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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암컷들(방탕하고 쟁취하며 군림하는)_루시 쿡

by 상팔자 2024.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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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탕하고 쟁취하며 군림하는 암컷들

지은이 루시 쿡

옮긴이 조은영

발행처 (주)웅진씽크빅

값 22,000원

 

 

다윈 비켜~

 

 

표지부터 압도적이라 끌렸다. 원제인 Bitch에서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강하게 드러난다.

이 책은 지금껏 우리가 상식이라고 알고 믿어왔던 편견들을 깨부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극히 사실에 근거해서 결과를 도출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과학의 분야에마저

씌워져 있던 가부장적 프레임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되는 진화 생물학 분야이지만 놀랍고 신기한 생물들의 이야기 덕에

비교적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다윈은 암컷의 선택이란
수컷들의 허세전에 '관중으로 서 있는' 여성에 의해 '비교적 수동적'이고 덜 위협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말함으로써 여성의 영향력을 축소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_p.21~22

 

 

진화론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은 누가 뭐라 해도 찰스 다윈일 것이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자연선택과 성선택이다.

자연선택이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면, 성선택은 짝을 찾기 위한 투쟁이며 

그 경쟁은 대게 수컷의 영역이라는 것이 그 주요 내용이다.

다윈은 성선택의 역학에서 '암컷의 선택'이라는 요소의 필요성을 알았다

그러나 가부장적인 시대적 상황상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에스트로겐이 최초의 스테로이드 호르몬일 수밖에 없는 게,
최초의 동물은 알만 낳았고 알은 에스트로겐을 생산했기 때문입니다."_p.74

 

 

성경에서는 하와가 아담의 갈비뼈에서 빚어진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가장 대표적인 '여성' 성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수컷의 정소와 정자 발달에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여성이 성의 시조라는 것이다.

 

 

한편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하는 진정한 성적 일부일처는
극히 드물어 지금까지 알려진 종의 7퍼센트 미만에서만 확인되었다._p.122

 

 

명금류는 일부일처제의 표본으로 여겨졌으나 암새의 90퍼센트가 일상적으로

다수의 수컷과 교미한다는 것이 기정사실이라고 한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수많은 증거들이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기존(남성중심)의 조류학계는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중략) 수오리는 암오리에게 억지 교미를 시도하지만 결국 아버지가 될 가능성은 작아요.
어미가 선택하는 짝이 아빠가 될 자격을 얻겠지요.
결국 최종 발언권은 암컷에게 있다는 말입니다.(중략)"_p.195

 

 

오리의 교미 중 3분의 1 이상이 강제로 진행되지만

원치 않은 교미에서 수정된 새끼는 2~5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것은 암컷의 생식기관과도 연관이 있는데

수오리의 음경과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나선형 질을 가지고 있다.

이는 원치 않는 음경의 진로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윈의 모성 본능은 우리 모두 안에 잠재되어 있다.
그것은 여성에게만 제한된 것도 아니고, 저 위대한 인물이 믿게 한 것처럼
즉각적이지도 않으며 모두가 아는 것도 아니다._p.256

 

 

다윈은 여성이 남성과 달리 더 다정하고 덜 이기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모성에서 찾았다.

여전히 모성은 타고나는 것이며 모든 여성이 가지고 있다는 오해가 있다.

이에 따라 양육이 전적으로 암컷의 책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애착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옥시토신'은 엄마와 아기만이 아니라

다양한 관계에서 따뜻하고 포근한 기분을 전달한다

그러나 호르몬과 무관하고 옥시토신만으로 작동하지 않는 애착 단계가 있다.

양부모 또한 출산의 경험 없이도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있고

흑백목도리여우원숭이처럼 공동체를 이뤄 공동 육아를 하는 경우도 있다

 

 

암컷의 서열은 안정적이고 웬만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드 발에 따르면 저들은 '위로부터의 위협이나 힘보다 아래로부터의 존중'에 의해 서열이 유지되며
아마 '복종 서열(subordination hierarchy)'라는 표현으로 더 잘 묘사될 것이다_p.322-323

 

 

동물 사회가 신체적 위협을 통한 지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지극히 남성적인 관점으로 암컷의 권력은 과소평가되어 왔다.

침팬지 사회에서 알파 수컷은 모든 권력을 쥐고 있지만 암컷 마마가

뒤를 밀어주지 않으면 무리를 지배할 수 없다고 한다.

 

 

암컷은 수동적이거나 수줍어야 할 운명이 아니고
수컷의 지배를 기다리는 진화적 뒷생각도 아니며
신체적으로 열악한 조건으로도 여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다._p.449

 

 

책의 내용이 워낙 다양하고 양이 많아서 다 담을 수 없었지만

다윈의 성선택에 문제를 제기하는 암컷들이 나온다.

점박이하이에나의 암컷의 생식기는 수컷의 음경과 똑같은 모양과 위치의

음핵을 가지고 있으며 발기하기까지 한다

명금류는 이성의 애정을 얻기 위해 수컷들이 노래한다고 여겨졌지만

노래하는 암컷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씨족사회를 이루고 있는 미어캣은 번식의 80퍼센트를 우두머리 암컷 한 마리가 독점한다.

 

우리는 지나치게 한쪽의 성에만 치우친 연구 탓에 잘못된 정보를 진실이라고 믿고 살아왔다.심지어는 하나둘씩 진실들이 밝혀지고 있는데도 외면하는 이들도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편견에 맞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저자와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좀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우리에게도 어떠한 지식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과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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