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위대한 수업2(정신건강 특집 <트라우마>) 1강~6강 요약정리
위대한 일흔 네번째 강연 '정신건강 특집 <트라우마>'(시즌2 서른 두번째)
베셀 반 데어 콜크 보스턴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
<트라우마 연구 재단> 설립(1982)
ISTSS(국제 트라우마 스트레스 연구회) 회장
NCTSN(미국 아동 외상성 스트레스 네트워크) 이사
베셀 반 데어 콜크가 트라우마를 연구를 시작한 건 70년대
참전 군인들을 만난 게 계기가 되었다
트라우마가 무서운 건 사랑하기 어려워진다는 거예요
마음 놓고 다른 사람과 즐겁게 지내기가 힘들거든요
1강 트라우마 환자에게 생기는 일
- 트라우마의 증상
· 끔찍한 사건으로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은
정신적으로 갇혀있고 압도되며 겁에 질린다
최근에 서울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처럼 말이다
또 한국에서는 몇 년 전에 '세월호 참사'도 발생했다
이런 대규모 참사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마련이다
TV 속,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자세부터 움츠러든다, 표정도 딱딱하게 굳는다
어떤 이들은 몹시 불안해하며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오면
특정 사건이 계속 재생된다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고 자꾸만 떠오르며
당장 겪고 있는 일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증상은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데 악몽을 꾸기도 하고
트라우마 사건을 다시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도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당장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트라우마 피히자라면 자녀가 컵 하나만 깨더라도
아주 심하게 화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컵 하나 깨진 걸 갖고 유난이다 싶을 것이다
또 자신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소리나 장면, 냄새 등에
과민 반응할 수도 있다
PTSD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을 못 알아채기도 한다
트라우마의 원인이 되는 사건이 다시 발생한 것처럼
생리적인 단계에서부터 몸이 저절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주로 이렇게 느낀다
그리고 최근에 겪은 일을 떠올린 후에야 깨닫게 된다
"아!, 그 끔찍한 사건 때문에 이러는 거구나"
트라우마가 무서운 건 사랑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트라우마가 피해자의 뇌를 변화시켜 위험을 알아차리는 데
매우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긴장을 놓지 못하고 매우 예민한 상태이기 때문에
안전한 것도 위험으로 간주해서 정신이 경직된다
가장 힘든 건 끔찍한 사건이 계속 떠오른다는 것이다
성폭행 피해나 사람이 죽는 장면을 기억하겠다는 의지가 없어도 말이다
그래서 트라우마 피해자는 그만 이겨내자고 생각한다
하지만 몸의 안전을 책임지는 뇌 뒤쪽의 기관은
계속해서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반응한다
그래서 피해자는 자신이 취약하다고 느끼게 된다
쉽게 마음이 상하니까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건 뭐든 피하려 한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를 겪은 사람들은 종종 운전하기를 겁낸다
차가 많은 곳을 겁내기도 하고 차가 다가오면 몹시 두려워하기도 한다
트라우마의 원인인 교통사고 경험은 생각하지도 못한 채 이렇게 말한다
성폭행이라는 끔찍한 일을 겪은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기도 한다
또 가까운 관계인 누군가에게 학대당한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는 걸 겁낼 수도 있다
자신이 취약한 것처럼 느껴져 기분이 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 조절에 많은 힘을 쏟고 일상의 대부분을 정상성 유지에 집중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복잡한 인간관계를 피하고자 시도 때도 없이 일만 하다 워커홀릭이 된다
직업적 능률에 집중 → 타인과의 관계 회피
이런 현상은 역사적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 일본, 독일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당시 큰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트라우마를 나누거나
생리적인 증상을 겪는 대신에 일하는 데만 모든 에너지를 썼다
일하는 건 여전히 안전했고 트라우마를 떠오르게 하지도 않았다
- 트라우마의 특징
· 자신의 감정과 반응을 싫어하게 된다
그런 반응 때문에 자신을 좋아하지 않게 된다
너무 무력하고 분노해선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지만
자꾸 그러게 되니까 깊은 수치심을 느낀다
예를 들어 성폭행을 당한 사람은 본인의 행동에서 잘못을 찾기 시작한다
'진작에 알아채지 못하다니...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
트라우마는 내면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는다
트라우마를 겪으면
1. 자신을 신뢰하기 힘들어진다
2. 다른 사람을 신뢰하거나 사랑하기 힘들어진다
이런 현상의 근원은 뇌에 있다
트라우마는 뇌를 바꿔놓는다
한번 트라우마에 노출된 뇌는 위험을 알아차리는 기능이 특히 발달하게 된다
나쁜 일이 일어나는 걸 감지한다
뇌 전체가 거대한 경보 장치로 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상은 위험한 곳이 되고 자신을 믿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자신을 믿기 힘든 상황에서 트라우마 환자는 두 가지로 반응한다
1. 적극적인 방어(Active defense), 투쟁-도피 반응에 계속 갇혀있다
계속 흥분돈 상태에 있으며 자꾸만 폭발하고, 또 화가 치민다
그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서서히 진정하는 법을 배우지만
그러면서 감정이 무뎌진다
2. 소극적인 방어(Passive defense), 트라우마 피해자들은 감정을 없앤다
마음속이 텅 빈 것처럼 감정이 사라진 좀비 같은 상태로 일상을 사는 것이다
그리고 몸은 "두려워. 아무것도 안 느껴져, 동떨어진 기분이야"라고 반응한다
경험이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도 어려워진다
결국 트라우마 환자의 '유기적 조직체'이다
피해자의 몸과 존재 즉, 정신과 뇌 등이 연합해서 오래전에 일어난
사건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다만 뇌의 작용 때문에 그 사건이 끝났다는 걸 알지 못하고
계속 현재 시점에서 트라우마를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는 작년이나 5년 전, 20~30년 전의 사건이라 해도
트라우마의 원인이 되는 사건이 끝났다는 걸 알지 못한다
따라서 트라우마 치료에서 아주 중요한 점은
1. 트라우마를 만든 사건을 인정해 준다
2. 지금은 그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해 준다
트라우마의 큰 문제는
쾌감을 느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즐거움이 사라지고 자신을 좋게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트라우마 피해자는 이런 상태로 살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교감할 수 없어서 관계를 맺을 수 없어'
가장 흔한 형태의 트라우마는 사적 환경인 가정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늘 모두에게 주목받는 대규모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보다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트라우마 문제가 더 심각할 때가 많다
미국에서는 세 쌍의 커플 중 한 쌍이 서로에게 신체적인 폭력을 행사한다고 알려져 있다
많은 아이가 부모 간의 폭력을 목격하고 있다는 뜻이다
부모 간의 폭력을 목격한 아이는 세계관과 자아관 형성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사랑하는 이들마저 위험한 존재로 여기게 된다
경험은 우리 뇌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해자가 얼마나 성숙했는지 또 몇 살인지에 따라 트라우마의 영향도 달라진다
아주 어린아이가 트라우마를 겪으면 가령 부모가 어디론가 떠나서
혼자 남겨지게 되면 뇌가 조직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말하자면 뇌는 '사용 의존적 기관'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뇌는 다르게 발달한다
아직 발달하지 못한 상태의 갓난아기의 뇌와 정신은
타인과의 상호 작용을 하며 발달한다
이해할 수 있는 말은 한마디도 없고 그냥 소리를 낼 뿐이지만
누군가와 함께하며 닿아 있다고 느끼고 박자를 맞추는 것은
우리 몸에 기쁨과 안정감을 심어준다
트라우마를 겪으면 그런 느낌이 흩어져 버린다
어머니가 우울증을 앓거나 트라우마에 시달리면 아기와 잘 놀아 주면서
융통성 있게 굴기가 힘들다
아기와 놀아 주지 않거나 반응을 보여주지 않으면
아기의 건전한 자아 형성에 필요한 정서적 재료가 부족해진다
아기는 인간관계에 있어 무력감을 제일 먼저 배우게 된다
정신과 뇌가 조직되는 과정에서 이런 경험은 큰 영향을 미친다
사실 트라우마라는 건 인간의 발달 과정에서 가장 크게 모습을 드러낸다
경험에 따라 무엇을 배울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 뇌의 한가운데에는 주변 세상을 그린 지도가 있다
이 지도는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며 뇌라는 기관은
앞일을 예측해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뇌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기관이다
그러니 경험이 곧 뇌를 빚는 것이다
사람들의 반응엔 이런 느낌을 받는다
사람들이 아기에게 미소를 지으며 정말 예쁘다고 해주면
아기도 자기가 예쁜 줄 안다
반면 나쁘거나 성가시단 취급을 받으면 그런 태도를 보며
아기는 자신을 짐짝으로 여기게 된다
그렇게 조직된 뇌는 그대로 굳어 버린다
따라서 우리의 정신과 뇌가 어떻게 조직될지는 주로 유아기에 결정된다
특정 정신질환이 뇌에 미치는 폐해보다는
트라우마가 뇌 발달에 기여하는 양상에 대한 연구가 더 잘 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유아기의 애착 패턴을 통해서 뇌가 겪는 현상 자체는 아니어도
그 발달 과정은 가늠할 수 있다
시애틀 워싱턴 대학교에 근무하는 앤디 멜초프라는 동료가 하루는 신생아실에 갔다
태어난 지 5시간밖에 안 된 아기가 있었다
정말 갓난아기인 다른 사람과 접촉이 전혀 없는 아이였다
그런데 앤디가 혀를 내밀자 갓난아기도 혀를 내밀었다
앤디가 입을 벌리면 아기도 입을 벌렸다
이처럼 서로를 흉내 냄으로써 우리는 문화를 이룬다
한국인은 주변 사람들이 한국인답게 행동하는 걸 보고
특정한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며 남과 교류한다
그 특정한 교류방식은 문화권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다
한국인의 방식은 노르웨이, 호주, 러시아와는 약간 다를 수 있다
문화권이 달라지면 경험도 달라진다
그런 경험이 뇌를 빚고 나아가 자아를 이루는 것이다
2강 아동기 경험이 중요한 이유
- 트라우마가 인체, 정신 행동에 있어 겪는 변화
· 빈센트 펠리트 박사의 'ACE 연구'
(=아동기 부정적 경험에 대한 연구)
이 연구는 캘리폰아주 샌디에이고의 체중 감량 클리닉에서 시작됐다
당시 펠리티 박사는 몹시 성공적인 체중 감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많은 사람들이 효과를 봤다
그러던 어느 날 40kg이나 체중을 감량했던 여성이
석 달 만에 체중이 다시 늘어서 펠리티 박사를 찾아왔다
"저는 너무 무서웠어요"
클리닉을 나와 직장에 돌아갔을 때 직장 동료 한 명이 저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했다
"오! 정말 멋진데요 오늘 밤에 데이트할래요?"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한 순간부터 저는 먹고 또 먹어댔어요"
"뚱뚱하면 그런 눈길을 받지 않으니까요"
그녀의 말을 듣고 새로운 의식이 열렸다
그리고 곧 많은 전문가가 이런 결론을 내렸다
해결책으로부터 또 다른 문제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통해서 식이장애, 자해 심리를 밝혀내기 시작했다
매우 흔한 현상인 자해의 심리를 밝혀내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14명 중 한 명이 날카로운 물체로 몸에 자해하거나 화상을 입힌다
아마 한국도 비슷할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도움이 돼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
해결책이었던 게 나중에 문제로 발전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 끔찍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다양한 습관과 대처 반응을 개발한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한 사실을 깨달은 펠리티는 질병관리본부를 찾아갔고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이 미국에서 얼마나 흔한지 알아보는
대규모 설문조사를 하게 됐다
수치는 국가마다 비슷하게 심각한 수준이었다
미 질병관리본부는 다양한 이유로 의료기관을 찾은
2만 5천 명의 환자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부모가 서로 때리는 모습은 아이에게 아주 나쁜 본보기가 된다
아이를 겁줄 뿐만 아니라 힘이 아주 세고 남을 때려눕히면
권력을 누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은 사람들의 행동과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 매우 깊은 영향을 미친다
부모 사이의 폭력을 지켜보며 자란 여성은 자신도 연인에게
폭력을 당할 확률이 50배나 더 높다
또 가정폭력을 지켜보며 자란 남성은 가정폭력을 저지를 가능성이 더 높다
흡연이 건강에 매우 해롭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니 자신의 건강을 가꾸지 않는다는 징후로 볼 수 있다
학대당한 사람들은 비만이 될 가능성도 크다
자신의 몸을 싫어하고 몸이 느끼는 감각도 싫어하기 때문에
음식을 마구 먹어 치우는 것이다, 즉 적응의 일종이다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흔하며 매우 심각한 질환이지만
안전한 아동기를 보낸 우울증 환자와
어려서 끔찍한 경험을 한 우울증 환자는 크게 다르다
안전한 아동기를 보낸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도 훨씬 낮고
치료 과정에서 항울제가 잘 통할 확률도 훨씬 높아진다
반면 심한 가정폭력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트라우마가 많은 사람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도 더 높으며 항우울제도 잘 통하지 않는다
어린아이들이 죽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삶에 대해 절망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못된 아이라서 자살을 꿈꾸는 게 아니라 정말로 절박한 것이다
최선의 선택이 자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은 주위 환경에 대한 반응인 경우가 많다
아이가 왜 살고 싶지 않은 건지 밝혀내는 게 중요한 이유다
학교에서 오랫동안 따돌림을 당했을 수도 있고
부모에게 학대를 당했을 수도 있다, 추행을 당했을 수도 있다
알코올 중독은 유전병이라고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헤로인을 권한다면 보통은 어처구니없다면서 역정을 낼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절박하고 끔찍한 심정이라면 헤로인이 그런 기분을 없애 준다는 말에
실제로 약물을 복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파괴적인 물질을 왜 몸에 집어넣는 걸까?
그건 마음속의 무언가를 다루기 위해서이다
펠리티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심하게 학대당한 어린아이가 커서
마약에 중독될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의 46배나 된다고 한다
이들이 지나치게 술을 마시고 또 마약에 취하는 건
몸속의 끔찍하고 불편한 느낌을 다루기 위해서이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은 자신의 몸을 좋아하지 않거나
늘 외롭고 버림받은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한 감정을 없애기 위해 많은 이들이 성행위에서 위안을 찾는다
이 증상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몸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를 불편하게 느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흡연해도 거리낄 게 없다
·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한다면 우리의 공공 보건은 크게 달라진다
아이들이 100% 안전하다면 우울증은 지금보다 훨씬 덜 흔한 질병이 될 것이며
자살 시도도 지금보다 덜 일어날 것이다
마찬가지로 알코올 중독도 지금보다 줄어들 테고 약물 오남용도 거의 사라질 것이다
성폭행 범죄 발생률도 낮아지고 가정폭력도 많이 감소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계산해 보면 아동학대, 폭행으로 인한 비용이
암이나 심장 질환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더 많이 든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헤크먼(시카고 대학교 석좌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안전한 양육을 돕는 비용으로 사회적인 차원에서 1달러를 투자할 때마다
장기적으로는 그 사회에서 7달러의 이득을 본다고 한다
복지 서비스를 필요로 하거나 감옥에 가는 사람이 줄어든다
사람들이 건강해지고 자녀를 잘 돌볼 수 있게 되며
취직할 능력이 되니까 세금을 보탤 수도 있다
유아기의 트라우마는 이 모든 것을 방해한다
모든 문화권에서 이 점에 집중해야 한다
아이들이 안전하고 예측하기 쉬운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아이들에게 신체적인 안정감을 줘야 한다
3강 트라우마 상태의 뇌
- 트라우마가 뇌의 조직화에 미치는 영향
· 뇌를 간단하게 그려보면 대략 세 가지 층으로 나눌 수 있다
이성이나 인지 기능을 관장하는 기관에는 트라우마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트라우마는 주로 뇌 뒤쪽에 영향을 미치는데
포유류의 뇌와 이 뒷부분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
어떻게 호흡할지, 화장실에 갈 때가 됐는지, 잘 시간이 됐는지 말해주고
음식을 얼마나 먹을지도 정해준다
또 우리가 뭘 보고 있는지 무엇이 중요한지도 말해준다
현실을 구성하는 데 쓰이는 뇌 부위가 트라우마의 영향을 주로 받는다
마음속의 현실과 외부의 현실 모두 해당한다
처음 세상에 태어났을 때 우리는 갓난아기의 능력만을 지녔다
갓난아기는 생명체로써 매우 원시적인 상태이다
보통은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트라우마는 가장 기초적인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정상적인 호흡 패턴을 가진 트라우마 피해자를 본 적이 없다
트라우마 피해자는 몹시 얕게 호흡하거나 깊고 불규칙하게 호흡한다
또 대부분의 트라우마 피해자는 아침을 먹고 출근해서
때가 되면 점심을 먹는 일반적인 식습관을 갖고 있지 않는다
종종 식습관에 문제가 있거나 배변 습관, 거동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많다
수면 패턴 또한 정상인 환자도 별로 없다
아기는 기초적인 활동을 하다가 서서히 세상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세계 어디를 가도 아기들은 여기저기 기어 다니며 움직이고
물건을 밀기도 하며 이것저것 더듬어 본다
이때 아기들은 자신이 주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주변 세상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도 탐구한다
뇌의 중간 부분은 주변 세상과 관련해서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지도를 발달시킨다
우리가 무엇을 보고 어디에 관심을 집중하는지 어떤 것을 중요하게 여길지
어떤 것에 집중할지 결정한다
이런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
나무를 보고 아름답다고 말하면 아름다운 걸 모르겠다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인식하는 건 사람마다 다르며 트라우마는 그 인식을 바꾼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은 세상을 다르게 인식한다
누가 목소리에 조금만 힘을 줘도 겁을 내기도 한다
오래전에 자신에게 상처를 준 누군가와 닮은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을 위험하게 여기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은 무심코 넘기는 소리를 듣고 아주 중요하게 여길 수도 있다
미경험자라면 이해조차 못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리는 일을
뇌가 다르게 인식하면 위험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트라우마 피해자도 이성적으로 이 감정이 비상식적인 걸 알지만 어쩔 수 없다
두세 살쯤 된 평범한 아이가 방에 걸어 들어간다고 가정해 보자
사람들이 그 아이에게 귀엽고 예쁘다고 할 때
자기는 평범한 애라고 반박할 아이는 세상에 없다
이 아이에게 유일한 현실은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이다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말을 들으면 본인이 그런 줄 알게 된다
아이가 나이가 들고 많은 일을 겪더라도 그 아이 뇌의 중심에는
본인이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있다
부모가 원치 않았던 아이들에게서는 이런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입양된 아이들이나 원치 않게 태어난 아이,
어려서 학대와 방임을 당한 아이는 자신을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로 생각한다
하자 있고 불완전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남들이 알지 못하길 바란다
자신이 형편없는 사람인 걸 들키기 싫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치심을 느끼고 자신을 혐오하며 두려워하는 문제는
뇌의 제어할 수 없는 부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뇌의 성향을 바꾼다는 건 아주 큰 도전이 된다
뇌는 기초적인 부분부터 자란다
아이들과 어울리다 보면 클수록 사회적으로 변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서로 소통도 늘어나고 말수도 많아지며 함께 무언가를 하는 데서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
그러기 위해선 전두엽이 필요하다
전두엽은 우리의 미래를 계획하고 사물을 이해하며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게 한다
지금 강연을 하고 있지만 잠시 후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거라는 걸 아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을 넘어 과거, 현재, 미래를 생각하도록 해주는 전두엽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두엽은 자신을 보살피는 뇌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주먹을 날리고 싶을 때 전두엽은 그런 충동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자신을 다스리도록 도와준다
전두엽도 트라우마에 큰 영향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서너 살 무렵에 시간 감각과 자신을 제어하는 능력이 자리 잡게 된다
어린 시절에 폭행, 추행 같은 피해로 트라우마를 겪으면 충동을 조절하는 기능에 영향을 준다
화가 나면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폭발해 버리는 것이다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트라우마로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에 힘들어할 수 있다
원래는 제어할 수 있어야 하는 행동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오게 되는 것이다
또 우리는 과거를 바탕으로 삼아 자동으로 분노, 공포, 우울 또는 무감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반응을 거의 제어하지 못한다
아마 한국에서도 이렇게 느끼는 사람이 많을 텐데
예를 들면 사랑하는 사람이 헤어지자고 하거나
누군가가 세상을 떠나거나 아주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이런 생각에 빠진다
뇌에서 시간을 담당하는 부위가 기능을 멈춰버리면
자신이 느끼는 모든 걸 계속해서 느끼게 된다
내일은 기분이 나아질지 알 수 없다
어제는 기분이 괜찮았다는 것도 거의 깨닫기 힘들다
시간관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라우마를 이겨낼 때는 시간관념을 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오늘은 두렵고 겁도 많이 나고 화가 치밀더라도
내일은 마음 상태가 달라져서 괜찮아질 거라는 걸 알 수 있다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겪는 순간에 뇌에서 놀라운 현상이 일어난다
우뇌 쪽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아주 격한 감정이 밀려오게 된다
'세상에! 너무 속상해! 아무것도 못 하겠어'
온전히 감정에만 사로잡혀 인지 기능이 차단되는 것이다
감정적인 존재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뇌 스캔 연구에서 가장 놀라웠던 건
트라우마 환자의 뇌에서 활동이 제일 저조한 부위를 봤을 때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정말로 화났을 때는 뭐라고 말을 해도 종종 이상하거나
논리적이지 않게 들리는 것이다
브로카 밑에는 언어를 담당하는 또 다른 구역인 베르니케 영역이 있다
베르니케 영역 덕분에 우리는 화났을 때 욕도 하고 성난 말을 퍼부을 수도 있지만
그 내용은 논리적이지 못하다
침착하게 설명하는 그런 능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트라우마를 겪으면 겁에 질리고 극도로 흥분하며
전혀 논리적이지 못한 것이다
트라우마 치료를 할 때 언어 능력에 기대선 안 된다
트라우마를 겪는 동안에는 언어 능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현실감을 회복할 수 있을까?
뇌의 작용을 이롭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하면 몸이 안전하게 느끼도록 도와서
환자의 뇌가 제 기능을 회복하고 감각을 제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감정이 폭발했고 통제가 안 됐으며 화를 냈다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려고 술을 마셨고, 마약까지 하게 됐다
운전자에게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고 뇌 스캔을 했다
(어떤 게 보이고, 무슨 냄새가 나며 무엇이 들리는지 물으면서)
운전자는 트라우마 당시의 느낌을 떠올리자 그 뇌가 활성화됐다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알 수 있도록 돕는 부위이다
뇌의 이 부위가 꺼지고 그 기능이 멈추면 자신이 느끼는 게
현재가 아닌 과거에 속한다는 걸 알 수 없다
중요한 과제는 사람들이 이 순간을 살도록 돕는 것이다
자신이 어디에 있으며 또 어떻게 느끼는지 알고
과거에 일어난 일과 현재의 일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4강 애착과 트라우마
- 트라우마가 아동기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
·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딸 안나 프로이트가 1946년에 한 연구
런던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에게 공습당했다
독일 공군의 폭격으로 런던의 많은 지역이 파괴됐다
런던 시민들은 '아이들에게 너무도 끔찍한 일이에요'라고 말했다
'아이들을 안전한 시골로 피난 보내 좋은 사람들과 지내게 합시다'
안나 프로이트는 런던에 남은 아이들과 안전한 곳으로 피난한 아이들이
어떻게 됐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안나의 연구에 의하면 런던에 남은 아이들은 잘 자랐다
폭격 등의 끔찍한 일을 목격했는데도 말이다
반면 시골로 피난한 아이들은 심한 향수병을 앓았고 자존감도 크게 하락했다
양육자인 부모와 떨어지는 게 아이들에게 몹시 괴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와 강하게 연결돼 있다
어린아이에게 부모와 가정은 온 세상과 같은 존재이며
이러한 애착 환경은 아이의 성장을 결정짓는다
부모에게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한 온갖 끔찍한 일이 일어나도
아이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래도 엄마, 아빠는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유아기의 애착 체계는 우리 자아의 밑바탕이다
우리가 생애 초에 사람들과 맺는 관계에 따라 어떤 사람이 될지 방향이 잡힌다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는 세계무역센터가 공격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5살 반이던 노엄 솔 군은 사건 당일, 평소처럼 학교에 갔다
그리고 교실에 도착한 지 7분이 지났을 때 끔찍한 광경을 본 노엄은
겁에 질려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노엄의 아버지도 학교로 달려갔고 부자는 트라우마 현장을 피해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가 그림을 보여줬을 때 이렇게 물었다, '이 그림 아저씨 줄래?'
그러자 아이가 왜냐고 물었다
그래서 그 그림을 지금 쓰는 책에 넣고 싶다고 했더니 아이는 안 된다고 했다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이 그림은 돈을 받고 팔 거라는 이유였다
그 값이 100달러여서 터무니없다고 했더니 아이는 갖기 싫으면 말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회복 탄력성이다
노엄이 트라우마를 겪었다면 나를 만족시키려 애썼을 것이다
사랑받기 위해 무엇이든 했을 것이다
하지만 노엄은 이미 사랑받고 있다고 느꼈고 의지하지 않았기에
돈을 받고 그림을 팔았다
다섯 살 반 된 아이가 뭘 봤는지 알 수 있는 아주 심오한 그림이기 때문에
돈까지 주고 샀다
끔찍하고 정말 무서운 광경이었다
시민들을 구하러 달려온 소방대원들의 모습도 그려져 있었다
노엄은 '그건 열기예요'라고 대답했다
'비행기가 부딪쳤을 대 비행기에서 불덩이가 터져 나왔어요'
'그 뜨거운 열기가 창으로 들어와서 우리 모두 타 버리는 줄 알았어요'
그때의 열기를 기억한 것이다, 다 죽을까 봐 겁이 났던 것도 말이다
그날 세계무역센터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소리에 트라우마를 느끼고 있었다
사람들이 계단으로 마구 뛰어 내려가는 동안에 거대한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하며
끔찍한 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때문에 큰 소리가 나면 두려워한다, 트라우마는 그런 식으로 작용한다
사건의 전개가 아니라 감각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다
실제 사실과는 상관없이 반응하는 것이다
아이는 트램펄린이라고 대답했다
왜 트램펄린이 거기 있냐고 묻자 '그래야 사람들이 뛰어내려도 괜찮을 테니까요'라고 말했다
겨우 다섯 살 반 된 이 미숙한 어린아이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벌써 상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음이 안정된 사람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이다
당시 미국 시민들에게는 이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었다
미국은 이라크에 가서 9.11 테러와 상관없는 사람들을 죽였다
끔찍한 비극이다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은 이처럼 뭔가를 하려 한다
무력감을 견디다 못해 분노하며 복수한다
다섯 살짜리 소년은 대부분의 미국인보다 성숙하게 말했다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내서 상황을 더 낫게 만들어야 해요!
트라우마를 이겨낼 때 중요한 것도 바로 그것이다
다른 여러 가능성을 상상하며 지금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한번 트라우마에 빠진 사람은 모든 게 맞닿은 세상에서 산다
성폭행 피해자라면 누가 어깨를 만지기만 해도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다시 성범죄를 당할 거라고 생각한다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은 살짝 닿기만 해도 비상 상태로 돌입한다
반면 어린 노엄의 마음은 아주 넉넉했다
노엄이 미래를 내다보며 방지책을 찾을 수 있던 것은
뇌의 발달이 잘 되었기 때문이다
트라우마를 극복할 때 중요한 건
또 다른 현실을 상상하고 직접 행동하는 것이다
이것저것 다르게 시도해 보며 다른 결과를 얻는 것이다
원시적인 뇌가 투쟁 도피 반응을 일으킨다
또한 감정이 격해지고 화가 나거나 속상하며 겁이 난다
이런 상태를 어떻게 진정시켜야 할까?
문화권에 따라서 방법은 다르지만 대체로 전 세계를 통틀어
끔찍한 일을 겪은 후에 서로 껴안으며 몸을 맞대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진정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좋지 않은 사례
능동적인 일상 회복을 돕는 게 아니라 들것에 실어서 먼 곳으로 대피시키는 모습이다
이건 아주 끔찍한 일이다, 이들의 몸엔 스트레스 호르몬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스트레스 반응을 활성화한다
아주 훌륭한 대응법이다
스트레스 반응을 통해 생산적인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몸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있으며
몸을 움직이는 활동으로 이 호르몬을 날려 보내지 않으면
그 에너지는 뇌 중에서도 공포, 무력감 등을 관장하는 부위로 이동하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 때 시민들은 현장에서 대피하고
외부인들이 그 잔해를 수습했는데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 피해자들은
엄청난 트라우마를 겪었다
뉴올리언스 시민의 약 35%가 PTSD를 앓았다
반면 9.11 테러 당시에는 세간의 반응이 우호적이었고
수습에만 급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PTSD 발생률이 8%에 그쳤다
카트리나 재난과 9.11 테러의 차이는 뉴욕 시민의 능동적인 참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도운 것이다
즉 트라우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사건 후에 일어난 일과 관련이 크다
트라우마를 겪은 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일은
1. 안전감을 되찾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고
2. 자신이 믿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다
몇 달 전부터 우크라이나 측의 자문으로 활동해 왔는데
계속 무언가를 하라고 사람들에게 조언한다
(서로를 위해 요리를 하고 무언가를 만들거나 침구를 정리하고 남들을 도우라고)
몸을 움직여야 기분이 나아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줄어든다
누군가가 급성 트라우마에 시달리면 목욕물을 받아주거나 음식을 주고
얘기를 하면서 돌봐 줄 수 있다
상대를 꼭 안고 쓰다듬으며 신체적으로 안전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아주 중요한 활동이다
하지만 트라우마 피해자와 사는 건 힘든 경험일 수도 있다
배우자가 어떤 소리나 장면 같은 자극을 받고 폭발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두 사람의 관계에는 큰 짐이 된다
이런 경우에 트라우마 피해자는 종종 배우자의 탓을 한다
자신의 상한 기분을 배우자의 잘못으로 돌린다
이런 식이면 관계가 몹시 힘들어진다
그래서 결국은 상대방에게 이렇게 말해야 하는 때가 온다
'여보, 난 더는 당신을 지켜 줄 수가 없어', '나 혼자 당신의 행복을 책임질 수는 없어'
'이젠 당신도 무언가를 해야 할 때야',
'화를 내며 나를 비난하거나 나를 무시하지 않고
당신 삶을 살면서 배우자 노릇을 하려면 가만히 있기만 해선 안 돼'
자기 역할의 한계를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5강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상)
- 외상 기억을 다루는 방법
♣ 외상기억 : 트라우마를 계속해서 재경험 하는 것
· 트라우마 치료법
1. 행동을 취하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원시적인 뇌가 화재경보기처럼 자꾸만 켜져서 위험 경보를 울린다면 어떻게 제어해야 할까?
그리고 이 시점에서 행동을 취하면 기분이 나아질 수 있다고 했다
겁이 많이 났음에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것이다
이처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건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힘을 심어준다
스트레스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때로 우리는 스트레스 덕분에 놀라운 일을 해내기도 한다
자기 능력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행동을 통한 트라우마 형성 방지는 실제로 많이 이뤄지고 있다
경찰, 의사, 간호사 등 끔찍한 상황에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일을 하도록 훈련시킨다
조지프 르두의 연구로 알 수 있는 사실은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받아들인 위협이 뇌의 다른 부분인 편도체의 중심핵에 전해져서
스트레스가 아니라 공포를 느끼고 두려움을 학습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비슷한 무언가에 노출될 때마다 자신만만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세상이 끝난 것처럼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수동적으로 구는 건 우리에게 몹시 해롭다
남들과 같은 활동을 함께 하는 것은 멋진 경험이다
이 재소자들 중에는 살인자도 있으며 이들은 몹시 공격적이며 흥분한 상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고 어울리면
차분해지고 행동도 나아진다
다른 사람과 함께 몸을 움직이면 기쁨과 즐거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건 생존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점이다
트라우마 치료도 마찬가지이다
사람 간의 연대를 회복하고 함께하며 서로 조화를 이뤄 즐거움을 느끼도록 돕는다
아프리카에서 선호하는 트라우마 치료법은 함께 타악기를 연주하는 것이다
노예가 되어 아프리카에서 미국에 끌려온 사람들은 함께 타악기를 연주하면서
민족 역사와 자주성을 되찾으며 힘을 내곤 했다
2. 자신의 상황을 말로 표현해야 한다
스스로 인정하며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말로 표현해야 그 경험을 인정할 수 있다
심리 치료는 바로 그걸 위한 것이다
자신과 자신의 반응을 말로 표현하게 만드는 것이다
애착 이론의 연구자인 존 볼비는 이렇게 말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건 남에게 털어놓을 수 없다
이야기를 듣지 못한 사람은 반응할 수 없다
따라서 말로 표현하는 건 트라우마 치료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다른 아이들을 때려서 치료소에 온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를 치료하면서 성격이 거친 게 오히려 좋다고 했다
세상은 위험한 곳이니까 아이도 강해야 하고 자신을 지키려면
힘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아이를 긍정해 주고 강력한 자신의 모습을 그려 보라고 했다
그렇게 아이의 힘을 인정해 주고 나서야 다음 주제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 너희 아버지는 너보다 더 거칠다던데"
"네, 아빠는 툭하면 절 때려요! 아주 끔찍한 인간이죠"
그래서 아이에게 아빠를 그려 보자고 했다
이제 아이가 남들을 괴롭히는 이유를 알게 됐다
위험한 사람으로 못 박힌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본인을 지키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행동한 것이다
아버지만큼 거칠지 않으면 위험에 처할 거라는 생각이었다
강한 모습이 멋지고 대단하지만 그 모습을 다른 아이들이 두려워하기 때문에
지낼 곳을 찾을 수가 없다고 아이에게 말했다
그러면 아버지 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 그때는 우리도 도울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는 그건 절대로 싫다고 말했다, 차라리 달아나거나 죽을 거라고 했다
아빠에게 돌아가는 건 너무 무섭다고 했다
그래서 아빠와 함께 살면 어떻게 될지 그림을 그려 달라고 했다
이 아이도 위험 앞에서 겁에 질려 어쩔 줄 몰랐던 것이다
우리는 아이와 힘을 합쳐 상상력을 북돋아 줬다
아이의 공포에 공감해 주고 대처 방법을 함께 생각했다
아이를 칭찬해 주며 또 뭘 할 수 있을지 물었다
아이는 엄마 뱃속에 다시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상력을 일깨워 말로 표현하게 하면 속사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소년에게서 남을 괴롭히는 행동만 보지 않고
그 행동의 숨은 원인을 알아내야 한다
3. 스스로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트라우마를 겪을 때는 감정을 통제하기 힘들다
지극히 사소한 일로 분노하거나 아니면 겁에 질릴 수도 있다
감정이 극과 극을 오가기 때문에 스스로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인간은 어떻게 진정하는 법을 배울까? 부모를 보며 배운다
매우 힘든 일이지만 부모의 역할이라는 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을 다루는 것이다
아이들이 한밤중에 악을 쓰며 부모를 깨우면 부모의 수면 일정이나
직장 얘기는 아이에게는 안 통한다, 아이들은 그런 걸 알지 못한다
그래서 부모라면 아이를 안아 들고 부드럽게 흔들며 노래를 부르고
아이를 진정시킬 것이다
그런 달래는 과정이 아이의 마음에 자리 잡고 영원한 기억으로
새겨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부모가 트라우마에 빠졌거나 과거에 트라우마를 겪었다면
새벽 3시에 아이가 잠을 깨우면 아이에게 화를 내고 때릴지도 모른다
아이의 안정감만 앗아갈 뿐이니 부질없는 짓이다
안정감이 없으니 아이는 정서 조절도 어려워진다
사람은 평생에 걸쳐 자신의 몸을 진정시키고
또한 자신을 다스리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요가가 트라우마 심리 치료방법은 아니지만 몸을 진정시키는 데 좋으며
몸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트라우마 치료 방법으로서 요가는 아주 훌륭한 방법인 것이다
몸을 차분하게 하는 방법을 배우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방법을 배우지 않으면 누군가 내게 화를 내는 걸 보고
거울신경 체계가 활성화되어 똑같이 화를 낼 것이다
서로 치고받게 되는 것이다
정서 조절이 되는 사람이라면 상대가 화난 걸 인지하고
그의 행동을 예측하고 진정시킬 방법을 생각해 볼 것이다
어떻게 말하거나 행동해야 폭력을 막을 수 있을지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서 조절에 뛰어나야 하고 몸의 자동적인 반응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
당한 대로 돌려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주변에 심란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자신의 감정을 분리할 줄 알아야 한다
항상 자신의 감정을 의식하고 그 감정에 이름을 붙여 통제할 수 있는 능력
4. 연극 연기를 해 보는 것도 좋다
배우가 되어보는 건 원래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역할을 연기한다
끔찍한 트라우마를 겪은 비행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법정 셰익스피어'가 있다
화가 많고 마음이 굳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작품의 여러 역할을 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한 소녀는 친족 성폭력 생존자였는데 마약을 비롯해 끔찍한 일을 많이 했다
그러던 아이가 '햄릿'에 나가게 됐다
연출가가 그 소녀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네가 오필리어야 자살하는 역할이지'
'햄릿이 너를 안고 무대 뒤로 들어갈 거야'
그 소녀는 친족 성폭력 생존자라 남자가 자신을 만지는 건 절대로 싫다고 말했다
'사실 지금 넌 오필리어고 이미 죽은 몸이야'
소녀는 그렇다면 괜찮다고 말하고 햄릿에게 안겨 퇴장했다
즉 현실과 다른 경험을 만들어서 자신이 평소에 예견했거나
익숙하게 여기던 것과 다른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사람들이 상상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것이다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6강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하)
♣ EMDR : 인위적으로 안구 운동을 시켜 고통스러운 기억을 둔감화시키는 치료방법
· EMDR 치료법은 성인기에 일어난 트라우마에 효과적임을 증명했다
EMDR은 아주 별난 치료법이다
사람들은 트라우마를 떠올릴 때 속상해하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했지만 그 후 예일 대학 출신의 친구이자 동료가 찾아와서
지금도 즐겨 사용하는 동영상을 보여줬다
트라우마의 작용을 아주 잘 보여주는 동영상이다
13년 전에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해서 트라우마가 생긴 여성 환자인데
두려움 때문에 운전을 못 하고 있었다
트라우마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환자의 몸은 반응했다
목소리가 긴장되고 어깨가 들려 올라갔으며 호흡도 얕아지는 등 환자는 겁에 질려 있었다
환자의 몸은 트라우마 자세로 굳어져 있다
이 실험으로 알게 된 건 사람들이 이 자세를 취할 때
몸의 자세 때문에 두려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즐거웠을 때를 생각하며 자세를 바꿔 보라고 하면
몸이 기쁜 상태로 굳어 있기 때문이다
즉 몸의 자세에 따라서 정신 상태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정신 상태를 바꾸려면 몸의 상태를 바꿔야 한다
동료는 두 차례의 EMDR 치료 후 환자의 모습을 다시 보여줬다
환자의 목소리를 듣거나 움직임을 보기 전인데도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걸 알 수 있다
손은 얌전히 무릎에 놓여 있으며 목이 드러나 있다
위대한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이런 말을 남겼다
마음을 열고 호기심을 느끼면 목이 이렇게 된다
동료가 말할 때는 목을 앞으로 숙여 호기심을 보이기까지 했다
트라우마 피해자는 대체로 호기심이 없다
모든 자극을 겁내기 때문이다
이제 환자는 사고를 당한 이야기를 꺼내도 그 순간을 다시 겪는 게 아니라
오래전에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듯이 말한다
뭔가 달라진 것이다
이 동영상을 보고 치료가 환자의 뇌에 끼친 영향을
알아내고자 했지만 환자가 얘기하기를 거부했다
다 지난 일이라 입 밖으로 꺼낼 이유를 못 찾겠다면서 말이다
트라우마가 나아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동영상이다
연구 목적으로 강한 환각제를 처방할 수 있는데
환각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트라우마에 잠기듯 한다
하지만 끔찍했다는 걸 느끼면서도 그런 일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 순간의 자신이 어땠는지 느낀다
그때의 무력감을 되새기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가련하게 느끼기 시작한다
자기 연민의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이다
트라우마를 인정하면서 과거의 일임을 인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깨달음은 트라우마 치료의 핵심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인정하고 나아가야 한다
환자들에게서 이런 납득과 벌전을 이끌어 낸 걸 처음 EMDR에서 목격했다
자신의 트라우마를 다 지난 일이라고 말한 그 여성 환자는 정말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 트라우마 피해자의 뇌에 관한 연구
· 알렉산더 맥팔레인(애들레이드 대학교 외상성 스트레스 연구 센터 소장)이 진행한 연구로
트라우마 피해자의 뇌가 체계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걸 보여준다
왼쪽은 정상적인 호주인 38명의 뇌파를 기록한 것이다
머리에 전극을 붙이고 뇌파를 측정한 결과이다
트라우마가 없는 사람들의 뇌이다
뇌의 모든 부위가 다른 부위와 사이좋게 협력해서 소리에 일관성 있게 반응한다
반면 오른쪽은 뇌의 여러 부위가 일관성 있게 소통하지 않는다
이 뇌는 체계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
트라우마와 상관없는 소리를 대할 때조차도 말이다
정상적인 뇌는 어떻게 할까?
처음으로 나타난 뇌파는 'N200'이라는 뇌파인데
방금 그 소리에 집중하고 전화벨 소리 같은 잡음은 차단하는 것이다
당장 이 소리가 너무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른쪽에 있는 트라우마 피해자들의 뇌에서는
자극을 걸러내는 이 뇌파가 나타나지 않는다
트라우마 피해자의 뇌는 모든 자극에 활짝 열려있는 상태인 것이다
그러니 주변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말라고 해도
소리를 걸러내지 못하니 계속 들리는 것이다
트라우마가 없는 사람의 뇌에서 그다음에 나타나는 뇌파는
'P300'이라는 깊은 뇌파이다
뇌가 정보를 붙잡아서 학습할 때 나타나는 뇌파이다
오른쪽에 있는 트라우마 피해자들의 뇌는
'P300'뇌파가 부족해서 무언가를 배우기가 힘들다
연구 결과를 보고 해결 방법을 찾아보다가 '뉴로피드백'을 알게 됐다
환자의 뇌파를 측정하도록 머리에 전극을 단 다음 환자가 자신의 뇌파를 보면서 게임을 하게 한다
게임을 하면서 적절한 뇌파 상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처음에 얘기를 들었을 때는 회의적이었지만 뉴로피드백 전문가들을 만나서
여덟 살 된 아이가 가족을 그린 그림을 보게 됐다
뇌의 회로를 바꾸면 가능한 일이다
훨씬 더 체계적으로 현실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뉴로피드백으로 뇌를 훈련하면 더 침착해지고 주의가 깊어지며
집중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건 확실하다
다른 무엇보다 뇌의 실행 기능이 가장 극적으로 좋아진다
무언가 잘못되더라도 융통성 있게 다른 일을 하며
스스로 진정할 줄 알고 위험할 때도 크게 겁먹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더 유연하고 차분해진다
그럴 날이 올진 모르겠지만 모든 학교에서 요가를 가르치고
뉴로피드백을 제공하기를 바란다
트라우마 때문에 집중력이나 학습력이 떨어지는 학생들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중하며 주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트라우마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병원에서는 물론이고 학교와 직장에서도 집중력과 침착함을 개발하는 것과 더불어
안정감 또한 함양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치료법은 다양하다
물론 치료 결과가 좋더라도 모두에게 잘 듣는지 확인해야 한다
의료 교육 과정에서 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
하나의 방법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항상 다른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뇌와 정신을 다르게 생각하면 환자를 도울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특정한 방법에 집착하지 않는다
트라우마 연구는 약 30년 전에 처음 시작됐고 아직 알아내야 할 게 많다
위대한 수업 Great Mind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전세계 최고의 지성을 한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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