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지은이 최인훈
펴낸곳 (주)문학과지성사
<코스모스> 못지않게 읽기 힘들었고 난해했고 복잡했고 유쾌하지 않았으나 며칠에 걸쳐 어렵게 읽어봤다. 국어가 이렇게 어려웠나 새삼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었고 내가 가진 지식의 부족함을 알게 하는 소설이었다. 독해력이 매우 떨어져서 집중력을 요하는 작품이었고 몇 번이고 중간에 포기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수능에도 자주 출제되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청소년들이 이해하고 읽기엔 매우 무리가 있을 것 같다. 이데올로기를 다루고 있는 무거운 주제도 한몫하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하는 아이들에게는 한 문장 안에도 모르는 문장이 매우 많이 존재할 것 같다. 뭐 그런 이유로 시험을 치르기에는 좋은 작품일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에 난해한 부분이 많아서 작자의 의도를 파악케 하는 질문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이명준이라는 주인공이 남한과 북한을 오가며 이데올로기에 갈등하며 살고 사랑하는 이야기이다. 명준의 아버지는 북으로 가고 명준은 남에 남아 아버지 친구 집에 살고 있다. 그는 윤애라는 여자를 만나 연애를 하지만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여 주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그러던 중 북에서 요직을 맡아 대남방송을 하던 아버지로 인해 빨갱이로 찍혀 경찰의 모진 고문을 당한다. 그로 인해 남한은 그에게 밀실 같은 곳으로 인식되고 그곳으로 벗어나고자 북으로 향하게 된다. 북에서는 은혜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그곳 또한 자신이 생각했던 광장은 없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결국 은혜를 잃게 된 명준은 중립국을 택하고 중립국을 향해가던 배에서 투신을 택한다.
윤애의 덤덤한 낯빛은, 관념 철학자의 달걀 이명준에게, 화려한 원피스로 차리고, 손이 닿을 거기에 다소곳이 선 '물자체'였다.
※ 물자체 : 인식 주관에 나타나는 현상(現象)으로서의 물(物)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물(物), 칸트 철학의 중심 개념으로, 일체의 가능성과 경험을 초월한 경지에 있으며, 현상의 참 실재로서 감각의 원인이 된다. (출처 : 네이버 사전)
소설 속에서 나오는 여자들의 이미지는 적응할 수 없는 사회에서 주인공이 갖게 되는 유일한 희망, 내지는 삶의 의미인 것처럼 묘사된다. 사랑이 견딜 수 없는 사회에서의 도피처였는지 아니면 그것 자체로 숭고한 의미가 있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의 삶에서는 전부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만년필을 손에 낀 채, 두 팔을 벌려서 책상 위에 둥글게 원을 만들어, 손끝을 맞잡아봤다. 두 팔이 만든 둥근 공간, 사람 하나가 들어가면 메워질 그 공간이, 마침내 그가 이른 마지막 광장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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