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30 방송)
EBS 위대한 수업3 (과학의 풍경) 5강 이 세계는 아름다운가?
위대한 아흔세 번째 강연 '과학의 풍경 '(시즌3 열두 번째)
프랭크 윌첵 MIT 물리학과 교수
스톡홀름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상하이 리정다오 연구소 창립 소장
윌첵 양자 센터 수석 과학자
템플턴상(2022)
노벨 물리학상(2004)
로런츠 메달(2002)
5강 이 세계는 아름다운가?
대칭성이 통하지 않더라도 배울 게 있었다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세상의 모델이 통하지 않는다면
모델을 고치고 다시 시도할 수 있다
★ 시간 역전 ★
수백 년 전 뉴턴 역학을 시작으로
일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 전기역학 등
수많은 혁신이 일어났다
그런데 다양한 물리학 법칙엔 이상한 특징이 있었다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고 가정해도 같은 법칙이 나오는 것이다
현실이라는 영화를 되감아도
거꾸로 움직이는 영화를 똑같은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거시 세계에서는 이상해 보일 것이다
하지만 지극히 작은 세상을 들여다보면
시간이 어느 쪽으로 흐르든 법칙이 똑같았다
그래서 두 가지 의문이 제기됐다
시간이 거꾸로 흘러도 법칙은 똑같아 보인다
Q. 그런데 왜 현실은 다르게 보일까?
심리학엔 이런 사례가 많다
과거는 현재와 달라보인다
또한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엔트로피는 시간에 따라 증가한다
일단 방출된 것은 흘러 나갈 뿐이다
방출된 것은 저절로 돌아오지 않는다
과거와 미래는 여러모로 완전히 달라 보인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모든 문제를
흥미로운 보편적 이론 하나로 정리할 수 있었다
과거와 미래를 갈라놓는 시간의 화살은
단 하나의 비대칭성으로 정리될 수 있었다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빅뱅으로 시작한 우주가 바뀌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빅뱅은 아주 단순하면서도 이상한 사건이었다
빅뱅 이후 일어난 일에는 이상한 점이 있다
물질을 끌어당기는 중력이 있음에도
물질이 매우 균일하게 분포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중력이 물질을 끌어당기고
별이 태어나 에너지를 내뿜고 우주의 현상들을 만든다
그게 오늘날 인류가 파악한 우주의 대략적인 구조이다
두 번째 질문은 정반대이다
Q. 물리적 법칙은 왜 대칭적일까?
수백 년간 발견된 물리학 법칙들은 완벽하게 대칭적이었다
그런데 1964년 물리학계 한구석에서
입자 가속기에서만 생성되는 아주 불안정한 입자인
'K 중간자'를 연구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제임스 크로닌, 밸 피치와 동료 연구자들은
시간을 거꾸로 돌릴 때 'K중간자'가
다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 현상을 해석하면서
새로운 입자를 예측하고 그 성질을 많이 알아냈다
당시의 이해에 비춰봤을 때
실제로 발생한 시간 역전 대칭이
이론보다 심하게 깨진 상황이었다
우리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법칙을 조금 수정해서 새로운 구조와 함께
'액시온'이라는 새 입자를 추가하는 것이다
그러자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법칙을 더 아름답게 만들려고 입자를 추가했을 뿐인데
결과가 훌륭했던 것이다
새 방정식을 빅뱅에 적용해 보면 액시온들이 생성된다
그 액시온을 천문학의 수수께끼인 암흑물질로 볼 수 있다
정말 액시온이 암흑물질인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저렇게 민감한 관측 장비를 실제로 만드는 건 정말 어렵다
온갖 분야의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실험의 촉매가 될 거대한 자기장도
미세한 신호까지 잡아내는 장비도 만들기 어렵다
그래도 몇 년 뒤엔 이 가설을 실제로 실험할 수 있다
◆ '놀이'
'당위성'이 어떻게 사실을 알아내는 것으로 이어지는지 알아볼 것이다
비슷한 사례로 1980년 갖고 놀던 주제가 있다
양자역학적 환경에서 전자에 자기선속을 갖다 붙이면
재밌는 현상이 벌어질 것 같았다
그런 일이 알아서 벌어질 리는 없지만 그냥 재미로 해 본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억지로 자기선속을 떠맡은
이 불쌍한 전자가 강력한 새 입자인 '애니온'으로 변했다
가상의 입자인 '애니온(Anyon)'은 실존한다면
특별한 성질을 지닐 거라고 예측했다
일종의 기억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40년쯤 뒤에
어떤 물질 상태에서 '애니온'이 실제로 발생한다는 게 증명됐다
물질이 스스로를 조직해서 선속이 전하에 달라붙을 수 있도록 한다
이는 2020년에나 발견된 새로운 현상이다
최근엔 전자나 적절한 물질 속에 집중된 에너지에
자속을 비롯한 이런저런 선속을 갖다 붙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쿼크, 글루온처럼 색을 띠고 있는 자기선속을 붙여보는 것이다
이 역시 근본적인 물리학의 원리에서
물질에 관한 아름다운 수학적 표현을 끌어낸 사례다
여러 입자를 이리저리 움직이면
입자들은 자기들이 꼬인 기록을 파동함수로 남긴다
그렇게 용량이 큰 양자 메모리를 만들 수 있다
입자가 굉장히 복잡하게 꼬인다
파동함수는 수많은 일을 기억한다
이렇게 양자 정보를 기록하고 사용하는 기술은 대단히 유용하다
양자 컴퓨터는 실제로 실현될 수 있다
흥미로운 개념을 갖고 놀거나 대칭과 조화를 갖고 놀거나
단순하고 간결한 개념을 갖고 놀다 보면
자연의 진정한 원리를 깨닫고 잘 활용할 수 있다
사실 뉴턴은 겸손한 인물이 아니었다
겸손과 자만이 어우러진 이 한마디에는
아름다움이 진실로 이어질 거라는 믿음과
탐구의 즐거움이 담겨있다
그게 바로 최종 목표인 초월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사실'과 '가능성'을 확인하고
'당위성'을 끌어낼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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