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지은이 김기태
펴낸곳 (주)문학동네
값 16,000원
최근에 이 책을 추천하는 글이 있어서 읽어봤다
9편의 단편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만 봐서는 전혀 감이 잡히는 않았었는데
모른 채로 봐도 재밌게 읽기 좋은 이야기였다
아주 평범하면서도 보편적인 것 같은 이야기들 속에
자기 자신만이 인식하는 특별함을 담고 있다
바다를 등지고 아무리 멀리 가도,
반드시 세상 어떤 바다와 다시 마주치게 될 테니까._p.37
(세상 모든 바다中)
글로벌 슈퍼 밴드 '세상 모든 바다'의 팬인 하쿠는
자신이 던진 한 마디에 콘서트날 벌어진 사고에
휘말린 영록의 일을 마음에 두고 있다
모든 바다는 어딜 가든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바다'는 팬들과 공감하고 소통하고
있음을 말했었다
그런데, 사고 이후 하쿠에게 그 말은 마냥
아름답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왜 사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부재를 느낄 수 있는지._p.51
(롤링 선더 러브中)
사랑이 뭔지도 모르지만 하고 싶다고 말하는
여자 조맹희
기어코 짝짓기 예능 프로그램까지 진출하게 된다
유독 보면 남자 운이 없는 여자들이 있다
하필 또 그런 여자들이 사랑에 대한 갈구는 크다
아마도 반드시 꼭 그렇다기보다는 사랑에 대한
충족감을 느껴보지 못함에서 오는 조급함이
더 갈구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적어도 맹희는 사랑할 용기가 있는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단단한 사람이었다
'구르더라도 부서지지는 않는'
그는 어떤 것들은 예고될 수 없으며
호명될 뿐이라고 생각하며 담대해졌다._p.107
(전조등中)
산속의 어두운 밤 길에 맞닥뜨린 찝찝한 사고
파열음은 감지했지만 짐승이나 사람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고 이후 사고에 대한 어떤 연락도 없었다
지극히 평범하고 지루할 정도로 반복된 삶을 사는
그는 남들처럼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는그날밤의 사고에 대해서도 점점 잊어간다그에게는 전조등에 금이 간 그날의 일보다는 당장 오늘의 촛불을 끄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미미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워 담았고
그게 도움이 안 될 때는
불확실하지만 원대한 행복을 상상했다._p.143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中)
중학교 동창인 진주와 니콜라이는 서로를
'봉투 받는 애'로 기억한다서로를 인식하고는 있었으나 딱히 친분은 없던 두 사람은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다함께 삼겹살을 먹고, 함께 인터내셔널가를 듣고,함께 살며, 서로를 친한 사이로 결론 내린다적게 주어진 선택지 안에서 원하는 것을 고르고퍽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런대로 살아지는 삶
냉소는 독이었지만 적당히 쓰면
자기 연민을 경계하는 데에 유용했다._p.150
(보편 교양中)
곽이 교사라는 자신의 직업에 대단한 사명감을
갖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적당히 사회의 시스템에 순응하면서도
직업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정체성은 찾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곽은 학생들의 미래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가 하고 있는 '고전읽기' 수업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일 수 있다면 다수의 학생이
자신의 수업을 듣지 않는다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
무심하지도 다정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정도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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