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8 방송)
EBS 위대한 수업3 (자본주의, 사회주의, 재앙) 1강 무엇이 이 세계를 움직이나
위대한 아흔다섯 번째 강연 '자본주의, 사회주의, 재앙' (시즌3 열네 번째)
알렉스 캘리니코스 런던대학교 킴스칼리지 명예교수
도이처상위원회 위원
저서 <반자본주의 선언>, <자본론 행간 읽기> 등
1강 무엇이 이 세계를 움직이나
자본주의, 사회주의, 재앙
이 제목은 유명한 책인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에서 따왔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책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에 출간됐다
이 책에서 슘페터는 자본주의가
점차 사회주의로 교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현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탐구했다
슘페터는 위대한 경제학자였지만 이 주장은 틀렸다
그는 사회주의란 국가가 경제를 운영하는 거라고 봤다
동방에는 소련과 중부유럽 및 동유럽의 국가들
그리고 중국과 북한같이 사회주의 국가임을 자처하는 나라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노동자가 국가를 다스린다는
노동 친화적 이념을 내세웠지만 현실은 달랐다
실제 경제적,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권력은
모두 일당 국가의 최고 위치에 있는 소수에게 집중됐다
(집권당인 공산당의 권력자들)
서방에선 투쟁으로 노동조합을 조직할 권리를 따내기도 했는데
노동자에겐 자신의 이익을 관리할 경제적 지배력이 없었다
심지어는 노동조합을 조직할 권리도 없었다
즉 서방과 동방의 근본적인 계급 구조는 같았다
자본가 계급의 내부 구성이 달랐던 것이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마르크스주의자 토니 클리프는
이 국가들이 자본주의의 일종인 관료적 '국가자본주의'라 주장했다
그러니까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를 대체한 게 아니었다
여전히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 자본주의
: (카를 마르크스의 이론과 <자본론>에 나오는 정치경제학 비판에 영향을 받은 설명)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에 두 가지 특징이 있다고 했다
1. 임금노동착취
자본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노동자들이 경제적 독립을 확보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가진 유일한 경제적 자산은
마르크스가 말한 '노동력'
즉 일할 수 있는 능력이다
대부분의 인간 사회에서 구성원들은
그 사회들도 나름의 단점과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토지, 도구, 원료 등에 직접 접근할 수 있었다
가진 게 노동력밖에 없는 노동인구의 등장은
마르크스가 자본의 시초축적이라 부른 역사적 과정의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농민들은 토지를 강탈당했다
살던 땅에서 쫓겨난 농민이 노동자가 되었고
결국 자본가들의 수중에 부가 집중되는 결과를 불러왔다
이런 상황이 권력의 불균형을 낳았다
자본가는 아주 독특한 경제적 계급이다
자본가는 돈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돈 덕분에 생산에 필요한 자원들에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자본가는 생산 그 자체에 흥미를 느끼거나
필요를 충족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그보다는 이윤을 얻는 데 관심이 있다
자본가가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투자하는 목적은
이윤을 얻기 위함이다
노동자는 생존을 위해 노동력을 팔아야 하지만
자본가는 여유가 있다
필요하다면 은행에 돈을 예금해 놓을 수도 있다
경제위기에서 살아남은 자본가들은 이 방법을 선택한다
더 큰 이윤을 얻을 수 있는 투자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와 자본가가 노동 시장에서 만나면
특히 노동자가 자본가와 계약을 맺는 경우에
노동자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이 성사되곤 한다
이 계약은 노동 착취로 이어진다
노동자는 임금보다 더 많은 가치를 만드는데
노동자가 만드는 가치와 노동자의 임금 사이의 차액을
자본가가 가져가는 것이다
이윤은 거기서 나온다
마르크스는 이걸 '잉여가치(Surplus Value)'라 불렀다
자본주의 역사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세기에 발전한 복지국가는
노동자에게 다양한 비시장적 복지를 제공했다
건강보험, 교육 등이다
자본가가 복지를 제공한 건 건강하고, 교육받고, 안정적인
노동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복지국가의 발전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아주 중대한 변화였다
지금 저물고 있는 신자유주의는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이 있었던 1970년대에 시작됐다
이 둘은 합심해서 사회적 지원을 최대한 줄이려 노력했다
실업수당 같은 것을 줄여서 노동자가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했다
그러면 노동자들은 노동시장에서 임금이 낮고
노동조건이 열악한 일자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자본가가 얻는 이윤은 그만큼 더 커지게 된다
2. 자본의 경쟁적 축적
마르크스에 의하면
자본가 계급은 노동자와 대립하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노동자를 착취하고 이를 통해 이윤을 벌어들인다
하지만 자본가 계급은 내부적으로 분열돼 있다
마르크스는 이 관계를 '서로 싸우는 형제들'이라고 표현했다
노동자를 착취한다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졌지만
서로 경쟁 관계에 있기도 하다
공동으로 착취하는 노동자들로부터
각자의 자본가가 최대한 많은 이윤을 뽑아내려 애쓰는 것이다
자본가들의 이런 대립은 시장에서 경쟁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수많은 자본이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서 이윤을 극대화하고
그 다음에는 점유율을 유지하려 애쓴다
자본의 경쟁은 굉장히 중요하다
자본가가 이 경쟁을 통해 투자에 대한 보상을 얻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자본의 성격도 달라졌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쓸 때
자본의 일반적인 모습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가족 기업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자본은 그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생산 역시 전 세계에 걸쳐 있다
일종의 초국적 생산네트워크를 통해 지난 수십 년간 구축한 것이다
자본의 모습은 바뀌었지만 경쟁이라는 기본 논리는 여전하다
자본가는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에 자본을 투자한다
그 결과 생산 비용이 줄어든다
기술에 투자하지 않는 기업은
경쟁 상대보다 생산 비용을 더 많이 쓰게 된다
그러면 경제적으로 점점 큰 압박을 받게 되고
시장 점유율도 줄어들고 파산의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자면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훨씬 효율적인 일본의 자동차 기업이 시장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사례를 통해 자본의 축적이라는 개념을 이해해 보도록 하자
이 개념을 처음 떠올린 건 18세기 스코틀랜드 정치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였다
여기서 '자본의 축적'이라는 건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해 이윤을 얻지만
그 모든 이윤을 사치재 소비로 다 써버리진 않는다는 뜻이다
자본가는 대부분의 이윤을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생산에 투자한다
이런 점이 자본주의를 아주 역동적으로 만든다
자본주의의 역사에서 지난 200년 동안
기업들은 경쟁의 압박에 시달렸고 그 결과
자본주의 체제에서 생산성과 산출량은 엄청 증가했다
애덤 스미스가 살던 18세기에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자본주의 이전의 사회에선 상상도 못 할 정도였다
경쟁은 자본주의가 생산 수단에 투자할 인센티브는 물론
그로 인해 더욱 발전된 생산 수단을 가져다줬다
자본주의 옹호자들은 바로 이 점을 찬양했다
하지만 그 이면엔 다른 모습도 있다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경쟁적 축적이라는 맹목적 논리가
이 체제를 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명백한 건 경제위기이다
자본주의는 역사 내내 호황과 불황을 넘나들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환경 파괴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이런 현상이 일어날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자본주의의 영향으로 농업이 산업화돼 가는 걸 목격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는 <자본론> 3권에서 이렇게 썼다
마르크스는 인간 사회의 기반이 인간의 노동과 자연이
상호작용하는 신진대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인간의 생산력은 엄청나게 발전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 같은 생산력 증가는
점점 더 파괴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을 재앙으로 몰고 가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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