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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밥벌이의 지겨움_김훈

by 상팔자 2021.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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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지겨움

지은이 김훈

펴낸곳 생각의 나무

값 12,000원

 

 

밥벌이의 지겨움 표지
아무 도리 없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현대판 노예라 스스로를 자학하며 매일 아침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직장인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건네는 책. 그나마 나갈 직장이 있는 게 어디냐며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고 부러워하는 구직자들도 있겠지만 먹고 사는 일에 그 누구든 고민이 없겠는가. 진짜 말 그대로 밥벌이가 너무 지겹다. 못해도 괴롭고 해도 괴롭다.

 

나는 놀기를 좋아하고 일하기는 싫어한다. 나는 일이라면 딱 질색이다. 내가 일을 싫어하는 까닭은 분명하고도 정당하다. 일은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소외시키기 때문이다. 부지런을 떨수록 나는 점점 나로부터 멀어져서 낯선 사물이 되어간다.

 

그저 살기 위해 버는 돈이 어느 순간 내 목줄을 쥐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기가 막힌 일은 내 스스로 내 목에 건 목줄이라는 거다. 시간이 흐르면 관성적으로 일어나 일하고 자고 또 일어나 일하고 자고 정신을 차려보면 나이는 먹었는데 통장 잔고는 귀여울 정도고, 그저 빚이라도 안 지고 사는 삶에 만족하고 살아야 되는 가 싶어진다. 그저 돈이 아니라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찾고자 했다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최근에는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디지털 세상에서 자유롭게 일하며 돈을 버는 디지털 노마드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제 얼마(돈)를 버느냐 보다 얼마(시간)를 일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노동보다 일상의 가치를 더 높게 추구하며 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만큼 할 수 있는 일이 다양해지고 근무형태도 확장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어찌보면 공과 사의 구분이 모호하여 더욱 스트레스로 여길 수도 있으나 시간적 여유와 행동 반경의 자유를 얻음으로써 최소한 스스로 제 목에 목줄을 메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노동은 노동이니 괴롭지 않을리야 없겠지만 기왕이면 더 인간답게 먹고 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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