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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지식 사이

EBS 위대한 수업3 (진화와 정신장애) 3강 우울하면 왜 움츠러드나

by 상팔자 2023.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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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9 방송)

 

 

EBS 위대한 수업3 (진화와 정신장애) 3강 우울하면 왜 움츠러드나

위대한 여든일곱 번째 강연 '진화와 정신장애 '(시즌3 여섯 번째)

 

 

 

 

랜돌프 M. 네스 

애리조나 주립대학 '진화와 의학센터' 소장

전) 국제 진화의학 및 공중보건학회 회장

미국 정신의학회 임원

미국 심리학회 임원

 

 

 

 

3강  우울하면 왜 움츠러드나

 

 

 

 

우린 때로 울적해진다

누구나 기분이 가라앉을 때가 있고

기분 저하가 심해지면 심각한 우울증이 된다

우울기분 저하를 특정 상황에 나타나는 정상 반응으로 보지 않았다

통증은 기분 저하와 비슷하다

우린 누구나 통증을 느낀다

 

기분 저하는 정신적 통증인 셈이다

통증을 느끼면 하던 행동을 멈추고 다시 안 한다

마찬가지로 기분이 나빠져도 하던 것을 멈춘다

실은 멈추는 게 아니라 어디에 더 집중할 지를 정하는 것이다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서

특정 뇌 기능이나 호르몬, 유전자를 찾는 것과는 다르다

 

진화적 관점으로 질문하면

"왜 저조한 기분을 느끼고 어떻게 조절하도록 진화했는가?"

어떤 사람이, 왜 우울한지 묻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왜 우울한지를 밝힐 때 

우리는 우울증을 겪는 당사자에게서 문제를 찾는다

 

진화적 관점에서의 질문은

어떤 상황에서 기분 저하가 유용한가?

기분 저하는 어떻게 조절되는가?

 

 

진화와 우울에 대한 논문의 내용

진화적 개념이긴 하지만 관점의 틀이 잘못됐다

정상적인 기분 저하는 어떤 상황에서 유용한가?

 

먼 과거에는 수렵채집으로 먹을 걸 구했다

수렵채집이 유리한 시대였다

과일과 견과류, 사냥감이 넘쳐났다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식량을 구하러 다니는 일이

아주 현명한 일이었다

 

노르웨이 인근 바다의 작은 섬에 살던 조상들이

늘 열정적이고 낙천적이었다면

살아 돌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돌아왔더라도 빈손이거나 추위에 떠느라 열량만 낭비했을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는 기분이 저조한 편이 낫다

 

한겨울의 북부에서는 식량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차라리 계절성 우울을 앓는 편이 더 유리하다

하는 일 없이 집에 가만히 있으면서 

유리한 때가 오길 기다리는 게 낫다

 

 

기분의 기능을 요약하면

기분은 상황 변화에 따라 노력, 위험 감수 행동조절한다

 

 

지난 15년간 훌륭한 연구들이 발표됐는데

감염 환자가 어떻게 기분저하를 겪는지에 주목했다

인터페론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었다

인터페론은 바이러스를 공격하기 때문에

C형 간염 환자에게 종종 처방되는 약이다

그런데 환자의 절반이 심한 우울을 겪었고

증상이 심해 입원한 환자도 있었다

 

이는 기분 저하를 일으키는 시스템이 있다는 증거

이 시스템은 중증 우울과 감염에 대한 반응도 유발한다

 

그런데 기분저하는 왜 유용할까?

밖에 나가 활동하고 사람에게 치이고 동물과 싸우는 일은

건강이 좋지 않을 땐 영리한 행동이 아니다

힘도 약하고 판단력도 흐리기 때문이다

다음 기회를 노리며 기다리는게 현명하다

 

세상에는 닭을 연구하는 학자도 있다

닭이 집단 내에서 서열 경쟁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닭 두 마리가 싸워서 한쪽이 지면 

패배한 닭은 더 싸우지 않고 물러나 

며칠 동안 모이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패배한 닭이 계속 싸운다면 더 쪼이기만 하기 때문에

그는 좋은 반응이라고 했다

서열 사회에서 지위를 잃었다면 자신을 낮게 평가하는 게 유리하다

목표를 달성할 수 없으니 경쟁에서 물러나는 게 낫다

 

< 캘리포니아 세풀베다 보훈병원에서 진행한 마이클 맥과이어의 실험 >

한 우리에 원숭이들을 넣었는데

재배적 수컷과 서열이 낮은 수컷, 암컷들로 구성했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지배적 수컷이 짝짓기를 독차지했다

그런 다음 지배적 수컷을 우리에서 꺼내 바로 옆 우리에 넣고

서열이 낮은 수컷이 다른 암컷들과 짝짓는 걸 보게 했다

격리된 지배적 수컷은 다른 원숭이를 보며

구석에서 몸을 흔들며 먹지도 않고 온갖 우울 증세를 보였다

원숭이가 보인 변화를 '비자발적 복종'이라고 한다

지위를 잃고 나면 경쟁을 포기할 뿐만 아니라

복종 행동을 보이며 자신의 경쟁력을 낮게 평가한다

 

주관적이고 왜곡된 자기 평가지위 경쟁에 패배한 상황에서

유익하게 작동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역치와 불안, 우울 반응은 자기 조절 시스템으로

상황에 맞게 조절된다

뇌전증 연구에서 처음 쓰였다

쥐에게 경련 유발 실험을 할 때

뇌에 가한 전기 충격이나 약물에 의해 경련이 일어나면

다음 경련은 더 쉽게 일어난다

이 개념을 우울증에 적응해 보면

한번 우울 삽화가 생기면 다음 우울 삽화는

더 쉽게 생긴다는 뜻이다

 

 

우울의 진화적 이유를 찾고 작동 방식을 살펴보자

많은 연구자가 우리의 뇌에서 

우울이 더 잦은 우울로 이어지는 원인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진화적 관점은 경쟁에서 계속 패배하거나

식량을 찾으러 나갔다가 허탕 치는 상황이 반복되면

감정 조절 시스템을 하향 조절하는 게 현명하다

 

그런 상황이라면 저조한 기분이 유용하지만

양성 되먹임 순환(positive Feedback)에 빠질 수 있다

우울로 아무것도 안 하면 더 많은 실패로 이어지고

또 실패할 거란 생각의 악순환에 빠진다

 

수렵채집을 하던 과거엔 

무리와 함께 식량을 구하고 아이를 돌봐서

혼자 있을 때가 없었다

무리와 함께 일상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방에 틀어박혀 문을 닫고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끄면 그만이다

그러면서 전화가 한 통도 오지 않으면 남들에게 미움받는다고 믿는다

우울을 점점 키우는 양성 되먹임 나선 때문에

행동과 희망은 줄어들고 상태는 더 악화된다

 

 

우울의 종류는 하나일까?

상황이 다르면 우울의 증상도 다르지 않을까?

우울의 기전이 하나라는 생각은 틀린 것이다

감기만 해도 콧물이 나고 기침을 하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기관지염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자연선택은 바이러스의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방어 체계를 갖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울의 증상들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반응 하는 것이 적합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울증 진단은 우울 증상의 개수로 내려졌다

네트워크 이론을 연구한 아이코 프리드라는 학생은

DSM(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에서 정의한

우울의 증상들이 매뉴얼에 없는 다른 증상들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걸 밝혔다

진단 기준을 만든 사람들이 많이 떠올린 증상일 뿐인 것이다

 

즉 우울증이 한 종류가 아니라는 새로운 시각은

우울장애 연구와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진화적 관점이다

각 증상을 개별적으로 봐야 한다인식을 주는 것이다

개수로만 따질 게 아니다

 

우울증 환자들이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생각 자체가 정신 건강에 아주 해롭다

 

22살에 부모님 손에 끌려온 청년의 이야기

그러자 청년은 뇌의 문제라고 들었다며

치료제를 찾을 때가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청년은 일곱 종류의 약을 써봤다고 했다

그래서 여덟 번째 약을 시도하겠냐고 물었다

 

약이 아닌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안했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런 환자를 설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우울증은 뇌의 문제로 보는 게 맞다

환자가 자신을 탓하는 건 비참한 일이다

하지만 우울은 뇌의 문제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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