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국현대사
지은이 유시민
펴낸곳 돌베개
값 18,000원
요새 시국이 흉흉하다 보니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책은 오래 전에 사두고는 몇몇 부분만 골라서 읽다가
최근 들어 정독 하게 되었는데 너무 오래됐다 보니
개정증보판이 나와버렸다
전체적인 내용은 비슷한데 약간 고쳐쓰거나 추가된 부분이 있었다
근데 이후 5년 사이에 또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일이 터져 버려서 또 개정판이 나와야 될 거 같다
우리나라 국민들 진짜 심심할 틈이 없다
(리뷰는 초판을 기본으로 두고 작성 하였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라운드 제로' 사회에서 개별적·집단적으로
욕망을 충족하는 방법을 신속하게 터득했다.
나는 이것이 민족사의 문화유전자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_p.63
나라로부터 받은 은혜도 없으면서 위기가 닥치면
떨쳐 일어나는 독특한 유전자를 가진 민중들이 화답하여
일어나 싸웠다는 이른바 '봉기 짤'이 유행할 정도로
대한민국 국민들은 스스로가 특별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인지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자부심도 있는 거 같다
이 특별함을 인증하기 위한 것일까 싶을 정도로
위기 또한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한 편이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긴 하다
민주주의는 현실에 존재하는 구체적인 악을 최소함으로써
사회를 지속적으로 개량해 나가는 데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다._p178~179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민주주의는 절대선이 아니라 절대악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것을 말이다
한국형 민주화의 경로는 '연속적·동시다발적·
전국적 도시 봉기'를 통해 민주주의 정치혁명을
일으키는 것이었다._p.187
가장 어둡고 혼란했던 시기를 몸소 겪어보진 못했지만
생각보다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아직도 사회 구석구석에 숨어있던 잔재들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민주주의를 향한 봉기는 계속 진행 중이다
어떠면 시대의 문제가 아니라 현상의 문제일지 모르겠다
언제고 사람과 때를 잘못 만나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사람은 그 어떤 위대한 이념이나 가치를 실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인 존재다._p.280
아주 기본적이고 단순한 이야기인데
너무 당연해서 간과해 버리는 것 같다
내가 귀한 만큼 남도 귀하다
인간의 존엄은 직업도 나이도 성별도 인종도 무관하다
타인의 생명과 건강과 복지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결한 행위다._p.335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그의 외침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보다 더 약하고 어린 자들을 위한 희생이었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지만 왜 꼭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서만 변화가 이뤄져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은 거라고 위로해 보지만 그래도 아쉽기는 하다
또 한 번 대통령 탄핵 정국을 겪으면서 국민들의
신경 안정제로 불리는 유시민 작가를 최근에 찾는 곳이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그의 목소리가 자꾸 들리는 듯했다
분명 눈으로 읽고 있는데 귀로 들리는 재밌는 경험이랄까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역사책이면서도
에세이 같은 느낌을 준다
한국현대사가 아니라 '나의' 한국현대사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는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기술이 되어 있지만
작가 개인의 경험 또한 포함하고 있어 조금 더 친숙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도 있는 거 같다
'국가 자부심'보다는 '국민 자존감'이 더 나은 표현이다.
괜찮은 대한민국이 있고 내가 우연히 거기 속해서 좋은 게 아니다.
괜찮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내가 기여했기에 뿌듯한 것이다.
_(개정증보판 큰 글자책) p.641
앞으로 또 우리 현대사에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위기가 오면 또 들불처럼 들고일어날 것이다
기왕이면 위기가 안 오면 더 좋기는 하겠지만
마치 게임 캐릭터가 레벨업 하는 느낌으로
어려운 난관을 뚫고 나가면서 더 강해지는 느낌이 들긴 한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유난 떠는 사람 취급하지 말고
자신은 어느 쪽도 아니라면서 냉소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정치에 눈 돌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좀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이 할 수 있는
유일하면서도 최선의 길이 아닌가 싶다
'독서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르브 연락 없다_에두아르도 멘도사 (0) | 2025.03.25 |
---|---|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_김기태 (0) | 2025.03.15 |
스파이와 배신자_벤 매킨타이어 (0) | 2025.02.13 |
돌이킬 수 있는_문목하 (0) | 2025.01.08 |
이중 하나는 거짓말_김애란 (0) | 2024.12.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