그래밍하면 된다
그러면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생명의 부호만 편집하면 된다
미래에는 백신이나 치료제 등 무언가를 개발할 때
생명 프로그래밍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박테리아부터 젖소 같은 동물까지 사실상 모든 생명체에
지시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게놈 서열을 처음 밝혀낼 땐
약 10억 달러가 들었다
가격이 떨어지는 속도가 거의 2배나 빠르다
10년만 지나도 큰 차이가 생겨날 것이다
그러면(미래엔) 어릴 때부터 이런 진단이 가능할 것이다
즉, 몸에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날지 미리 알 수 있다
게놈을 어떻게 수정하고 편집해야
암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생명의 부호 연구가 설레고 흥미로운 이유이다
인간의 영구치는 빠져버리면 다신 안 난다
이를 자라게 하는 방법을 알면
한 번, 두 번에서 그치지 않고 세 번째도 자라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미 연구는 진행되고 있다
다른 신체 부위를 대상으로 한 연구도 진행될 것이다
이미 양 무릎을 재생하는 방법도 안다
부러진 뼈나 햇볕에 탄 피부를 재생하는 법도 안다
미래의 의학은 무릎이나 고관절을
티타늄으로 갈아 끼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몸은 이미 많은 걸 만들 줄 아니까
그냥 예전에 만들었던 걸 참고해서 똑같이 복제해 이식해 줄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몸이 한 번 만들어 봤던 건 생명의 부호를 이용해 다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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