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와 배신자
지은이 벤 매킨타이어
옮긴이 김승욱
발행처 주식회사 열린책들
값 28,800원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중 스파이, 올레크 고르디옙스키
영국의 스파이로 활약한 KGB 소속 요원의 이야기다
소설보다도 더 흥미진진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이다
그가 어떻게 KGB가 되고 어떤 스파이 활동을 했으며
후에 어떻게 탈출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 책을 손에 쥐면 압도적인 두께감에 놀라게 되는데
웬만한 추리 소설 못지않은 긴장과 스릴을 주는 이야기들이라
읽다 보면 책의 두께는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고르디옙스키는 아버지와 형 모두 KGB 요원인 가정에서 자랐고
자연스레 자신도 KGB에 들어가게 되지만 국내에서의 업무보다는
처음으로 파견된 덴마크에서의 생활에서의 생활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
또한 '프라하의 봄'을 계기로 자신에 대한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공산주의 체제를 떨떠름하게 바라보던 마음이
순식간에 혐오로 변했다.
<무고한 사람들을 잔인하게 공격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그 체제를 불처럼 강렬히 증오하게 되었다.>_p.62
덴마크 코펜하겐의 M16(영국 정보기관) 지부장인 리처드 브롬헤드는
조심스럽게 올레크에 접근하고 서로가 서로를 포섭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 속에서 둘의 만남은 성사된다
<운명이나 타고난 환경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을 찾아라.
(중략) 이런 이들은 모두 우리와 협력하면서 독특한 보상을 얻는다.(중략)>
KGB는 사람이나 첩자가 되는 네 가지 주요 동기를 오래전부터
MICE라고 불렀다. 돈 money, 이념 ideology, 강압 coercion,
자존심 ego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약어다._p.106
고르노프, 고름손, 구아르디예체프, 녹턴, 선빔,
오베이션, 티클까지 모두 올레크 고르디옙스키를 말한다
이 이름들만 봐도 그가 얼마나 많은 작전들과
연관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그는 영국에 외교관으로 발령되면서 이중스파이로서
할 수 있는 최대의 활약을 하게 된다
<고르디옙스키 덕분에 우리는 실제 핵 공격에 대해
소련이 비상하고도 진정한 두려움을 갖고 있음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나토는 그것이 훈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소련이 추호도
의심하지 않게 훈련의 일부 측면을 일부러 변화시켰다.>_p.282
극도의 불안과 오해 속에서 KAL 007편 격추 사건은
위험한 정치 상황을 악화시켰고
<에이블 아처 83>으로 불린 나토 기동 훈련은
핵 공격의 징후로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고르디옙스키가 M16에게 보낸 정보는 미국과도 공유되었고
냉전을 끝내야 한다는 레이건 대통령의 신념에도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필사의 탈출을 감행한 핌리코 작전 이야기는
한 사람의 생애에 이 모든 일이 가능했을까 여겨질 정도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일들의 연속이다
여러 우연과 행운이 그를 망명의 길로 이끌었다고
볼 수밖에 없을 만큼 긴박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위기를 빠져나오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모든 일에는 명과 암이 있다
그가 자유를 찾아 떠나온 길 뒤에는 그의 가족과 친구 동료들이 있었다
불가피하게 가족을 두고 혼자 도망쳐야 했지만
그들과의 재회와 화합은 쉽지 않았다
또한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된 사람도 있었다
그는 아무 후회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때로 대화를 하다 말고 자기 눈에만 보이는 먼 곳 어딘가를
어두운 얼굴로 빤히 바라보곤 한다.
내가 만나 사람 중에 가장 용감한 사람이자 가장 고독한 사람이다._p.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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