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님이 기가 세요
지은이 하말넘많
펴낸곳 포르체
값 15,000원
![](https://blog.kakaocdn.net/dn/cZXvGa/btsmWms8CAA/vB6AcmOYAWcBuoiN3SFHEK/img.png)
처음 시작은 유튜브였다.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재미있는 영상을 봤던 거 같다. 정확히 어떤 영상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하나 둘 관련 영상을 보다 보니 책까지 읽게 되었다. 페미니즘이 국내에서 한창 화두가 되었을 무렵 그래도 이름 정도는 들어봤던 기억이 있으나 관심과 취향은 또 별개의 문제라 굳이 찾아서 보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는 모양인지 이제야 그들의 이야기가 눈과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책을 발간할 당시 16.5만이었던 유튜브 구독자는 어느새 30만이 넘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던 점이지만 정말 열심히 꾸준하게 산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런 부분에서 그들의 열정이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되기도 한다.
왜 유독 한국에서만 페미니즘이라는 말이 다른 뜻으로 해석이 되는지 알 수 없으나 불합리한 편견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전면에 앞세워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이 웬만한 용기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그들이 이뤄낸 성과는 매우 값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님이 기가 세요'라는 제목은 실제로 지은이가 초등학교 시절 담임이 했던 말이라고 한다. 과연 아드님이라면 그런 말을 했을까?
그들이 화가 나는 순간마다 내게 했던 것처럼 폭력적으로 굴었다면 다들 구치소쯤은 들락날락하는 인생이 되었을 텐데 왜 다들 사회생활은 잘만 하며 살아갈까. 분노에 그렇게 약하면서. 그럼 선택적으로 내게만 주먹이 떨릴 정도로 분노를 했던 것일까?_p.25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을 제외하고는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하물며 물리적으로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대상으로 하는 폭력은 치졸하기 짝이 없다. 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언어적 폭력도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그래도 고등교육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에는 가정 및 학교의 교육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머리카락 길이에 따라 여성의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며, 결혼하지 않는다고 해서 여성의 삶이 고꾸라지지는 않는다._p.76~77
정말 겨우 머리에서 자라는 털일 뿐인데. 고작 그깟 게 뭐라고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단 말인가. 더운 여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까지 굳이 치렁치렁한 긴 머리를 유지할 이유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머리카락 하나만 봐도 여성을 대하는 사회의 시선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남이 보기 좋은 것을 위해 가꾸어져야 하는 존재. 또한 자신의 겉모습을 타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존재. 그것을 무시하는 순간 별종 취급을 받고 수많은 시선과 질문이 따라붙는다. 예를 들면 '애인하고 헤어졌어?'와 같은 종류의 질문들. 과연 외모와 연애를 빼고서 여성과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근데 여자도 예외는 아닌 거 같기는 함)
누군가에게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욕망을 찾아 나설 수 있게 됐다. 페미니즘이 선물한 '꾸미지 않을 자유' 덕분이었다._p.183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입장에서 공감도 하고 분노도 하며 책을 읽었다. 비혼 여성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지만 굳이 비혼이 아니더라도 그들의 이야기는 배울 점이 많다. 내가 보기에는 매우 능동적이고 진취적이며 자립심이 강한 모습들이 그렇다. 보통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살거나 부모의 그늘 아래서 편하게 살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물론,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그들과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가르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시키고 더불어 그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들의 앞날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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