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3 방송)
EBS 위대한 수업3 (자본주의, 사회주의, 재앙) 4강 무엇이 재앙을 부추기나
위대한 아흔다섯 번째 강연 '자본주의, 사회주의, 재앙' (시즌3 열네 번째)
알렉스 캘리니코스 런던대학교 킴스칼리지 명예교수
도이처상위원회 위원
저서 <반자본주의 선언>, <자본론 행간 읽기> 등
4강 무엇이 재앙을 부추기나
재앙은 지금 우리 눈앞에 와 있다
Q. 왜 이런 재앙이 자본주의 위기의 결과라는 걸까?
자본주의의 두 가지 특징
1. 임금노동 착취
2. 자본의 경쟁적 축적
특히 두 번째 요소는 지정학적 경쟁을 초래한다
라이벌 관계에 있는 열강들 사이 경쟁을 초래한다
경제 위기가 생기는 것 역시 자본주의의 한 경향이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경제 위기는 2007~2009년 세계금융위기다
세계금융위기가 신자유주의 체제를 무너뜨린 건 아니지만
엄청나게 약화시킨 건 사실이다
신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적 정당성도 크게 손상됐다
그때부터 주류 경제학자들이 경제 관리를 위해 한 제안이
대부분 무시됐다
세계 경제 체제가 지금까지 가능할 수 있었던 건
각국 중앙은행이 막대한 돈을 낮은 금리로 풀었기 때문이다
즉 세계 자본주의 체제는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경험한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중앙은행이 낮은 금리로 돈을 푸는 게
직접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진 않았지만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데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라
결국 정책을 철회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다시 금리를 올리고 새로 찍는 돈의 양도 제한했다
그러자 저금리 정책에 크게 의존하던 금융 제도가 불안해졌다
2022년 9월 영국 금융제도는 극심한 위기를 겪었는데
이건 극도로 무능하고 광적으로 보수적인 정부 때문이었다
2023년 초에는 미국의 일부 은행에도 문제가 생겼다
각국 중앙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철회한 결과로 불안정해진 것이다
세계금융위기는 이데올로기적으로도 불안정한 결과를 초래했다
각국 정부의 신뢰가 훼손됐고 정당 시스템 전체가 타격받았다
중도 우파든 중도 좌파든 모두 신자유주의가 타당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기회 삼아 극우세력이 등장한 것이다
2021년 1월 6일 워싱턴에서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이 일어났다
극우파가 대통령 선거 결과를 바꾸려고 시도한 사건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에서 조 바이든에게 패배했을 때 말이다
더 최근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핫도그 장수였던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켰던 바그너 그룹을 이끌고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맞선 사건이 있었다
두 사건은 실패했지만 중요한 건 이런 극우세력의 전복 시도가
세계에서 가장 큰 핵보유국 두 곳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 사례는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세상이 얼마나 불안정해졌는지
그리고 정부가 신뢰를 잃었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자본의 경쟁적 축적이 초래한 가장 파괴적인 현상은
기후변화이다
자본의 경쟁적 축적이 일어난다는 건
경제가 경쟁하는 기업들과 국가들에 의해 운영된다는 뜻이다
이 체제를 이루는 단위인 각 기업과 국가의 주된 목표는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기업은 자신의 이윤만 챙긴다
국가의 경우 다른 국가보다 더 큰 권력을 얻으려 한다
이 과정에는 자본에 책임을 묻는 시스템이 없다
자연이나 인류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말이다
국제연합 같은 기관이 있기는 하다
유엔 사무총장은 언제나 회원국에 기후변화의 위협을
심각하게 고려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효과가 없다
국가와 기업을 경쟁하게 하는 체제보다 더 강력한 건 없다
온갖 종류의 성명서와 선언문, 회의 등에서는
경제를 당장 탈탄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듭되고 있다
하지만 탄소 배출과 그로 인한 끔찍한 결과는 계속되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화석 연료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국가 체제에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 석유 및 천연가스 기업, 지동차 기업 등이
엄청난 영향력과 국가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한때 화석연료 업계는 기후변화 현상을 부인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기후변화에 대치하는 척을 하고 있다
그 결과 황당하고 우스꽝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다음 회차인 28차 총회는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거대한 에너지 생산국에 속하는 것이다
그리고 COP 28의 의장은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의 최고 책임자다
말 그대로 마피아에게 은행을 맡기는 격이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기후변화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이유가
단지 화석연료 기업들의 깊은 정치 개입 때문만은 아니다
경쟁적 축적이라는 잘못된 논리가 초래한 결과기도 하다
각국 정부는 기후변화 문제의 대안으로 탈탄소 경제를 얘기하지만
실천은 하고 있지 않다
주된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다
국가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으로 경제를 탈탄소화하는 절차에 들어가면
경쟁국 기업보다 생산 비용을 많을 쓸까 봐 두려운 것이다
단기적 이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 기업들도
신자유주의적 경제 논리에 따라 주주들에게 이익을 안겨줘야 한다
이런 기업들은 장기적인 과정을 거쳐서
탈탄소화 경제를 이루도록 만들어진 게 아니다
바로 이게 근본적인 문제다
경쟁적 축적이라는 이 잘못된 논리의 또 한 가지 단점은
군사비 지출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가 가장 최근에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2022년 세계 각국이 지출한 군사비의 총합은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한다(2조 2,400억 달러)
이는 유럽에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기도 하다
2022년 유럽의 군사비 지출은 전해에 비해 13%나 증가했다
동아시아에서도 지정학적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미국도 이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이 현상이 문제인 이유는
무기에 돈을 들이는 게 자원 낭비라는 점 말고 또 있다
군비 지출 때문에 다양한 자원에 대한 투자가 등한시되고 있다
교육이나 식량 같은 문제들 말이다
이런 무기 체계가 끔찍한 결과를 수반한다는 것도 문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과거에 쓰이지 않던 무기가
현재 대규모로 활용되면서 양측에 끔찍한 고통을 주는 걸 보고 있다
핵무기의 경우 파괴의 위협은 더 심각해질 것이다
군사비 지출 증가로 세계가 더 안정되는 게 아니라
더 불안정해진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에 대적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무기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의 역량을 우회할 만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군비 지출을 늘리면 단기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결국 다시 불안정해지거나 처음보다 더 불안정한 상황이 돼버린다
경쟁국들도 군비 지출을 늘릴 테니 말이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이걸 안보 딜레마라 부른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을 폭압적이고
거기엔 다양한 자본들 사이의 무질서가 존재한다고 했다
다른 말로 노동자는 생산 과정에서 명령받는 존재일 뿐이라는 것이다
자본가와 관리자의 경영 통제를 받는 존재다
자본주의의 생산 단위인 다양한 기업과 국가들
마르크스가 말한 여러 자본 간의 관계에는
무질서와 규제 없는 경쟁이 존재하고 있으며
바로 이것이 우리를 재앙으로 몰고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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