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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내가 죽인 소녀_하라 료

by 상팔자 2023.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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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인 소녀

지은이 하라 료

옮긴이 권일영

발행처 김영사

 

 

 

 

 

 

 

이 소설은 불행하게도 한 소녀의 납치 사건에 사립탐정 사와자키가 휘말리며 시작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탐정의 시선으로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한편으로는 경찰의 역할이 다소 적거나 무능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누가 소녀를 납치했으며 왜 납치했는가를 밝혀내기 위한 과정의 장치로 탐정을 쓴 것이겠지만 전체적으로 조금 지루하고 긴장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탐정이 사건의 중요한 실마리를 잡고 거의 혼자서 해 나아가는 느낌이어서 다른 캐릭터들과의 조화가 아쉽다. 그리고 기왕 사건에 발을 들였으면 경찰과 좀 더 긴밀히 공조하면 좋았을 텐데 혼자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 사건에 대한 해결이 더 더딘 느낌이다.

내가 죽인 소녀라는 제목만 봤을 때는 화자가 사건의 가해자인가 싶었지만 운이 없게도 납치 사건의 이른바 '몸값' 전달자로 지목된 탐정인 주인공이 고의적인 방해로 인해 임무에 실패하여 납치된 소녀를 구해내지 못한다라는 의미였다. 본의 아니게 사건에 사건에 가담하게 된 사와자키는 무력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던 중 납치된 소녀의 외삼촌인 가이 마사요시는 사건이 발생한 일시에 자신의 자식들의 행방을 조사해 달라는 뜻밖의 의뢰를 탐정에게 하게 된다. 

 

돌이킬 수 없는 단 한 번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사람은 적극적으로 전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고 주춤주춤 뒷걸음질 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진짜 겉으로 보이는 모습 그대로인지 어떤지는 다른 사람이 쉽게 알 수 없는 일이었다. _p.249

 

이 소설에는 납치 사건과는 무관한 와타나베의 이야기가 몇 번 등장한다. 와타나베라는 인물은 사와자키와 탐정 사무소를 같이 하던 인물로 경찰은 폭련단과 각성제 거래를 가장하는 일에 그를 미끼로 이용했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게도 경찰이 준비한 3킬로그램의 각성제와 폭력단의이 준비한 1억 엔을 빼앗아 행방을 감추었다. 그 일로 같이 일하던 사와자키는 곤욕을 치렀음에도 와타나베 탐정 사무소라는 이름을 바꾸지 않은 채로 계속해서 탐정 일을 홀로 하고 있다. 사와자키는 와타나베를 떠올리며 돌이킬 수 없는 과오에 대해 생각한다. 사건과 전혀 무관해 보였던 와타나베의 이야기도 책을 다 읽고 나니 결국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대체 사와자키라는 남자는 어떤 팔자를 타고났길래 매번 불운한 일에 휘말리고 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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