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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죽여 마땅한 사람들 _피터 스완슨

by 상팔자 2021.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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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

지은이 피터 스완슨

옮긴이 노진선

펴낸곳 (주)도서출판 푸른숲

값 14,000원

 

 

죽여 마땅한 사람들 표지
죽여 마땅한 사람들 있을까?

 

 

솔직히 난 살인이 사람들 말처럼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은 누구나 죽어요. 썩은 사과 몇 개를 신의 의도보다 조금 일찍 추려낸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뭔가요? 게다가 당신 부인은 죽어 마땅한 사람 같은데요"

 

  이 소설의 시작과 끝은 이 문장에서 시작한다고 본다. 과연, 그녀의 말처럼 죽여 마땅한 사람이 있을까. 살인이 어떤 이유에서건 정당성을 가질 수가 있나? 소설을 읽다 보면 '아니, 이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주인공 릴리의 매력에 빠져들어 살인자인 그녀를 응원하게 된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었기에 그에 응당한 대가를 치른 거겠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그녀에게 공감하게 하는 것이 과연 괜찮을까 싶은 생각은 든다. 뭐, 영화든 소설이든 허구이고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야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모방 범죄가 벌어지기도 하니까 말이다.

 

  인간이 인간을 심판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가. 법의 심판을 받는다고 해도 사실 그 법 또한 인간이 만든 제도이긴 하다. 그리고 다들 실행은 하지 못할 뿐 누군가를 증오하고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해 본 적이 한 번은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직장인들 중에는 상사를 청부살인하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는 우스개 소리(?)를 할 정도로 일상에서 살인 충동을 느끼는 순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 더구나, 애인이나 배우자의 바람이라면 그 증오심과 배신감은 몇 배로 증폭될 것이라고 본다.

 

  도덕적인 개념을 빼고 소설 자체만 보면 매우 매력적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각 챕터마다 다른 화자를 앞세워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으로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이고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게 만든다. 그리고, 주인공 릴리의 시선을 따라가며 완전 범죄에 성공하길 바라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의 후반으로 가면서 드러나는 반전들은 더욱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마지막 결론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길 바랬다) 어찌 보면 그 순간이 소설의 이야기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길목이 아닌가 싶다. 뭐, 열린 결말이라고도 할 수 있어서 그 끝은 알 수 없지만 죄를 지은 자를 벌하기 위해 죄를 지으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여러모로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훌륭한 표현이었다

 

따라서 이 소설은 살인자인 주인공에게도 마음을 빼앗기는 것이 위험하지만 매력적임을 보여주는 훌륭한 소설이었다

 

(ㅇㅇ 그래도 범죄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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