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현상은 한국과 미국도 마찬가지로 혁신 부문 기업이 소수의 도시에 지리적으로 집중돼 있다
◐ 왜 기술 및 혁신 분야 기업은 지리적으로 집중돼 있는가? ◑
스타 도시에 자리 잡으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실리콘밸리나 샌프란시스코, 보스턴과 같은 지역은 미국의 다른 도시들보다 인건비와 임대료가 훨씬 비싸다
왜 많은 기업이 높은 사업 운영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런 도시에 매력을 느끼는 걸까?
연구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이러한 도시에서 더 생산적이고 혁신적이며 창의적이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내 개발자 90만 명의 커리어를 조사해 작은 첨단기술 단지에서 큰 단지로 이주한 후
(샌스란시스코, 실리콘밸리, 보스턴, 시애틀, 오스틴으로 이주했을 때)
생산성이 어떻게 변했는지 질문을 던졌다(생산성은 주어진 해에 취득한 특허 수와 품질로 평가)
이주한 후에는 경제적으로 유의미한 정도로 생산성이 크게 뛰고 높게 유지된다
이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더 많은 혁신을 이루어 냈다는 의미이다
두 시기에 같은 사람한테 첨단기술 단지의 인과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과학자는 더 큰 단지에서 연간 더 많은 특허를 취득하고 특허 대상의 품질도 더 좋다
큰 단지로 이주하면 노동자와 기업 모두에게 이득이다
과학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도 성공적인 경력을 쌓을 수 있다
소득과 생산성이 상승하며 더 많은 혁신을 이룬다, 그래서 평균 수입이 증가하고 더 인정받는다
고용자의 입장에서는 스타트업이 큰 단지로 이전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비슷한 회사와 노동자 근처에 지리적으로 군집하는 강력한 동기이다
◐ 왜 실리콘밸리나 보스턴에 있는 과학자나 엔지니어가 더 높은 창의성을 발휘할까? ◑
이것은 세 가지 근거로 설명할 수 있다
< 큰 산업 단지의 이점 >
① 고밀집 노동 시장 고밀집 노동시장에는 많은 구직자와 많은 구인 기업이 존재해 좋은 균형을 이룬다 노동자의 전문성이 매우 높고 기업도 전문성이 높은 노동자를 찾을 때 말이다 예를 들어 바이오 연료를 전문으로 하는 생명공학자는 실리콘밸리에서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더 작은 시장에 비해서) 전문적인 직업이 아니라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겠지만 전문화된 노동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 ② 지역 생태계 벤처 투자가, 기술 서비스 공급자, 지식 재산권 변호사 등이 그들의 서비스를 많은 기업에 팔기 위해 존재한다 ③ 인적 자본 파급 효과 지식은 대면 소통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된다는 이론이다 우리는 업계 동료와의 소통과 우연한 만남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이 세 가지 힘이 의미하는 건 경로의존성과 군집 효과이다
기업과 노동자가 그들과 비슷한 기업과 노동자를 찾아 자리를 잡으려는 강한 동기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혁신 분야에서, 이에 따라 기업과 노동자의 집중 현상이 생기고 일부 도시로 고임금 직종이 몰린다
· 성공적인 도시의 경제는 노동력의 수요와 공급이 흥미로운 균형을 이룬다
성공적인 도시란 노동자와 기업이 모두 이주하려는 곳이다
노동자는 좋은 직업을 찾기 위해서 기업은 좋은 전문가를 고용하기 위해서
◐ 어떻게 지역 경제를 나쁜 균형에서 좋은 균형으로 바꿀 수 있을까? ◑
빅 푸시(big bush)가 꼭 필요하다
노동자와 기업이 고려하지 않던 지역으로 이주할 동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원하는 기업을 기대하도록 기업은 원하는 노동자를 기대하도록 설득해
동일한 지역으로 이주하게 해야 한다
지방 정부에게 정책을 통해 노동자와 기업의 생각을 성공적으로 돌리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미국에서도 균형 전환 전략인 '빅 푸시' 전략이 성공한 예가 많지 않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도시나 지역을 성공적인 첨단기술 중심지로 바꿀 수 없었다
반면 새로운 첨단기술 중심지는 훨씬 더 유기적인 방식으로 나타났다
지역 기업의 성공이 씨앗이 되어 그 기업을 중심으로 산업 단지가 형성된 것이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혁신 단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오늘날 시애틀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성공적인 혁신 단지이자 두 번째로 큰 소프트웨어 단지이다
하지만 70년대에 시애틀의 산업 구조는 현재와 달랐다, 당시에는 첨단기술 일자리가 적었다
시애틀에서 선진 기술을 갖춘 기업은 보잉이 유일했다
보잉은 많은 엔지니어를 보유했고 소프트웨어 관련 일자리도 많았으나 성장하지 못해 직원을 감원했다
70년대 후반은 시애틀이 정말 힘든 시기였는데 도시의 궤도가 바뀌는 일이 생겼다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마이크로소프트를 뉴멕시코주에서 시애틀로 이전한 것이다
이후 수십 년간 도시의 진로가 바뀌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주 중요한 고용주가 되었다
도심지에서 약 6만 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시애틀의 지역 사회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다른 첨단기술 기업을 이 지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예를 들어 제프 베이조스가 아마존의 위치를 두고 고심할 때 시애틀을 선택한 주요 이우 중 하나가
풍부한 기술 분야의 인재였다
이후 아마존의 성장은 더 많은 스타트업과 더 많은 기술 인재를 끌어들였다
이것은 군집화 효과의 아주 좋은 사례이다
♣ 시애틀(인구 약 74만 명) : 미국 워싱턴주의 항구도시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밀집
4강 재택근무와 도시 경제
- 코로나 이후 도시 경제
· 지리적 군집화는 첨단기술 기업을 더 생산적이고 혁신적으로 만든다
과학자나 엔지니어에게는 더 나은 경력을 제공한다
일부 도시는 좋은 일자리를 계속 끌어들이고 그렇지 못한 도시는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경제적 추세가 코로나19로 바뀌었다
· 코로나19가 가져온 경기 침체는 매우 독특하다, 역사적인 기준으로 봐도 매우 이상하다
노동력 수요의 하락이나 기업 투자 감소가 아니라 보건 비상사태가 침체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 봉쇄 정책의 영향을 직접 받은 분야가 큰 타격을 입었다(소매업, 환대 산업, 외식업 등)
봉쇄 중에 물리적 이동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이 부문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초기에 매우 빠르게 진행됐고 소수 분야에 타격을 줬다
대조적으로 사무직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원격 근무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현재 사무실에는 소수의 노동자만 복귀했다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된 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미국과 한국 도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특히 혁신 분야에 많은 고용주를 둔 성공적인 도시에서 말이다
· '뉴노멀'은 어떤 모습일까?, 재택근무는 얼마나 확산될까?
단기적 영향을 장기적 영향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 많은 미디어가 도시와 도심지의 종말을 논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대거 이탈할 거라는 생각에서이다
비싼 도시에서 저렴한 지역으로 이주해 계속 재택근무를 할 것이고
도시에 소매업과 지역 서비스가 사라지고 도시 경제 활력이 저하되며 도심지가 쇠퇴할 거라는 것이다
·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경제적 요인들이 코로나19 이후에 어떻게 바뀔지 말이다
재택근무가 훨씬 보편화된 건 의문의 여지가 없다
재택근무를 두 부류로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 노동 유형 >
① 100% 재택근무 원격 작업을 할 수 있고 사무실에 물리적으로 상주할 필요가 없다 이 유형의 재택근무자는 멀리 이주할 수 있다, 도시를 떠날 수 있다 미국 도시 대부분의 100% 재택근무 비율은 팬데믹 이전에 2% 정도로 낮았는데 팬데믹 이후 세 배로 뛰었다(약 6%까지 증가했으며 더 높은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는 안정화됐다
중요한 건 출근이 전혀 필요 없는 신규 일자리의 비율이 팬데믹 중에 세 배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수치는 여전히 낮다, 규정이라기보다는 예외적 방침이다 재택근무가 미국 도시를 어떻게 바꿀지는 시간을 두고 볼 문제이다
② '하이브리드 근무' 일주일에 며칠은 재택근무를 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2~3일은 사무실에 출근해야 한다 사무실과 거주지 사이의 거리에 변함이 없다 대부분의 노동자는 사무실이 있는 도시에 거주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근무는 점점 확산될 것이다, 일주일에 1~2일은 집에서 일하고 2~3일은 출근하는 것 하이브리드 근무가 확산되어도 비싼 대도시들은 코로나19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노동자는 여전히 사무실에 묶여있을 것이다(적어도 일주일에 2~3일은 출근해야 하니까) 도시 내에서의 이주는 자유로워질 것이다
· 코로나19 이전에 고용주를 주요 도시로 이끈 경제적 요인이 코로나19 이후에도계속된다는 경제적 근거는 충분하다 지리적으로분산된 노동력은 고용주의 생산성과 혁신성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 공급자, 고객, 동료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기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기업이 직원에게 원격 근무를 허용할 동기는 줄어드는 것이다
생산성 감소는 특히 젊은 노동자층에서 클 것이다, 원격 근무의 부정적 영향을 받기가 더 쉬울 것이다
대부분의 고용주는 어느 정도의 재택근무를 선호한다
모든 설문 조사에서 직원들도 출근하지 않는 것을 선호했다
하지만 어떤 저해 요소가 있을지 알 수 없다
원격으로 일하면서 고객도 안 만나고, 동료도 안 만나고 판매상과 공급자도 안 만나서 생산성이 떨어졌다면
100% 원격 근무자는 경력 측면에서 불이익을 겪을 수 있다 이런 불이익은 젊은 노동자층에 더 두드러질 것
· 사무직 노동자 대부분이 매일 집에서 일하게 되는 시나리오는 비현실적이다
도시 경제 지리학에 대한 지식과 신규 일자리 초기 데이터는 이렇게 말해준다
더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극소수의 직원만이 매일 재택근무를 하는 것이다
· 재택근무는 노동자의 거주지 선택권을 넓혀준다
또한 일부 기업은 사무실 공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일주일에 이틀을 재택근무를 허용한다면 사무실 근무 인원을 40% 감축할 수 있다
근무일 5일 중 이틀이나 40% 감축이다, 사무실 수요가 감소할 것이다
사무실 공간이 줄어들 여지는 있지만 재택근무 일수와 정확히 비례하지는 않을 것이다
· 팬데믹 기간에 출근율이 낮았던 비싼 대도시들은 팬데믹 이후에도 거주민 수가 비슷할 것이다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경제적 에너지와 경제 성장을 보인다는 것이다
· 코로나19 이전에 주요 도시에서 노동력 수요를 높인 경제적 요인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존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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