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위대한 수업2(인사이드 차이나 정치) 1강~6강 요약정리

EBS 위대한 수업2(인사이드 차이나 정치) 1강~6강 요약정리

 

위대한 예순일곱 번째 강연 '인사이드 차이나 정치'(시즌2 스물 다섯 번째)

 

 

인구 세계 1위 / 무역 규모 세계 1위 / GDP 세계 2위 / 군사력 세계 3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외부 세력이 중국을 괴롭히면) 

철벽 장성에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게 될 것이다

 

 

 

데이비드 샴보 조지 워싱턴대 국제정치학 교수

 

 

 

 

 

1강  공산당의 리더십

 

 

- 중국 체제의 정치 문화적 특징

 

  · 중국 지도자라면 다음과 같은 규칙을 따른다

    먼저, 중국의 지도자들은 공산주의자들이다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따른다는 것이다

 

    ※ 마르크스-레닌주의: 레닌에 의해 계승·발전된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회주의 사상

 

    하지만 중국의 지도자이기도 하니 중국 역사 속 정치의 문화적 전통을 깊이 따른다

 

 

  < 중국의 지도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중국 역사에서 비롯된 몇 가지 관념들 >

 

    첫째, 중국에는 3천 년간 지속된 믿음이 있다

    "지도자는 무엇보다 자애로워야 한다" - 왕도(王道)

    "지도자는 국민의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 

    "지도자는 행동으로 도덕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 도덕(道德)

    중국 체제에서의 정당성은 자비로운 도덕성에 기초한다

    하지만 반동 세력에는 힘으로 맞서 싸울 수 있다,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정당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과도한 강압은 패도로 분류된다 - 패도(覇道), 정당하지 않은 통치

  

    고려할 또 하나는, 한족이 중국의 중심을 이룬다

    중국 동북지역에 사는 민족들을 보자면 만주계와 한국계 중국인들이 있고

    북부에는 몽골계, 위구르계, 카자흐계가 있다, 또한 북서부와 남부에도 다양한 민족이 있다

    중국의 중심은 한족이기 때문이다, 외국 세력은 적으로 여겨 경계한다

    외국인들은 중국을 이용하려고 해 믿을 수 없다고 본다

    중국은 3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으며 고도로 발달된 문명을 가진 강대국이므로 

    모두가 중국을 존경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18세기부터 중국은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따라서 공산주의가 권력을 잡은 1949년부터 오늘날까지 중국을 존경받는 강대국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모든 중국 지도자들의 첫 번째 임무이다

    중국은 "중국이 아시아를 이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이웃 나라들이 중국을 공경해야 한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이를 '조공 제도'라고 불렀는데 중국의 주변국 중 한국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 제도이다

    그러나 중국은 18세기 후반부터 1949년까지 외국의 침략과 약탈을 경험했다

    상대는 유럽 열강이었지만 일본도 있었다

 

    ※ 아편전쟁: 19세기 중반 영국과 청나라의 무역수지 문제로 일어난 전쟁

 

    중국인들은 이 시기를 치욕과 굴욕의 시기라고 부른다(=백년국치)

    

    ※ 백년국치(百年國恥): 중국이 1839년부터 1949년까지 서양과 일제에 침탈당한 시기

 

    그래서 중국은 국가 차원의 분열과 착취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1894년부터 1895년까지 벌어진 청일 전쟁과 1937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 침략 속 잔혹 행위를

    중국은 절대 용서하지 못한다

 

    ※ 난징대학살(1937~1938): 중일전쟁 당시 중국의 수도 난징에서 일본군이 저지른 대규모 학살 사건

 

    따라서 중국인들에게 민족 정체성과 애국주의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중국은 외국과의 관계에 있어 자주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여긴다

    다른 국가에 의존하지 않아야 하고 공공연한 대립을 피하되 기만책이라도 이용해

    적을 무력화시키고 승리해야 한다

    내외부 위협에 대한 최선의 방어는 강력한 국가라고 생각한다

    또한 '난'(亂)이라고 부르는 내부의 무질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어 최대한 방지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안정 유지를 매우 중시한다, 이 안정을 질서라고도 한다

    그러나 중국은 중앙 권력에서 분리된 지방의 세력이 강력하다

    이런 지방 세력은 중앙에서 떨어지고자 한다

 

    천고황제원(天高皇帝遠): 하늘은 높고 황제는 멀리 있다

 

    중앙 지역에서 멀면 멀수록 지방 행정에 대한 국가의 영향력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엘리트 정치는 제로섬 게임으로 여겨진다, '호랑이가 호랑이를 잡아먹는다'라고 한다

    지도자는 절대 다른 사람을 믿지 않는다

    모두가 최고 지도자의 권력을 탐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내외부의 위협에 항상 경계한다

    또한 아시아에서 '낯'이라고 하고 중국에서는 '몐즈'(面子)라고 하는 체면은

    부끄러움을 피하기 위해 중요한데 국제관계뿐 아니라 국내에도 필수적인 요소이다

    난처한 일을 피하고 중국의 국가적 위엄을 유지하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들인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14억 명 인민 모두를 흩어진 모래알로 보고 있으며 

    계몽된 엘리트의 지도를 받아야 하는 존재라고 믿는다

    이 생각은 근데 중국의 국부인 쑨원에서 시작됐다

    쑨원은 중국에서의 민주주의가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

    "인민들은 무지하기 때문에 계몽된 엘리트의 지도가 필요하다"_쑨원

 

    중국의 지도자들은 유연성을 강조하며 외교적 의존을 피하고 비밀 유지와 통제를 중요시한다

    또한 장기적인 정치를 하며 목표 의식이 뚜렷하다

    시간은 자산이며 조급해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관계는 변할 수 있으니 특히 외교에서 한시도 처세가 허술해서는 안 된다

    중국 영토를 항상 경계하며 주권을 주장해야 한다

    지금까지 말한 이런 관념들이 중국 지도자들에게 주입돼 정치의 근간을 구성한다

    잠재의식에까지 뿌리를 내린 관념들은 역사 문화적 전통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으로

    중국의 다섯 지도자의 행동과 현재 중국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 국공내전(1927~1950): 중국 국민당과 공산당 사이의 내전

 

    1949년, 중국 공산당이 국민당에게 승리하여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었다

    1949년부터 현재까지 70여 년이 지났다

    마오쩌둥은 1949년 공산주의 세력이 권력을 잡았을 때 국가의 아버지로 여겨졌던 인물이다

    제국주의에 대항해 왔지만 역설적으로 재임 기간 동안 중국의 황제처럼 통치했다

    현대의 정치가보다는 과거의 황제처럼 보였다, 1976년 사망할 때까지 평생 중국을 이끌었다

 

    이후 2년간의 과도기를 거쳐 1978년에는 덩샤오핑이 지도자의 자리에 앉는다

    덩샤오핑은 마오의 동료였으며 문화대혁명과 같은 여러 숙청에서 살아남는다

    마오가 1976년에 사망한 뒤에도 끝까지 살아남은 덩샤오핑은  10년 이상 중국을 통치했다

    1978년부터 1989년까지 11년의 기간이 덩샤오핑의 시대이다

    그는 마오 정권의 악영향을 국가 개혁과 개방으로 뒤집었다

    중국을 강대국으로 만들어 준 정책 대부분은 덩샤오핑의 유산이다

 

    그다음은 덩의 후계자인 장쩌민이다, 장쩌민은 천안문 사건이 있었던 1989년 6월 4일 이후

    2002년까지 13년간 지도자로 군림했다

    장쩌민의 임기에서 주목할 점은 천안문 사건 이후 국제적 비난과 고립을 극복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안장시켰으며 특히 아시아로 외교 관계를 넓힌 것이다

    여기에는 서울올림픽 이후 1992년 한국과 공식 수교를 맺은 것도 포함된다

 

    장쩌민 다음으로 후진타오는 국가주석이자 중국 공산당의 총서기로 

    2002년부터 10년 간 중국을 이끌었다

    하지만 임기가 끝날 무렵 중국인들은 이 기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했다

    

    마지막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중국을 이끈 시진핑이다

    시진핑은 지금까지 거의 10년을 집권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오랜 기간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제20차 당 대회에서 집권 3기를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었다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 그 자체가 됐고 권력의 의인화가 일어난 것이다

    시진핑을 향한 아부와 개인숭배가 만연하다, 마오 주석 이후로 목격한 적 없는 현상이다

 

 

 

 

2강  마오쩌둥

 

 

- 대중을 이끄는 지도자이자 국민을 폭압 하는 지도자

 

  · 1934년부터 중국 공산당을 승리로 이끌어 온 마오쩌둥은 

    1949년 중국 공산당의 지도자로 선택받는다

    1949년 10월 1일 마오는 천안문 광장 꼭대기에 서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을 선언하며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의 모든 인민을 대표하며 동시에 유일한 중국의 합법정부임을 전 세계에 선언한다"

    그런데 마오는 권력을 잡은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중국을 바꾸고 싶어 했다, 변화를 추구하는 혁명가였기 때문이다

    또한 마오는 엘리트주의에 반감이 심했다, 본인의 지식수준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교육을 마치지 못한 탓에 박식한 사람들을 불신하는 성향이 있었다

    마오는 일반 대중에게 직접적으로 호소하고자 했다

    집단으로서 자주성을 이루는 민중의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뿌리 깊은 문화적 관습과 규범, 제도를 바꾸는 것이야말로 마오쩌둥의 최종 목표였다고 할 수 있다

 

    25년 이상 지속된 마오쩌둥의 정권에 대한 평가는 복합적이라 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매우 부정적이다

    마오쩌둥은 중국인들에게 공화국의 아버지이다

    그는 중국의 존엄을 회복한 지도자이며 철학가이자 정치인이고 건국을 이끈 사람이다

    마오는 또한 20세기 최고의 폭군이자 독재자 중 하나였다

    마오 집권 시기의 사망자 수는 히틀러와 스탈린 정권에 견줄 정도이다

    약 5천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이 마오 정권의 정책으로 인해 사망했고 수많은 이들이 박해받았다

    대중을 이끄는 지도자, 국민을 폭압 하는 지도자

    이런 대조가 마오 정권의 모순점을 나타낸다

    마오쩌둥이 1949년부터 1976년까지 27년간 재임하면서 중국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마오의 집권 당시 사건을 순서대로 짚어보자

 

    마오쩌둥과 중국 공산당이 패권을 잡은 1949년 10월의 중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수십 년간의 전쟁으로 고통받은 나라였다

    1937년부터 1945년 사이엔 일본의 침략과 지배가 있었는데 일본은 중국 점령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였다

    그 후 5년간,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이 이어졌다

    이 두 번의 전쟁은 국내 기반 시설에 큰 피해를 가져왔고 특히 도시와 산업 시설은 폭격을 맞아 파괴됐다

    당시 나라 전체가 지쳐 있었지만 한편 흥분하기도 했다

    공산당 정권에 품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새날이 밝아올 것이고 신 중국의 도래가 머지않았다고 믿었다

    마오는 중국의 자존심과 존엄성을 복원하려고 했고 무엇보다 다른 이들이 중국을 존경하길 바랐다

    한때 강력했던 중국은 청나라부터 그 후 백 년간 치욕의 시기를 겪으며 국가로서 무너진 상태였다

    이를 마오와 공산당은 뒤집고자 노력한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급한 일들이 있었다

 

    공산당이 물리친 줄 알았던 장제스의 국민당이 대만 해협을 건너 대만에 정권을 세운 것이다

    바로 지금의 대만인 중화민국이다

    중국 공산당 입장에선 내전을 끝내기 위한 마지막 단계는 대만 점령이었다

    그것이 공산당의 첫 번째 목표였다

 

    두 번째 목표는 국제 사회의 인정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정당성을 인정받긴 쉽지 않았다

    건국 후 1년간 겨우 12개 국가만이 중국을 인정했을 것이다

    이는 중국이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인데 중국은 유엔 회원국이 아니었지만 

    장제스의 중화민국은 유엔 회원국이었으니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그럼 마오는 건국 초기에 무엇을 했을까? 그는 살면서 처음으로 중국을 떠난다

    2월에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건너 모스크바의 추위 속으로 들어간다

    당시 소련 지도자였던 스탈린은 의외로 마오를 무시했다

    마오가 모스크바에 도착하고 둘째 밤에서야 만났다

    형식적인 만찬 후 5주간 그를 볼 수 없었다, 그래도 6주 뒤에는 상호안전보장 조약을 체결했다

    동맹, 대규모 경제 원조와 기술 이전은 물론 소련의 정치적 지지까지 얻었다

    주목할 건 당시 중국의 동맹은 소련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마오 정권의 초기 10년 동안 중국은 소련을 완전히 받아들였고 소련 역시 중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1953년 스탈린이 사망한다

    그 뒤를 이은 흐루쇼프와 마오쩌둥의 관계는 좋지 못했고 중소 관계도 어긋나기 시작했다

    이는 1950년대 중반부터 1968년까지 이어졌다

    그때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두 국가는 서로의 주적이 됐다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의 국가 안보 상황은 중소 결렬 이후 매우 위험했다

    동맹국은커녕 지원국도 없었다

    북쪽엔 적대 관계인 소련이 있고 남쪽엔 국경을 두고 싸우는 인도, 베트남 등이 있었다

    중국 내부 역시 매우 불안정했다

 

    따라서 마오쩌둥은 중국 사회에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끊임없는 운동을 통해 이를 달성하려 했는데 이 운동은 마오가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

    

    ※ 대약진운동 (1958~1962): 경제 고도성장을 위해 전개한 전국적인 대중 운동

                                                 농촌인력 강제 동원과 공동생산, 배급제로 인해 농업 생산력 감소

                                                 급기야 가뭄 등의 자연재해가 겹쳐 최악의 대기근 발생

 

    그중 대약진운동은 4천만 명의 시망자를 낳게 된다

    농업을 산업화하려는 이 시도는 대규모 기근을 불러왔고 4천만 명이 죽었다

    1962년에 일어난 대약진정책 기근의 결과로 중국 농민들이 사망한 건 마오의 정책 때문이라고

    마오는 다른 지도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마오는 사임을 결정하고 다른 이들에게 권력을 넘겨줬다

    이들은 1966년까지 3년 동안 경제 안정화와 성장을 달성했다

    하지만 류사오치의 방식은 보상을 수여하는 자본주의적 정책으로 

    마오가 보기엔 수정주의적인 정책이었다

    1966년 복권한 마오는 이들을 문책한다, 문화대혁명의 시작이었다

    세 지도자들과 그들의 정책에 대한 공격이었던 것이다

 

    ※ 문화대혁명(1966~1976): 마오쩌둥이 대약진운동 실패 이후 권력 재창출을 위해 벌인 사회주의 운동

                                                 홍위병을 선동해 옛 사상과 문화를 파괴하고 문화예술인, 교수, 학자 등

                                                 지식인들을 숙청시킴

                                          

    10년 동안 지속된 이 혁명은 전 세계 역사상 가장 끔찍한 사건이다

    수만 명이 처형당하고 수백만 명이 죽었다

    하지만 문화대혁명 이전에도 마오쩌둥은 수정주의적이거나 반혁명적인 기관, 전통을 계속 공격했다

    마오쩌둥의 사명은 곧 변화였던 것이다, 중국 사회를 완전히 재구성하려는 것이다

    마오쩌둥은 황제가 아니었기에 마오의 통치 방식은 황제와는 정반대였다

    문화대혁명의 근간은 파사구 운동 "네 가지 낡은 것을 부수다" (낡은 풍속, 문화, 관습, 사상)

    마오쩌둥은 중국의 3천 년 역사 자체를 문제로 보았고 이를 한 번에 극복하고자 했다

    중국의 발전을 위해선 이 사구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전례 없는 공산주의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

    그에게 사회주의란 진정한 공산주의로 가는 중간단계였다

 

    마오는 문화대혁명이 한창일 때도 중국이 큰 위기라고 봤다

    소련이 핵무기를 사용하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오는 우선 지하 도시를 건설했다, 도시 아래 깊은 터널을 판 것이다

    언제 핵 공격을 당할지 모르니 방공호를 만든 것이다

    두 번째는 미국과 수교하여 안전을 보장받았다, 미국 역시 소련의 적이었기 때문이다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최초 중국 방문하여 닉슨과 마오의 회담이 성사된다

    세상을 바꿔버린 일주일이었다

    닉슨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으로 미중 관계의 시작을 알렸고 전례가 없던 중국과 서방의 

    관계가 형성되었다

 

    공산당이 권력을 잡은 지 약 25년이 지난 1972년까지 주요 서유럽 및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는

    접점이 없었다

    닉슨은 미국과의 관계를 열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

    중국의 미래를 바꾼 마오의 훌륭하고도 대담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그때 마오는 팔순을 앞두고 건강이 좋지 않았다

    이미 몇 번의 뇌졸중을 겪고 파킨슨병까지 앓았다, 인지 장애도 약간 있었다

    1976년 9월 9일 마오쩌둥이 사망한다, 이렇게 마오쩌둥의 시대는 막을 내린다

    국가 전체가 슬픔으로 가득했지만 궁금한 점도 생겨났다

 

    1949년부터 1976년까지 중국을 이끈 지도자가 죽었으니 이제 어떻게 하냐는 것이다

    마오쩌둥이 남긴 유산을 어떻게 봐야 할까?

 

 

 

 

3강  덩샤오핑

 

 

- 개방과 개혁의 길

 

  · 1979~1989년 중국 최고 지도자, 1992년 남순강화로 복귀

    덩샤오핑은 50년대에서 60년대 초까지 중국의 고위 지도자였다

    그전에는 마오쩌둥의 절친한 동료였다

    문화대혁명 당시 그런 동료들 대다수가 제거됐는데 덩샤오핑은 가장 초기의 주요 피해자였다

    마오가 사망할 즈음 덩샤오핑은 중남부 지역에 살면서 난창시 근처의 트랙터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덩샤오핑의 집권은 마오 사후 2년 만에 이루어졌다

    전임자인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을 비교해 보면 두 사람은 정반대 성향을 갖고 있다

 

    마오와 달리 덩샤오핑은 위협과 강압적 통치로 대중을 공포에 떨게 하지 않았다

    1989년 천안문 사건만이 유일한 예외이다

    또한 덩샤오핑은 사상으로 통치하지 않았다

    마오의 정책은 사상에 기반했지만 덩에게 이념이란 방해물이었다

    덩샤오핑은 세계정세에 대해 훨씬 더 잘 알고 있었고 중국의 외국인들을 이해했고 그들에게 관대했다

    중국에 외국인이 있는 것조차 싫어한 마오와 달리 말이다

    마오는 서방을 의심했고 덩은 서방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덩도 마오처럼 민족주의자였다

    강력하고 위엄 있는 중국에 대한 염원은 두 사람이 공유한 부분이었다

    중국 역사에 덩이 남긴 흔적은 긍정적인 편이다, 마오쩌둥의 과오를 바로잡은 건 덩샤오핑이다

    1976년에 사망한 마오쩌둥 주석이 덩샤오핑에게 물려준 중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마오의 사망 후 파벌 간의 갈등이 있었는데 그로 인해 마오쩌둥의 부인을 비롯한 

    '사인방'이 체포되는 결과가 발생했다

    마오쩌둥의 부인 장칭, 중앙위원회 부주석 왕홍원, 국무원 부총리 장춘차오, 정치국 위원 야오원위안

    그중 3인은 유죄 판결을 받고 종신형을 살았지만 마오의 아내는 감옥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 2년의 공백 동안에는 화궈펑(중앙군사위원회 2대 주석)이 중국을 통치했는데 마오의 사망 당시 지목된

    과도기의 인물로 덩샤오핑이 복권되기 전까지 2년간 중국을 통치했다

    2년의 과도기가 지난 1978년에 화궈펑이 덩샤오핑에게 권력을 이양했다

 

    당시 중국은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10년 동안의 문화대혁명과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마오쩌둥의 정치적 운동이 국가의 정신적 기력을

    모두 앗아갔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중국은 매우 가난하고 궁핍한 나라였다

    농업은 간신히 먹고살 정도였고 산업 수준도 현저하게 뒤쳐졌으며 군대 역시 구식이었다

    당시 중국은 개발도상국조차 아니었던 것이다

    덩샤오핑은 많은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었다,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에 있었다

    덩은 집권 즉시 공산당과 국가의 사명을 이렇게 설정했다, 경제 성장

    마오쩌둥 시대와는 달리 정치에서 경제로 중심을 바꾼 것이다

    덩샤오핑은 중국을 개방과 혁신의 길로 이끌었다

    지금 당장 개혁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현대화 사업과 사회주의 사업은 매장당할 것입니다_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3대 주석 / 덩샤오핑

    개혁개방(改革開放) : 국내는 개혁하고 국외는 개방한다

 

    개방에는 중국에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것도 있었다

    외국의 투자와 사업체 학자, 학생을 말이다

 

 

    < 덩샤오핑의 4대 현대화 정책_농업 / 산업 / 과학기술 / 국방 >

 

   1. 농업

   당시 농촌 지역은 인민공사와 같은 비효율적인 '집단 농장' 형태를 간직하고 있었다

 

    ※ 집단 농장 : 개인농지의 공동 소유화를 위해 만들어진 농촌의 행정조직

 

    덩샤오핑은 농업집단화의 폐지를 주장했다, 농업 집단이 관리하던 토지를 각 가정에게 돌려줬다

    거기에서 키운 채소와 과일을 농민들은 시장에 팔았다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사설 시장을 허용한 것이다, 이렇게 중국의 농촌은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2. 산업

    당시 산업은 소련식이라 품질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았다

    계획과 할당량만 맞춰 생산하고 사람들에게 팔릴 만한 물건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소비자 지향적 경제가 아니라 중공업 중심의 경제였다

    덩샤오핑은 이 산업 구조를 소비자 지향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국민들이 가져본 적 없는 재봉틀, 냉장고, 전화기 등을 만드는 것이다

    당시에는 이런 기본적인 물품도 없었던 것이다

    산업 구조를 어떻게 개편해야 소비자가 원하는 질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동기를 부여하고 보너스를 주는 것이다

    그래서 덩샤오핑은 산업계에 성과급제를 도입한다

    외국 무역과 투자에 중국을 개방하기도 했댜, 당시 중국에는 외국의 투자가 전혀 없었다

    마오는 착취적이라는 이유로 외국 자본을 거부했다, 하지만 덩은 근대화를 하려면 뭐든 받자는 입장이었다

    세계은행이든 일본이든 미국이든 돈을 준다면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것이 중국 경제 성장의 도화선이 되었고 오늘날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어져 오고 있다

 

    3. 과학기술

    덩샤오핑은 과학 기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강대국이 되고 싶다면 과학 기술의 힘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1978년 중국에는 과학자도, 기술자도 없었다

    그래서 인력을 해외로 보냈다, 덩샤오핑은 수많은 중국 유학생들을 서양과 일본은 물론 한국으로까지 보냈다

    그리고 유학생과 외국인 교수를 중국에 받아들였다, 이것이 개혁개방이다

    

    4. 국방

    4대 현대화의 마지막 영역은 국방이었다, 국방을 마지막으로 미룬 건 의도적인 선택이었다

    그는 농업부터 시작해 산업을 손본 뒤에 경제 발전의 기반으로 과학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학 기술과 산업이 구시대적인 상황에 군대만 현대화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이룬 성과가 눈부신 수준이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검은 고양이를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

    그는 마오쩌둥보다 융통성 있고 실용주의적이고 덜 이념적이었다

    "되면 해라"가 그의 신조였다

    그런 덩샤오핑 덕에 미국과 외교 관계도 맺었다

    1979년 1월 중국 지도자 최초 미국 방문

    1979년 1월, 덩은 이곳 워싱턴 DC에 방문했는데 미국과 중국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카터 대통령(미국 39대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 있었다

    1989년 덩샤오핑은 중소 관계 또한 재정상화했다

    아시아 주변국과 유럽 국가와의 외교 개방도 덩의 정책 덕분이었다

    4대 현대화 정책은 아니지만 덩샤오핑의 목표 중 하나는 정치개혁이었다

    

    덩은 중국의 정치 구조를 어느 정도 완화하고 느슨하게 만들지 않는다면

    국가의 경제 성장, 교육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덩샤오핑은 정치와 경제 성장 사이의 관계를 이해했고 두 명의 지도자들을 임명했다   

   

    최후에 숙청을 당했습니다만 1980년대 동안 고위 지도자로서 정치 체제를 개혁했다

    그리고 이는 1989년 4월부터 6월까지 시위를 일으킨 결정적 요인이 됐다

    베이징에서 열린 시위는 후야오방의 죽음에 대한 애도에서 시작됐다

    후야오방은 학생과 시민의 존경을 두루 받았다, 많은 이들이 천안문 광장에 모였다

    애도의 물결은 두 달 반의 시위로 이어졌고 이는 민주화를 향한 시위였다

    결국 이 시위가 6주간 계속되자 정부는 군사력을 이용해 이들을 제압했다

    바로 6월 4일의 천안문 사건이다

 

    ※ 천안문 사건(1989.6.4) : 민주화 요구 시위를 하던 학생, 노동자, 시민들을 무력 진압한 사건

 

    덩샤오핑은 집권한 10년 동안 중국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지만 천안문 사건은

    영원한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4강  장쩌민

 

 

- 성장형 지도자의 경제정책과 정치개혁

 

  · 1989~2002년 중국 최고 지도자

    장쩌민은 마오쩌둥, 덩샤오핑과는 아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장쩌민은 아주 외향적이고 존재감도 컸다, 회의를 할 때는 손을 움직이며 말했다

    말이 너무 많은 나머지 외국인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주제를 벗어나기도 했다

    회의 후, 장쩌민의 보좌관들은 외국인들에게 서류를 건넸는데 그 서류엔

    장 주석의 두서없는 말을 정리한 요점이 담겨 있었다

    장쩌민은 즉흥적이었다,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로 유명했다

    종종 큰 소리를 내며 웃었고 주머니에서 빗을 꺼내 새까맣게 염색한 머리카락을 

    사람들 앞에서 빗어내리는 버릇이 있었다

    유창하진 않았지만 영어로 소통은 가능했다

    학생 때 배웠던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암송하기도 했다

    그는 유엔총회, G8 정상회의와 같은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즐겼다

    다른 지도자들과 어울리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

    이런 장쩌민의 모습들은 전임자들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런데 장쩌민은 국가주석이 될 당시 국내외에서 유명하지 않았다

    해외의 중국 전문가부터 중국인들까지도 그를 바지 사장쯤으로 취급하고자 조롱을 했다

    그러나 장쩌민은 1989년부터 2002년까지 13년을 재임하며 덩샤오핑보다 오래 집권했다

    중국은 일당 독재체제 국각지만 지지층은 매우 다양하다

    지연, 파벌, 기관, 정부 기관의 관료들로 구성된 관료계 지지층도 있다

    장쩌민은 각 기관의 선호를 파악해 관료들을 포섭했다

    그들에게 자원을 쏟아붓고 간부들과 장교들을 승진시켰다

    전략적 전술적으로 예리한 방법이었다    

 

    마오쩌둥에게 물려받은 덩샤오핑의 중국과 마찬가지로 장쩌민이 집권할 당시 중국은 아직 충격 상태였다

    장쩌민의 경우에는 천안문 사건에서 비롯된 충격이었다

    베이징에서 일어난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해 약 1,500명의 시민이 사망했고 

    그 결과 중국은 해외의 비난과 배척을 받았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을 배척했고 G7의 국가들은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제재를 취했다

    장쩌민이 집권한 것은 천안문 사건 이후 약 2주 만 이었다

 

    그가 마주한 첫 번째 난관은 서방 국가들의 제재와 배척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는 것이었다

    또한 베이징 내부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었는데 바로 대중을 어떻게 진정시키느냐는 문제였다

    중국 베이징은 1989년 5월 20일부터 계엄령에 있었다

    천안문 사건 이후 약 1년간 계엄령은 거둬지지 않았다, 군대가 주둔하고 있었고 도시 전체가 봉쇄됐다

    수천 명의 베이징 시민과 학생들이 체포되어 심문을 당하는가 하면 구타와 감금의 희생자가 되기도 했다

    청지적 탄업과 국내 안보에 있어 아주 혹독한 시기였다

    세 번째 문제는 경제였다, 천안문 사건 이전에도 경제는 위기였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급상승한 것이다

    정부가 택한 인플레이션 대응책은 아주 엄격한 물가 통제 정책이었다

    하지만 이 정책은 경제를 무너뜨렸다, 1989년부터 1992년까지 중국 경제는 급격히 약해진다

    그리고 1992년 장쩌민이 아니라 덩샤오핑이 무슨 수를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때 덩샤오핑은 1989년 가을에 이미 은퇴한 뒤였다

    덩샤오핑은 은퇴 생활을 접고 중국 남부를 순회했는데 이를 남순강화라고 한다

 

    ※ 남순강화(南巡講話): 덩샤오핑이 남부 주요 도시들을 시찰하며 개혁과 개방 확대를 주장

 

    덩샤오핑은 1992년 2월 춘절 기간 동안 중국 남부 광동성까지 갔다가 1978년에

    본인이 특별 경제 구역으로 지정했던 선전까지 방문한다, 이는 큰 신호탄이었다

    외국인들에게 개방된 특별 경제 구역게 간다는 것은 중국의 개방을 암시했다

    덩샤오핑의 남순강화로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 덕을 본 건 장쩌민이었다

    그리고 아주 최근까지도 중국 경제는 급격히 성장했다

    장쩌민의 덕이라고 볼 수 있는 경제 정책도 있는데 국외 투자를 장려하는 주출거(走出去) 정책이다

    이는 중국의 세계화 정책으로 중국 기업들을 해외로 진출시키고자 했다

    이전만 해도 중국 기업은 국내에서만 활동했다

    오늘날 중국 기업은 세계 곳곳에서 볼 수 있지만 이런 환경을 만든 건 1998년쯤의 장쩌민이다

    바로 이게 그의 주된 경제적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이후 중국 공산당은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1991년에 일어난 소련의 해체 때문이었다

    1991년의 소련 붕괴는 중국에게 악몽이었다, 중국 공산당은 이런 질문을 했다

    "소련은 왜 붕괴됐고 소련 공산당은 왜 권력을 잃었을까?"

    "소련 붕괴 같은 일을 피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보고 배워야 할까?"

    중국 공산당은 이 생각에 매우 집착했다

    소련의 붕괴가 그들에게 두려움을 깊이 새긴 것이다

    이 사건을 보고 배우지 못하면 중국 공산당도 해체될 거라 생각했다

    "소련 체제가 외부 세계에 폐쇄적이지 않았다면..."

    "부패한 소수의 지도자가 지배하는 형태가 아니었다면..."

    중국은 소련 체제 자체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장쩌민은 여러 정책과 정치적 개혁을 시작했다, 사회 문제에 민첩히 대응하도록 당 조직을 재건했다

    또한 조심스럽지만 확실한 정치 개혁을 시작했다

    그중 하나는 장쩌민이 고안해서 중국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는데 3개 대표 사상이다

    세 가지 중 첫 번째 요소는 중국 공산당은 선진 사회 생산력의 발전 요구를 대표한다

    이는 아주 뚜렷한 이념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장쩌민의 뜻은 이랬다, 중국 공산당은 사업가 계층과 기업을 대표한다

    마르크스주의 정당은 농민과 노동자를 대표한다  

    덩샤오핑은 1978년 연설에서 지식인을 대표하고자 했는데 장쩌민이 여기에 사업자 계층을 더한 것이다

    이제 정당은 사업가까지 대표하게 됐다

    이렇게 장쩌민의 집권 아래 중국의 정치 개혁이 이뤄졌고 경제와 더불어 국가가 성장했다

    또한 천안문 사건 이후 5년간 단절되었던 미국을 포함한 서방과 중국의 관계가 1995년 재개되었고

    장쩌민이 이 과정을 관장했다

    1997년 홍콩 반환 또한 장쩌민의 감독 아래 이뤄졌다

    장쩌민은 기대 이상의 지도자였고 아주 확실하고 긍정적인 개혁의 유산을 남겼다

    그러나 사회 불평등이 심화된 것도 장쩌민의 시대였다고 볼 수 있다

    해안과 내륙 지역의 성장 격차가 더 커졌고 전국에는 부패가 들끓었으며

    소규모 시위가 1년에 약 10만 회로 급증했다

 

    그렇지만 장쩌민의 정권은 전체적으로 성공적인 편이었고 정권 교체 당시 허수아비로 생각되던 것과는 달리

    훨씬 유능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성장형 지도자였고 갈수록 자신감도 얻었다

    그런데 지도자 자리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임기 말에 퇴임을 거부할 정도였다

    공산당 총서기직과 국가주석직에서 물러났지만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2년을 더 유지했다

    공석이 된 두 직책은 후진타오가 차지했다

    후진타오 정권 내내 장쩌민은 상당한 영향력을 휘둘렀다

 

 

 

 

5강 후진타오

 

 

- 기술관료 기관원 지도자의 사회 정치적 안정 정책

 

  · 2022.11. 중국 공산당 총서기, 2003.03 국가 주석

    하지만 전인자인 장쩌민에게 모든 지위를 물려받은 건 아니다

    장쩌민은 중국군사위의 주석 자리를 1년 더 유지하다가 2004년에야 후진타오에게 이 자리를 넘겨준다

    이로써 후진타오는 최고 지도자로서 세 가지 지위를 모두 손에 넣었다

 

    덩샤오핑이 말년에 후진타오를 장쩌민의 후계자로 미리 정했다

    당시 그는 50살도 채 되지 않은 역사상 가장 어린 지도자였다

    이는 주목할 만한 점이다

    장쩌민은 재임 기간 13년 내내 후임자를 미리 알고 통치한 것이다

    장쩌민은 자신의 후계를 고를 기회가 없었다, 덩샤오핑이 후진타오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후진타오를 추천한 건 공산당 고위 관료인 쑹핑인데 과거 후진타오와 간쑤성에서 일하며

    그의 재능을 알아본 인물이다

    후진타오는 1997년 당 대회에서 후임자로 결정되었지만 이미 그 이전에 덩샤오핑에게 선택받은 인물이다

    아무 준비 없이 주석이 된 장쩌민과는 달리 후진타오는 실력을 갈고닦을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진 못했다

    후진타오는 장쩌민의 행보를 참고해야 했다

    당에 속하지 않은 관료 지지층을 양성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후진타오는 뿌리 깊은 공산당원이었다, 그러니 당내 기반보다 군사적 기반부터 닦아야 했다

    또한 경제적 기반도 다져둘 필요가 있었다, 후진타오에게는 경제 정책이 별로 없었다

    또한 정치 그룹과의 연결점도 없었다, 관계가 있는 그룹이라면 '공산주의 청년단'밖에 없었다

    후진타오는 공청단의 수장이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중반 중국 공청단의 총서기였는데 공청단에서 일할 시가에는 자유주의 성향을 띠던

    공산당 총서기 후야오방 아래였단 것이다

    후야오방과 후진타오의 관계를 본 외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후진타오가 1980년대의 후야오방처럼

    진보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지도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혀 아니었다

    후진타오를 기술관료 기관원(technocratic apparatchik)으로 책에서 묘사했는데

    기관원은 '아파라트칙'이라는 러시아에서 온 표현이다

    후진타오가 칭화대학교에서 공학을 공부했고 간쑤성의 수력 전기과에서 일을 했기 때문이다

    기술적 훈련을 받은 것이다 

    또한 후진타오는 간쑤성에서 댐을 건설한 이후 당내 기관에서만 일한 기관원이다

    후진타오는 당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다

    당 체제 안에서 자라고 교육까지 받은 전형적인 당의 간부였다, 그는 당밖에 모르던 사람이었다

    후진타오는 오랜 기간 당내 기구에서 일했으며 해외로 간 적도 없고 외국어도 못 했다

    극도로 엄격한 성향의 기관원 타입이었다

    그래서 후진타오는 종종 이렇다 할 업적이나 특징이 없다고 평가받는다

    후진타오의 성격만 봐도 전임자 장쩌민과 정반대였다

    아주 절제력 있고 규칙을 따르며 즉흥적인 것을 싫어했다

    인간적 면모도 없었고 웃는 법이 없었다

    "후진타오는 나무처럼 딱딱한 사람이다"라고 외국인들은 말하곤 했다

    움직일 때도 뭔가 뻣뻣했다, 외국인을 만날 일이 있으면 그는 할 말을 외워 갔다

    서류도 둘 필요 없이 말할 내용과 요점을 전부 외운 것이다

    장쩌민 때처럼 회의 후에 대본을 나눠 줄 필요가 없었다

    후진타오는 인간적인 면은 없었지만 아주 똑똑했던 것이다

    후진타오가 국가주석 자리에 올랐을 땐 이미 지방 정치 경력이 있던 상태였다   

    후진타오는 이런 가난한 지역에서 오래 일했다

    바닷가 근처 부유한 지방이 아니라 내륙의 미개발 지역에서 일한 것이다

    2002년 그가 권력을 넘겨받았을 때 장쩌민에게는 없었던 시골 생활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 경험이 후진타오의 정책 접근법에 영향을 줬다

    후진타오는 원자바오 총리와 함께 10년 동안 통치를 했는데 그 기간 동안 중국은

    후진타오 원자보의 이두정치 체제였다

    하지만 10년 임기가 끝날 무렵 중국인들은 이렇게 말했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이들의 통치하에 중요한 정책이 시행됐기 때문에 불공평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회 정책, 당 개혁과 외교 정책에 있어서 말이다

    업적도 영향도 없었다는 후진타오의 오명은 중국 내외부 모두에 널리 퍼져있는 인식이다

    후진타오의 임기는 몇 가지 성과로 나타낼 수 있다

 

    먼저 정책 방향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경제성장과 연안지역에 대한 편향이 있었던 장쩌민 시대와는 달랐다

    장쩌민은 연안지역을 선호하고 그곳에 자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후진타오는 반대로 중국 내륙지역에 집중했다

    그와 동시에 사회의 평등과 사회의 정의에 중점을 뒀다

    기초 생활 수준 개선과 복지, 농민의 부담, 빈곤 완화에 신경을 썼다

    또한 공공 안보와 반부패 운동도 실시했다, 직업 재훈련 프로그램도 실시했다

    국가 산업 종사자들이 다른 공공 분야로 진출하도록 말이다, 이는 칭찬할 만한 진보적 의제이다

    

    후진타오의 첫 임기(2002~2007) 5년 동안 대중의 인기를 끌고 좋은 평가를 받은 의제지만

    두 번째 임기(2007~2012) 동안 의제를 실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시작은 좋았지만 끝은 좋지 못했던 것이다, 후진타오의 역사 속 명성은 갈수록 더 나아질 것이다

    후진타오 정권은 예측 가능해서 안정적이었다, 또한 국내외 정책 개선도 주목할 만하다

    임기가 끝날 무렵 후진타오는 사회 정치적 안정을 유지했고 상당한 경제 성장을 이뤘으며

    사회 취약 계층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국가 안보를 지켰고 군대를 현대화시켰다

    또한 중국의 국제적인 지위를 높였다, 특히 남반구 저개발국들에게

    

    후진타오는 외교정책의 초점을 미국과 러시아보다 아시아와 남반구 국가들에게 맞췄다

    중국 외교정책의 큰 변화였다

    그는 중국 발전을 지속시켰고 정당 권력을 유지했다

    전쟁을 피했고 무엇보다 대만과 광범위한 교류를 열었다

    과거엔 중국 본토와 대만의 교류는 없었지만 후진타오 때 대만 총총 마잉주와 교류를 시작하며

    중국의 국제적 지위를 드높혔다, 지도자를 평가할 땐 이런 부분을 잘 봐야 한다

 

 

 

 

6강 시진핑

 

 

- 현대의 황제 지도자의 위협적 정책

 

  · 지난 10년부터 현재까지 중국의 국가주석인 시진핑은 영향력으로 따져 보자면 마오쩌둥의 다음일 것이다

    10년 만에 그는 중국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중국의 세계적 위상에도 큰 영향을 줬다

 

    그는 출생부터 지도자가 될 운명이었다, 시진핑은 1950년대 중국 고위 지도자 시중쉰의 아들이다

    시중쉰과 그의 가족들은 중난하이에 살았는데 그곳은 중국 정치의 중심지로 자금성 바로 옆에 있었다

    1953년 6월에 태어난 시진핑도 그곳에서 자랐다

    그는 한적하고 제멋대로이면서도 엘리트적인 삶을 살았다

    엘리트 당원의 아이들은 태자 혹은 붉은 귀족이라고 불렸다

    경호원, 요리사, 하인에 유모까지 두고 최고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다

    평범한 중국인들과는 다른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이다, 다른 지도자들과도 차이가 나는 어린 시절이다

    그의 아버지 시중쉰은 마오쩌둥과 가까웠지만 1964년 마오에게 숙청당했다

    그리고 1966년 문화대혁명으로 가족 전체가 갈리지고 만다

    아버지는 감옥에 가고 어머니는 오칠간부학교라는 노동 수용소로 보내졌다

    누나는 자살을 시도했다, 남동생과도 떨어졌을 것이다

    시진핑 또한 중국 북서부의 산시성으로 끌려갔다

    아주 궁핍하고 가난한 시골 량자허라는 곳이었는데 약 8년 정도 살았다

    시진핑은 그곳에서 굉이질을 하고 양을 몰고 농사를 짓고 수로를 파는 일을 했다

    말 그대로 막노동이었다, 가족을 만나지도 못했다

    1975년, 문화대혁명은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진핑은 이때 산시성에서 대학을 갈 유일한 학생으로 선택받는다

    그렇게 그는 북서부의 궁핍한 지역을 떠나 칭화대학교 화학 공학과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4년을 공부해 학위를 따고 졸업 후 1년 반 동안 국방부 장관의 비서로 군 복무를 했다

    이후 시진핑은 지방에 가서 일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린다

    중국에서 정치 경력을 쌓으려면 지방 경험을 채우는 게 필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 30년의 공직 생활을 지방에서 보낸다, 그 기간 동안 눈에 띄는 업적은 없었다

 

    하지만 2012년 11월 이후, 최고위직에 오른다 

    공산당 총서기(2012.11) / 중앙 군사위 주석(2012.11) / 국가주석(2023.03)

    그리고 2012년부터 그 지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 집권 10년에 대한 시진핑의 성적표는 혼합적이다

    그가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건 맞다

    전임자인 후진타오와 비교했을 때 더 두드러진다, 시진핑은 매우 빠르고 체계적으로 목표를 달성했다

    시진핑은 소련의 붕괴에 강박을 갖고 있었고 중국 공산당도 붕괴될까 걱정했다

    그래서 당을 강화하고자 했고 지난 10년 간 정책과 당을 견고히 했다

    글로벌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중국의 참여를 크게 이끌어 올렸는데 세계적 문제를 다룰 때

    중국의 기여도를 높이고자 했다, 그 문제가 기후변화든 평화유지 작전이든 말이다

    시진핑 덕에 중국은 세계 무대에서 훨씬 더 주도적으로 변했다

    이런 목표와 업적에도 불구하고 시진핑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다양한 도시인, 지시인, 민족, 심지어 당원들까지도 시진핑 주석이 휘두르는 통제와 탄압에 분개하고 있다

    그는 반대하는 세력을 가차 없이 제거한다

    지도부, 당, 군부, 관료는 물론 안보기관마저 숙청을 서슴지 않는다

    반대 의견이라는 개념을 없애버린 것이다, 중국을 다시 전체주의 국가로 만들었다

    현대의 황제(modern emperor)라고 표현했는데 재임 기간은 현대이지만 통치 방식은 역사 속 황제 같다

    전능하고 제왕적이고 냉담하며 존경과 두려움을 받고 아부와 숭배를 받는다

    또 그는 군사의 모든 기관과 군사력을 통제하며 중국의 위대함을 믿고 제국이었던 과거를 고취시킨다

    인간으로서의 시진핑은 자신감이 넘쳐흐른다, 자신의 권력이 운명적이라고 믿는 듯하다

    후진타오나 장쩌민과는 다른 점이다, 시진핑은 마오쩌둥 이후로 가장 강력한 지도자이다

    덩샤오핑과도 견줄 정도이다

 

    덩샤오핑의 개혁정책 대부분을 시진핑이 뒤집었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점이다

    덩샤오핑은 고위 지도자들의 임기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시진핑은 이 조 항을 헌법에서 삭제해 버렸다

    그래서 총서기와 국가주석으로 3번째 임기를 맞은 것이다

    민간시장 조성으로 대표되는 덩샤오핑의 경제 정책들도 시진핑은 지난 2, 3년 사이에 모두 뒤집어 버렸다

    사기업과 민간 경제를 강력하게 단속하기 시작했다

    덩샤오핑은 과학과 기술을 받아들인 반면 시진핑은 치근 몇 년 간 기술 대기업을 탄압했다   

    덩샤오핑은 외국과 협력하는 정책을 펼쳤는데 "재능을 숨기고 때를 기다린다" - 도광양회(韜光養晦)

    덩은 중국이 다른 국가와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자기주장만 하지 말고 공격적이고 거만한 자세도 버리고)

    시진핑은 이 전략을 완전히 버렸다, 10년간 자기주장을 했다

    특히 대만에 관한 일에는 공격적이었다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도 최저점을 찍었다

    중국의 태도에 많은 국가가 불만을 표한다

    중국은 해외를 향한 영향력 작전을 펼치고 있고 강압적인 경제 외교 정책을 채택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사드배치 문제로 갈등도 있었다, 중국군의 현대회 역시 아시아에선 위협으로 간주한다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화하는가 하면 또 전랑외교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 전랑외교: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를 외교에 이용하는 방식

 

    시진핑의 정책 대부분은 위협적이며 세계정세에 불안감을 조성한다

    시진핑은 이전 지도자들처럼 중국의 세계적 위상 회복을 주요 책임으로 여기며 이렇게 말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 중국몽(中國夢)

    이는 백년국치라는 국가 쇠퇴기간 이후로 중국 지도자들의 유전자에 새겨진 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시진핑은 이 시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본인과 국가의 권력에 매우 집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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