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지은이 오기와라 히로시
옮긴이 권일영
펴낸곳 (주)바이포엠
값 16,500
이 소설은 추리소설보다는 마케팅 관련 서적에 있어야 할 것 같다. 소설의 내용이 향수 홍보를 위해 만든 거짓 소문이 현실이 되어 일어난다는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이 책이야말로 그런 마케팅을 잘 활용한 케이스라고 본다. "너, 그 소문 들어봤어?"라고 시작되는 광고를 어디서 본 듯하다. 그럴듯한 추리소설인 줄 알고 봤는데 세상 밋밋할 수가 없다. 마지막 반전이 있기는 한데 반전이라고 하기에도 개연성이 많이 부족하다.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일본 경찰이 왜 이렇게 무능하지? 아니면 반대로 한국의 시스템이 너무 잘 되어 있는 건가? 하는 점이었다. 일단, 소설이 처음 발표된 것이 2001년임을 감안하고 읽더라도 너무 시대에 뒤떨어진 듯해 보이는 경찰 시스템. 그것을 떠나서라도 추리소설이라면 기본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이 제로에 가까웠다. 글 자체는 술술 편하게 읽힌다. 어렵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다. 그런데 그 때문인지 이야기 구성의 탄탄함이나 문체의 특별함은 없다. 시간 때우기용으로 그냥 편하게 읽는 인터넷 소설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작가의 특별한 철학이나 글이 주는 메시지 같은 것은 특별히 느낄 수가 없다. 나름 베테랑 형사인 주인공이 사건을 압도하면서 추리를 이끌어 가거나 사건의 개연성을 찾거나 하는 모습보다는 벌어진 사건들의 흔적을 따라 빵 부스러기를 하나씩 주워가는 모습에 가까웠다. 너무 악평을 한 거 같지만 어디까지나 추리소설로서의 매력이 없다는 의미다. 뭐, 그냥 큰 기대없이 가볍게 읽기로는 나쁘지 않다. 모든 책을 꼭 사서 읽을 필요는 없다. 그래서 공공 도서관이 존재하는거니까. 그래도 이 책을 사서 읽는다면 그야말로 '기나오싹(기분 나쁘고 오싹하다는 의미)' 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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