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0 방송)
EBS 위대한 수업3 (감각 사용설명서) 3강 창의력을 높이는 감각 깨우기
위대한 여든여덟 번째 강연 '감각 사용설명서'(시즌3 일곱 번째)
찰스 스펜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실험 심리학 교수
저서
<왜 맛있을까?> (2017)
<일상 감각 연구소> (2022)
이그노벨상 영양학상 (2007)
영국 실험심리학회 올해의 연구자상 (2003)
유럽 인지심리학회 폴 버텔슨상 (2003)
독일 베셀상 (2005)
3강 창의력을 높이는 감각 깨우기
< 직장에서의 행복감과 생산성을 늘리는 법 >
20~30년간의 조사에서 수없이 증명된 사실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하루의 90`95%를 실내에서 보낸다는 것이다
근무 시간이 긴 사람은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업무 공간에서 보낸다는 게 밝혀졌다
창의력은 개인의 능력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창의력이나 생산성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환경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업무 속도나 스트레스에도 영향을 준다
시각적 요소에만 초점을 맞춘 건축 설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감각 중에서 시각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실제로 뇌의 신피질의 반 이상이 시각 정보 처리를 담당한다
뇌 신피질의 겨우 10~12% 정도만 촉각이나 청각 정보를 처리한다
즉 시각 우위 현상이 우리 몸에 내재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디자이너나 건축가처럼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시각의 지배를 받곤 한다
반면, 새로 만들 공간에서 어떤 소리가 날지 설명하거나
어떤 냄새나 느낌이 날지 말하는 건 힘들어한다
이처럼 건축가나 디자이너가 시각을 우위에 두는 현상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우리가 쓰는 사무 공간이나 집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간이나 환경을 설계할 때 다중 감각적 접근법을 사용하고
좀 더 세심하며 사려 깊게 디자인하면
오감을 더 잘 자극해 생산성, 창의력,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
공간을 설계할 때 가장 큰 문제는
각이 지고 극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건축가가 많다는 것이다
전부 각지고 뾰족하다
곡선은 안 보이고 전부 각진 직선뿐이다
이런 건물은 보기엔 멋지지만 사실 인간은 곡선에 더 끌린다
각진 형태를 본능적으로 싫어한다
둥근 형태는 사람을 다가오게 하지만
각진 형태는 다소 불안하게 만든다
우리가 둥근 형태를 좋아하는 건 자연의 효과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자연이 대부분 둥글둥글하고 각지거나 곧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둥근 형태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유아 어쨌든 시각적 요소에 집중하는 건축가들이
이런 자연의 형태를 활용하기 시작한 건 몇 년 안 됐다
둥근 형태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런 건물에는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스트레스 저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원리를 건물, 공간 설계뿐만 아니라
가구와 탁자에도 활용할 수 있다
현대의 업무 공간이 잘못 설계된 것을 보여주는 예도 있다
요즘 자주 보이는 칸막이 없는 사무실이다
회계 담당자들이 좋아하는 구조다
직원을 한 공간에 모아 놓으면 더 효율적이고
업무 생산성도 향상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무실에 칸막이가 없으면 소음이 크게 증가한다
직원의 행복감과 사고력에 해를 끼칠 정도다
그래서 칸막이가 없는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면
실제로 1일 생산성이 1시간이나 감소한다고 한다
이 역시 다중 감각적 환경의 중요성을 몰라서 발생하는 실수이다
소리나 소음이 미치는 영향을 무시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대화 소리는 집중력을 방해한다
이런 공간 문제의 해법이 스칸디나비아에서 등장했다
북반구 기후권에 속하는 지역인데
겨울이면, 이곳 주민들도 빛 갈증에 시달린다
빌딩 증후군이나 집 증후군을 앓는 사람도 많다
환기도 안 되고, 후각에도 안 좋은 실내에 갇혀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
조용한 분사나 폭포 소리를 칸막이 없는 사무실에 틀면
다른 사람이 내는 소음을 덮을 수 있다
자연의 소리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작게나마
재현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한 백색 소음이 아니라 진짜 물소리로 생각하면
업무 능력이 일부 향상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생산성과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려면
사람은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저마다 다른 감각의 지배를 받는데 어떤 사람은 시각이 좀 더 우세하다
음악을 틀고 일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고요한 걸 원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감각기의 유형이나 감각적 특징도 각자 다르다
학습할 때 주로 사용하는 감각도 다르다
어떤 사람은 뭔가를 들으면서 배우는 걸 한다
운동 감각을 이용해 몸을 움직여야 잘 배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감각적 특징에 맞는 공간을 찾아갈 수 있도록
감각적 차이를 고려해 설계한 뉴욕의 페일리 공원이 있다
매우 시끄러운 대도시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데
사각형의 작은 땅덩이지만 흥미로운 점이 많다
이 공원의 독특한 점은 자기가 원하는 소음 수준에 맞춰
의자를 폭포 가까이 두거나 멀리 옮겨 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폭포 소리를 자신에게 맞도록 조절해 도시의 소음을 가리고
차, 모터, 오토바이 같은 인위적 소음을 차단할 수 있다
현재는 개인이 아닌 평균에 맞춘 설계가 일반적이지만
미래에는 좀 더 다양성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다중 감각 환경이 등장한다면
업무 목표를 이루거나 생산성을 높이기 쉬워질 것이다
직장 환경을 설계할 때 특히 고민되는 지점은
건물 안 여러 사무실의 난방 온도를 맞출 때이다
같은 공간이라도 따스하고 붉은 조명을 쬐는 사람은
차갑고 파란 조명을 쬐는 사람보다 실제로 더 따뜻함을 느낄까?
큰 차이는 아니지만 차이가 있기는 하다
북미 남성과 일본인 여성이 쾌적함을 느끼는 온도의 차이인
3도를 메울 정도는 된다
매장 온도는 매장에서 파는 상품값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인류학자들이 뉴욕을 방문해 온도계를 가지고
여러 의류 브랜드 매장을 찾아갔다
그곳 온도를 재고 가격표를 확인했다
그러자 의류 브랜드의 제품 가격과 매장 온도가
서로 반비례 관계라는 게 관찰됐다
백화점 같은 고가품 매장은 실내가 서늘했고
저렴한 의류 매장은 온도가 더 높았다
냉난방 장치가 처음 도입된 건 1920~1930년대였다
당시엔 고급 브랜드나 고가품 매장만 냉방비를 감당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고급스러움과 차가움을 연관 짓는 걸까?
아니면 그냥 차가운 건 이성적이고
뜨거운 건 감정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 때문일까?
고유 수용성 감각은 위치 감각이나 움직임과 관련된 운동 감각,
전정 기관의 균형 감각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직장에서 고유 수용성 감각을 사용하고픈 직원을 위해
신체 감각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그랜드 캐니언의 절벽에도 투명 다리가 설치됐다
더 생산적이고 유쾌한 환경을 만드는 데엔
다중 감각적 설계가 도움이 된다는 게 분명하게 보인다
물론 생산성도 증진도 좋지만 조심할 점도 분명 있다
기업의 임직원이나 대기업 관계자들도
언론 보도를 보고 자연의 힘을 깨닫기 시작했다
다중 감각적 업무 환경을 조성해 근로자의 감각을 더 자극하려 애쓰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본사 건물이라고는 짐작도 안 된다
아마존은 왜 본사 건물을 온실처럼 지은 걸까?
왜 온실에 400종의 식물과 4만 종이 넘는 화초를 심은 걸까?
어쩌면 자연이 주는 효과를 극대화해서
직원들이 더 열심히, 오랫동안 일하게 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과로를 부추기는 풍조에 부채질하고 있는 건 아닐까?
업무 환경을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사람들의 생산성을 끄집어내고
사무실에 더 머물도록 하는 건 아닐까?
즉, 윤리적 문제도 고려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을 어떻게 설계할지,
자연을 공간에 어떻게 끌어들일지,
얻고자 하는 바가 뭔지 잘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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