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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지식 사이

EBS 위대한 수업3 (진화와 정신장애) 4강 우울과 자연선택

by 상팔자 2023.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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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0 방송)

 

 

EBS 위대한 수업3 (진화와 정신장애) 4강 우울과 자연선택

위대한 여든일곱 번째 강연 '진화와 정신장애 '(시즌3 여섯 번째)

 

 

 

 

랜돌프 M. 네스 

애리조나 주립대학 '진화와 의학센터' 소장

전) 국제 진화의학 및 공중보건학회 회장

미국 정신의학회 임원

미국 심리학회 임원

 

 

 

 

4강  우울과 자연선택

 

 

 

 

우울장애의 확산은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울증 발병률이 높다

한국과 비교하면 8배나 높다

 

 

미네소타 대학교의 에릭 클링커는

진화적 관점에서 기분 변화를 주제로 논문들을 썼다

그는 사람들은 늘 목표를 추구하지만 달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아무 진척이 없을 때도 있다

 

 

목표 달성이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클링커는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을 이렇게 말한다

목표 추구 과정에 장애물이 있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분노할 정도로 노력을 쏟아붓는다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다

 

그래도 실패하면?

노력과 인내와는 별개로 그냥 안 되는 일도 있다

운 없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생기는 일이다

그래서 어느 시점에 흥미를 잃는 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상태가 바로 우울이다

의욕을 잃고 다른 것에 노력을 재할당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유타 헥하우젠은

아기를 원하지만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을 연구했다

이 여성들은 걱정과 화가 늘고 비관과 우울이 심했다

폐경으로 임신하지 못할까 봐 노심초사했다

이럴 땐 어떤 감정이 나타날까?

매우 속상하고 우울할 것이다

그런데 막상 폐경을 하자 대부분 여성은

태도를 180도 바꿨다

이룰 수 없는 목표를 포기하고 이렇게 자문했다

그것이 주관성의 이점이다

주관성은 인간의 속성이다

심지어 프로이트가 말한 억압도 마찬가지다

불가능한 목표를 쫓느라 매몰되는 일이 없게 해 준다

 

 

찰스 카버와 마이클 샤이어는 목표 추구와 기분의 관계를 연구했다

 

기분을 좌우하는 요소
얼마나 많은 걸 가졌느냐가 아니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속도

 

 

예상보다 빠르게 전진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대 이하로 속도가 느리면 기분은 저조해진다

그리고 목표로 가는 길이 막히면 어떻게 할지 고민하게 된다

의식적 고민과 일부 무의식적 고민을 거쳐

새로운 삶에 노력을 재분배한다

 

사람들은 불가능한 목표를 이루려고 애쓴다

암 환자들은 앞날을 걱정하지만 항암 후

암이 재발하면 모든 게 달라진다

암이 재발한 환자에게 정신과적 문진을 진행해 보니

실현 가능한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이 

원대한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보다 우울증에 덜 걸렸다

 

진화적 관점으로 보면

견뎌야 할 때가 있고 다른 시도를 해야 할 때가 있었다

목표를 잠시 멈추고 신중하게 생각하란 뜻이다

왜 멈추지 말아야 하는지 대안은 뭔지

신뢰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 보라

우리의 감정 시스템은 삶의 조각들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준다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 뇌 기능의 문제로 우울한 사람과

심각한 인생 문제 때문에 우울한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

스트레스 때문만이 아니다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처한 상황이 우울을 유발한다

저조한 기분이 특정 상황에서 유용하다는 걸 알게 되면

자해나 자책을 멈추고 태도를 바꾸게 된다

우울을 그냥 받아들이는 대신

다른 길을 찾으라는 신호로 활용하게 된다

 

우울증이 심하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거나 떠올린다

우울과 자살은 상관관계가 높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사회복지사 헬린 헤릭은

정신병원에서 관찰 실습 활동을 운영했다

금문교에서 투신한 사람들을 연구했는데

유가족과 대화하며 극단적 선택의 이유를 알아내려고 했다

그리고 연구 끝에 한 결론에 도달했다

자살 시도한 사람의 수만큼 원인도 다양하다

암 환자는 치료가 고통스러워서 누군가는 화가 나거나

너무 취해서 혹은 미래가 절망적이어서 극단적 선택을 한다

양극성 장애나 조현병이 심해 자살하기도 한다

모든 자살을 우울과 연관 지을 순 없지만 관련이 높다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흥미롭지만 논란이 많은 주장이다

왜 처음부터 우울증이 생기지 않도록 자연선택되지 않았을까?

자연선택을 거쳤어도 우울증에 걸리고

종종 우울한 상황에 갇히는 건 흥미로운 현상이다

 

 

30년 전에 데카탄자로라는 학자가 펼친 주장도 있다

식량이 부족한 한 집단에 늙고 병들어 번식하지 못하는

개인이 있다고 할 때 유전자에 더 이득이 되는 행동은

자살이라는 주장이다

 

그래야 다른 이들이 식량을 차지해 더 많은 자손을 남긴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

아무리 늙고 병든 사람이라도 자신과 친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굳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고 집단을 떠나거나 식사량을 줄이면 된다

 

 

그보다 보편적인 이유는 

자살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아끼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사랑하는 이를 그렇게 잃으면 충격이 무척 크다

 

사별 연구자와 통계 전문가로 팀을 꾸려

슬픔에 관한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정신의학의 주류 이론과 다른 사실도 있었다

 

지속적 애도는 양가감정 때문에 고인에 대한 분노가

본인을 향하고 그 결과 우울이 생긴다고 배웠지만

분석 결과는 오히려 고인에게 양가감정을 느꼈던 사람들은

다행히 일반적인 경우보다 슬픔을 덜 느꼈다

하지만 여전히 상담사들은 오래 슬퍼하는 환자에게

고인에게 느끼는 분노와 대면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좀 더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연구 대상 중 3분의 1은 슬픔을 잘 느끼지 못했다

다른 문제도 없었다

그들은 충만한 삶을 살고 인간관계도 좋았다

애도는 적게 했지만 잘 지냈다

 

사별 후 4주, 4개월, 4년째에 연구 대상을 면담했는데

그들의 반응은 주관적이었다

대개 사별 후 4개월이 됐을 땐 너무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4년 후에 다시 물어보면 그럭저럭 잘 지냈었다고 기억했다

처음엔 슬프지 않다고 했는데 나중엔 그때 슬픔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지연된 애도'는 없었다

사별하고 한참 후에 슬픔을 느낀다는 지연된 애도는 사실이 아니었다

 

 

애도는 자연선택이 남긴 적응 반응인가?

어떤 사람은 애도가 유용하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가까운 사람을 잃으면 마음이 아프고 힘든 건 당연하니까

슬픔이란 이런 관계 때문에 생기는 부산물일 뿐이라고 한다

애도는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오래가고, 삶에 지장을 준다

슬픔은 자연선택이 제거하지 못한 애착의 부산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랑하는 사람

특히, 가족을 잃으면 오히려 고통은 유용해 보인다

같은 상실을 겪지 않기 위해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애도는 타인에게 위험을 경고하는 기능도 한다

아이가 거센 파도에 휩쓸렸다면 다른 아이는 그런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언젠가 애도 치료제를 찾올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항우울제는 효과가 없다

만약 애도 치료제를 발명한다면 애도가 진화적으로

적응 반응인지, 아닌지를 알아야 어떻게 쓸지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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