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위대한 수업2(현실주의자들의 정치) 3강~5강 요약정리
위대한 예순한 번째 강연 '현실주의자들의 정치'(시즌2 열아홉 번째)
스티븐 월트 정치학자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국제관계학 교수
前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장(2002~2006)
前 미 국방연구원(IDA) 자문위원
'위협균형론' 제시
'동맹이론' 최고 권위자
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_플라톤
3강 자유주의 패권의 불안
- 자유주의 세계 질서
· 국제 정치에서 말하는 질서란 주요 행위자들의 힘의 분배를 말한다
주요 강대국들이 서로의 관계를 조율하기 위해서 만든 규칙이나 제도도 질서에 포함된다
세계 질서를 떠받치는 규칙은 강대국이 만들며 강대국은 그런 규칙을 통해 국익을 증강하려 한다
UN 헌장에는 5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이 상임이사국으로 명시돼 있는데
이 5개국은 안보리의 모든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규정은 1945년 그 당시의 강대국들이 자국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규정은 강제하는 기관이 없기 때문에 강대국은 마음만 먹으면 자신들이 만든 규칙을 어길 수 있다
2003년 미국은 UN 안보리의 승인도 받지 않고 이라크를 침공했다
엄밀히 말하면 UN 헌장을 위반한 불법 침략이었지만 UN은 미국을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자유주의 질서란 무엇인가?
전통적인 자유주의 원칙에 기반한 질서
좌파 대 우파의 개념이 아니라 전통적인 자유주의 정치 철학에 기반한 원칙을 말한다
자유주의 원칙은 모든 개인에게 기본권이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자유주의 체제는 민주주의, 법치주의, 표현의 자유, 시장 경제를 찬양하며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유주의 정치의 핵심은 자유의 극대화이다
왜냐하면 자유주의 민주국가는 서로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낸다고 믿기 때문이다
끈끈한 경제 협력 관계가 갈등을 막아준다고 생각한다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묶여 있으면 싸울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유주의자는 강력한 국제적 제도가 전쟁을 막는 또 다른 장벽이 되어줄 거라고 믿는다
즉, 자유주의자는 자유주의 세계 질서가 훨씬 더 평화롭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유주의 질서는 한 번도 국제질서였던 적이 없다
일단 공산권 국가는 제외됐다
이런 서구식 질서는 자유주의를 표방했지만 완전하지 않았다
자유주의 질서에 포함된 몇몇 국가는 민주국가도 아니었고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를 오가기도 했다
NATO 회원국인 튀르키예나 그리스는 군부 통치 시절이 있었고
브라질도 한 때 군부가 통치했었는데도 서구 질서에 편입됐다
한국도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났다
자유주의 질서는 생각처럼 질서 정연하거나 평화롭지 않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국제 갈등을 막지 못했다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는 강대국의 행동을 억제하지 못했고 특히 미국의 뜻에 휘둘렸다
그럼에도 이런 경제, 정치 제도에는 장점도 있다
자유주의 질서는 국제 질서가 아닌 서구의 질서에 불과했지만
질서는 여전히 중요했고 국가의 행동이나 타국과의 관계 조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일상적인 국제 문제를 처리할 때도 큰 역할을 했다
타국과 교역할 때는 협상을 통해 정립된 규칙에 따라 거래해야 했고 여객기를 탈 때도 마찬가지이다
항공 교통관제에 어떤 언어를 쓸지 국제 규칙을 만들어 놨다
· 냉전 종식 후 미국은 세계 유일한 강대국 즉, 초강대국이 됐다
이후 미국은 냉전기에 형성된 부분적인 자유주의 질서를
진정한 국제적 자유주의질서로 확대하기로 결심한다
이때 미국이 사용한 전략을 '자유주의 패권'이라고 한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시장 같은 자유주의 이상을 전파하려고 했기에 '자유주의'란 단어가 붙었다
'패권'이란 단어가 붙은 건 그런 이상을 세상에 전파하려면
미국과 미국의 힘이 꼭 필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엄청난 수정주의적 접근법이었다
미국은 세계 각지의 핵심 동맹국을 지키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클린턴 행정부 이후의 미국 지도자들은 세계 곳곳의 지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했다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원칙을 최대한 멀리 전파하고 미국이 설계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제도권으로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이려 했다
일단 NATO 확대가 있다
동유럽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증진한다는 명분이었다
미국은 평화로운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전파했지만 때론 무력을 동원했다
이라크, 아프간, 리비아 같은 곳에선 폭력적인 정권 교체를 단행했다
경제 세계화도 마찬가지였다
시장 개방을 압박해 무역과 투자를 촉진했고 세계무역기구가 정한 규칙을 따르도록 강요했다
미국은 세계를 성공으로 이끌 마법의 공식을 발견했다고 확신했다
이 새로운 자유주의 세계질서에 다른 나라들도 함께할 거라 믿었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중국과 같은 나라도 경제적으로 발전하면 중산층이 등장할 거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국가들이 점차 민주주의로 이행해 자유주의 질서에 편입될 거라 믿었다
그러나, 2022년 미중 관계는 심각해졌고 서구 유럽은 러시아의 침략을 막으려고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는 동맹국이 되었다
민주주의도 세계적으로 퇴보하고 있다
민주주의 지수가 15년 연속 하락했고 건강한 민주 제도가 자리 잡은 국가도 줄어들었다
세계화도 시험대에 올랐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공급망이 붕괴했고 곳곳에서는 무역 전쟁이 시작됐다
영국은 유럽연합을 탈퇴했다
오슬로 협정으로 시작된 중동 평화 프로세스는 대실패 했고
아랍의 봄을 겪으면서 리비아, 예멘, 시리아, 소말리아는 실패한 국가가 됐다
북한, 파키스탄, 인도는 모두 핵실험을 했고 이란도 잠재적 핵보유국이 됐다
2001년 미국은 9월 11일에 공격당했지만 알카에다는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간을 침공했지만 두 전쟁 모두 돈만 퍼붓고 실패로 끝났다
미군은 더 이상 무적의 군대처럼 보이지 않는다
☞ 평화롭고 번영한 자유주의 세계 질서를 왜 만들지 못했을까
일단 미국은 무리하게 확장했고 동맹국들이 방위 능력 약화를 방치해 미국의 부담만 커졌다
둘째, 자유주의 가치를 전파하는 건 이론상으로는 훌륭해 보였지만
비민주주의 국가에선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결국 그들은 미국을 방해하려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돌이켜 보면 미국이 이런 사회 공학적 개혁을 추진해 새로운 정치 체제를 정착시키고
아프간, 리비아, 이라크, 소말리아, 예멘을 바꾸려 한 건 망상에 가까웠다
그리고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국제 금융 시스템은 더욱 취약해졌다
2008년에 봤다시피 미국의 모기지 시장이 붕괴하면서 세계적인 불황을 초래했다
그 결과, 서구 자유주의 질서 안팎에서 반발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EU 안에서도 EU를 반대했고 폴란드와 헝가리엔 비자유주의 정권이 들어섰다
우익 단체들이 힘을 얻으면서 자유주의 원칙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도 세계화에 대한 지지가 감소하고 있다(2016년 트럼프의 당선이 좋은 예이다)
중국은 점점 야심을 키워 나가면서 미국이 주도해 온 제도에 반발하며
자유주의 국제 질서 구축을 방해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은행을 보면
미국이 전파하려 했던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대체할 새로운 질서를 구상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결론은 자유주의 세계 질서 구축이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미국의 힘이 정점을 찍었을 때도 질서 구축에 실패했으니 당분간은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중국이 계속 부상한다면 힘의 분배가 불균등한 다극 체제가 자리 잡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양강 체제가 구축되고 인도와 러시아, 브라질 같은 몇몇 강대국이 포함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미중 양극 체제가 구축되고 그 외에는 강대국이라 부를 나라가 없을지도 모른다
민주주의와 비민주주의가 공존하는 현실주의 세계 질서가 정립될 것이다
경제 세계화가 중단되진 않겠지만 이미 속도가 느려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느려질 것이다
국가들이 세계 무역이 주는 혜택을 포기할 리는 없지만 무역의 영향을 통제할 강력한 수단을 마련할 것이다
국가 안보와 얽힌 문제라면 특히 엄격한 제한을 둘 것이다
또한 중국과 미국은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을 모아서 부분적 질서를 구축할 것이다
미국은 아시아 동맹국과 유럽 국가들과 함께 자유주의에 가까운 질서를 창출할 것이다
그 파트너 중에는 자유주의와 거리가 먼 국가도 있을 것이다
중국은 권위주의 정권과 질서를 구축할 것이다(러시아, 이란, 파키스탄 같은 국가)
유럽은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만 중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도 중요하다
미국이 중국과 힘의 균형을 맞추려 하거나 중국을 봉쇄하려고 해도 유럽이 적극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지금은 가까이 지내지만 필수 불가결한 동맹 상대는 아니니
훗날 러시아의 정세가 변하면 중국과 거리를 두려 할지도 모른다
러시아와 서구의 관계가 개선된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푸틴이 물러나고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끝난 다음에)
중국이 군사력을 쓰지 않고도 미국을 아시아에서 몰아낼 수 있을까?
중국이 아시아 국가들을 설득해 미국과 거리를 두게 할 수 있을까?
4강 중국의 부상과 대응
- 현실주의 관점에서의 아시아의 안보 상황
· 세계 최강의 두 강대국이 우호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
서로가 가장 큰 잠재적 위협이기 때문이다
· 현실주의자는 현재의 질서가 급격하게 변하면 갈등과 전쟁이 증가한다고 믿는다
충돌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
우선 상대적으로 힘이 세지고 있는 신흥 강대국들은 현재의 질서를
자국에 유리하게 바꾸려고 할 것이다
지금의 수많은 체제는 그 나라가 약소국이었을 때 만들어진 것이다
국력이 강해질수록 자국에 불합리한 세계 질서를 뜯어고치려 한다
현 체제를 전복해서 전쟁을 일으킨다는 말이 아니라
세력 균형을 바꾸려고 압박을 가한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과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기존 강대국들은 자신들이 구축한 세력 균형이 깨져서 우월한 지위를 잃을까 봐
신흥 강대국들의 약진을 늦추거나 막고 싶을 것이다(지금 미국이 하는 것처럼)
힘의 분배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면 오판할 가능성이 커져서 위험하다
한 국가가 훨씬 강하다는 걸 다른 국가들이 인지하고 있으면
함부로 도발하지 않기 때문에 전쟁 위험은 줄어든다
하지만 세력 균형이 급변하면 전쟁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자국이 적국보다 강하다고 생각해서 오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주의에서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 지역의 유일한 강대국이 되는 것이다
현대사에서 그 위치에 오른 유일한 나라는 미국뿐이다
이후 미국은 다른 지역의 국가들이 같은 위치에 오르는 걸 막아왔다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를 여러 강대국이 나눠서 지배하면
미국보다 강한 나라는 나오지 않을 거라 굳게 믿는다
서로 견제하느라 미국을 신경 쓸 겨를도 없고 그중에는 미국과 동맹을 원하는 나라도 생길 것이다
· 중국의 부상이 미칠 영향
중국 경제가 계속해서 성장한다면 결국 중국의 국내 총생산은 미국보다 커질 것이다
1990년 이후 미국의 경제력이 세계 2위로 밀려나는 일이다(미국이 100년 넘게 1위)
중국의 1인당 소득이 증가하면 정부의 세수도 증가해 다른 목표에 쓸 돈이 많아질 것이다
국방 예산 같은 데다 말이다
또한 중국은 해외 자원이나 시장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교역을 완전히 중단한 구소련과 달리 중국은 세계 여러 나라와 무역을 하니까
해외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경제적 관계를 맺은 나라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다
시진핑은 세계적 영향력을 갖는 게 중국의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은 아시아의 패권국이 되는 것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력을 확장해서 아시아를 모두 정복한다는 게 아니라
미국이 서반구에 차지하는 지위와 비슷한 지위에 오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주변에 강한 라이벌이 없는 아시아 최강국이 되려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미국과 같은 강대국을 아시아에서 몰아내는 것이다
미국이 내세운 아시아 주요 안보 공약을 철회하고 이웃 국가들의
중요한 안건은 중국의 의견을 따르게 하는 것이다
결국 미국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러 나라에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건
자국의 국토방위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도 그런 지위에 꼭 오르고 싶은 것이다
세력을 확장해서 주변국을 점령하는 게 아니라 주변국으로부터 존경받고 위협받을 일 없는
그런 지위에 오르려 한다는 것이다
☞ 중국이 정말 그러고 있나?
1989년 이후, 중국의 국방비는 매년 평균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또한 무력 투사 능력과 지역거부 전략을 확장해서
미국이 중국 본토 인근에서 작전을 수행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 미국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중국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미국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중국이 첨단 기술분야에서 이익을 얻지 못하게 하고 있다
화웨이에 제재를 가하고 정교한 집적회로나 컴퓨터 칩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것도
그런 시도를 보여주는 예이다
또한 미국은 아시아에 미군 배치를 늘리기 시작했고
일본, 호주, 인도, 베트남, 한국과 같은 국가와 우의를 다졌다
역사와 이론, 최근의 사건들을 종합해 볼 때 미중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 미국의 아시아 파트너나 동맹국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첫 번째 희소식은 중국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은 육상 접경국이 14곳, 해상 접경국이 9곳이나 된다
또한 중국의 잠재적 적국들은 대규모의 첨단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일본, 인도, 한국)
중국은 내부적으로도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인구 고령화와 고질적인 부패, 소수 민족 간의 갈등이 있고 인민이 불만을 품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도 현재 둔화하고 있다
시진핑이 빅테크 기업의 규제를 강화하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국은 러시아와 부분적으로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중국의 부담이 커졌다
러시아가 중국의 자산인 동시에 골칫거리라는 게 증명된 셈이다
이런 중국의 상황을 미국과 비교해 보면 미국은 주변에 강대국이 없고
서반구에 다른 핵무장 국가도 없으며 겨우 두 나라(멕시코, 캐나다)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즉, 미국은 애초에 유리한 입장에서 경쟁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국과 힘의 균형을 맞추려는 강력한 엽합체가 동아시아에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지역 패권국에 오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의미이다
중국이 힘을 키우고 군사력을 늘려서 다양한 방식으로 세력을 과시하려고 들면
다른 국가들이 힘의 균형을 잡을 것이다, 이것이 외교 정책상 현실주의의 핵심 원칙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유일한 대안은 중립국임을 선언하거나 동맹을 맺는 건데
이것은 중국의 종속국으로 영원히 남는 걸 의미한다
동맹을 맺을 수만 있다면 아시아 국가들은 현실주의 관점에서 중국과 힘의 균형을 맞추려 할 것이다
일본은 10년 방위 계획에서 중국을 우려 대상으로 명시하고 일본의
공군력과 해군력을 강화해서 지역 안보 부담을 더 져야 한다고 했다
또한 최초로 대만에 전략적 관심을 표 했다
호주도 2016년 국방백서에서 중국의 세력 확장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미국과 전략적으로 더 긴밀히 협력할 것을 요구했다
호주의 방위 역량도 훨씬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는 최근 협약을 맺고 호주의 핵잠수함 함대 건조를 돕기로 했다
미국, 인도, 일본, 호주는 '쿼드'라는 협력체를 만들어 아시아에서 외교, 군사 전략을 함께 펼쳐 나가기로 했다
중국과 세력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가 분명하다
베트남도 미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흐름을 종합해 보면 중국이 아시아에서 지역 패권국이 되려고 하면
미국과 수많은 아시아 국가가 저항할 거란 게 분명해진다
나쁜 소식은 세력 균형을 잡으려는 이런 시도엔 걱정스러운 면도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집단행동의 딜레마이다
이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아시아 지배를 막겠다는 공통의 관심사로 뭉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상대국에 더 많은 짐을 떠넘기려 할 것이다
그 결과, 무임승차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중국의 국방비 지출이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도 말이다
두 번째는 세력 균형을 잡기 위한 동맹과 연합체가 흩어져 있다는 점이다
뉴델리와 대만은 약 4,900km나 떨어져 있고 호주 캔버라와 대만의 거리는 약 7,200km가 넘고
도쿄와 싱가포르도 약 4,900km 넘게 떨어져 있다
게다가 드넓은 수역이 대부분의 국가를 가로막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다른 국가가 위험에 빠져도 구경만 하는 나라가 나올지도 모른다
또 다른 문제는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그들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유지해야 하므로 미국의 긴밀한 안보 협력 요청에 망설일 것이다
세 번째는 미국의 동맹국 중에는 과거사 문제로 얽힌 나라가 많다는 점이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도 공통의 관심사가 있어도 효율적인 연합체를 구성하기 힘들다
확실한 해결책은 동맹을 이끌 강력한 리더십이다
이 동맹이 지금 잘 작동할 필요는 없다
중국이 더 강해지고 더 강압적으로 변했을 때 잘 작동하는 게 중요하다
· 아시아에서 세력 균형을 유지한느 게 미국의 큰 관심사이긴 하지만
미국보다는 아시아 국가들에 더 중요한 문제이다
미국은 언제든지 서반구로 돌아갈 수 있고 아시아 정세에 관여하지 않고도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
5강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 미국이 세계에서 맡아야 할 역할
· 미국은 과거 125년간 이어온 기본적인 대전략을 재전개해야 한다
핵심 지역에서의 세력 균형에만 집중하는 역외 균형 전략은 현실주의적이다
미국 외교 정책의 모든 측면을 다루지는 않지만 군사력을 어디에, 어떻게
투입해야 하는지는 배울 수 있다(특히 전시에)
우선, 미국 외교 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미국의 안보와 번영을 증진하는 것이다
미국 본토에서 개인의 자유를 지켜내는 것이다
미국 안보의 열쇠는 세력 균형에 있다
특히 주요 지역의 세력 균형을 미국에 유리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세력 균형이 미국에 불리해지면 다른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도 크게 저하되기 때문에
세력 균형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 그렇다면 역외 균형 전략의 목표는 뭘까?
역외 균형 전략 목표 1. 서반구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는 것
미국이 서반구의 유일한 강대국으로 남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미국의 안보가 극대화된다
다른 나라가 미국을 침공할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고 국민의 삶이 직접 영향받을 일도 없다
역외 균형 전략 목표 2. 지역 패권국의 등장을 막는 것
유럽, 동북아시아, 페르시아에서
과학과 기술도 발달했고 경제도 부유하다
또한 페르시아만에는 중요한 에너지 자원이 매장돼 있다
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더 중요하다
유럽이나 아시아의 패권국은 미국보다 자원도 많고 경제 규모도 더 클지 모른다
심지어 서반구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그게 두려워서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냉전을 벌인 것이다
"과거의 미국은 유럽이나 아시아에 세력 균형이 깨졌을 때만 개입했다"
특정 국가가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지배적 지위에 올라
지역 패권국이 될 것 같을 때만 간섭했다
독일이 승전할 것으로 보이자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독일과 일본이 세력을 확장하자 제2차 세계대전에 개입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지배적 지위에 오르지 못하게 말이다
미국은 두 전쟁에 제일 늦게 참전한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전후에도 엄청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냉전 기간에 유럽과 아시아에 소련 봉쇄 정책을 펼친 것도 역외 균형 전략에 입각한 것이다
당시 미국은 타국에 책임을 전가하거나 더 기다릴 수 없었다
왜냐하면 미국이 나서지 않으면 소련에 맞설 나라가 없었다
그래서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소련의 지배를 막기 위해 유럽과 아시아 역내로 들어가
미군 수만 명을 두 지역에 주둔시켰다, 이것도 역외 균형 전략에 입각한 행동이었다
문제는 미국이 역외 균형 전략에서 벗어나 세력 균형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지역에
개입하거나 다른 이유로 간섭했을 때였다
베트남 전쟁이 여기에 해당한다, 1990년대 페르시아만에서의 이중 봉쇄 정책도 마찬가지다
이란과 이라크가 이미 대립하고 있었는데도 미국은 두 나라를 동시에 봉쇄하려고 했다
2003년, 이라크 침공도 똑같은 경우다
이 모든 건 역외 균형에서 벗어나려고 했다가 값비싼 실패를 경험한 사례이다
☞ 오늘날의 미국은 어떤 전략을 따라야 할까?
일단 중국은 미국에 필적하는 경쟁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언젠가 미국 같은 강대국이 될 수 있는 아시아의 잠재적 지역 패권국이다
따라서 1) 미국은 자국의 군사적 역량을 유지하면서 튼튼한 동맹 관계를 구축해
중국의 아시아 지배를 막아야 한다
또한 2) 유럽에서 미국의 군사적 역할을 줄이고
NATO 동맹국들이 스스로 유럽의 방위를 책임지게 해야 한다
미국을 제외한 NATO의 유럽 회원국만 합쳐도 인구수가 러시아보다 3배 이상 많고
국민 총생산은 거의 9배에 달한다, 경제 규모가 9배나 크다
그리고 NATO 유럽 회원국의 연간 국방비는 러시아보다 3~4배나 많다
미국의 큰 도움 없이 유럽이 자력으로 러시아를 봉쇄하고 세력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마음먹고 노력하면 5~10년 안에는 그렇게 될 것이다
미국은 유럽에서의 역할을 줄여 나가면서 중동에서의 군사적 역할도 줄여 나가야 한다
그리고 몇몇 중동 국가와 맺었던 특별한 관계를 통상적 관계로 전환하고
3) 중동의 모든 국가와 최소한의 사무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는 무조건 지지하고 이란과의 국교는 완전히 단절하는 대신
모든 중동 국가와 사무적인 외교 관계를 계속 유지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미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중동 국가들을 자극해서 미국의 지원과 도움을 받게끔 경쟁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도움을 당연시하거나 도움받는 걸 단념시키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지난 15~20년의 경험을 교훈 삼아
4) 다른 나라의 정권 교체나 국가 건설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한 나라의 정권이 무너지면 모든 제도가 사라진 무정부 상태가 된다
그 나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회를 효과적으로 다스릴 정부 기관을 만들기는 힘들다
최악의 지도자보다 더 최악은 정부가 없는 것이다, 무정부 상태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 역외 균형은 고립주의가 아니다
미국은 앞으로도 경제, 외교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고
몇몇 지역에서는 군사적 개입도 이어갈 것이다
역외 균형 전략을 펴려면 미국은 더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야 한다
모든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는 대신에 동맹국들과 이견을 조율하고 예의 주시하면서
핵심 지역의 세력 균형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야 한다
그런데 미국 외교·안보 분야의 기득권층은 놀랍게도 역외 균형 전략을 대부분 싫어한다
1900~1990년까지 긴 시간 동안 효과적으로 작동한 전략인데도
여전히 세계 모든 문제에 미국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전 세계에 자유주의 가치를 전파해야 한다고 믿는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아시아, 유럽, 중동 문제에 개입해
민주주의를 전파해야 한다고 한다
미국은 국방비에도 많은 돈을 쏟아붓고 아프간이나 이라크 같은 나라에서
전쟁까지 치르느라 6조 달러에 달하는 돈을 썼다, 그러다 보니 다른 일에 쓸 돈이 부족해졌다
자국 내 공공 인프라조차 관리하기 힘들어졌는데 공공 인프라는 장기적인 번영과
세력 확장에 꼭 필요하다
즉, 세상만사에 다 개입하려는 자유주의 패권 전력은
역외 균형 비판론자들의 말처럼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대한 안전 보장을 철회하면
몇몇 국가가 핵무기를 개발할 거라는 주장도 있는데(한국을 예로 들지만) 두 가지 허점이 있다
역외 균형 전략에 다르면 지금은 미국이 아시아에 개입할 때라
미국의 파트너 국가들이 핵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
한국이나 일본에는 핵무기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보다 중요한 건 핵확산을 저지하던 그동안의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는 것이다
단극 체제 시대에 미국이 펼친 자유주의 패권 전략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했고
파키스탄과 인도의 핵실험, 이란의 정교한 핵 인프라 개발도 막지 못했다
이란은 핵폭탄을 보유하기 직전이다
역외 균형 전략을 펼치면 몇몇 지역에서는 핵이 확산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의 전략도 효과가 없었으니 두 전략의 차이를 구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역외 균형 전략이 너무 냉정하다는 비판도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하는 건 본질적으로 바람직하니 미국이 그런 가치를 대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미국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미국의 민주주의를 견고하고 존경할 만한 것으로 만들어
다른 나라도 따라 하고 싶게 해야지 민주주의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민주화가 가장 모범적인 사례이다
미국은 한국 정세에 개입해 민주주의를 강요하지 않았고 민주주의 국가가 되게끔 경제적 압박을 가하지도 않았다
그저 인내하며 민주화를 독려했고 한국 국민의 힘으로 민주화를 이루게 놔뒀다
그 결과, 한국은 스스로 강력하고 건강한 민주 국가를 만들었다
미국이 다른 나라에서 시도했던 민주화 전략보다 훨씬 나았다
앞으로 미국은 역외 균형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
미국의 자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몇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중국 같은 강력한 라이벌을 마주하고 있다면 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혼란스러웠지만 덕분에 유럽은 더 강해졌고 러시아는 전쟁 전보다 훨씬 약해질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군사적 손실을 감당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 제재까지 버텨내야 한다
러시아의 젊은 인재들은 계속 러시아를 떠날 것이다
그러면 유럽 국가에 방위 부담을 더 지울 수 있고 미국은 더 많은 자원과 관심을 아시아로 돌릴 수 있다
미국이 중동에서 신경 쓸 부분은 단일 국가가 원유 공급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는 건데 그건 어차피 불가능하다
지역 전체를 지배할 만큼 강력한 중동 국가는 없으니 미국이 신경 안 써도 된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면서 중동의 전략적 가치도 낮아질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중동에 개입하는 대신 중동에서 더 절제된 외교 정책을 펴도 된다는 것이다
미국 지도자들은 해외 개입을 유지하라는 압박을 받을 것이다
또한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의 기득권층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 간섭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선택적이고 절제된 외교 정책을 펴라는 주장에 반발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주의 관점에서 볼 때 세계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건 힘이다
미국은 내키지 않더라도 가장 강력한 잠재적 경쟁 상대인 중국에게 집중하게 될 것이다
역외 균형 전략은 중국의 도전을 막아낼 최고의 전략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역외 균형 전략을 대전략으로 채택해야 하고 결국엔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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