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
지은이 이미예
펴낸곳 팩토리나인
값 13,800원
달러구트 꿈 백화점2가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길래 작년에도 베스트셀러였는데 얼마나 재미있으면 올해 나온 신간도 베스트셀러일까 궁금해서 일단 전편부터 읽어봤다. 클라우딩 펀딩으로 첫 소설을 제작했다는 것부터가 뭔가 소설 같다. 평소 잠을 미루는 수면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으로서 잘 자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되도록이면 꿈도 꾸지 않고 자는 게 얼마나 아침의 컨디션을 높여 주는지 잘 알고 있어서 꿈 백화점이라는 설정은 매우 흥미롭긴 하다. 재미있었던 건 주인공 이름의 설정인데 달러구트, 페니, 웨더, 비고 마이어스, 모그베리, 모태일 이래놓고 갑자기 정아영, 현종석이 나와서 좀 당황했음. 뭐, 애초에 가상의 설정이니까 그랬겠지만 당연히 뭔가 계속 외국 이름이 나올 줄 알았음.
전체적인 줄거리는 '페니'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입사하여 꿈을 팔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잠들어야 입장할 수 있는 꿈 백화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꿈을 사러 온다. 꿈의 무의식 속에서 얻은 설렘, 호기심, 자부심 등의 감정들은 그 감정의 크기에 따라 '드림 페이 시스템즈' 프로그램에 의해 측정되어 후불로 지급된다. 소설에는 잠이 오게 도와주는 푸드 트럭, 옷을 안 입고 자는 사람들에게 가운을 입혀주는 녹털루카, 꿈을 만드는 꿈 제작자 등과 같은 동화 같은 설정들이 나와 말 그대로 꿈꾸는 기분이 들게 한다.
소설의 초반부에 <시간의 신과 세 제자 이야기>가 나오는데 인간이 꿈을 꾸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시간의 신이 자신의 자리를 제자들에게 물려주게 되는데 첫째 제자는 미래, 둘째 제자는 과거, 셋째 제자는 현재를 갖게 되지만 셋째는 이를 모든 사람에게 나눠주고 대신 잠든 시간을 갖게 된다. 다른 제자들은 쓸모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잠든 시간이었지만 이후 추억을 잃고 사는 첫째와,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둘째를 위해 그들의 잠든 그림자가 대신 깨어 있게 해달라고 시간의 신은 셋째에게 부탁한다. 그것이 바로 '꿈'이 되었고 이 셋째의 후손이 바로 꿈 백화점의 대표 '달러구트'이다.
그림자가 밤새 대신 경험한 모든 것들에 대한 기억은
둘째처럼 연약한 이들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첫째처럼 경솔한 이들이 잊지 말았어야 할 것들은
이튿날 아침이면 다시 떠올릴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사람의 삶에서 꿈이 갖는 의미는 깨고 나면 잊어버리는 무의미한 것이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는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 꿈 백화점을 찾는 다양한 손님들은 꿈을 통해 희망을 얻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혹은 그저 무의미한 꿈일지라도 무의식 속에서 발현되어 내 삶의 방향을 틀어주기도 한다. 잘 먹고 잘 자는 일. 일상에서 누구나 하고 너무나 당연해서 소홀했던 그 습관들이 실은 얼마나 중요한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힐링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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