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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위대한 수업2(다문화 사회가 왔다) 1강~3강 요약정리

by 상팔자 2023.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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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위대한 수업2(다문화 사회가 왔다) 1강~3강 요약정리

 

위대한 예순세 번째 강연 '다문화 사회가 왔다'(시즌2 스물 한 번째)

 

 

윌 킴리카 퀸스대학교 정치철학과 석좌 교수

1996 캐나다 정치학회(CPSA) 맥퍼슨 상 수상

1996 미국, 정치학회(APSA) 랄프 번체 상 수상

2021 캐나다 왕립학회 피에르 쇼보 메달 수상

 

 

 

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_플라톤


 

 

1강  민족주의냐, 다문화주의냐

 

 

- 민족국가 시대 다문화주의 난제

 

  · 오늘날 현대 사회의 다양성 문제는 꽤 색다르며 독특하다

    현대 사회가 민족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다양성과 관련된 갈등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두 가지 주요한 흐름이 대립 중이다

 

    약 200년 전부터 일명 민족주의 시대가 펼쳐졌다

    200년을 지나 30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 보면 왕국과 공국, 도시 국가와 제국, 보호국과 식민지까지

    별의별 정치 공동체가 다 있었지만 민족성 개념을 바탕으로 구성된 정치 공동체는 없었다

    지난 200년간 그 모든 정치 공동체는 민족국가 개념으로 바뀌었다

    지금 같은 세계를 이룬 민족국가들의 목표는 모든 국민이 하나의 민족 정체성을 공유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온 국민이 민족에 충성하며 연대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국민을 설득하려 한다

    민족국가는 이러한 공동의 소속감을 주입해 모두가 하나 되는 '우리'라는 개념을 만들려 한다

    이게 바로 정치의 민족주의화라는 하나의 큰 흐름이다

 

    이와 대립되는 두 번째 흐름은 지난 50-60년간 특히 두드러졌다

    오늘날 우리는 다문화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는 온갖 다양한 집단이 각자의 차이를 존중해 달라고 하며

    사회적 소수의 다양한 권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우린 여러분과 달라요", "여러분과 다르다는 걸 인정해 주시죠"라고 주장한다

 

    소위 민족의 동질화를 통해 공동의 민족 정체성을 형성하는 흐름도 있고

    차이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흐름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두 흐름은 서로 모순된다

    민족주의를 주장하는 이들다문화주의를 위협으로 간주하곤 한다

    민족의 단결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반면 다문화주의자민족주의를 위협으로 본다

    차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족주의와 다문화주의는 조화할 수 있으며 조화해야만 한다, 둘 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다문화 민족주의가 필요하다

 

    캐나다에서 역사적으로 이 주제는 무척 중요한 문제이다

    캐나다의 건국 이래 이어진 실존적 질문이다

    캐나다라는 국가의 기원은 영국과 프랑스 간의 합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국은 캐나다의 주요한 식민 지배 국가였으니 캐나다는 처음부터 언어적 측면에서 다양성을 갖춘 셈이었다

    프랑스어와 영어를 둘 다 사용했다

    다만 프랑스인과 영국인 모두 토착민과 공존해야 했는데 캐나다에 살던 원주민들이 있어서

    토착민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리고 캐나다는 건국 이래 이민을 통해 발전해 왔는데 전 세계인의 이주를 받아들였다

    처음엔 유럽인이 물꼬를 텄지만 최근 이민자들은 주로 아시아에서 건너온다

    따라서 캐나다에서는 이런 인식이 형성됐다

    '우리가 국가로서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다양성부터 포용해야 한다'

    캐나다인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문제에 골몰했다

    어떻게 하면 민족 정체성과 민족적 연대를 다지면서도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을까?

    그게 캐나다만의 문제나 관심사는 아니라고 본다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가 다양성을 포용하면서도

    민족의 정체성, 연대, 충성심을 해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전 세계의 많은 국가에 다문화 민족주의 개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다문화주의의 의미

    다문화주의라는 용어는 전 세계적으로 쓰이지만 국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다문화주의라는 용어가 어디에서 쓰이든 간에 어느 정도는 차이를 인정한다는 개념을 지칭한다고 본다

    어느 국가에서 사용되는 반드시 어느 정도는 소수자 집단을 인정하고 수용한다는 의미를 띤다

    그런데 세계 각국엔 다양한 소수자가 존재해서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다 보니

    나라마다 다문화주의의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세계 각지에서 나타나는 다문화주의의 예시

 

    라틴 아메리카

    라틴 아메리카에서 다문화주의의 근본 문제는 토착민과 관련되는데 

    유럽인이 오기 전부터 아메리카 대륙에 살던 사람들이다(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찾아오기 전부터)

    라틴 아메리카의 다문화주의는 토착민과 관련된 만큼 토지 소유권 같은 근본 문제가 불거진다

    

    동유럽

    동유럽에서 주요 쟁점이 되는 집단은 일명 '소수 민족'이다

    동유럽에서 소수 민족이라는 단어는 고향이라 여기는 곳에 대대로 살아왔지만 

    국가 간 경계가 그어지자 타국에 남게 되어 버린 집단을 가리킨다

    현재 떠올릴 수 있는 예시로는 우크라이나에 사는 러시아 민족이 있다

    2022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의 명분으로 러시아는 국경 너머 우크라이나에 사는 러시아 민족이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며 소수자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 밖에도 소수 민족이 국경 반대편에 남은 예시는 동유럽에 많이 있는데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에 사는 독일 민족이나 루마니아, 슬로바키아에 사는 헝가리 민족이다

    그중 어떤 사례든 보통 소수 민족은 언어적 권리를 원하며 일종의 영토 자치권을 원하는 경우도 많다

    즉 오래전부터 살아온 소수 민족을 수용하는 문제가 중요한 것이다

    

    서유럽

    서유럽으로 가면 상황이 전혀 다르다

    서유럽에서 다문화주의와 관련된 논쟁은 거의 대부분 이주해 온 이민자에 관한 것이다

    특히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이민자와 난민 말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서유럽에서 다문화주의 논의의 핵심은 무슬림 이민자이다

    사실상 현재 다문화주의에 관한 서유럽의 모든 논의는 무슬림 이민자 수용 문제를 중심으로 한다

    따라서 종교적 차이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와 관련된 논의가 활발하다

    예를 들어 무슬림 여성의 히잡 착용 허용 문제는 서유럽에서 다문화주의를 논할 때 심각한 쟁점이 된다

    

    중동

    중동의 다문화주의를 살펴보면 다문화주의 문제의 상당수가 종파 집단과 관련된다

    따라서 중동의 다문화주의는 다양한 종파 집단을 수용하는 문제인 것이다

 

    남아시아

    남아시아의 경우 여전히 계급 문제가 존재한다

    인도에는 불가촉천민의 '달리트' 계급이 있고 일본에는 '부라쿠민' 계급이 있으며

    어떻게 보면 미국의 아프리카계 흑인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노예였거나 천민 취급을 받았다

    그래서 다양한 형태로 잘못된 대우에 대한 역사적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다양한 형태의 적극적 우대조치를 통해 역사적으로 겪은 불이익을 극복하려는 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부류의 소수자가 존재하며 주장하는 바도 각각 다르므로

    다문화주의라는 이름 하나로 그 모든 문제를 뭉뚱그리면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소수자들도 공통점이 있는 만큼 모든 집단을 아울러 논하면 유용한 점이 있다

    소수자 집단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과거부터 이어진 민족이라는 개념을 문제 삼는다

    과거부터 이어진 민족의 개념은 하나의 민족 정체성 개념을 주입하려 하면서

    우리 모두는 하나이며 하나의 집단을 형성한다고 한다

    그런데 세계 각지의 온갖 다양한 집단들은 자신들이 다르다고 한다

    적어도 어떤 면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으니 그 차이를 인정해 달라고 한다

 

    따라서 세계 어느 곳에서든 다문화주의는 집단의 차이가 핵심이다

    법과 정치의 영역에서 집단의 차이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반면 민족주의는 우리 모두가 동일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모든 구성원이 국가와 대칭적이며 동일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다문화주의는 세계 모든 지역에서 민족의 개념에 도전한다

    민족이 생각하는 사회상 자체를 문제 삼는다

    다양한 차이를 인정하기 위해 하나의 민족이 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다시 생각해 볼 것을 요구한다

 

 

 

 

2강 민족주의의 쾌거

 

 

- 민족주의를 통한 민주주의와 복지국가 

 

  · 지금까지 이 세계는 다양한 민족 또는 국민 단위로 편성되어 왔고

    각각의 단위는 특정 영토 안에서 주권과 자결권을 행사한다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영토가 국가를 경계로 나뉘고 민족 또는 국민이국토를 국민 주권으로 통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는 어떻게 해야 민족에게 이롭고 민족의 이익과 의지란 무엇인지를 중요하게 따진다

    민족 개념을 바탕으로 정치를 조직화하는 것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그중엔 좋은 결과도 있고 좋지 않은 결과도 있다

    그래도 넓게 보면 민족을 바탕으로 한 정치 체제가 민주주의와 복지국가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안타깝게도 소수자에겐 그만큼 이롭지 않지만 민족주의의 장점에 집중해서 살펴보려 한다

 

  · 민주주의의 개념

    지금은 사실상 전 세계인이 민주주의 사상을 지지하지만 그건 비교적 최근의 분위기이다

    100~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민주주의 국가는 전 세계를 봐도 얼마 없었고 

    대신 비민주적인 정치 질서가 만연했다

    군주제, 과두제, 신정제, 독재, 공산독재 그러한 방식의 정치 체제는 현재 정당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고 오늘날에는 사실상 모두가 민주주의야말로 적절한 정치 체제라는 데 동의한다

    다만 이견이 있는 부분은 민주주의가 성공하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하는 문제다

 

    어떤 이들은 민주주의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려면 모두가 민주주의 개념을 지지해야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모두가 공정한 자유선거를 믿는다면 공정한 자유선거가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그 기본 원칙을 다들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안정되려면 사람들이 그저 공정한 자유선거, 다당제나 언론의 자유를 믿는 것만으론 부족하고

    민주주의가 운영될 수 있는 적절한 단위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민주주의 운영 단위에 관해 이견이 발생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예를 들어보자

    북아일랜드는 개신교와 가톨릭교 사이에 깊은 분열이 존재한다

    이를 종교적 분쟁으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건 종교가 아닌 민족성의 문제다

    개신교도는 스스로를 영국 국민으로 여기므로 북아일랜드도 영국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합주의자로 불린다, 스스로 영국 국민과 연합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가톨릭 신자들은 자신이 아일랜드인이며 스스로 아일랜드 민족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실천할 때 아일랜드 공화국의 동포들과 호흡을 맞추려 한다

    북아일랜드가 영국의 일부냐, 아일랜드의 일부냐에 관한 의견 차이는 엄청난 갈등이지만

    민주주의 문제는 아니다, 공정한 자유선거는 양측 모두 지지한다

    양쪽의 이견은 공정한 자유선거의 선거구 단위에 관한 것이다(영국이냐 아일랜드냐)

 

    민주주의 운영 단위를 두고 이견이 존재하는 탓에 지난 수십 년간 분쟁이 이어져 왔다

    폭력을 동반한 분쟁과 내전도 벌어졌다

    지금은 폭력적인 분쟁은 줄어들었지만 정세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여기서 알 수 있듯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민주주의 기본 개념에 대한 합의로는 부족하고    

    민주주의 체제에서 누가 같은 집단으로 묶이는지 민주주의 운영 단위에 대한 합의도 필요하다

 

    북아일랜드가 이례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모두가 공정한 자유선거를 지지하더라도

    적절한 운영 단위를 두고 합의가 이루어질 거란 보장은 없다

    민주주의가 성공하려면 몇 개의 국가가 세워져야 하는지 각 국경에 대한 합의도 필요한데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합의를 할까

    그 답은 민족주의에 있다

    민족주의는 대다수국가에서 시민 모두가 하나라는 믿음을 심어 줬다

    따라서 국민 형성에 착수한 민족 국가들은 시민들이 같은 민족에 속한다고 믿게 하려고 했는데

    그러한 국민 형성 계획은 실제로 대다수 국가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대다수 국가에서 거의 모든 시민이 같은 민족에 속한다는 믿음을 공유하고

    함께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게 옳고 바르며 타당하다고 여긴다

 

    북아일랜드엔 그런 믿음이 존재할 수 없었다

    영국은 모두가 영국 국민이라는 사상을 주입하려 했지만 아일랜드인들은 그걸 거부했다

    자신들이 아일랜드 민족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다수 국가에서는 국민 형성 계획이 공동의 소속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모두가 하나라는 의식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한 공동의 소속감이 형성된 곳에서는 민주주의를 구현해서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다

 

    민주주의를 이루려면 공동체 정신이 필요한데 그 공동의 소속감은 민족주의가 만들어 준다

    누군가는 민족주의를 '민주주의의 탯줄'에 비유하면서 민족개념이 먼저 형성되어야 민주주의가 확립되고

    민족의 자치가 가능해진다고 한다

    민주주의에 그런 성격이 있기 때문에 민족주의가 민주주의의 안정화를 도왔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민주주의 운영 단위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 복지국가

    민주주의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거의 모든 이가 복지국가의 개념을 지지한다

    시민이 품위와 존엄이 있는 삶을 영위하게끔 국가가 나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복지국가의 전제 조건에 관해서도 이견이 존재한다

    

    어떤 사람들은 복지국가의 본질이 인간에 대한 연민과 관심이라고 말한다

    누군가 주변에서 고통받고 있으면 우린 돕고자 하는데 다른 인간이 고통받지 않길 바라는 

    우리의 소망이 복지국가라는 제도로 구현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고통을 막아 주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관심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다만 복지국가의 절대적인 역할은 인간의 고통을 덜어주는 게 아니다 

    복지국가의 실제 목표는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복지국가의 실제 목표는 사회적 배제와 맞서 싸우는 것이다

    복지국가가 도입된 이유는 일부 집단이 고통에 시달려서가 아니라 사회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천민 집단, 소수 인종, 빈민 등을 생각해 보면 그들이 반드시 고통받았다기보다는

    사회에 참여할 기회를 누리지 못한 거라 볼 수 있다

    그래서 사회적 포용은 복지 국가의 목표가 됐다

    이는 복지국가가 사회 민주주의에 부합한다는 분명한 근거이다

    복지국가의 목표는 모든 구성원이 공동의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모든 구성원이 주인인 공동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목표 역시 타당성을 얻으려면 모두가 공동의 사회에 속한다고 인식해야 할 것이다

    복지국가의 목표가 사회적 포용을 촉진하는 거라면 그 전제는 모두가 공동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다 함께 어우러져 사회에 참여하고자 하며 서로 곁에 있어 주면서 같은 제도를 따르고 

    같은 공간까지 나누려 한다는 것일 것이다

    따라서 복지 국가는 우리가 하나라는 인식을 통해 한 명도 배제하지 않고 모두를 아울러야 하는데

    그러려면 모든 구성원이 소속감을 느껴야 한다

    그 기반이 민족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와 복지국가 모두 소속감과 공동체 정신이 필요하고

    민족 개념과 국민 형성은 그 공동체 정신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

    민족주의의 대안은 없다

    적어도 지금 당장이나 가까운 미래에 민주주의와 복지국가에 필요한 공동체 정신을 형성하는 데 

    민족주의를 대체할 사상은 없다고 생각한다

민족주의는 민주주의를 안정화하고 
복지국가를 뒷받침했다

 

    민족주의와 민족 국가 개념을 옹호할 땐 국외에서 벌어지는 일을 무시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우리 인류는 세계정세에 관심을 둬야 하고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우리는 훌륭한 세계 시민이 되어야 하며 국제적인 착한 사마리아인으로서 

    가난과 억압에 시달리는 이들을 염려하고 동물은 물론 환경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나와 같은 국가에 속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기주의적 민족주의를 옹호하는 게 아니다

    자기 민족 안에서 일어나는 일만 중요하다는 게 아니다

    우리에겐 세계주의적이며 국제적인 측면의 시민성과 책임감이 필요하다

 

    다만 현실에서 확인할 수 있듯 세계인을 향한 보편적이며 세계주의적인 관심은 

    기저에 깔린 민족주의적 연대를 바탕으로 한다

 

    세계 시민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기로 유명한 국가들을 보자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사람들은 잘 알려져 있듯이 국제 정치에 크게 기여하는 훌륭한 세계 시민이다

    그러면서도 민족주의적 연대가 엄청 강하다

    민족주의적 연대부터 강하게 형성하고 탄탄한 복지국가와 안정적인 민주주의를 이룬 게 

    훌륭한 세계 시민으로 거듭나는 바탕이 된 것이다

    세계주의적 연민의 시선과 민족주의적 연대는 양립할 수 있다

    현실을 통해 증명됐듯 민족주의적 연대가 강한 국가들은 세계 시민의 역할도 훌륭히 수행한다

민주주의와 복지국가를 고려할 때 민족 개념에 대한 고찰도 필요하다

    민족 개념은 민주주의와 복지 국가 양쪽 모두에 필요한 공동의 소속감을 형성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3강  민족주의의 그늘

 

 

- 민족주의의 위험성과 소수자 보호의 방법

 

  · 국민 형성을 통해 공동의 소속감을 형성하는 방식은 일부 집단, 특히 소수자들에게 큰 피해를 안겼다

    지난 150년간의 세계사를 보면 국민 형성은 집단의 차이를 억압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집단의 차이가 국민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될 때)

 

    소수자가 국민을 위협한다고 본 두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첫 번째는 자신들이 조국의 영토라고 인식하는 특정 지역에 모여 살면서

    스스로를 별개의 민족이나 국민이라고 생각하는 집단이다

    쿠르드족은 4개국에 걸쳐 거주하고 있다

    쿠르드족이 조국의 영토라 생각하는 지역은 현재 이란, 이라크, 시리아, 튀르키예 등 4개국으로 나뉘어 있다

    각국의 쿠르드족은 집단의식을 갖추고 있다

    스스로를 쿠르드 민족이자 쿠르드인으로 여기면서 자신들만의 민족을 형성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 땅에 살면서 별개의 민족이라고 생각하는 소수자의 인식을 사회는 위협으로 간주해 왔다

    예를 들어 이라크는 모두가 이라크인이라는 인식을 형성하려 노력했지만 쿠르드족은 이렇게 말한다

    "우린 쿠르드족이야! 별개의 민족이지"

    따라서 이라크인이라는 민족 개념을 강화하고자 이라크는 쿠르드족의 민족 개념을 억압하려 했다

    시리아도 쿠르드족의 민족주의를 억압하려 하고 튀르키예와 이란 역시 쿠르드족 민족주의를 억압했다

    이처럼 4개국 모두 국민 형성 과정에서 소수 민족인 쿠르드족을 겨냥했다

    정치학자 워커 코너(미들버리 대학 정치학과 석좌교수)의 유명한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국민 형성 과정엔 민족 말살이 따른다"

    이는 세계적으로 매우 흔한 현상이다

 

    캐나다에서도 토착민과 관련해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유럽인이 도착했을 때 토착민은 스스로를 별개의 민족으로 인식했다

    캐나다가 토착민의 자결관을 빼앗으려면 토착민의 민족 개념을 말살하는 수밖에 없어서

    강제 동화 정책을 펼쳤다

    예를 들어 토착민의 자녀들을 강제로 기숙학교에 보내며 아이들에게서 토착민의 정체성을 없애고

    토착민 언어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캐나다는 매우 계획적인 정책을 통해 토착민의 민족 개념을 말살했다고 할 수 있다

    토착민이 개인으로 존재하는 것은 허용했지만 자치권과 영토에 대한 통치권을 가진

    민족 또는 국민으로 존재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두 번째 사례는 소수자들에게 고유한 영토나 조국이 없으며 스스로 넓은 사회 안에서 

    별개 민족을 형성한다는 의식조차 갖고 있지 못한 경우이다

    예를 들어 이민자라든가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과 같은 소수자들을 생각해 보자

    유대인은 여러 국가에서 외국인이나 이방인의 취급을 받을 뿐 그 나라 민족의 일원이 될 수는 없다

    단지 민족의 일원이 아닐 뿐 아니라 외국인 또는 이방인을 넘어 잠재적 배신자로 간주되고 있다

    여러 소수자 집단이 겪는 일이다

    규모가 작거나 흩어져 있거나 최근에 이주해 온 소수자들이 적국과 협력한다는 의심을 받는 일이 많았다

    중동의 기독교인 소수자들은 오랫동안 그 땅에서 살았다

    기독교는 중동에서 탄생했다, 기독교 집단은 수천 년간 중동을 보금자라로 삼았다

    그사이 수백 년에 걸쳐 기독교인, 유대인, 무슬림은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기독교인을 두고 유럽 식민지 개척자와 손잡을 것 같다고들 했다

    기독교인을 보며 지레짐작한 것이다

    프랑스가 시리아와 레바논을 식민지로 삼을 때 기독교인이 프랑스에서 건너온

    식민지 개척자들을 반기며 적과 협력할 거라고 본 것이다

    외부의 적과 손잡을 것 같은 제5열(=스파이)로 간주된 것이다

 

    그나마 사정이 좋았던 특정 시대에나 지역에서는 소수자도 넓은 사회에 동화될 수 있었다

    쿠르드족의 경우 튀르키예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러려면 쿠르드족의 정체성을 포기해야만 했다 

    단순히 쿠르드어를 사용하지 않는 걸 넘어 쿠르드 민족임을 감추고자 개명하는 경우도 많았다

    자신들의 민족적 배경을 감추면서까지 다수에 동화하려는 사람에게는 성공의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많은 소수자에게 그건 최선의 기회였다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면 주류 사회에 동화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강제 동화다, 자기 언어와 정체성을 버려야만 성공할 가능성이 생기는데

    동화를 택할 기회조차 없었던 소수자들도 있다

    사회적으로 워낙 깊은 의심을 받다 보니 자진해서 동화하려 해도 불신에서 못 벗어나는 것이다

    여전히 차별의 대상으로 남아 계속해서 소외당하며 권리를 빼앗길 따름이다

    시리아의 쿠르드족은 시민권 자체를 박탈당했다

    시리아 정부가 쿠르드족을 못 믿어서 시민권을 빼앗은 것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추방된 소수자도 많다, 말 그대로 나라에서 쫓겨난 것이다

    폴란드나 체코에 살던 독일 민족만 보더라도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추방됐다

    사회적인 불신이 워낙 심각했다

    소수자 집단이 몰살된 그야말로 최악의 사례도 있다, 사담 후세인은 쿠르드족을 집단 학살했다

    민족국가의 형성 과정은 무척이나 가혹했다(특히 소수자들에게)

    소수자 입장에서는 근대 제국보다 민족국가가 훨씬 가혹했다

    소수자 대우만 따지면 민족국가보다 과거의 다민족 제국이 훨씬 좋았다

    오스만 제국은 거대했다

 

    소수자들의 운명을 생각해 보면 단 하나의 다민족 제국이 존재했을 당시엔

    민족, 언어, 종교적 소수자들은 잘 살았다, 이웃과 평화롭게 공존했다

    그리고 제국 전역의 유일한 통치자였던 오스만 왕조는 오스만 제국 영토 내에 존재하던

    수많은 민족, 언어, 종교 집단을 제법 공평한 방식으로 대우했다

    그런데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나면서 제국이 무너지고 

    소수 민족은 민족구가를 배신할 거라는 의심을 받았다

    따라서 수백 년 동안 평화롭게 공존하던 집단들이 민족국가의 탄생과 동시에

    폭력적인 분쟁의 당사자가 되었다

    오스만 제국이 분열된 후 유고슬라비아가 세워졌다

    그때도 유고슬라비아 사람들은 평화롭게 공존했지만 유고슬라비아가 쪼개지며 탄생한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등 모든 국가에서 다수 민족이 소수 민족을 불신하기 시작했다

    수백 년 동안 같이 살았는데도 말이다

    사람들이 민족 개념을 염두에 두고 민족을 안정화시키려 하면서부터

    세르비아의 세르비아인들은 하루아침에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소수 민족을

    (세르비아) 국가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크로아티아인은 세르비아계 소수 민족이 자신들의 국가를 위협한다고 보았다

    과거의 다민족 제국 시대보다 소수 민족 입장에선 훨씬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국민주의의 양면을 아울러 생각하긴 힘들다

    민족주의가 20세기 최고의 성과에 어느 정도 기여했고 민주주의와 복지국가를 실현한 주역이라고 본다

    민족주의는 기존의 그 어떠한 정치 질서보다도 더 많은 이에게 품위와 존엄이 있는 삶을 허락했다

    몇몇 나라에서 실현한 민주적인 국민 복지국가는 지금까지 가장 훌륭히 자리 잡은 정치 질서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소수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민주적인 국민 복지구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소수 민족의 희생을 그 대가로 삼았다
민주적인 국민 복지 국가를 세우려고 소수자들을 저버린 것이다
민족주의는 근대 세계의 가장 좋은 면은 물론 가장 나쁜 면까지도 초래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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