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라스의 마녀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옮긴이 양윤옥
펴낸곳 (주)현대문학
값 14,800원
온천에서 의문의 사망 사고가 발생한다
아카쿠마 온천에서 황화수소 중독으로 사망한 영상 프로듀서 미즈키 요시로
나카오카 형사는 과거 미즈키 요시로의 모친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떠올린다
그 내용은 자신의 젊은 며느리가 자신의 아들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것이며
끔찍한 일을 꾸미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온천에서의 일은 사고로 처리되었고 나카오카 형사 또한 단순 사고로 치부하고 넘어가려 한다
그러다 미즈키 미요시(미즈키 요시로의 모친)가 마음에 걸려 그녀가 있는 요양시설에 연락을 취한 그는
미즈키 미요시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한편, 도마테 온천에서도 또 한 건의 황화수소 중독 사고가 발생한다
이 소설은 두 건의 황화수소 중독 사고에 대한 진실을 찾아나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그 사건의 실마리를 가져다주는 것이 바로 '라플라스의 가설'이다
"만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의 현재 위치와 운동량을 파악해 내는 지성이 존재한다면
그 존재는 물리학을 활용해 그러한 원자의 시간적 변화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 미래까지 완전하게 예지가 가능하다· · · · · · ."
(중략) 그리고 그 존재는 나중에 '라플라스의 악마'라는 별명이 붙었어요_p.387
'만약 보통의 인간과는 다른 능력을 가진 존재가 있다면'이라는 상상력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등장인물도 많고 그에 따른 사연들도 제각각이지만 읽는 데 지루함은 느껴지지 않는다몇몇 어려운 용어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과적인 지식을 전혀 모른다고 해도 읽기에는 무리가 없다
"이 세상은 몇몇 천재들이나 당신 같은 미친 인간들로만 움직여지는 게 아니야.
얼핏 보기에 아무 재능도 없고 가치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야말로 중요한 구성 요소야.
인간은 원자야. 하나하나는 범용하고 무자각적으로 살아갈 뿐이라 해도 그것이 집합체가 되었을 때,
극적인 물리법칙을 실현해 내는 거라고. 이 세상에 존재 의의가 없는 개체 따위는 없어, 단 한 개도."_p.497
선과 악이라는 것도 결국 뇌의 문제이다.
사람의 인품은 타고난 것이라는 의견과 길러지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없던 뛰어난 능력을 주입하는 경우에
그에 대한 책임은 누구의 몫이 되는 것일까?
이로운 일이 반드시 선한 일이 되지는 않는다
뇌의 손상으로 인해 타인과의 정서적 교감이 불가능하게 태어난 사람들도 더러 있다이러한 경우 오직 본인만의 문제라고만 할 수 있을까?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살인사건 추적 이야기에 물리학의 개념이 더해지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듯하다과학적 이론이 실제로 가능한지는 차치하고라도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지금의 현실로서는 상상하기가 어려워서 다소 억지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는 설정이지만머지않은 미래에 가능한 일일 수도 있고 어쩌면 미지의 영역에서 이미 벌어진 일일지도 모른다소설의 상상 속의 인물만큼은 아니더라도 과거에도 세기의 천재나, 악인은 존재했지만제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을 이기지는 못했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연대했기 때문이고
그것이 현재까지 인간이 살아남은 이유이다.
아마도 소설이 말하고 싶은 것도 그런 점이 아닐까 싶다부족한 사람은 있을지라도 불필요한 존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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