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지은이 최인훈
펴낸곳 (주)문학과지성사
광장은 양반이었음. 그래도 광장에 비해선 더 잘 읽히는 편이긴 하나 어디까지나 문장 자체의 이해에 대한 것이지 소설 전체의 이해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구운몽은 5.16에 대한 정치적 반응으로 쓰인 소설이라고 한다. 시대의 불안을 반영한 탓일까. 이야기는 계속해서 변하고 어떠한 상황인지 이해하기 힘든 일들과 사람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관 속에 누워 있던 주인공이 밖으로 나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의 편지를 받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왼쪽 뺨에 까만 점이 있는 '숙'. 자신의 돈까지 가지고 훌쩍 떠나버린 여자임에도 '민'은 그녀를 잊지 못한다. 그러나 기다리던 그녀와는 만나지 못하고 엉뚱하게 자신을 '선생님'이라 부르는 자들에게 쫓기게 된다. 그러던 중 시민들에게 무장하고 거리로 나오라는 혁명군 방송이 공중에서 들려온다. 도망치던 '민은' 이번엔 자신을 '사장님'이라 부르는 이들에게 쫓기게 된다. 이번엔 무기를 버리고 시민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라는 정부군의 방송이 어디선가 들려온다. 그러나, 혁명군의 방송도 정부군의 방송도 '민'에게만 들릴 뿐 다른 사람들은 동요하지 않는다. 그는 또 도망을 치고 이번엔 무용수들 무리에 둘러 쌓인다. 모든 사람들은 그에게 대답을 요구한다. 그렇게 달리던 그는 갑자기 감방을 구경하고 구경하던 그가 별안간 죄수로 잡혀 들어가고 광장에서 총을 맞지만 죽음을 간신히 면한다. 그러다 이야기는 김용길 박사의 시점으로 다시 넘어와서 진행된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허구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소설 자체가 혼돈스러운 꿈의 한 복판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여러 번 읽어야 그 의미를 찾기가 좀 쉬을 것 같은데 그전에 정신이 혼미해져서 큰 스트레스를 유발할 것 같다.
"그런 시대에도 사람들은 사랑했을까?"
(중략)
"깡통. 말이라고 해? 끔찍한 소릴? 부지런히 사랑했을 거야. 미치도록, 그밖에 뭘 할 수 있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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