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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지식 사이

EBS 위대한 수업 3 (불평등 특집 2부 기술과 교육) 1~5강

by 상팔자 2024. 3. 10.

EBS 위대한 수업 3 (불평등 특집 2부 기술과 교육) 1~5강

위대한 백일곱 번째 강연 '불평등 특집 2부 기술과 교육' (시즌 3 스물여섯 번째)

 

 

(2024.03.04 방송)

 

 

"alt":"로렌츠 카츠"

 

 

 

로렌츠 카츠(Lawrence katz)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전미경제연구소 연구원

빈곤 퇴치 연구소 이사

의회예산처 경제 자문위원단(2004~2016)

미국 노동부 수석 경제학자(1993~1994)

 

 

 

1강  상위 1%가 문제인가

 

 

 

 

경제적 불평등

(지난 40년간 경제학계의 가장 큰 화두)

 

특히 경제적 불평등이 극심한 미국을 중심으로 설명하겠다

최근 수십 년간 부자는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과 중산층의 성장은 정체됐다

고학력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처럼 불평등이 심해지면서 많은 사람이 공동 번영을 누렸던

20세기 중반과는 달리 현재는 양극화가 삼해졌다

 

쉽게 말해서 미국에선 1980년대 이후로

소득, 재산, 급여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alt":"상위 1%와 하위 50%의 소득 비교"

 

상위 1%의 소득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이다

상위 1%가 나머지 국민의 몫의 20%를 뺏어 갔다는 뜻이다

사람들의 소득, 재산, 자산, 노동시장에서 이런 변화가 있었다

 

또 다른 변화는 교육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 이상의 학위를 지닌 사람들은 다른 집단과 달리

최근 몇십 년간 소득이 크게 증가했다

즉, 불평등을 일으키는 첫 번째 원인은 교육 격차이다

 

그리고 저학력자가 취업할 수 있는 고소득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렇듯 임금 불평등은 점점 커지고 있다

20세기엔 미국과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 성장의 성과를 나눠 가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빠르게 성장한 한국에서도

성장의 성과를 나눠 가지며 부자와 서민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경제를 커다란 아파트에 비유해 보겠다

 

"alt":"아파트에 비유한 경제"

 

20세기엔 고층과 저층을 가리지 않고 모든 층의 시설이 좋아졌다

아이스 박스 대신 냉장고도 쓰고 TV 같은 새로운 기기도 생겼다

모든 세대의 평수도 넓어졌다

특히 중간층과 저층의 살림살이가 빠르게 좋아졌다

 

반면 최근엔 지하층은 침수되고 중간층은 페인트가 벗겨지고 있지만

펜트하우스는 더 호화로워졌다

또 예전엔 다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같은 출입구로 드나들었지만

이젠 펜트하우스 전용 출입구가 생겼다

다른 사람들과 마주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불평등이 심해진 거라 볼 수 있을까?

젊을 땐 아파트 저층에 살다가 나이 들면 고층으로 갈 수도 있다

물론 계층 이동이 발생하긴 하지만 많이 발생하진 않는다

즉, 어느 계층에서 태어나는지가 평생 소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건 계층 이동 지표에도 드러난다

 

"alt":"부모보다 자녀의 소득이 더 높은 비율"

 

절반은 부모보다 잘살고 절반은 부모보다 못 산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불평등은 심해지고 성장은 더디니까,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상위 계층으로 이동하기 힘들다

불평등의 또 다른 단면을 보면

다른 사람들은 다 힘들어도 최상류층은 정말 잘산다

 

아파트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고학력자들은 그런 아파트 위층으로 이동해서 잘살곤 하는데

여기서 의문이 든다

 

Q. 교육에 따른 소득 격차는 단순한 계층 재분류일까?

아니면 교육을 더 받으면 생산성이 증가하는 걸까?

 

경제학자는 두 가지 이론을 사용해서

더 많은 교육을 받은 사람이 왜 소득이 높은지 분석한다

첫 번째 이론은 '인적 자분론'이다

 

"alt":"인적자본론"

 

인적 자본론에선 교육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배움을 통해 생산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수학은 경제 및 금융 분야의 애널리스트가 되려면 꼭 필요하다

의사나 간호사가 되려면 과학 공부를 꼭 해야 한다

설계도를 읽을 줄 알아야 공사 현장에서 일할 수 있다

일을 하기 위해 대화 기술이나 수학, 언어, 과학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론은 '신호 이론'이다

 

"alt":"신호 이론"

 

신호 이론에선 교육이 누가 더 생산적인지 알려주는 신호일뿐

생산성을 키워주지 않는다고 본다

교육은 이미 힘든 사람을 더 살기 힘들게 하고

잘사는 사람은 더 잘살게 한다는 것이다

 

신호 이론이 사실이라면

각 계층의 교육격차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교육을 확대해 봤자 계층 이동이 힘들다는 것이다

어차피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파트 안에서 다른 집으로 이사하는 경우는 있어도

아파트 시설 자체가 좋아지진 않을 거라고 본다

 

반면 인적 자본론에선

교육이 아파트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고

시설을 개선한다고 본다

 

그럼 교육이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저 신호에 불과한 건지

경제학적으로 따져 보려면 어떡해야 할까?

 

경제학자들은 이럴 때 자연 실험이란 방법을 사용한다

급격한 변화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많은 나라엔 최소한의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하는 의무교육법이 있다

 

교육이 단순한 신호에 불과하다면

저소득층을 강제로 학교에 보내도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다른 계층은 그보다 더 많이 교육받을 테니 말이다

반면 교육이 생산성을 증가시킨다면 모두 소득이 증가할 것이다

 

"alt":"교육과 임금의 상관관계"

 

교육의 문턱을 낮추고 의무교육법을 실시했더니

교육받은 사람의 생산성과 소득이 증가했다

그리고 또 주목할 점은 신호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은 고용주에게 자기가 생산적이란 신호를 보낼 수 있지만

농부는 자기 작물에 신호를 보낼 수 없다

작물은 농부의 학력엔 관심이 없다

농부가 물을 적당하게 주는지 비료를 적절하게 주는지 관심이 있다

 

그런데 20세기 초, 어느 농촌에 고등학교 하나를 지었을 뿐인데

젊은 농부들이 더 많은 걸 알게 됐다

화학, 비료에 관해 배워 더 좋은 작물을 골라 키우고

생산성을 높여 수확량까지 늘렸다

이런 사례는 많다

 

인적 자본을 키우려면 교육이 중요하고

교육을 확대하면 경제적 기회도 늘어난다

즉, 신호 이론도 일리는 있지만 중요한 건 인적 자본이라는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면 기술도 변한다

농업 사회에서 산업 사회를 거쳐 정보화 사회로 변해 간다

그럼 일자리의 유형도 변하고 필요한 교육도 달라진다

이때 모두가 교육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면 불평등이 심해진다

기술이 발전하면 고학력 노동자의 수요가 증가한다

반면 교육의 문턱을 낮추면 불평등은 줄어든다

 

미국은 20세기 중반까지 대학교를 많이 지어서 교육의 문턱을 낮췄다

 

"alt":"늘어난 대학교의 수"

 

반면 최근 40년 동안은 8개에서 9개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인구는 약 2천만 명이나 늘었는데 말이다

즉, 교육의 접근성을 빠르게 키우지 못한 것이다

쉽게 말해서 기술은 계속 발전했는데

교육이 그 속도를 못 따라가서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alt":"교육 수준에 따른 부의 격차"

 

고졸과 대졸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

상위 1%의 소득을 그냥 재분배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불평등이 심해지는 데 최상류층도 관련이 있지만

교육 격차의 문제도 불평등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둘 다 고려할 만한 문제지만

상위 1%에만 집중하면 많은 걸 놓치게 된다

물론 상위 1%의 소득 변화도 중요하지만

대졸자와 대학을 못 나온 사람의 점점 커지는 격차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런 격차가 벌어지면서 정치에서도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

단순히 상류층 때문에 일어난 문제가 아닌 것이다

 

 

 

 

(2024.03.05 방송)

 

 

2강  교육과 기술의 레이스

 

 

 

 

불평등의 변화

 

19세기엔 불평등이 막 심해지기 시작하다가

20세기 초부터 불평등이 점차 줄어들었고

이후 20세기 전반에 걸쳐 공동 번영을 누렸는데

오늘날 다시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다

 

기술의 변화와 교육 접근성의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이를 설명하는 이론을 '교육과 기술의 경주'라고 한다

우선 19세기로 시간을 돌려보자

 

19세기의 가장 큰 변화는 동력의 발달이다

새로운 유형의 기계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생산의 규모나 속도가 크게 증가했다

노동 시장에서 원하는 인재도 크게 변했다

혼자서 모든 걸 하는 장인은 예전만큼 필요 없었다

 

장인의 공방은 공장으로 변해갔고 그만큼 생산직 노동자가 많이 필요했다

즉, 기술의 발달이 노동 시장의 수요를 바꾼 것이다

 

다양한 교육을 통해 계산하고 글자를 읽을 줄 아는 노동자가 필요했는데

19세기 초반엔 그 수요가 충족됐다

공교육이 확대되고 초등학교가 많이 있었다

하지만 기술이 점점 발달하면서 불평등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고등학교나 대학의 문턱은 높았지만

고학력자가 필요한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큰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관리자나

재무 계획을 짤 회계, 경리 담당자가 필요했는데

이런 일을 하려면 공교육 이상의 훈련을 받아야 했다

사람들은 교육에 투자하면 경제적 보상이 크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많은 미국인이 학원에 가서 개인 교습도 받았지만

한계가 있었고 결국 19세기부터 불평등이 심해지기 시작한다

철도로 떼돈을 번 벼락부자 같은 기업가가 등장했고

사무직 직원이나 전신 기사도 일반 노동자보다 돈을 많이 벌었다

 

 

20세기 초반 교육의 확대

그런데 20세기 초에 접어들면서 다시 큰 변화가 일어난다

중·고등학교 설립 운동이 시작되면서 교육의 분권화가 일어났고

교육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초등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기 쉬워졌다

 

수학이나 과학도 더 배우고 문학, 사회 기술도 배우고

더 생산적인 농부가 되는 법이나 사무직 노동자가 되는 법을 배웠다

이렇게 사람들의 학력이 높아지면서

불평등이 점차 해소되기 시작한다

이젠 엘리트 교육 기관에 가지 않아도 

사무직 직원이나 관리직이 될 수 있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가능한 일이었다

 

즉, 19세기까지는 교육과 기술의 경주에서

기술이 앞서 나가는 상황에서 교육이 따라주지 않아 문제였다면

20세기 초엔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면서 

불평등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20세기 중반엔 미국의 교육이 더 발전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대학도 많이 짓기 시작했다

(전쟁에서 돌아온 젊은이들을 위해서)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관리직, 전문직 인력이

많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즉, 20세기를 쭉 돌이켜보면

기술의 변화 덕에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고

그에 맞춰서 더 고도의 교육이 필요해졌는데

당시 미국은 기술의 발달에 맞춰 더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했다

 

"alt":"미국인의 평균 교육기간"

 

이처럼 교육의 공급이 빠르게 증가한 이유는

인적 자본이 생산성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불평등도 해소되고 공동 번영을 누릴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은 1970년대 말, 1980년대 초부터

예전만큼 교육에 투자하지 않았다

또한 고등학교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와중에

기술은 계속 발전했다

 

이처럼 교육과 기술의 경주에서 교육이 뒤처지면서

불평등이 다시 심해졌다

 

 

20세기 중반 정보 통신의 발달

20세기 중반부터는 전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정보 통신 기술이 등장하면서 노동의 성질이 달라졌다

예전엔 보편적인 지식만 있어도 노동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과거엔 고교나 대학 초기에 배운 지식으로 충분했지만

이젠 엘리트 전문가가 필요해진 것이다

 

엘리트 전문가

기존의 규칙, 절차만 따르는 게 아니라 특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다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이다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교수나 엔지니어가 여기 해당된다

엔진을 설계하거나 험지에 도로를 놓을 수 있는 사람들

난치병을 치료하는 의사도 전문가다

 

컴퓨터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연산력이 증가한 컴퓨터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알고리즘을 짜서 업무를 자동화하고 규칙을 정해서 컴퓨터에게 일을 시켰다

틀에 박힌 일 대부분을 컴퓨터에게 맡길 수 있었다

직접 숫자를 입력하는 대신 스캔하면 되고

경리가 하던 계산도 컴퓨터가 할 수 있었다

공장 노동자도 예외는 아니다

 

즉, 20세기 후반부터는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중위 임금 일자리가 영향을 받았다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디딤돌이었던 사무직 일자리나

영업직, 공장 생산직이 자동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고학력 노동자의 상황은 더 좋아졌다

반복적인 업무를 더 싸게 처리해서 남은 예산과 시간으로

더 큰 시장에서 자동차나 금융 상품을 팔 수 있었다

즉, 특정한 전문 지식을 가진 고숙련 노동자에겐 큰 보상이 돌아가고

중숙련 노동자의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대인 서비스 직종은 자동화에 별 영향을 안 받았다

예를 들어 로봇은 자동차 제조 공장에선 유리를 쉽게 끼우지만

집 앞 도로에서 고객이 깨트린 유리를 수리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땐 그냥 사람을 부르는 게 싸니까 대인 서비스 직종엔 영향이 적다

 

또한 컴퓨터는 아직 추론 능력도 많이 떨어져서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와 옷을 구분하진 못하는데

건물 관리인, 간병인처럼 인간이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기존의 컴퓨터가 대신하긴 어렵다

이런 현상을 폴라니의 역설이라고 한다

 

"alt":"폴라니의 역설"

 

여러분의 책상에 놓인 종이를 보고

뭐가 쓰레기인지 아닌지 구분하긴 쉽지만

그 원리를 말로 설명하고 알고리즘을 짜긴 쉽진 않다

노련한 외과의는 어떻게 수술을 해야 할지 알지만

그걸 정확히 글로 묘사하긴 힘들다

 

즉, 기존 컴퓨터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이 알고리즘을 짜주지 않으면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임금 일자리는 살아남은 것이다

웨이터나 가정 간병인, 바리스타의 일을 프로그램으로 짜긴 힘들다

고급 기술이 필요한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최근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노동 시장의 양극화이다

 

대학을 안 나온 사람이 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는 자동화돼서 사라지고

대졸자를 위한 고임금 일자리와 저임금 일자리만 늘어나고 있다

일자리 자체가 사라진 게 아니다

고학력 노동자나 상위 1%는 살림살이가 좋아졌다

그들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시장이 커졌다

엘리트 전문가의 가치가 높아진 것도 불평등 심화의 큰 요인이다

미국 중산층은 기술의 변화로 큰 타격을 받았고

정치적으로 분열되기도 했다

그 영향으로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기도 했다

 

"alt":"정치적 분열의 영향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독일, 프랑스 같은 국가도 비슷하다

중산층에 도움을 주던 제도들이 약해지고

교육 때문에 상류층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구체적 사례 하나를 보여주겠다

20세기 중반과 현대 경제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alt":"20세기 중반과 현대 경제의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2"

 

직원만 600명이었는데 관리직이나 전문직뿐만 아니라

노조에 가입한 고임금 생산직 노동자도 많고

저임금 노동자도 많았다

20세기 중반 미국 경제의 주춧돌이었던 제조업을 상징했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그런 고임금 생산직 일자리는 많았다

물론 남성이 대다수였고 미국의 경우 고등학교를 나온 백인이 대부분이었다

그 공장에선 우편물이나 서류를 담는 봉투를 만들었는데

전산화가 시작되면서 대부분 인터넷으로 소통을 했다

편지를 보내려고 봉투를 쓸 일이 많지 않아서

봉투 공장에 대한 수요가 사라졌고 공장은 2010년에 문을 닫았다

 

2010년 이후 그 공장 부지는 예전 못지않게 많은 일자리가 있다

고졸 중산층을 위한 일자리가 많았던 봉투 공장 대신에

여러 테크 스타트 기업과 친환경 기업이 들어섰다

브루클린 볼더스라는 인공 암벽장도 생겨서

전문직 젊은이들이 암벽을 타며 운동도 한다

전문 교육을 받은 트레이너들도 있고

주스 가게에서 일하는 저임금 웨이터들도 있다

 

즉, 고학력 노동자를 위한 일자리도 많고

저임금 서비스직도 많지만

중산층을 위한 생산직만 없다

 

심지어 요즘엔 생산직도 대학 학위를 요구한다

즉,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갖춘 좋은 생산직은

여전히 많지만 고등 교육을 받지 않고는 취업하기가 힘들다

이게 바로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일어난 변화다

고임금 일자리를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래서 경제가 양극화된 것이다

대졸 전문직 고임금 노동자와 저임금 노동자로 나뉜 것이다

 

 

 

 

(2024.03.06 방송)

 

 

3강  AI 시대의 생존법

 

 

 

 

인공 지능의 발전

 

 

챗GPT의 발달

 

인공 지능의 시대가 오기 직전에 전통적인 컴퓨터의 시대가 있었다

컴퓨터는 인간이 짠 알고리즘에 따라 프로그래밍된 대로만 움직였다

인공 지능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간이 이해하기 힘든 일도

컴퓨터가 해내고 있다

특히 우리가 인공 지능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인간의 능력에 근접한 일을 컴퓨터가 해낼 수 있는 수준이 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 비전 기술부터

능수능란하게 움직이는 로봇이나 음성 인식 기술이 있다

또 문장에 들어갈 다음 단어를 예측하기도 한다

이걸 기반으로 거대 언어 모델이 만들어지고

생성형 인공 지능 기술이 탄생했다

 

이 모든 게 집약된 것이 챗GPT이다

 

챗GPT와 같은 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가 쓴 글을 읽고 교정해서 완성도를 향상시켜 주기도 한다

보고서 작성을 도와주기도 하고 수학 문제를 풀도록 자료를 찾아주기도 한다

인공 지능만 있으면 전문가에 버금가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럼 길을 꿰고 있는 택시 기사의 생산성 향상엔 큰 도움이 안 되겠지만

평범한 택시 기사의 생산성엔 도움이 된다

이미 글을 잘 쓰는 작가에겐 별 도움이 안 돼도

글쓰기 실력이 없는 사람이 보고서를 쓸 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처럼 현재 챗GPT는 많은 사람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심지어 공장에서 부품 조립을 도와줄 수도 있다

관건은 AI가 이런 직업을 완전히 자동화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인간이 하던 단조로운 업무는 지금보다 더 많이 자동화될 것이다

AI가 일상적인 법률 서류나 보고서를 써주고 가벼운 질환 정도는

엑스레이를 보고 판독하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몇몇 직업을 AI가 대신하고 시간도 아껴줄 것이다

 

그러면 의사는 일상적인 서류 작업에서 해방돼서

환자와 소통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쓰거나

복잡한 질환을 진단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AI가 힘들고 단조로운 일을 대신해 전문가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반면 의사를 보조하던 중산층의 직업은 사라질 것이다

즉, 전문가들이 하는 복잡한 일들을 AI가 전부 대체하기는 힘들겠지만

중산층이 하던 일은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 직종이나 고급 전문직은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로봇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어 공감 능력까지 탑재되면

서비스 직종 중 하나인 진료 보조 인력도 AI에 대체될 것이다

심지어 외과의보다 엑스레이를 더 잘 판독하게 될지도 모른다

 

즉, 당분간은 인공 지능이 다양한 직군의 노동자를 돕고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를 거란 것이다

 

 

직업과 AI

 

MIT의 데이비드 오터는 AI의 미래를 연구하고 있다

오터는 교육 현장에서 실용적 전문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어떤 분야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은 갖추고 있지만

혼자서 하기 힘든 일이 있으면 AI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특정 분야를 다 알진 못해도 AI의 말만 잘 이해하면 된다는 것이다

 

즉, 어느 정도의 교육을 받긴 했지만 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도

AI를 활용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AI를 이용한 실용적 전문성이 있으면 된다

 

물론 기초적인 산술, 문해 능력과 소통 기술까지 갖추면

두각을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모두 완벽한 전문가가 될 필요가 없다

AI나 진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더 좋은 중산층 일자리가 새롭게 등장할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의 대학 교육을 받고 전문 기술을 춘 사람이

AI로 부족함을 보완해 의료업계에서 일하기도 하고

제조업에 종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력 있는 요리사나 셰프, 출장 뷔페 요리사도

AI로 다양한 요리를 조합해 신메뉴를 개발할 수도 있다

AI에서 색다른 조리법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되

요리는 직접 하는 것이다

 

AI와의 상호 작용 덕에 다양한 직업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공동 번영을 누리게 될 수도 있다

반면에 이런 훈련이나 교육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건 튼튼한 민주주의다

또한 AI를 올바르게 활용해서 사람들의 교육을 도와야 한다

삶을 흥미롭게 만드는 직업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장려책도 마련해야 한다

사람을 AI로 대체하가 더 쉽기 때문에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노동자를 대변하는 노조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다

이처럼 AI 기술은 기존 기술과 다른 부분이 꽤 많다

일단 인공 지능은 노동의 성질을 바꿔 놓을 것이다

 

 

교육과 AI

 

그리고 교육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학생들의 배경, 출신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이다

학습 속도도 다르고 학습 방식도 제각각이다

 

맞춤식 교육을 해주는 개인 교사가 있으면

지식도 빨리 늘고 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

문제는 학생 1인당 교사 1인을 쓰려면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학생이 20~25명이라면 교육비가 20배 이상은 더 들것이다

이때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게 빅 데이터와 인공 지능이다

잘만 활용하면 학생별로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다

학생의 지식수준을 파악해서 거기에 맞는 교육을 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문제를 파악해서 문제 해결에 집중하되

AI 교사가 해결에 애를 먹으면 교사가 개입하는 것이다

진정한 맞춤형 교육으로 교육 성과를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교육기관에서 AI 교사 '칸미고'를 개발했다

몇몇 오류가 발견되긴 했지만 칸미고는

학생이 읽는 문학 작품에 관해 대화를 나룰 수 있다

학생에게 질문을 던지며 수준에 맞는 수학 수업도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능 좋은 컴퓨터로 학습을 보조하면

학습이 뒤처진 학생이 진도를 따라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일종의 AI 교사인데 실리콘밸리의 몇몇 학교에선

이런 AI 학습 도구를 사용하지만

일반적인 학교에선 아직 많이 쓰진 않는다

그래서 교사 교육에 더 투자하는 걸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교사가 새로운 AI 기술을 활용해 교육의 질을 높이게 하고

컴퓨터로 학습을 보조해서 많은 아이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중국도 이 분야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비해 유리한 점은 세상에서 가장 학교가 많다는 것이다

(중국 내 학교 수 약 52만 개)

즉, AI를 학습시킬 가장 큰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규모가 큰 나라일수록 AI 기술을 활용하기 유리하지만

사회 분위기가 폐쇄적이면 한계가 있을 것이다

차세대 AI는 학생별 맞춤 상호 작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게 관건이다

소수의 아이가 아닌 모든 아이에게 최고의 개인 교사가 생기는 것이다

교사도 학생과의 쌍방향 교육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교육 기술이 지금보다 더 발전한다면

더 많은 아이가 쌍방향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교육과 기술의 경주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도 있다

기술의 문턱을 낮춰서 모두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받는 것이다

 

또한 직업이 있는 사람도 잠시 시간을 내서

AI 교사에게 새로운 기술을 저렴하게 배워 이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AI가 노동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을 크게 바꿔 놓긴 하겠지만

인공 지능을 잘만 활용하면 교육과 기술의 경주 사이에서

누구나 고품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2024.03.07 방송)

 

 

4강  임금이 오르지 않는 이유

 

 

 

 

시장을 지배하는 슈퍼스타 기업의 등장

 

 

"alt":"슈퍼스타 기업의 예"

 

앞으론 국민 소득에서 노동자의 비중이 줄어들지도 모른다

 

지난 20세기 소득 불평등의 원인

노동자별 임금 차이

고학력자와 저학력자, CEO와 건물 경비원의

노동 소득에 차이가 있었다

 

최근 소득 불평등의 원인

노동자별 임금 차이 + 노동자 총소득의 감소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부유한 국가가 그렇다

 

"alt":"슈퍼스타 기업의 등장과 노동 소득 분배율의 감소"

 

미국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

시장에서 제일 큰 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되어 있고

그 기업이 얻어가는 부가 가치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성장세를 보인 4대 기업에서 이런 모습이 관찰된다

 

"alt":"주요 업종별 4대 기업 성장률"

 

즉, 대기업 집단의 시장 지배력이 30년 전보다 훨씬 강해진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기술과 여러 제도들이 대기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대기업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엄청난 이윤을 얻을 수 있었다

지식재산권으로 수익까지 챙기고 있는데

반면에 노동자가 가져가는 몫은 줄어들고 있고

그게 불평등을 유발한다

 

따라서 대기업이 짊어져야 할 정치적, 경제적 의무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20세기를 되돌아보면

경제학적으로 정형화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국민 소득에서 가져가는 노동자의 몫과 자본가의 몫은 일정하다"

 

로버트 솔로의 성장모형이 이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이 성장 모형의 핵심 개념은 균형 상태이다

 

"alt":"자본가와 노동자의 균형 상태"

 

그런데 최근엔 국민 소득에서 노동자가 가져가는 몫이 줄고 있다

사회 전 분야에서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다

중위 소득 노동자의 경제 사정이 상위 그룹보다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

즉, 노동자 간 불평등이 심해졌다는 것이다

 

"alt":"미국 국가 전체 소득 대비 노동자 소득 비중"

 

"alt":"미국 국가 전체 소득 대비 상위 1% 소득 비중"

 

 

Q. 노동 소득 분배율은 왜 줄어든 걸까?

 

노동 소득 분배율이 감소하며 노동자가 가져가는 몫은 줄어들었다

미국의 거의 모든 산업에서 경제력 집중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기업의 매출이나 보유 자산도 늘어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도 커지고 있다

 

일반적인 산업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소매업을 예로 들면

뉴잉글랜드에는 예전엔 브랜드마다 대리점이 따로 있었는데

요즘엔 차를 사려고 돌아다녀 보면

 

"alt":"거대한 자동차 소매업의 예"

 

그 매장에서 BMW도 팔고 마세라티와 렉서스도 판다

하나의 거대한 소매 기업이 모든 대리점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산업에서 경제력이 소수에 집중되고 있다

19세기말, 20세기 초반과 비슷한 것이다

 

 

Q. 경제력 집중 현상은 노동자의 삶과 관련이 있을까?

 

모든 산업 분야를 살펴봤을 때 대기업의 지배력이 더 강해진 분야에선

노동자의 삶이 힘들어지고 노동 소득 분배율이 떨어졌다

다 기업의 지배력이 강해지면서 생긴 일이다

 

"alt":"자동차 소매업으로 본 기업 지배력"

 

마세라티 매장이 제시하는 조건이 별로면

페라리 매장에 가서 취직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사람들을 고용하는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미국의 여러 산업과 대도시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다

소수 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되면 노동자가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거나 연봉을 협상하기 힘들어진다

 

그리고 경제력이 집중됐을 때 관찰되는 또 다른 현상은

경제력이 집중된 대기업이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노동 소득 분배율을 줄인다는 것이다

 

노동 소득 분배율을 좀 더 살펴보면 

예를 들어 중소기업에서 소득의 80%가 

노동자에게 돌어간다면 아마존 같은 대기업에선

소득의 절반만 노동자에게 돌아간다

그런 식으로 소득 분배 구조를 조정한다

 

왜냐하면 일단 아마존은 생산성이 좋기 때문에

노동자를 많이 고용하지 않고도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자동화도 많이 진행됐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드는 가장 큰 의문은 이것이다

대기업이 크게 성장한 이유가 새로운 IT 기술에 투자한 덕분일까?

월마트가 IT 기술에 투자한 덕에 성장한 걸까?

그 덕분에 전 세계 물건을 더 싸고 빠르게 사고

고객에게 더 좋은 물건을 제공해서 지역 소상공인을 밀어낸 걸까?

소상공인은 IT 기술이 부족해서 재고 파악 속도가 느린 걸까?

그래서 중국에서 싼 물건을 사들일 힘이 없는 걸까?

 

대기업은 가격을 낮추고 역동성을 유지해서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할까?

아니면 그냥 독점 기업이 돼버릴까?

이 문제로 갈등이 심해지자 독점 금지법을 시행하려는 나라가 늘어났다

메타나 아마존 같은 대기업을 작은 기업 여러 개로 분할하려 하고 있다

대기업이 빅 데이터에 투자해 정보를 취득하려는 걸 제한하려고 한다

큰 병원 체인이 수많은 환자 정보를 입수하면 

사생활 보호법에도 불구하고 많은 걸 알게 된다

그럼 병을 더 잘 진단할 수도 있지만 

노동자와 소비자가 병원을 선택할 기회가 줄어들 수도 있다

 

"alt":"생산성 증가와 독점 현상"

 

일단 규모의 경제 덕분에 대기업의 생산성이 크게 증가했다

과거의 독점 기업들처럼 힘을 과시하는 기업도 많다

시장 지배력을 키워서 수요 독점을 하는 것이다

경쟁 기업을 다 몰아내면 직원 연봉을 굳이 올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걸 악용하는 경우도 많다

실리콘밸리의 오랜 문제이기도 하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를 앞세워 좋은 제품들을 만들긴 했지만

 

"alt":"반독점 소송 패소"

 

즉, 대기업의 힘과 협상력 때문에 노동 소득 분배율이 감소하고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하고 지금과 같은 대기업의 독점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서

연방거래위원회는 '경쟁 금지 조항'을 불법화하려 하고 있다

요즘엔 많은 대기업이 직원들에게 동의서를 쓰게 한다

동종 업계 기업으로 이직하지 못하게 사실상 계약을 통해 강요하는 것이다

물론 일하는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훔치거나 빼돌려선 안 된다

하지만 애플의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라면

구글에서도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연방거리위원회는 이런 행위가 모두 불법이며

기업의 힘이 너무 세지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몇몇 주에선 이미 경쟁 금지 조항을 금지했다

이후 일어난 변화를 살펴봤더니

노동자들에게 더 좋은 기회가 많아지면서 임금이 올랐다

언제든 이직하겠다고 말할 힘이 생겼다

반면 기업끼리 공모하는 일은 사라졌다

 

즉, 오늘날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 봐야 할 문제

대기업이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빅 데이터와 신기술에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되

노동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격이 비싸지고 소비자의 선택지가 줄어들며

노동자의 기회도 줄어든다

 

앞으로는 노동자의 자유와 경쟁을 억제하는 계약서의 조항들을

정부가 반독점법과 규제를 통해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다

또한 노조의 힘을 키워서 교섭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20세기 중반의 대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 제너럴 모터스

전기공이나 자동차 조립공이 강한 노조를 결성하고 있었다

 

"alt":"미국의 노동조합 가입률"

 

노조 결성을 돕는 법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다

이건 중요한 문제다

물론 교육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동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어디서 일할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

노동자를 위해 제도와 법을 바꿔서

생산성 높은 대기업에 취업하도록 돕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누리게 해야 한다

대기업이 수요 독점을 이용해 노동자를 부려 먹게 해선 안 된다

 

 

 

 

(2024.03.08 방송)

 

 

5강  사는 곳이 삶을 결정한다

 

 

 

 

경제적 영향을 미치는 거주 지역의 중요성

 

어머니의 일터는 주로 저소득 지역이었는데

히스패닉처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아이들이 있는 동네에서 일하셨다

저소득자나 중위 소득자들의 동네인데

어머니 덕에 저소득 가정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동네와 내가 사는 동네의 아이들 앞에 놓은 불평등을 실감했고

그건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줬다

 

UC 버클리 학부생이었을 땐

사람들의 거주지가 점점 분리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배제 구역을 실시하는 지역이 늘어났고

토지 사용을 규제해서 외부인의 진입을 제한했다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의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가 그랬다

 

그래서 거주지 분리에 관한 지역 정책이 많이 나왔지만

정책이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걸 봤다

또 학생들이 출신 배경에 따라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많이 봤다

최근 몇십 년간 미국을 비롯한 부유한 국가에선 불평등이 심해지면서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지역의 분리가 심해지고 있다

중산층도 마찬가지다

 

소득에 따라 사는 지역이 분리되고 있고

소득이나 계층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살고 있다

우리는 거주지 분리 현상

불평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각해 봐야 한다

 

성인이든 아이든 사는 동네에 따라서 

경제적 성과에 큰 차이가 관찰된다

가난한 동네에서 자란 아이는 부유한 동네에서 자란 아이보다

가난하게 살 확률이 높다

 

그런데 불평등이 아직 심하지 않다고 가정해 보자

어떤 가족은 자식을 위해 학군이 좋은 동네로

이사하기 위해 소득 대부분을 저축할 것이다

그럼 소득이 더 많은 가정을 제치고 학군 좋은 동네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불평등이 너무 심해서 고소득 가정의 소득이

저소득 가정보다 몇 배나 많아지면

저소득 가정은 아무리 애를 써도

좋은 학교가 있는 동네로 이사하기 힘들다

 

결국 소득 불평등이 심해지면 거주지 분리 현상도 심해진다

가난한 동네에서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되어도

소득, 교육 수준과 건강이 안 좋고 범죄에 휘말릴 위험도 크다

가난한 동네에 사는 성인은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고 건강도 안 좋다

 

"alt":"거주지와 소득의 상관관계"

 

93년~94년까지 클린턴 정부에서 노동부 수석 경제학자로서

여러 부처와 이 문제의 해법을 연구했다

'기회로의 이주'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저소득, 소수자 가정을 더 좋은 동네로 이사시키거나

더 좋은 학교에 다닐 기회를 주려고 했다

 

"alt":"기회로의 이주"

 

우선 미국 5개 도시에 사는 저소득 가정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alt":"기회로의 이주를 실시한 5개 도시"

 

그런데 프로그램에 참여한 저소득 가정을 보니

정부가 지원을 해줘도 이주에 어려움을 겪었다

집주인이 사회적 계층이나 인종, 민족을 이유로

세입자를 차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회로의 이주'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실험 참가자들을 도울 안내원, 코치, 상담사를 고용해서

기회가 많은 지역으로 이사할 수 있게 바우처 사용을 도왔다

그랬더니 실제로 이사하는 사람이 15%에서 60%로 증가했다

 

이사한 가정을 장기간 관찰했다

1990년대부터 20년에 걸쳐 쭉 관찰했다

이사를 간 실험 집단과 극빈 지역에 계속 사는 집단을 비교했다

그랬더니 흥미로운 사실이 두 가지 밝혀졌다

 

1. 거주지는 아이에게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alt":"기회로의 이주가 끼친 영향"

 

2. 부모들은 거주지를 이동해도 소득에 큰 영향이 없다

여전히 교육받지 못했고 차별당했다

로스앤젤레스나 보스턴의 어느 동네로 이사해도

소득에 별 영향을 못 미쳤다는 것이다

기업은 그들의 기술이 부족하다며 고임금 일자리에 채용하지 않았고

소수자란 이유로 차별했다

 

"alt":"기회로의 이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질병이나 정신 질환을 앓을 가능성도 줄었다

즉, 어른은 좋은 동네로 이사해 심신의 평화를 얻는 데 그쳤지만

아이들은 더 좋은 학교에 다니며 새로운 친구들과 교류했다

새로운 기술도 배우고 사회적 소통 능력도 향상됐다

그렇게 가치를 높여서 더 좋은 기업에 취직했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을 경제학적으로 해석해 보자면

어린 시절에 노출된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좋은 동네와 학교가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걸 '성장기의 이웃 효과''노출 효과'라고 부른다

 

기회가 많은 동네로 5살 대 이사해서 15년간 산 아이는

16살 때 이사한 아이보다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

반면에 성인은 더 건강하고 행복해지지만

아이들처럼 인적 자본을 키우긴 힘들다

이미 정규 교육은 다 마쳤고 아이들처럼 인맥을 쌓긴 어렵다

즉, 거주지가 건강이나 행복감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어느 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느냐이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기 위해선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이사할 기회를 줘야 한다

 

또한 중산층이나 상류층 아이도 인구 구성이 다양한

동네에 살면 혜택을 볼 수 있다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많은 걸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공감력도 향상되고 더 다양한 인맥이 생기게 된다

즉, 시장이 만들어낸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을 만들어서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소득을 늘리고 주택 지원 사업을 하면

더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고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다

 

거주지 분리 현상을 해결하려면 저소득 가정의 이주를 도와야 한다

 

또 다른 해결 방법은 저소득 지역에 투자하고

지역 맞춤 정책을 만들어서 더 좋은 학교와 동네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주민을 이주시키는 대신 빈곤한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래서 클린턴 정부에선 지역 역량 강화 정책(Empowerment zones)을 실시했다

저소득층이 모여사는 지역 사회에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서

학교 환경을 개선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자율 방범대를 결성해 범죄율을 줄이는 것이다

 

"alt":"미국의 지역 역량 강화 정책 발표"

 

이 정책은 빈곤한 지역 사회 발전에 엄청난 도웅이 됐다

또한 산업 정책을 활용해 빈곤한 지역에 반도체 공장 같은 걸

짓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린 이미 제2차 세계대전 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 당시 미국은 국가 안보를 위해 수많은 공장을 지었다

비행기 공장과 무기 공장, 군용 화장지 공장까지 지었다

한 곳이 아니라 공격당하지 않도록 여러 지역에 분산해서 지었다

 

소위 '자연 실험'을 위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한 소도시에 지어진 큰 군수 공장은

전쟁 후 민간 공장으로 개조해 사용했다

처음부터 공장이 없던 도시도 있었다

 

두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을 관찰해서 제조 공장을 만든 산업 정책이

아이들의 성장에 미친 영향을 살펴봤다

 

"alt":"산업 정책이 아이들 성장에 미친 영향"

 

결국 역사적으로 봐도

사람들에게 경제적 기회를 주면 더 큰 보상이 돌아왔다

그러니까 거주지 분리 현상을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실리콘밸리나 보스턴 같은 소수의 도시에 집중된 경제 활동을

더 다양한 도시로 분산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대도시에 사는 빈곤한 사람들이 더 좋은 집에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집주인이나 건물주를 압박해서 가난한 지역의 주거 및 교육 환경을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불평등이 심해지는 와중에도 상위 계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

 

사는 동네는 정말 중요하다

모든 아이가 안전한 동네에 살며 좋은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투자해야 한다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부모와 안전한 환경에 살게 하면

아이들의 미래에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과 기술에 대한 투자 못지않게 주거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이 경제 성장과 번영을 공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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