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지은이 문유석
펴낸곳 (주)문학동네
값 13,500원
요령껏 사회생활을 잘해나가는 편이지만 잔을 돌려가며 왁자지껄 먹고 마시는 회식자리를 힘들어하고, 눈치와 겉치레를 중요시하는 한국의 집단주의적 문화가 한국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회식 극혐. 의미 없는 모임 사절. 내향적 성격을 단점으로 보는 사회 반대. 지극하게 개인주의자적인 성향을 타고난 나로서는 너무나 반가운 선언이 아닐 수가 없었다. 게다가, 판사씩이나 되는 분이 그런 말을 해주어서 더욱더 고마웠다. 이 사회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좋은 학벌이나 직업이 필요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별 볼일 없는 나와 같은 사람이 이런 소리를 한들 아무도 귀 기울여 들여주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이 사회에는 많다. 그저, 나는 단체보다 혼자가 편할 수도 있고 같이 노는 거보다 혼자 노는 게 재미있을 수도 있다. 밥도 경우에 따라선 혼자 먹을 수가 있는데 이 사회는 그것을 가만히 두고 못 봐준다. 뭐, 그것이 사회성이 떨어지는 거라고 질타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주변 사람 챙기다가 자기 밥그릇도 제대로 못 챙기는 사람 많이 봤다.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의 자유를 바랄 뿐이다. 각 개인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말이다. 이 책은 판사이자 개인주의자인 저자의 시선으로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과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개인의 행복을 위한 도구인 집단이 거꾸로 개인의 행복의 잣대가 되어버린 순간, 집단이라는 리바이던은 바다괴물로 들어가 개인을 삼킨다.
집단이 우선시되는 사회에서 개인의 생각이나 감정은 무시되기 쉽다. 집단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수렴하고 지속적 이익을 위해서는 양보와 타협도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저자와 같은 상징적 인물들이 더 많이 미디어에 노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부럽지 않은 삶을 위한 인생이 아닌 내 삶의 만족도가 높은 삶을 위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 자신의 부나 명성을 자랑하고 그것을 과시하듯 연출하는 모습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아직도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는 재벌이나 권력자들이 이른바 '갑질'을 행사하는 소재들이 많이 나오고 학벌에 목매는 교육열에 대한 드라마도 많다. 남들과 다르면 틀린 것으로 간주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할 것 같다.
만국의 개인주의자들이여, 싫은 건 싫다고 말하라. 그대들이 잃을 것은 무난한 사람이라는 평판이지만, 얻을 것은 자유와 행복이다. 똥개들이 짖어대도 기차는 간다.
이 외에도 청년 실업의 문제, 비정규직, 고용의 문제 등등의 문제와 크고 작은 국내외 사건 사고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어떠한 시선으로 그 사안들을 대해야 할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주고 있다. 각자의 상황이나 경험에 따라 그 울림은 다를 것이나 내가 접하지 못했던 사건이나 다른 이의 인생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이해해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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