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없다
지은이 쇼펜하우어
옮긴이 이동진
펴낸곳 해누리 기획
값 9,000원
![사랑은](https://blog.kakaocdn.net/dn/bCUHDN/btrcb80Sn8B/kvEetOjvvp0zJBHroXULUk/img.png)
한때 인생의 지침서로 삼았던 책. 사랑에 대한 정의는 특히 깊이 공감한다.
모든 남녀간의 사랑은 예외없이 성욕이라는 본능이 특수화되고 개체화 된 것뿐이다. (중략)그 힘은 위대한 정신은 혼란시킬 수 있으며 우정도, 건강과 부귀영화도 간단히 쓸어버린다. 모든 것들을 뒤집어 엎고 찢어버리고 파멸시킨다. (중략)그 이유는 사랑이 바로 인류의 종족 유지라는 대 전제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핵심은 바로 거기 있다
따지고 보면 완전한 타인이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의 전부가 되고 내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없을만큼 벅차오르는 기분을 느낀다는 것은 이성적인 상태는 아니다. 실제로 인간이 사랑에 빠지면 마약에 중독 되었을 때와 비슷한 뇌의 활동이 나타난다고 한다. 사랑에 빠지거나 격한 감동을 느끼거나 지적인 희열에 빠지는 것은 신경전달 물질의 하나인 도파민 때문이라고 한다. 흔히, 사랑에 빠지면 심장이 먼저 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사랑은 뇌에서부터 시작한다. 다만 그 호르몬의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계기는 개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는 매우 종족 유지 본능에 충실한 행위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사랑뿐 아니라 인생, 종교, 행복, 명예, 재산 등 여러가지 테마를 두고 통찰력 있는 정의를 내려주고 있어 삶의 조언이 필요할 때 펼쳐 보면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당연히 시대적 배경이 다르니 그 부분은 감안하고 보더라도 허를 찌르는 명쾌한 해석에 무릎을 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 온다. 내용 자체가 어렵지도 않고 짧은 글로 구성되어 있어 편하게 볼 수 있다.
자살하는 사람이 삶을 포기하려고 하는 것은 생명 자체의 부정이 아니라 삶의 조건에 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살려는 의지 자체를 단절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가 삶을 포기하려는 것은 삶을 더 이상 자기 뜻대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생존 자체가 아니라 바로 고뇌 그 자체인 것이다.
흔히, 쇼펜하우어를 염세주의 철학자로 대표하면서 비관론자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은 오해이다. 그는 인간은 고뇌를 통하여 비로소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자기의 의지를 가로막는 것들로부터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아픈 사람이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이치와 같이 말이다. 행복의 순간 또한 지난한 고통의 순간이 있으므로 그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살면서 고통의 순간이 오겠지만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여 즐기며 사는 자세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죽음 또한 마찬가지이다. 대자연의 사이클에 의해서 일어나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상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우리는 원래 없었던 존재인데 다시 그 상태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다. 마치, 불교 철학과 비슷한 마인드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이고 그 이야기를 하는 것 뿐인데 머리로는 알고 있다고 해도 죽음이 인간에게 주는 공포가 워낙 크다 보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또한, 자연의 섭리가 그렇다 하더라도 당장 내 주위의 사람들과 관계가 단절되는 데에서 오는 슬픔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가 준비 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생각에서 자유롭다면 고통의 순간이 오더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위해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다잡는 연습이 필요한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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