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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지식 사이

EBS 위대한 수업 3 (권력은 왜 부패하는가) 1~7강

by 상팔자 2024. 3. 29.

EBS 위대한 수업 3 (권력은 왜 부패하는가) 1~7강

위대한 백아홉 번째 강연 '권력은 왜 부패하는가' (시즌 3 스물여덟 번째)

 

 

(2024.03.20 방송)

 

 

브라이언 클라스(Brian Klaas) 유니버스티칼리지런던(UCL) 정치학과 부교수

권력의 심리학 저자

워싱턴포스트 칼럼리스트

 

 

"alt":"권력은 왜 부패하는가"

 

 

 

1강  누가 권력을 쥐는가

 

 

 

권력의 문제들은 인류가 수천 년간 겪어 온 문제들이다

권력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정치학자로서 자주 떠올리는 질문이 있다

 

우리는 권력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가?

 

'네'라는 대답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이는 권력을 이해하지도

적임자를 사회 꼭대기에 올리지도 못했다는 뜻이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까?

권력이 잘 작동하게 해야 하고 권력의 속성을 이해해야 한다

 

 

권력의 작동 방식

가장 흔한 것은 이것이다

1. 권력은 부패한다

액턴 경이 썼던 글에서 나온 인용구다

 

"alt":"권력은 부패한다_존 달버그 액턴"

 

선한 사람도 권력을 쥐면 악행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2. 권력이 권력에 굶주린 나쁜 사람을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권력에 굶주렸다는 건 권력을 원한다는 뜻이니

권력을 손에 넣을 확률이 높다

 

"alt":"권력의 작동 방식"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권력자들이 결정권을 가지기 때문이다

정치나 사업,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 과학자의 눈으로 사회를 봐야 한다

권력을 바라보려면 '생존자 편향'을 이해해야 한다

 

"alt":"생존자 편향"

 

생존자 편향을 이해하려면 이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 아브라함 왈드(헝가리 수학자·통계학자)의 이야기 >

 

1940년대 통계학자였던 그는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도망쳤고

컬럼비아대학의 통계학 교수가 됐다

그리고 미국 정부로부터 임무를 받았는데

독일과의 전쟁에서 올바른 결정을 하도록 돕는 거였다

미국이 왈드에게 제시한 문제는 이것이다

독일 상공에서 미국 비행기들이 격추되고 있으니

통계학자의 도움을 받아 튼튼한 비행기를 만들어서

군인들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고 싶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통계학자들에게

총알구멍으로 만신창이가 된 비행기들을 보여줬다

어떤 비행기는 날개에 폭격 흔적이 남아 있었고

어떤 비행기는 꼬리에 총알구멍이 있었다

이 문제를 고민하던 장군과 관계자들은 의견이 서로 달랐다

 

&quot;alt&quot;:&quot;만신창이가 된 비행기를 두고 다른 두 의견&quot;

 

그는 '생존자 편향'의 관점에서 문제를 올바로 이해한 것이다

정말 중요한 비행기는 그곳에 없는 독일에서 격추된 비행기들이었다

날개와 꼬리, 앞부분에 총알구멍이 난 비행기들은

어떻게든 폭격을 뚫고 영국의 공군 기지로 돌아왔다

한마디로 생존한 비행기였다

 

왈드는 보강해야 할 곳은

총알구멍이 난 곳이 아니라 엔진이라고 했다

엔진에 구멍이 나면 비행기는 끝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종사들은 독일 땅에 떨어져 사망했다

 

▶▶  '생존자 편향'의 요지는 우리 눈앞에 비행기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동굴인 효과'라고 한다

우리는 동굴인들이 동굴 벽에 남긴 그림 때문에 동굴에 살았다는 걸 안다

하지만 동굴 밖에 살며 나무에 그림을 그렸는데 나무가 사라져서 우리가 못 본 것이다

이게 동굴인 효과이다

우리가 보는 건 생존한 것들이라서 관점이 왜곡된다는 것이다

이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권력자들이 생존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생존자 편향의 세 가지 단계

 

1단계, 누가 권력을 추구하는가

 

2단계, 누가 권력을 얻는가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은 처음 두 단계에서 생존한 것이다

권력을 원했으니 첫 단계에 생존했고

권력을 잡았으니 두 번째에서도 생존한 것이다

 

3단계, 누가 권력을 유지하는가

 

 

'페드로 라스쿠라인'은 역사상 가장 짧게 재임했는데

멕시코 대통령으로 50분 있었다

 

1913년 2월 9일 멕시코시티에서 보수파 반란

1913년 2월 18일 반란군 진압에 나섰던 총사령관 빅토리아노 우에르타의 쿠데타

1913년 2월 18일 프란스시크 I. 마데로 대통령 사임

1913년 2월 19일 대통령 승계 서열 3위인 외교부 장관 페드로 라스쿠라인이

멕시코 38대 대통령으로 취임

1913년 2월 19일 오후 5시 15분 대통령에 취임한 라스쿠라인은 쿠데타를 일으킨

우에르타에게 정권을 넘겨주고 오후 6시에 대통령 사임

 

페드로도 권력을 추구했고 얻었으니 1,2 단계는 통과했으나

권력을 유지하지 못해 3단계에선 탈락이다

 

정치인이나 기업인 CEO들을 보라

모두가 우리 사회의 꼭대기에 있다

전부 이 세 단계에서 살아남았다

 

권력을 추구했고, 권력을 획득했고, 권력을 유지했다

 

그렇다는 건 우리가 권력을 분석할 때

큰 문제를 간과한다는 뜻이다

권력을 원치 않는 사람들을 배제한다는 것이다

 

권력자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빙산의 수면 아래에는 더 많은 사람이 있다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지만 기회조차 얻지 못한 사람들이다

생존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생존자 편향을 통해

권력자를 선택하기 때문에 이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모욕적으로 여기는 '권력에 굶주린다'라는 표현은

권력을 추구하고, 얻고자 하는 우리 사회의 권력자를 뜻한다

그러니 권력자들을 볼 때 생존자 편향에 근거해서 봐야 한다

 

 

사회 과학자의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법

 

사회과학자의 눈에 무작위로 형성된 집단은 하나도 없다

사람들을 모을 때마다 집단 구성원에 편향이 생긴다는 뜻이다

농구나 야구 입단 테스트를 생각해 보라

야구 입단 테스트를 보러 가면

보통 사람들보다 운동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농구 입단 테스트를 보러 가면

일반인보다 키가 큰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게 '자기 선택 편향'이다

키 큰 사람들은 농구팀에 야구를 잘하는 사람들은 야구팀에 들어갈 것이다

 

권력도 자기 선택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이 개념이 중요하다

자신이 책임자가 돼야 한다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인 것이다

권력자 집단도 무작위가 아닌 것이다

예를 들어 누가 미국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대부분 미국인은 본인이라고 답하지 않는다

 

&quot;alt&quot;:&quot;트럼프의 말&quot;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하나 나오는데

스스로 권력을 택한 사람들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특이하다는 것이다

 

&quot;alt&quot;:&quot;권력에 굶주린 사람들의 특성&quot;

 

 

어떤 사람이 권력을 원할까?

 

여러 방면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방법 1) 인간이 아닌 종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다

인간 사회의 온갖 편향과 시스템이

우리 자신을 연구하려 할 때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의 경우,

지배 성향이나 권력 추구 행동은 유전적으로 나타난다

유전자를 통해 세습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하이에나의 지배 성향은 모계 유전자를 통해 내려온다

어미가 지배 성향을 물려준다

어미가 우두머리면 새끼도 그럴 거라는 것이다

 

제브라피시는 그 반대다

아빠 물고기가 우두머리면 새끼 물고기도 우두머리가 된다

그럼 인간도 마찬가지일까?

 

어쩌면 권력 추구 행동이 유전적으로 결정될지도 모른다

몇몇 연구에 따르면 이 가설은 사실이다

'리더십 유전자'라는 걸 발견한 연구가 있다

 

&quot;alt&quot;:&quot;리더십 유전자&quot;

 

이제 단순하고 직관적인 유전적 관점이나

복잡한 사회 현상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의심해야 한다

리더십 유전자도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관련 있다기보다

권력 획득에 유리한 특성에 가깝다

(사교적, 외향적, 호감, 수려한 외모)

 

이런 특성은 권력 추구가 아니라 권력 획득과 관련 있다

그러니 권력 추구와 획득에 유리한 특성은 구분할 수 없다

결국 어떤 사람이 권력을 추구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심리학적 분석에 사용하는 척도

 

측정법 1) nPow(권력욕구)

심리학자들이 사용한 척도로 결과는 아주 다양했다

권력을 원치 않는 사람도 집착하고 갈망하며

타인을 지배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측정법 2)  사회 지배 지향성(Social Dominance Orientation, SDO)

타인을 통제하려는 사람들과 관련 있다

타인을 통제하고 권력을 행사하는데

파괴적인 방식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시스템이 어떻게 특정인을 권력으로 이끄는지 생각해야 한다

이 점이 중요하다

권력을 얻어서 부패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이 자기 선택 편향을 보이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2024.03.21 방송)

 

 

2강  왜 나쁜 리더를 뽑는가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궁금해

온갖 나라에서 권력자들과 얘기를 나눴다

그중에는 기업인과 부패 권력자도 있었고

독재자나 폭군, 끔찍한 짓을 한 사람도 있었다

 

연구 과정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이들이 특이하단 거였다

일반인들과는 달랐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엄청나게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호감형이었다

 

이렇게 되면 연구자는 인지 부조화를 겪는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끔찍한 짓을 저질렀는데

그 사람의 농담에 웃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책임자가 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본인을 좋아하게 만든다

 

&quot;alt&quot;:&quot;호감을 얻는 권력자들&quot;

 

단시간에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면접을 예로 들어 보자

45분 안에 면접관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

선거도 목적이 같다, 후보자를 잘 몰라도

좋은지 싫은지만 판단하고 그들이 당선되면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이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전에 말한 '생존자 편향'과 관련 있다

실제 권력자와 우리가 원하는 권력자는 다르다

우리는 선하고 진실되며 뛰어난 능력과 기량, 따뜻함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 사람을 원한다

하지만 우리가 초점을 맞추는 건

누가 생존자 편향의 세 단계를 통과했느냐다

우리가 원하는 것과 반대로 권력자를 택한다는 뜻이다.

 

권력을 얻는 데 능하다고 권력을 잘 행사하는 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호는 온갖 편향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많은 사회에 여성 혐오와 성차별, 인종 차별 문제가 있다

권력 분배 방식에 있어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다

책임자를 선택할 때 편향이 끼어든다는 뜻이다

 

우리는 권력자가 특정 외모를 갖는다고 학습돼 왔다

실제로 이런 현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실험한 연구가 있다

 

&quot;alt&quot;:&quot;얼굴만으로 책임자 고르는 연구&quot;

 

아이들에게 주어진 정보는 얼굴밖에 없다

그런데 아이들이 사진에 대해 몰랐던 사실은

한 사람은 유럽의 선거에서 승리한 사람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떨어진 사람이었다

 

이런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는데도

아이들은 약속한 듯 당선자를 선장으로 택했다

아이들도 리더처럼 보이는 얼굴을 알아봤고

그 얼굴은 유권자들이 표를 준 얼굴과 일치했다

 

우리는 권력이 합리적인 이유로 분배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의미다

유능하고, 착하고, 정직해서 권력을 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연구의 결과처럼 리더처럼 보이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이게 오늘날 문제가 되는 이유는 각종 편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대 역사를 통틀어 권력자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백인 남성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quot;alt&quot;:&quot;세계 500대 기업 경영진 선임 결과&quot;

 

서구 사회의 연구 결과들로 밝혀진 것은

권력자처럼 보이는 사람들과 과거에 권력자였던 사람들의

인구 통계학적 편향이 겹친다는 것이다

이는 권력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을 끌어당기려면

우리가 누구에게 권력을 줄지 고민해야 한다는 걸 시사한다

 

여러분이 권력을 추구하고 권력을 얻고자 한다고 상상해 보자

그런 생각으로 사회를 보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남성이 권력을 쥔 경우가 많다

만약 여러분이 권력을 원하는 젊은 여성이라면

남성들로 가득한 사회를 보게 될 것이다

그때 구조적 편향이 생긴다

 

가끔은 무의식적으로도 생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난 이 집단에 어울리지 않아'

이런 일이 생기는 건 슬프지만 구조적 영향은 현실이다

 

사람들은 권력을 분배할 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런 편향들에 따라 결정한다

즉, 사회적 현상들은 특정 유형의 사람들이 권력을 얻도록 편향돼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성격적 특성이나 권력에 굶주린 특성에 끌렸고

권력 욕구사회지배 지향성은 특정인이 권력을 더 추구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도태 현상이 발생한다

우리가 권력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큰 문제가 있다

우리는 권력자들을 보며 말한다

 

&quot;alt&quot;:&quot;권력자를 보는 우리의 관점&quot;

 

우리가 교체한 책임자도 권력을 남용하거나 부패하거나

잘못된 리더십을 보여 준다

 

왜 잘못된 리더가 계속해서 나오는 걸까?

시스템이 고장 났기 때문이다

권력의 메커니즘이 잘못된 사람들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권력을 잘 사용할 사람이 아니라 

권력 획득에 능한 사람들에게 권력을 쥐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자격이 없는데도 그 자리에 오래 있는 것이다

 

만약 이 문제를 해결하고 권력을 재구성한다면

우리는 역사상 최초의 세대가 될 것이다

로마와 고대 그리스, 이집트 시대부터 지금까지

인류를 괴롭힌 문제를 해결한 세대로 말이다

 

그러려면 영리해져야 한다

권력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조해서

최고의 사람을 끌어들여 권력을 주고 유지하게 해야 한다

최악의 사람을 뽑는 건 그만두고 말이다

 

 

< 외딴섬에 좌초된 배의 이야기 >

 

1960년대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바타비아호는

호주 해안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난파됐다

생존자들은 작은 섬으로 피신했지만 사람이 살 만한 곳이 아니었다

음식과 물을 구하고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서

회사의 리더들은 구명보트를 타고 도움을 청하러 떠났다

그렇게 몇몇 사람들만 섬에 남게 됐다

그중에는 권력에 굶주린 사이코패스가 한 명 있었는데

스스로 권력을 휘두르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결국 바타비아의 생존자들은 모두를 통제하고자 했던 

한 남성에 의해 살해당했다

 

자연 상태에서 인간의 행동이 절망적임을 보여주는 얘기다

규칙이 사라지고 고립되는 상황에 놓이면

우리도 결국 서로를 이용하면서

인간 사회의 제약을 파괴하는 포식자가 될지도 모른다

 

이는 인간성을 디스토피아적이고 우울하게 보는 관점이다

하지만 이 아타섬에 고립된 소년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quot;alt&quot;:&quot;아타섬에 고립된 소년들의 이야기&quot;

 

아이들은 경쟁이나 공격성에 지배되지 않았다

폭력과 학대도 없었다

소년들은 힘을 합쳐 다 같이 문제를 해결했고 교대로 일을 분담했다

공격이나 학대가 아닌 사고로 누군가 다치면 모두 그 아이를 돌봤다

 

이 이야기는 사회의 규칙이 사라져도 

바타비아호 사건처럼 디스토피아적인 모습이 아니라

보다 긍정적인 인간성을 보여 준다

집단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권력이 사용된 사례다

 

어떤 게 우리의 진짜 모습일까?

인류의 진화에 그 답이 있다

우리에겐 과학적으로 검증된 진화론이 있다

진화론에 따르면 인간은 다른 종에서 진화했다

지질 연대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6백만 년 전의 역사에서 내려오다 보면

침팬지와 인간의 마지막 공통 조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인간은 유인원에서 갈라져 나왔고 침팬지와 공통 조상을 갖는다

한때는 우리도 같은 동물이었는데 진화를 거치며 

현생 인류가 탄생했고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상에서 20만 년을 살았다

 

'침팬지 폴리틱스'는 침팬지 정치학을 연구한 프랑스 드 발이 만든 용어다

침팬지들은 엄격한 위계질서를 따르고

그 위계는 철저히 지배자 중심으로 형성된다

확실한 우두머리가 꼭대기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권력 찬탈을 위한 협력 관계도 존재했다

한 침팬지가 다른 침팬지를 타도하는 쿠데타도 일어난다

 

침팬지를 관찰한 결과를 보면 이런 가설이 세워진다

6백만 년 전에 침팬지와 조상이 같다면

인간의 정치와 권력도 침팬지와 같지 않을까?

하지만 인간의 행동은 침팬지와 같지 않다

 

심리학자 마이클 토마셀로는 아이들을 통해 인간을 연구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보상을 주는 실험을 했다

보상은 임의로 주어져서 한 아이가 사탕을 더 받는 불공평할 때도 있었다

두 살 배기는 다른 아이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사탕을 많이 받으면 그저 기쁜 마음으로 보상을 누렸고

불공평한 상황은 아무렇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세 살짜리들은 공정함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탕을 덜 받은 아이들의 입장을 생각했고

보상을 더 받은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몫을 나눴다

인간은 세 살 때부터 침팬지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우리는 공정함에 대한 기준과 불공정함에 대한 견해를 갖고

정의로운 사회에서 살길 원한다

 

 

 

 

(2024.03.22 방송)

 

 

3강  스트롱맨에게 끌리는 이유

 

 

 

 

인류의 역사를 수십만 년이라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한 시간 중 99.8%는 

아주 작은 집단에 속해 살았다

보통 '무리'라고 한다

 

'무리'는 소수 집단으로 보통 60~80명 정도의 규모이다

그 정도의 사회는 오늘과 모든 게 다를 것이다

우리는 인구가 수천만 명인 국가에 살며

80억 명의 타인들과 세계화를 이룬다

지금이 훨씬 더 복잡하다

 

하지만 우리의 사고는 과거를 항해한다

진화로 다듬어지고 훈련된 사고로 무장한 채

오늘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탐색한다

더 단순한 인과 관계와 더 단순한 사회,

더 작은 집단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세상을 말이다

 

그리고 수렵 채집민들에게서 인류학자들은 뭔가를 발견한다

오늘날에도 수렵 채집민들이 있다

 

&quot;alt&quot;:&quot;수렵 채집을 하는 사람들&quot;

 

우리와는 아주 다른 삶을 산다

그들은 '평평한 사회'에 산다

평평한 사회라는 건 위계질서가 없다는 뜻이다

 

오늘날의 사회는 거의 모든 일상에 위계질서가 개입한다

학교에 가면 상담사가 있고 교수가 있고 선생님이 있다

사회로 나가면 상사가 있고 그 상사에겐 또 상사가 있다

정부에도 엄격한 위계질서가 존재한다

우린 이렇게 수직적인 위계질서에 따라 살아간다

 

하지만 먼 과거의 수렵 채집민과

현재까지 수렵 채집민으로 사는

파푸아뉴기니나 브라질에 사는 부족들은

책임자가 없는 훨씬 더 평평한 사회에서 산다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소규모 집단에서

결정권자가 한 명이면 빠르게 부패하기 때문이다

 

구성원이 수백만 명이라면 행동을 조정하거나

규칙을 따르게 하는 게 불가능하지만

60~80명 정도면 가능하다

 

그래서 수렵 채집민들은 '역전된 지배 위계'를 만들었다

수렵 채집민 사회가 진화하고 규칙을 발전시켜

평평한 사회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누군가 권력을 장악하거나 타인을 지배하려는 순간

만신창이가 돼 끌어내려지는 것이다

 

< 아프리카에 사는 !쿵족 >

 

&quot;alt&quot;:&quot;아프리카 쿵족&quot;

 

 !쿵족은 화살촉을 교환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누구나 사냥에 일조할 수 있도록 말이다

만약 무리에 특출한 사냥꾼이 있다면 리더가 될 재목이다

그는 무리에 식량을 공급한 공로를 인정받아

사회를 책임질 더 큰 권리를 갖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규칙을 정한 것이다

 

&quot;alt&quot;:&quot;아프리카 쿵족의 규칙&quot;

 

추상적인 내용 같지만 !쿵족은 이런 규칙과 메커니즘을 통해

위계질서를 없애고 사회를 평평하게 유지했다

 

그런데 이 체제는 왜 오늘날 존재하지 않는가?

왜 우리 사회는 평평하지 않을까?

 

잠시 침팬지들에게 가 보자

침팬지들은 손쉽게 지배력을 가질 수 있다

침팬지 사회에서 권력을 얻는 수단은 큰 덩치와 강한 힘이다

전투를 벌이고 싸워 권력을 쟁취한다

누군가 도전장을 내밀면 싸움이 시작되고 승자가 권력을 쥐는 것이다

 

왜 인간은 전투를 해서 책임자를 뽑지 않는 걸까?

인류가 원거리 무기를 발명했기 때문이다

창과 활, 화살, 투석기가 원거리 무기다

 

&quot;alt&quot;:&quot;권력의 심리학&quot;

 

어깨 구조가 우리와 다르다

돌을 던져도 옆으로 날아가 버린다(최고 속도 시속 30km)

반면 인간은 시속 160km를 던진다

 

이제 이 내용을 현실에 적용해 보자

어느 날 갑자기 작고 나약한 인간이 강자를 죽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게 원거리 무기이다, 평등해진 것이다

불행히도 오늘날엔 총이 생기면서

큰 키나 힘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원거리 무기로 균형이 맞춰진 셈이다

 

이건 위계질서를 강제로 없앨 수 있다는 뜻이다

강한 자들에게 원거리 무기라는 고민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류학자들은 원거리 무기의 등장이

신체적으로 강한 자들이 지배하던 집단에서

더 평등한 사회로 변한 것과 관련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물론 역사에 100%는 없다

개인이 타인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졌던 사회도 있었지만

과거의 사회가 오늘날보다 평평했던 건 사실이다

약 11,000년 전의 이 변화는 두 개의 가설을 만들어 냈다

 

농업 가설

11,000년 전 어느 날 갑자기 인간들은

농작물을 기르는 게 더 확실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식량을 사냥하고 채집하는 대신 

한 곳에 정책해 사냥하면서 농작물을 기르기로 한다

그러다 보니 더 큰 도시를 세우는 게 가능해졌다

 

매일 식량을 구하려고 돌아다니며 사냥하고 열매를 따야 했을 땐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한곳에 정착할 수 없었다

그랬다간 굶어 죽었을 것이다

 

농업 가설은 농업이 출현하고 인간 사회로 퍼지면서

집단이 커졌다는 것이다

60~80명 정도였던 무리가 수천, 수만 명의 도시가 됐다는 것이다

위계질서를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정복 가설

전쟁을 통해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정복하면서

집단의 규모가 커진다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작고 나약한 인간이 강자를 죽일 수 있게 된 것이다

A 집단이 B 집단을 무찌르면 군인은 천 명이 되고

천 명의 군인을 거느린 집단은 더 많은 전투에서 이길 것이다

그래서 전쟁을 할수록 더 큰 군대를 가져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따라서 정복 가설은 이런 압박감이 확산되면서

집단이 커지고 위계질서가 생겼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위계질서 없이도 집단을 조정할 수 있는

동물과 곤충이 있다

 

예를 들어, 사회성 곤충들은 여왕이 한 마리 있고

그 아래로 수컷이나 일꾼들이 조직적으로 구성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향기나 페로몬을 이용해

소통하고 규칙을 만들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권력'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권력을 이용해 인간 사회의 노동과 책임을 분담한다

우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진화해 왔고

정신은 먼 과거에 형성됐다

 

현재는 수렵 채집민들이 문제를 해결하던 세상과 다르다

따라서 권력에도 '진화적 불일치'가 생긴다

 

특히 독재자형 리더(Strong Man)라는 형태로 더 해롭게 작용한다

만약 여러분이 만 년 전에 책임자를 선택해야 하거나

수렵 채집민 사회에 사는데 라이벌 무리의 습격을 받았다면

그 순간, 자연스럽게 리더를 찾을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신체적으로 강한 남성을 고를 것이다

왜냐하면 10만 년 전이나 1만 년 전에는

강한 남성 뒤에 있는 게 생존 확률이 높았다

침팬지처럼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진화적 불일치는

우리 뇌가 옛날처럼 사고한다는 걸 뜻한다

우리 종이 진화해 온 과정의 99.9%가

그렇게 사고했을 때 생존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리더를 선택하는 실험에서

사람들에게 책임자를 고르게 하고 이런 말을 한다

"여러분 위기 상황입니다 곧 전쟁이 닥칠 거예요"

"기근이나 팬데믹으로 비상사태가 시작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강한 남성을 리더로 뽑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의 적응성인데 여전히 나타난다

실험을 반복해도 결과는 같다

몇몇 리더들은 이 사실을 써먹는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상의를 벗고 사진을 찍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의 사고방식을 이용하는 것이다

진화된 감각은 위기 상황에서 강한 남성에게 의지해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정치학자가 말한다

푸틴은 인기가 떨어진다 싶으면 위기 상황을 언급한다고 말이다

우리 뇌에 잠재된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이렇게 만든다

"신체적으로 강한 남성에게 의지해야 해"

'나만이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권위주의적 리더를 '스트롱맨'이라 한다

 

우리는 인지 편향을 갖게 됐고 리더를 선택하는 과정을 왜곡시킨다

우리의 인지 편향을 다른 영역에 대입해 보자

치과에 갔다고 하자

그런데 치과 의사가 본인의 체력을 보여 주려고

갑자기 셔츠를 벗고 팔굽혀펴기를 하는 것이다

신고하거나 다른 의사에게 진료받고 싶을 것이다

 

권력에서는 늘 있는 일이다

정치적으로 힘 있는 자들은 자신이 강한 남성이라는 걸 보여 주려 한다

이런 인지 편향은 사회적 편견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잘못된 이유로 사람을 선택하게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한 두 가지 방법

 

방법 1) 없는 '척' 하기

눈과 귀를 막고 이러는 것이다

'권력이나 리더를 선택하는 데 진화는 아무 상관없어.'

 

방법 2) 편향의 존재를 인정하고 대응 시스템 만들기

편향은 존재하고 우리 정신이 진화하며 만들어 낸 

어리석은 지름길은 여러 실험과 현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스트롱맨 편향을 극복하는 첫 번째는

편향을 인정하고 받아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우리 뇌의 비이성적인 면을 이용하려 들면

방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잠깐, 강한 남성처럼 보인다고 독재자에게 투표해야 할까?"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권력을 평가하는 건?"

"재능이나 능력, 선한 마음, 열정 같은 것들이 있잖아"

 

그래서 '권력의 진화'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편견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권력의 진화를 아는 것이 편견을 바로잡고 

권력이 잘 작동하게 만드는 첫걸음이다

 

 

 

 

(2024.03.25 방송)

 

 

4강  권력자보다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

 

 

 

 

우리는 권력에 대해 생각할 때 사회를 책임지는

정치인, CEO, 지도자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걸 간과한다

바로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권력자뿐만 아니라 권력의 작동 방식도 결정한다

권력을 잘 작동시키려면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

 

 

문화적 차이를 보여주는 연구

 

「쌀과 밀 농업으로 설명되는 중국 내 대규모 심리적 차이」 seience(2014)

각각 쌀과 밀을 재배하는 사회에서 자란 사람들 간의 차이로

주식이 빵과 밥인 사람들을 비교하는 연구이다

몇몇 가설에 따르면 쌀은 공동체적 작물이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 기를 수 있는 작물이다

우리 집 논에 물이 넘치면 다른 집 논도 피해를 입는다

반면, 밀 농사는 심어 놓기만 하면 신경 안 써도 된다

나만 잘하면 된다

 

연구진들은 이 연구에서 문화가 양분되는 양상을 발견했다

개인주의 문화인지 집단주의 문화인지에 따라서 말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quot;alt&quot;:&quot;스타벅스의 움직이는 의자 실험&quot;

 

&quot;alt&quot;:&quot;스타벅스의 움직이는 의자 실험2&quot;

 

밀을 생산하는 지역이 쌀을 생산하는 지역보다

더 개인주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의 모든 부분이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권력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권력은 시스템의 설계와 작동 방식에 절대적으로 좌우된다

 

이 사실을 증명하는 한 사람은

궁극의 권력을 쥐었던 '폴 브리머'이다

 

&quot;alt&quot;:&quot;폴 브리머&quot;

 

세상을 돌아다니며 미국 정부를 대변했다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청렴하고 진실되며 품위 있는 태도로 살았다

우리가 바라는 권력자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2003년 그는 국방 장관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는다

"폴, 이라크를 통치해 주시죠. 우리가 방금 공격한 나라를 맡아 줘야겠어요."

하룻밤 사이에 폴 브리머는 독재 정권을 계승하게 됐다

브리머가 경험했던 시스템과는 완전히 달랐다

 

당시 이라크의 시스템은 절망적이었다(2003년 연합군 침공 이후의 이라크)

독재 정부도 문제였지만 미국의 침공으로 나라가 무너지고 있었다

권력 시스템은 붕괴했고 거리는 혼란스러웠으며 폭력이 난무했다

 

부임 첫날, 브리머는 회의를 열어

가게를 약탈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할지 논의했다

폴 브리머는 동료들에게 말했다

"강도들에게 무력을 써야 할까요?", "총을 쏴야 할까요?"

이라크는 잔인한 시스템을 가졌고

내전을 염려한 브리머는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quot;alt&quot;:&quot;달라진 폴 브리머&quot;

 

이 이야기의 요지는 권력 시스템이 사람의 행동을 바꾼다는 것이다

브리머는 현재 스키 강사로 일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스키를 가르치는 사람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TV를 훔치는 사람들을 죽여야 하는지 고민했다

 

북한 같은 곳에서 독재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통제가 잘 되고 부유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되는데 필요한 기술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시스템이 중요한 것이다

 

사람에게만 초점을 맞추면 문제의 반을 놓치게 된다

시스템이 중요한 또 다른 영역_경찰

 

경찰 얘기가 나오면 권력 남용 문제가 대두된다

폭력을 행사하거나 부패한 경찰도 있고

사람을 죽이는 경찰도 있다

 

2020년에 조지 플로이드라는 사람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에게 살해당했다

경찰은 플로이드가 죽을 때까지 8분간 그의 목을 졸랐다

 

&quot;alt&quot;:&quot;미니애폴리스 경찰관 과실치사&quot;

 

미국의 경찰권 남용을 보여 주는 사건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수많은 사람이 경찰 폭력과

경찰권 남용으로 목숨을 잃는다

 

&quot;alt&quot;:&quot;경찰 폭력으로 사망하는 민간인 수&quot;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니까'라고 말하긴 쉽다

제복을 입은 삐뚤어진 경찰들이 폭력적이고

나쁜 짓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그게 다가 아니다

 

왜 그런 사람들이 경찰이 됐는지가 중요하다

왜 미국에는 폭력 경찰이 많을까?

답은 경찰 채용에 있었다

미국 전역의 경찰 커뮤니티에서 살펴본 광고들은 정말 괴상했다

조지아 주 도라빌은 애틀랜타 외곽에 있는 인구 1만 명의 작은 공동체다

몇 년 전, 도라빌에서 만든 경찰관 모집 광고는 정상이 아니었다

 

영상은 '퍼니셔'의 로고가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퍼니셔는 만화에 나오는 안티히어로인데

범죄자들을 잡아 고문하는 인물이다

다음으로 등장하는 건 도라빌의 경찰관들인데

경찰 특공대 탱크를 타고 등장한다(군용 장갑차)

'SWAT'이라고 적힌 탱크를 공격적으로 몰고 오더니

탱크에서 내려 위장 전투복을 입은 채로 연막탄을 던진다

동네 경찰관이라기보다는 군인처럼 보인다

그러고는 목표물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한다

 

&quot;alt&quot;:&quot;도라빌의 경찰 모집 광고&quot;

 

'누가 이걸 보고 도라빌의 경찰관이 되려 할까' 싶지만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다

퍼니셔 로고와 전투복, 탱크를 보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다

"인구 만 명이 사는 마을에서 탱크를 몰고 싶어"

무작위 집단이 아니다

 

군국주의적이고 폭력적이며 권위주의 성향이 높고

경찰은 총을 가질 수 있고 타인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사람들이 모인다

 

실제로 미국은 참전 용사 출신 경찰이 많고

경찰 폭력 사건 수도 비정상적으로 많다

한 국가는 이게 문제라는 걸 깨닫고 바로잡기로 했는데

바로 뉴질랜드이다

 

뉴질랜드는 치안 시스템 설계를 신중하게 고민했다

경찰 메커니즘과 권력을 타인에게 남용하거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 공무원으로서 봉사할 사람들을 원했다

 

그래서 홍보 캠페인을 시작했다

영상은 경찰들이 범인을 추격하며 시작된다

 

&quot;alt&quot;:&quot;뉴질랜드의 경찰 홍보 영상&quot;

 

경찰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경찰관의 모습이 아니다

제복을 입은 사람 중에는 여성과 소수 민족도 많다

길을 건너는 노인을 돕기 위해 추격을 멈추기도 하고

갑자기 사람들과 춤을 추면서 유쾌한 모습도 보여 준다

경찰이라는 직업을 재밌고 친근하게 해석했다

영상이 끝날 때쯤엔 마침내 범인을 잡는데 범인은 보더콜리였다

여성의 가방을 훔친 녀석이었다

 

&quot;alt&quot;:&quot;뉴질랜드의 경찰 모집 광고 문장&quot;

 

도라빌의 퍼니셔 로고와는 정반대이다

경찰을 군국주의적인 유사 군 조직으로 묘사한 게 아니라

지역민을 돌보는 치안관으로 묘사하고 있다

 

&quot;alt&quot;:&quot;뉴질랜드의 경찰 지원자 수 추이&quot;

 

그 결과 뉴질랜드의 경찰관 지원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지원자들이 밀려들었고 지원자들의 다양성도 증가했다

여성 지원자도 많았고 소수 민족 지원자도 많았다

다양한 인종과 개인적 특성의 사람들이 경찰에 지원했다

덜 권위주의적이고 덜 폭력적인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뉴질랜드 경찰들은 점점 지역 사회와 좋은 관계를 맺고

폭력도 덜 사용하게 됐다

 

&quot;alt&quot;:&quot;권력과 시스템의 관계&quot;

 

우리가 계속해서 개인을 비난하고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똑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겪게 될 것이다

시스템이 도덕적으로 투명하고 정당한 사회라면

정직하고 선한 사람들이 권력에 이끌릴 것이다

 

권력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

 

 

 

 

(2024.03.26 방송)

 

 

5강  권력은 왜 사람을 악하게 만드나

 

 

 

 

유엔은 자국을 대표하는 사절단이 뉴욕에 오는 경우

외교관 면책 특권을 부여한다

범죄를 저질러도 기소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면책 특권은 불법 주차에도 적용됐는데

이를 악용하는 외교관들이 많아지면서 문제가 됐다

 

뉴욕시가 외교관들에게 받지 못한 과태료가

1,800만 달러에 달했다

그런데 20년 전 당시 뉴욕 시장이었던

마이클 루벤스 블룸버그가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그는 법을 바꿨다

 

&quot;alt&quot;:&quot;뉴욕시 외교관 주차 면책 폐지&quot;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사회 과학자들이 말하는 자연 실험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법 개정 전에 외교관들은 무슨 짓을 해도 괜찮았다

하지만 법 개정 후에는 권력 남용의 대가를 치르게 됐다

 

법 개정 전에는 권력 남용과 문화의 부패 정도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부패한 나라의 외교관일수록 더 부패한 모습을 보였다

이집트나 예멘, 사하라 이남의 차드 같은 곳들이다

한 명당 190장의 주차 딱지를 갖고 있었다

덜 부패한 나라는 어땠을까?

노르웨이나 일본에서 온 외교관들의 위반 횟수는 아주 적었다

한두 번 위반했거나 위반한 적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법이 없고 제재가 없었을 때는 자국 문화의 부패 정도가

개인의 행동을 결정했다

하지만 강제력과 처벌 조항이 생기자

모든 것이 한순간에 변했다

 

불법 주차를 일삼던 이집트와 예멘의 외교관들이

노르웨이나 일본 외교관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책임을 부여하자 권력 남용의 양상이 변한 것이다

 

법이 느슨하고 구멍이 있을 때는 문화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다

시스템이 법을 바꾸고 권력 남용에 벌칙을 부과하면

책임을 지우는 것만으로도 선한 행동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나 일본에서 온 외교관들도

(법 개정 이전의 뉴욕에 오래 머물다 보니)

느슨한 시스템 속에 장시간 체류하게 되자

불법 주차의 횟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권력은 부패할까?

 

&quot;alt&quot;:&quot;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quot;

 

이 말은 권력과 권력으로 변하는 사람들을 얘기할 때 쓰는 말이 됐다

이 말을 증명할 증거는 바로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이다

심리학 역사상 가장 유명한 실험이다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은 아주 간단하다

1970년대에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건물 지하에 가짜 교도소를 만들었다

그리고 실험을 위해 광고를 내보냈다

 

&quot;alt&quot;:&quot;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광고&quot;

 

그들은 가짜 죄수와 가짜 교도관이 되었다

죄수와 교도관 역할은 무작위로 배정됐고

규칙이나 지시 사항은 주어지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지켜보기만 했다

 

결과는 끔찍했다

며칠 만에 교도관들이 죄수들을 학대하기 시작했다

그 방법이 너무 잔인해서 짐바르도 교수의 여자친구가 구경 왔다가

실험을 그만두라고 했을 정도로 통제 불능 상황이었다

지원자들은 또래였다

친구 사이도 있었고 사회적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이었다

 

이 실험에 따르면 권력은 사람을 부패하게 한다

제복만 입으면 평범한 사람도 폭력적인 교도관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가 잘못 해석됐다고 생각한다

당시에 밝혀지지 않은 정보가 있었다

 

그 사람들은 어떻게 실험에 참여하게 된 걸까?

2007년 몇몇 연구자들은 교도소 실험을 재현하기로 하고

한 가지 변화를 줬다

그들은 원래 광고와 같은 문구를 쓰기로 했다

 

&quot;alt&quot;:&quot;2007년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광고&quot;

 

그리고 참가자들이 모이자 심리 테스트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의 성격과 특성을 평가했다

'교도소' 실험인 걸 알고 지원한 사람들은 이런 성향이었다

그룹 1) 마키아벨리즘 / 나르시시즘 / 권위주의

그냥 광고를 보고 지원한 사람들보다 더 말이다

기존이 실험 결과를 완전히 뒤집어 버린 것이다

수십 년 간 권력이 부패한다고 믿어왔는데 아니었다

 

&quot;alt&quot;:&quot;권력이 부패할 사람을 끌어들인다&quot;

 

시스템과 채용 방식이 중요했던 것이다

 

권력이 부패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 권력이 사람을 부패하게 만드는 사례 >

 

마 아난드 쉴라(Ma Anand Sheela)는 인도에서 자랐다

18살이 되자 삶의 의미를 찾아 '라즈니쉬'라는 뉴에이지 종교 집단에 들어갔다

'바그완 슈리 라즈니쉬'를 추종하는 종교였는데 바그완은 구루였다

추종자들에게 그는 신이었다

그는 세금 문제로 인도에서 추방당한 상태여서 살 곳이 필요했다

그래서 미국의 오리건주에 공동체를 세우기로 한다

쉴라는 공동체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맡았고

'앤털로프'라는 인구 50명 정도의 작은 마을에 정착했다

공동체가 세워지자 쉴라는 빠른 시간 안에

엄청난 권력자가 됐다

쉴라는 인구수를 수천 명으로 늘렸다

모두 바그완 슈리 라즈니쉬의 제자들이었다

그녀는 국제공항을 세웠고 수천 채의 집을 지었다

그리고 배관과 전기를 설치하는 등 각종 시설을 들였다

쉴라가 책임자가 됐을 땐 신과 다름없었다

라즈니쉬가 침묵의 서약을 하면서 쉴라가 그의 목소리가 됐다

18살 때까지만 해도 예술가를 꿈꿨던 쉴라는 2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오리건주에서 신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사람이 된 것이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쉴라의 권력이 그녀를 타락시켰다 

 

그러다 지역 정부가 개입한다

 

&quot;alt&quot;:&quot;앤털로프 공동체 폐쇄&quot;

 

그래서 후보자를 출마시켜 마을을 빼앗고

마을 이름도 앤털로프에서 '라즈니쉬푸람'으로 바꿨다

마을을 장악하긴 했지만 이번엔 카운티가 마을을 폐쇄하려 했고

카운티의 선거에서 이기기엔 머릿수가 부족했다

쉴라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제 후보를 내고 표를 몰아주는 방법으론 안 되겠어"

"유권자 수를 줄이면 이길지도 몰라"

"카운티의 유권자 수를 줄이자"

쉴라는 사람들을 독살하기로 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생물 테러였다

인근 레스토랑의 샐러드 바에 살모넬라균을 뿌려 수천 명을 해쳤다

 

&quot;alt&quot;:&quot;살사 바 생물테러 사건&quot;

 

쉴라는 투표율을 떨어뜨려 선거에서 승리하고

카운티를 장악할 생각이었다

그 당시, 미연방 정부에서 조사관을 파견했는데

쉴라는 독을 탄 물을 조사관들에게 내줘 그들도 독살하려 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지만 조사관들은 치료를 받았다

 

쉴라는 4~5년 간 감옥에 있었다

그녀는 추방당한 후 스위스에 정착했고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

몇 년 전 스위스 요양 시설에서 정신장애인들을 돌보고 있는 쉴라를 만났다

정직하게 살며 사람들을 도왔다

스위스 정부에서 쉴라에게 취약 계층을 맡길 정도였다

 

쉴라는 권력이 부패한다는 걸 보여준 살아 있는 예이다

하지만 앞서 본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에서는

실험에 대한 광고가 부패할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그렇다면 두 가지 가설 중 어떤 게 맞을까?

 

&quot;alt&quot;:&quot;권력은 부패하는가&quot;

 

둘 다 권력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적임자가 아닌 사람을 끌어들이는 지를 잘 설명한다

 

 

 

 

(2024.03.27 방송)

 

 

6강  권력의 뇌는 어떨까

 

 

 

 

권력은 사람의 두 가지를 바꾼다

 

 

1. 사고방식

 

권력을 쥐게 되면 실제로 뇌의 화학 작용이 바뀐다

중요한 건 누군가 권력을 얻게 되면

권력이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꾼다는 걸 우리가 안다는 것이다

 

사고방식을 바꾸는 예 1 >

 

우선 많은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

권력을 손에 넣은 사람은 인생의 승리자이다

상황이 본인 위주로 계속 돌아간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면 인생에서 승리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난 질 수 없다'라고 생각해 주사위를 더 던지게 된다

자신이 책임자이니 타인의 목숨으로 도박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 결정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런 현상을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한다

권력자와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 개념으로

자신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과대망상을 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원치 않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사고방식을 바꾸는 예 2 >

 

권력자들은 자기중심적으로 변한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게 된다

여러분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따른다고 상상해 보라

권력자가 되는 건 심리적을 정말 특이한 경험이라

우리 대부분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자주 겪을수록 권력자는 더 거만해지고

나르시시즘과 통제의 환상이 만나면서 위험한 조합이 탄생한다

 

권력이 있으면 뭘 해도 된다는 생각 때문에 권력 남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2. 뇌

 

영장류를 예로 들 거라 아주 정확하진 않지만

권력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 줄 것이다

개코원숭이     마카스원숭이

 

개코원숭이 사회는 위계질서가 확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생기는지 알 수 있다

개코원숭이들은 위계에 따라 스트레스 정도가 달랐다

낮은 계층일수록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다

스트레스는 노화 정도를 테스트해 측정했다

 

사람도 생물학적 나이와 달력 나이가 있지만 일치하진 않다

노화의 속도가 빠르거나 느린 사람이 있다

서열이 가장 낮은 개코원숭이는 스트레스로 노화 속도가 빨랐다

 

&quot;alt&quot;:&quot;개코원숭이 서열별 코르티솔 수치&quot;

 

정상에 앉아 있다는 사실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다른 원숭이들이 끊임없이 그 자리를 노린다

온종일 위협 세력을 걱정하고 이를 막을 방법만 생각한다

 

개코원숭이 사회에서 발견한 또 한 가지는

두 번째 권력자의 자리가 가장 좋다는 것이다

짝을 선택할 수 있고 식량도 맘껏 먹지만

배신에 대한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

 

영장류만의 얘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CEO나 대통령의 노화를 살펴보면 똑같은 현상이 발견된다

검사 같은 건 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피를 뽑는 건 비윤리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체적 노화를 통해 재임 동안의 변화를 볼 수 있다

 

&quot;alt&quot;:&quot;버락 오바마의 취임 전후&quot;

 

버락 오바마의 경우 임기 초반에는 혈기 왕성했지만

백발이 돼 퇴임했다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노화를 관찰한 연구가 있다

CEO의 경우, 스트레스가 심한 기간이 있었는데

파산이나 금융위기, 재정 파탄, 팬데믹 같은 시기에는

실적이 좋은 기업의 CEO들보다 훨씬 빨리 늙었다

 

&quot;alt&quot;:&quot;권력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노화&quot;

 

뇌의 도파민을 조사한 연구를 보면 알 수 있다

 

 

 

< 원숭이와 코카인 연구 >

 

우선 원숭이 네 마리로 무리를 만들면

매우 빠르고 명확하게 1번부터 4번까지 위계질서가 정해진다

상위 두 마리는 권력을 얻고 하위 두 마리는 그러지 못한다

이 상태에서 연구진은 원숭이들에게 의자에 앉힌다

의자의 한쪽 레버를 당기면 바나나가 떨어지고

다른 쪽 레버를 당기면 코카인이 투여된다

 

권력을 가진 원숭이들은 코카인 대신 바나나를 택했다

권력이 곧 마약이었다

권력과 같은 약물을 경험한 후엔 배를 채우는 데 더 집중했다

 

하지만 서열이 낮은 원숭이들은 코카인을 택했다

원숭이들을 다른 무리에 넣고 다른 서열 구조가 생겨도

똑같은 역학 관계가 생기기 때문이다

A 무리에선 서열이 높았다가

B 무리에서 서열이 낮아진 원숭이는

바나나 대신 코카인을 골랐다

 

그리고 원숭이들의 뇌를 검사했는데

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파민 수용체가 권력을 얻은 것처럼 변해 있었다

 

&quot;alt&quot;:&quot;원숭이 뇌의 도파민 변화&quot;

 

권력은 말 그대로 인간에게 마약처럼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생물학적 변화가 환상 통제, 위험 감수, 나르시시즘과 만나면

세상을 우습게 보게 된다

이 모든 것은 부정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

 

권력이 부패하는 건 확실하다

하지만 다뤄야 할 권력의 영역이 또 있다

어떤 상황이 와도 권력을 가지면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떨까?

소위 사이코패스들이다

이들은 '어둠의 3요소'를 갖는다

 

말 그대로 세 가지 특징이다

첫 번째는 사이코패스 성향이다

두 번째는 마키아밸리즘으로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해도 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나르시시즘이다

내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둠의 3요소를 가진 사람들은

사이코패스 성향, 마키아밸리즘, 나르시시즘 정도가 높다

이들은 극도로 악한 권력자가 된다

이유는 두 가지다

 

1. 권력 획득에 집착함

선천적으로 권력을 갈망한다

 

2. 권력 획득에 능함

사이코패스를 가장 잘 묘사한 말이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은 '피상적 매력'이다

 

&quot;alt&quot;:&quot;피상적 매력&quot;

 

사이코패스 연구자들은 모두 같은 말을 했다

"사이코패스는 피상적 매력을 갖는다"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

 

그 이유는 사이코패스는 섞여 들어가는 법과 선해 보이는 법을 안다

이는 공감 능력과 직결된다

보통 사람들은 공감 스위치가 늘 켜져 있지만

사이코패스는 정반대이다

공감이 필요할 때 스위치를 켜는 것이다

스위치를 켜면 보통 사람과 같은 심리 상태를 보여주기 때문에

실은 위험한 사람인데 무해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의 권력 시스템을 생각해 보자

면접을 보고 선거를 치른다

피상적 매력이 가장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들이다

 

단시간에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사이코패스는 치료가 안 된다

 

&quot;alt&quot;:&quot;사이코패스의 편도체&quot;

 

해결책은 사이코패스가 책임자인 시스템을 바꾸는 게 아니라

사이코패스에게 권력을 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에 따라 처방전을 다르게 써야 할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시스템을 개선해서 권력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올바른 사람을 리더에 올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에게 권력의 부패 여부는 상관없다

그들은 이미 부패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권력을 얻지 못하게 아예 싹을 자르는 것이다

 

오늘날 권력 시스템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리더들을 보며 아쉽다고 생각한다

더 나은 사람이었으면 좋았을 거라고 말이다

 

핵심은 사회에서 가장 좋은 사람을 권력에 끌어들일 수 있도록

권력의 작동방식과 권력 주변의 역학을 바꾸는 것이다

 

소위 권력에 굶주린 특정 성향의 사람들이 권력에 달려든다

권력을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이 책임자가 되는 것이다

그들은 권력을 목표로 생각한다

그래서 권력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

 

우리에겐 권력을 도구로 보는 사람이 필요하다

권력자에게만 좋은 게 아니라 

남을 돕고 삶을 좋게 만드는 메커니즘으로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늘 반대다

권력을 쥐면 안 될 이들이 권력에 끌린다는 사실을 안다면

최악의 사람을 두고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그걸 뒤집으면 된다

사이코패스, 마키아벨리스트, 나르시시스트들이

권력을 탐할 것을 염두하고 시스템을 설계한 다음

그러지 못하게 안전장치를 둬야 한다

 

그리고 이미 권력을 쥔 나쁜 사람들을 추리는 것이다

그게 우리가 할 일이다

 

 

 

 

(2024.03.28 방송)

 

 

7강  더 나은 사람을 뽑는 방법

 

 

 

 

우리는 권력을 원하지 않는 사람을 권좌에 앉혀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권력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최고의 사람들은

애초에 권력을 원하지 않는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1. 무작위성

 

무작위성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무작위성의 힘은 사람들을 권력으로 끌어들일 뿐 아니라

권력을 남용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도 쓸 수 있다

여러분이 뉴욕 경찰국의 경찰이라고 상상해 보라

 

&quot;alt&quot;:&quot;사건 현장 출동 전화&quot;

 

곧 도착할 지원팀이 다음 절차를 알려 줄 거라면서 말이다

현장에 도착한 여러분 눈앞에는 2만 달러와

엄청난 금전적 가치를 지닌 마약이 있다

여러분이 모르는 사실은 범죄 현장이 가짜라는 것이다

벽 뒤에는 카메라가, 천장에는 마이크가 숨겨져 있다

 

이건 '청렴성 시험'이었다

경찰이 권력을 남용하고 돈을 훔치는지

또는 마약을 슬쩍하는지를 보기 위한 테스트다

 

5천 달러를 챙겼다고 하자

그리고는 나중에 온 경찰에게 이러는 것이다

"현장에 와 보니 만 오천 달러가 있었어"

 

물론 이런 경찰관은 해고되거나 체포한다

이런 식으로 부패 경찰을 제거하는데 효과가 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대상이 무작위라는 것이다

경찰이라면 누구나 수사 대상이라는 것이다

 

무작위성은 효과를 극대화한다

범죄현장이 진짜라도 경찰관들은 가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더 놀라웠던 건 설문 조사 결과였다

뉴욕 경찰국의 경찰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올해 몇 명이나 청렴성 시험을 받았나요?"

 

6천 명의 경찰관이 자신이 표적이었다고 대답했지만

실제 청렴성 시험은 5백 번 밖에 없었다

진짜 범죄 현장을 가짜라고 생각한 경우가 12배나 많았다

파장은 엄청났다

 

이제 경찰들은 범죄 현장에 갈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할 테니 말이다

'카메라가 있나?', '감시하는 거 아냐?', '천장에 마이크가 있나?'

그러곤 옳은 행동을 한다

단, 5백 번의 무작위 시험이 시스템을 개선한 것이다

 

이게 무작위성의 힘이다

권력을 가진 이가 올바른 행동을 하게 만든다

정치인이나 경찰에게 무작위 청렴성 시험을 해야 한다

자주 할 필요도 없다, 한 번이면 된다

들키는 게 두려워서 한 행동이라도 결과는 같다

 

이게 권력 남용과 부패를 폭로하는 무작위성의 힘이다

무작위성을 유용하게 쓰는 다른 방법도 있다

'애초에 누구에게 권력을 줄 것인가'와 관련 있다

정치학자들이 '제비뽑기'라고 부르는 개념이다

 

&quot;alt&quot;:&quot;그리스의 제비뽑기 비석&quot;

 

고대 아테네에서는 제비뽑기로 권력을 쥐여 줄 사람을 뽑았다

배심원 의무를 정치에 적용한 것이다

매년 무작위로 사람들을 뽑아서 사회를 다스리게 하는 것이다

무작위라서 자기 선택 편향이 없으니 

권력에 굶주린 자는 권좌에 오를 수 없다

선택권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안 통한다

정치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핵무기 처리를 위한 핵 실험 금지 조약 같은

안건이 나오면 굉장한 전문성이 필요해진다

사람을 무작위로 뽑으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제비뽑기의 개념은 빌려야 한다

그림자 의회 같은 걸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곤 똑같은 안건을 논의하는 것이다

국가와 회사에서 무작위로 뽑은 사람들이 말이다

그리고 감시의 기도 할 것이다

 

미국에는 435명의 하원 의원들이 있다

그럼 우리도 무작위로 435명을 뽑아 그림자 하원을 만들어서

진짜 하원에서 다루는 안건을 논의하는 것이다

여기엔 자기 선택 편향도, 돈의 힘도 개입되지 않는다

시스템 왜곡이 없기 때문이다

 

그림자 의회에 진짜 권한은 없지만 기자가 질문할 수 있는 평행 구조는 제공한다

"의원님들, 이런 결정을 하셨는데 로비 받으신 거 아닌가요?"

 

무작위로 선택된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답을 내놓는다

당파성이 아닌 협상, 금전보다는 문제해결에 집중하기 때문에

명확한 비교 대상이 되어 준다

그림자 하원이 하는 일과 정치인이 하는 일이 무엇이 다른지 말이다

게다가 권력자를 견제한다

 

따라서 이 접근법은 권력이 특정 유형의 사람을 끌어들이고

다른 유형의 사람들을 밀어내는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2. 채용방식

 

권력을 얻게 되는 사람을 특정할 수 있다

더 많은 사람이 권력이 있는 일자리에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 미국 알래스카의 스테빈스라는 작은 마을의 예 >

 

스테빈스의 문제는 경찰 지원자가 없다는 거였다

경찰을 모집해도 필요한 인원수를 채우지 못해

지원자들은 100% 제복을 입을 수 있었다

이는 파괴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한때 스테빈스의 모든 경찰관이 범죄자였기 때문이다

경찰 서장은 17건의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경범죄가 아닌 성폭행과 가정 폭력들이었다

만약 여러분이 스테빈스에 살고 남자친구에게 구타를 당해

911에 신고했다면 또 다른 가정폭력범이 집으로 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권력이 주어지는 자리를 광고하고 채용할 때

지원자 풀을 확장하고 심화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풀이 확장되면 탈락자도 많겠지만

더 괜찮은 권력자를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테빈스에서도 지원자가 천 명이었다면 

범죄자를 경찰로 뽑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권력 문제를 논할 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부분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는 어떻게 돌아갈까?

정당들은 캠페인에 시간과 돈을 쏟아붓지만

후보자를 뽑는 데는 시간과 돈을 안 쓴다

사람들이 등록하기만을 기다린다

권력에 굶주린 자들에게 레드 카펫을 깔아준다

이때 모여든 사람들은 모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한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 어떻게 될까?

 

&quot;alt&quot;:&quot;어둠의 3요소&quot;

 

그러니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뽑아야 할 사람은

권력을 원하진 않지만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이다

 

앞서 말한 시스템 문제를 생각해 보면 이게 해결 방법이 될 것이다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아도 지원자 풀이 넓다면

적극적으로 사람을 뽑고 좋은 사람에게 권력을 줄 수 있다

정직하고 옳은 이유로 행동하는 사람이면 된다

 

기업이나 정당, 민주주의 국가들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그 많은 시간을 들여서 영입하려는 사람이

권력에 끌려다니고 권력을 얻으려 발악하는 사람이란 걸 말이다

 

두 눈 크게 뜨고 찾아야 할 사람은 지역 사회나 회사에서

서번트 리더십, 모범적인 리더십을 보여준 이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물어봐야 한다

'이 자리를 고려해 보시겠어요?'

만약에 생존자들, 권력을 추구하고 권력에 능한 사람에게만

초점을 맞춘다면 권력 작동 방식을 잘못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채용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3. 순환

 

권력을 쥔 사람들끼리 편해지지 않도록 순환시켜야 한다

순환이 중요한 이유는 권력 남용 현상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편해질 때 생기기 때문이다

나쁜 짓을 해도 누설하지 않을 거라 믿는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아무 일도 없을 거야',

'함께 일한 세월이 10년인데 다들 입 다물겠지'

 

영국 경찰 역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권력 남용사건들은

순환이 한 번도 없었던 팀에서 일어났다

10년 동안 함께 일한 마약 단속반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

이들은 마약상의 돈을 훔치는 데 재미가 들렸다

 

그래서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6개월마다 새 인원을 배치하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은 믿을 수 없는 데다

권력 구조 안에 새로 합류한 사람이 윤리 기준 위반이나

기존의 부패에 불만을 가지면 입을 열 수도 있다

 

이런 위험 부담이 큰 억지력을 갖는 것이다

이처럼 권력 시스템은 다면적이기 때문에

이를 고치려면 모든 걸 고려해야 한다

 

사람들을 권좌에 올리는 시스템을 고민하고

사이코패스나 폭력적인 사람, 권력에 굶주린 사람들을

가려낼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권력을 쥐고 놓지 않는 부패한 사람들도 제거해야 한다

 

회사의 고위직을 원하거나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권력을 내려놓겠는가?

 

권력을 얻으면 안 되는 나쁜 사람들은 다르다

권력에 굶주린 사이코패스처럼 권력을 목표로 보는 사람들은

이 질문을 받으면 난처할 것이다

 

이들에게 권력이란 절대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권력의 어두운 면을 얘기했는데

권력이 디스토피아적이라는 인상은 주고 싶지 않다

 

현대 사회에는 지역에 봉사하기 위해

권력을 잡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중요한 건 누구에게 초점을 맞추느냐이다

이미 좋은 책임자들이 많아서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더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

 

권력 시스템을 바꿔서 더 좋은 결과는 내야 한다

나쁜 사람은 비난해야 하지만 거기서 멈추면 역사는 반복된다

 

< 신시나투스의 이야기 >

 

그는 권력의 부름을 받아 짧은 임기를 채운 인물이다

 

&quot;alt&quot;:&quot;신시나투스&quot;

 

그렇게 위기를 수습한 뒤 권력을 내려놓고

자신의 농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신시나투스에게 권력은 짐이었죠

권력은 그래야만 한다

 

권력은 불편해야 한다

권력은 즐기는 게 아니다

 

권력자의 결정에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서로 도우면 좋겠지만 권력자의 결정에는 각기 다른 결과가 따른다

패자들은 권력자의 책임이다

제대로 행해진 권력은 권력자의 의식과 양심을 짓누르는 일이다

권력은 마음을 무겁게 하고 밤에 잠 못 들게 한다

그렇지 않다면 권력자 감이 아니다

 

우리는 권력을 옳게 사용했던 사람을 권좌에 앉혀야 한다

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우리 중 가장 좋은 사람을 끌어들여 권력을 줘야 한다

우리 주변에도 신시나투스가 보인다

올바른 이유로 우연히 책임자에 오른 사람이다

우리 사회의 운명을 도박에 걸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한다

기다리지만 말고 우리가 신시나투스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시스템을 바꿔서

우리 모두를 위한 권력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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