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에쿠니 가오리
옮긴이 김난주
펴낸곳 소담 출판사
솔직하게 말하면 사랑을 하거나 서로를 믿는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만용입니다.
- 작가의 말 중
알코올 중독에 걸린 아내와 호모 남편, 그리고 남편의 애인 그 조합만으로도 제목과는 너무나 안 어울리는 조합이다. 누구나 각자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남이 뭐라 하든 자신들만 만족하면 그만.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주인공 쇼코에게 시아버지는 이런 말을 한다. " 그 녀석과 결혼을 하다니, 물을 안는 것이나 진배없지 않느냐"라고
얼핏 보면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쉬운 소설이지만 지독한 허무주의를 그럴싸하게 포장한 이야기처럼 보인다. 반짝반짝 빛나는 이라는 제목은 이리사와 야스오의 시에서 가져왔다고 하는데 그 시의 마지막 구절은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는 울었다'이다. 사람은 물론 가끔 너무 행복한 순간이나 아름다운 것을 본 순간에도 눈물이 나긴 한다.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는 그들만의 삶의 방식은 소설에서도 말했듯이 털색이 다르게 태어나 따돌림을 받은 은사자들이 자신들만의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살아나기 위한 자구책이긴 하나 결코 사회에 희석될 수 없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계속 정신불안 증세를 보이고 불안과 우울을 함께 가져갈 수밖에 없다. 다르다는 것이 틀렸다는 뜻은 아닐 텐데 사람들 속에서 이해를 바라기엔 그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귀찮아지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관계 속에서 진심으로 행복을 찾았다면 오히려 그들만의 무리에서 벗어나 사회 밖으로 나오지 않았을까.
찰나의 순간 빛나다 떨어지는 별똥별은 별의 죽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그 순간을 아름답다고 소원을 빌며 구경하지만 별에게는 소멸을 의미한다. 추락함을 알기에 그 순간이 더 빛나고 아름다운 것일까. 순간의 아름다움이 있기에 지고 난 후의 허무함은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는 것일까. 쇼코의 결혼생활은 즐겁고 유쾌해 보이지만 한편으론 불안정하고 위태롭다.
나는 왠지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불안정하고, 좌충우돌이고, 언제 다시 와장창 무너질지 모르는 생활, 서로의 애정만으로 성립되어 있는 생활.
불행이라기엔 값싼 동정 같고 행복이라기엔 어딘가 위태로운 그럼에도 반짝반짝 빛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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