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위대한 수업 4 조앤 윌리엄스 (저출생, 워킹맘, 극우 그리고 신자유주의) 1~4강
위대한 백스물 여덟 번째 강연 '저출생, 워킹맘, 극우 그리고 신자유주의' (시즌 4 여덟 번째)
조앤 윌리엄스(Joan C. Williams)
워크라이프 법률 센터 설립자
미국 돌봄제공자 차별금지 법안 제정 기여
미국 변호사재단 우수학자상(2012)
가족 및 직장 연구소 직장생활 레거시 상(2014)
(2024. 11. 25. 방송)
1강 한국의 젊은 남성들은 왜 보수로 기울었나
♣ 한국의 젊은 남성과 여성이 왜 서로 다른 시각을 갖게 됐고
이것이 저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큰 충격을 준 두 개의 그래프가 있다
첫 번째는 한국의 저출산율을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두 번째 그래프는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점점 자유주의 성향을
띠는 반면 젊은 남성들은 급격하게 보수화되는 걸 보여준다
이는 저출산율처럼 초국가적인 현상이지만 저출산율과
마찬가지로 다른 국가보다 한국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미국에서도 젊은 남성과 여성 간의 성향 차가 꽤 크다
젊은 여성들은 젊은 남성들보다 자유주의 성향이
30% 더 높지만 한국에서는 그 차이가 더 크다
젊은 남성들은 젊은 여성들보다 50% 더 보수적이다
왜 한국에서 더 큰 차이가 날까?
⊙ 유럽과 미국에서 극우 포퓰리즘을 조장하는 요인
정치학 연구에 따르면 극우 포퓰리즘을 이끄는 것은
특정한 유권자 집단이다
그들은 빈곤층이 아닌 평범한 중산층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안정적인 중산층 생활을 누렸다
프랑스에서는 이때를 '영광의 30년'이라고 불렀다
이 시기의 중산층 가정들은 집과 차, 세탁기를 소유했고
호숫가 별장에서 2주간의 휴가를 즐겼다
이러한 생활은 남편만 정규직으로 일하고
아내는 가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도 가능했다
이 영광의 30년 시기에는 역사상 거의 유일하게
노동 계층의 남성들도 부유층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이상을 실현할 수 있었다
아내와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이라는 이상이다
하지만 이 시기는 오래전에 사라졌다
당시 중산층 가정의 생활을 지탱해 줬던
많은 일자리가 저임금 국가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자리를 대신한 건 낮은 임금의
일자리들이었다
예를 들면 식료품점 점원이나 간호조무사 같은
서비스 직종들로 임금도 훨씬 낮고 혜택도 없으며
고용도 불안정했다
심지어 일자리를 유지했던 중산층 가정들조차
해고가 잇따르면서 재정 상황은 더 악화됐다
이에 반해 주거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너무 급격하게 올라서 외벌이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졌다
그 결과 중산층의 블루칼라 가정들은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만 했다
2022년 이후 팬데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상황을 더 악화했다
식료품비와 주거비가 급격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중산층 노동자들로 하여금
불안에 떨게 했다
그들은 겨우 중산층을 유지했지만 이마저도
무너질까 봐 걱졍했다
이렇게 중산층의 삶에 새로운 불안정성이 생겼고
이 점이 미국과 유럽의 유권자들을 극우에 투표하게 만든 것이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특히 그런 남성들은 극우로 기울기 쉽다
자신의 미래와 명예, 존엄성을 빼앗겼다고 느낀다
유럽과 미국의 극우 포퓰리스트들은 종종
이민자를 탓한다
이들이 임금을 낮췄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임금 불평등 증가의
약 5%만이 이민자들로 인한 것이다
< 이민과 불평등_출처: 전미경제연구소(2009) >
"중산층의 임금을 하락시킨 건 이민자가 아니라 신자유주의다"
※ 신자유주의(Neo-Liberalism)
: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민간의 자유로운
경쟁을 중시하는 경제 이론으로 분배보다 성장을 강조
제2차 세계대전 후 수십 년간 생산성 증가와 함께
임금도 상승했다
1979년부터 2013년까지 생산성은 임금보다
8배나 더 빠르게 증가했다
만약 이전 몇십 년처럼 임금이 생산성에 맞춰
상승했다면 미국의 임금은 지금보다 약 40%
더 높았을 것이다
중산층의 안정성이 크게 무너진 이유 중 하나는
비정규직 일자리로의 급격한 전환 때문이다
최근 수십 년간 고용 증가는 대부분 비정규직에서 이뤄졌고
중산층이 이런 일을 겪는 동안 부자들은 더 부유해졌다
중산층에서 부유층으로 대규모 소득 재분배가 일어났다
토마 피케티의 제자인 홍세현의 연구에 따르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1997년 이후 한국 노동법이 바뀌면서 고용주들은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보다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게 더 쉬워졌다
비정규직의 평균 임금은 정규직에 비해 매우 낮다
정규직 임금의 40~60%에 불과하다
한국의 상위 1%가 차지하는 GDP 비율도
1982년 3%에서 2020년에는 12%로 급증했다
♧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한국에 있을 때 종종 들었던 이유는
바로 '경쟁'이다
'과도한 경쟁'이다
이는 물질적인 안녕에 덜 집착하는 사고의
변화가 필요하단 의미다
다만 이는 중대한 체질적 변화가 요구된다
☞ 만약 문제의 원인이 경쟁이 아니라면 어떨까?
너무 많은 사람이 경쟁하는 것이 문제라면?
안정된 중산층 생활로 이끌 좋은 일자리를 두고서 말이다
미국과 한국 모두 비슷한 이유로 분노하고 불안해한다
열심히 일하면 중산층 일자리와 집을 가졌던 시대에 자란
남성들은 아버지가 가졌던 기회를 가질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아내, 집, 차, 아이들과 함께 중산층 생활을 누리는 삶
이에 분노한 미국과 유럽의 남성들은 이민자를 탓하지만
한국의 젊은 남성들은 젊은 여성들을 탓한다
지금 젊은 남성들은 젊은 여성들과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그들의 아버지 세대에는 대부분 남성이 좋은
일자리를 차지했다
지금은 여성들도 그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녀들을 탓해선 안 된다
여기엔 진리가 있다
'분노는 항상 아래로 흐른다'
사람들은 지위가 낮은 사람들에게 분노하곤 한다
권력자들에게 분노하는 것보다 덜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젊은 남성들은 부유층이나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려
이익을 취하는 대기업 대신 젊은 여성들을 탓한다
실제로 20대 한국 남성의 약 80%가
한국에서 남성에 대한 차별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까?
여기에 도움이 되는 사회 심리학 연구가 있는데
바로 '남성성 위협(The Masculinity threat)' 연구다
이 연구들은 남성성이 위협받을 때 남성들이
더욱 과장된 형태의 남성성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실직한 남편의 아내가 일을 하고 있다면
가정 폭력의 위험은 더 커지고 남편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리는 아내들도 마찬가지다
☆ 가장 흥미로운 남성성 위협 실험 ☆
롭 윌러와 그의 동료들이 진행한 실험이다
연구진들은 실험 참가자들을 데려와 검사했고
그중 한 그룹에는 성별 척도 검사에서 '여성성'에
가깝다고 말했고 다른 그룹의 참가자들에겐 '남성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실험에서 남성성 위협을 경험한 남성들은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을 지지할 가능성이 더 높았고
동성애에 더 부정적이며 SUV 같은 큰 차를 선호했다
그리고 부정적이었다
낙담한 것 같았다
남성성을 위협하는 것 중에 '가장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만큼 큰 위협은 없다
한국 남성들이 한국 여성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한국 여성들이 한국 남성들에게 기대하는 바와 다르다
한국에서 지인한테 들었던 이야기가 그 차이를 보여준다
'제 오빠가 왜 지금까지 결혼을 못 했냐면요
집에서 살림하면서 자신을 돌봐줄 엄마 같은 여자를 원해서예요'
즉 남성들은 전통에 따라 모든 것이 유지되길 기대하며
더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지만 여성들은 평등을 향한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는 노동법을 개혁해 기업들이 다시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를 제공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현재 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하지만 정규직들도 결국 힘들어질 것이다
출산율이 계속해서 대체 수준 이하가 된다면 말이다
한국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0.72명의 자녀가 있지만
선진 사회의 인구 대체율인 2.1명에 비해서는 훨씬 낮은 수치다
지속 불가능한 사회에서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다 해도
좋은 삶을 보장받지 못한다
정규직도 마찬가지다
두 번째는 젊은 남성들에게 사회에서의 실패가 본인
잘못이 아니라는 걸 설명해야 한다
실현하기 어려운 가장의 역할에 대한 그들의 상실감을
덜어주기 위해 미래 경제가 그들에게 어떤 기회를
줄 것임을 강조해야 한다
아버지 세대가 누리지 못했던 기회를 말이다
그리고 보람된 일을 찾을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가장이 되어야 한다는 아버지 세대의 압박에서 벗어나
더 매력적인 미래상으로 현재의 부당함과 상실감을
상쇄해 줘야 한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서는 여성들의
여건 개선에 집중하는데 남성들의 여건 개선도 중요하다
한국의 경제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정규직의 좋은 일자리를
충분히 마련하고 가족을 부양할 능력을 상실한 청년들의
상처를 위로해줘야 한다
젊은 남성과 젊은 여성 모두 같은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2024. 11. 26. 방송)
2강 왜 한국은 아이를 낳지 않는가
♣ 한국의 출생률이 낮은 원인과 해결책
한국의 출생률은 매우 낮다
한국이 직면한 문제를 살펴보다가 충격받은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한국의 경제 기적을 만들어낸
문화적 가치가 다음 세대를 낳지 못할 위협이 됐다는 것이다
OECD 국가들을 조사한 결과 17개국 중 14개국에서
'무엇이 삶을 의미 있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가족'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한국은 '물질적 풍요'라고 답했다
오늘날 한국의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과 자녀를 위해
아이를 낳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쓰지 않는 게 아니다
한국의 보육과 교육 관련한 자금 지원은 OECD 국가 중
상위권이고 육아 관련 휴일도 많이 확대됐다
한국은 가족 제도와 맞지 않는 노동 시스템을 갖고 있다
⊙ 한국의 노동 시스템 문제
한국인은 '이상적인 노동자'를 어떻게 정의할까?
간단하게 정의하면 주당 50시간 이상 일하며
성인 초기에 일을 시작해 40년간 풀타임으로
야근까지 하는 사람을 말한다
육아나 노인 돌봄 등 어떤 일로도 휴직을 하지 않는다
한국의 노동 시간은 정말 엄청나다
1. 많은 노동 시간
OECD 평균에 비해 주당 50시간 일할 가능성이
남성은 2배, 여성은 2.5배 더 높다
이는 일을 해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한국의 생산성은 매우 낮다
미국보다 48% 더 낮다
근무시간이 50시간을 초과하면 생산성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1940년대의 연구를 보면 주당 30~40시간
일할 때 생산성이 가장 높았다
2. 과도한 업무 헌신도
한국의 '업무 헌신도'는 매우 극단적인 형태를 띤다
직원들은 일을 삶의 중심으로 삼는 헌신을 보여야 한다
3. 쓰기 어려운 육아 휴직
한국은 육아 휴직 제도를 확대했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한국의 이상적인 노동자는 40년 동안 쉬지 않고
일하는 사람이었다
한국에서 경력 단절이 생기면 정규직으로의
복귀가 어렵다
엄마들은 비정규직으로 일할 가능성이 3배나 높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규직보다 43~66%까지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즉, 짧게라도 단절이 발생하면 경력에
치명적인 것이다
⊙ 한국의 가족 시스템 문제
1. 출산 후 퇴직 압박
한국인의 87%는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이
시간제 근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시간제 일자리가 적다는 것이다
2. 워킹맘에 대한 사회적 차별
엄마들은 아이가 없는 여성보다 직장에
헌신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매우 강하다
이런 종류의 차별은 미국에서는 불법이며
한국에서도 불법일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가족 부양 및 차별에 관한 법률은
매우 발전해 있다
최근 대법원 판례는 톨게이트 직원의 얘기였다
그녀에겐 어린 두 자녀가 있어서 고용주는 그녀를
오전 6시 근무에서 제외시켜 줬다
그러나 회사가 매각된 후 새로운 소유주는 그녀의
사정을 배려하지 않았고 결국은 그녀를 해고했다
대법원은 이것이 불법적인 해고이며 고용주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를 배려할 의무, 양육의 책임이
있는 부모를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한국의 법은 이처럼 매우 발전했지만 안타깝게도
이것만으로는 고용주들의 관행을 바꾸기 어렵다
3. 엄마가 전담하는 보육과 돌봄
한국의 교육 시스템 또한 가정에 주부가 있다는
전제하에 설계됐다
한국에 와서 놀란 것은 아이들이 1학년인데도
학교에 반나절만 머무는 것이었다
또한 한국의 엄마들은 복잡한 사교육 시스템을
관리해야만 한다
자녀가 학업적으로 최대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과외를 시키고 학원을 보낼 뿐 아니라 숙제도 봐줘야 한다
하지만 노동 시간은 너무 길고 보육과 방과 후 프로그램들은
부모들이 퇴근하기 훨씬 전에 끝난다
이렇듯 보육 시스템도 전업 주부가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다
노인 돌봄도 마찬가지다
통계를 보면 한국에서 보육은 4분의 1만 가족을 통해
이루어지나 노인 돌봄은 67%가 가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딸과 며느리가 도맡고 있다
결국 이런 이유로 여성들은 정규직이나
시간제 일자리를 갖기 어려워진다
4. 가사 노동 분배의 불평등
국제적으로 두드러지는 한국의 또 다른 문제는
가사 노동의 분배가 불평등하다는 것이다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8배 더 많은 가사 일을 하고
6배 더 많은 육아와 노인 돌봄을 담당한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는 일과 가사 두 가지를
유지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과 가사를 함께 해내지 못하면
중산층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
아파트를 사고 사교육을 감당하는 등
중산층이 갖추고자 하는 모든 것을 감당해 내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물질적 풍요를 달성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않지 않는 것'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추구하는 삶이다
♧ 해결책은 무엇일까?
최근 한국 정부가 노동 시간 개선안을 제안했다
기존 주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리자는 유연근무제로
고용주가 정규직 노동자에게 일주일에 120시간까지
일을 요구할 수 있는 대신 그다음 주에는 해당 노동자에게
휴가를 주자는 내용이었다
또한 보육 시간을 7시 이후까지 연장하는 제안도 있었다
이런 제안들은 구시대적인 근로자 규법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강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한국의 출산율에 미칠 영향은 안 봐도 뻔하다
분명 대부분의 한국인이 원하는 방향은 아닐 것이다
지금보다 출산율을 높여 국가를 지속가능하게 할 몇 가지 방법
현재 선진국의 인구대체율은 2.1명이다
(여성 한 명당 몇 명의 자녀를 가져야 국가 인구가 유지되는가를 나타내는 비율)
그에 비해 한국의 합계출산율 0.72명은 매우 낮은 출산율이다
1. 직장 내 차별 없애기
엄마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현행법을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한국 여성들이 자녀를 원할
가능성이 3.6배 더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차별 없는 환경에서만 가능하다
차별이 있는 환경에서 한국 여성들은
제공받은 육아휴직을 쓸 수 없다고 느낄 것이다
한국 법에 따르면 고용주들은 의무적으로
양육의 책임이 있는 부모들을 수용해야 한다
가능하면 배려를 해야 한다
2. 육아 휴직 제도 보호
국가의 유급 휴직 제도를 보호하기 위한 세 가지가 있다
① 직원이 휴직하면 고용주는 대체할 직원을 뽑아야 하며
남은 직원에게 업무를 전가해선 안 된다
직원이 휴직을 하면 고용주가 아닌 정부가 그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한다
고용주는 그 여분의 돈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는 대신
임시 노동자를 고용해 휴직 중인 직원의 일을
대신하도록 해야 한다
② 휴직과 관련해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부모 모두가
육아휴직을 쓸 거라는 인식을 세우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으면
휴직을 한 여성들이 낙인찍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용주는 남성도 육아휴직을 써야 한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2시간이나 이틀이 아닌 여성들이 사용하는 만큼 말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낮은 임금대체율로 인해
긴 휴직 제도를 유지해 왔다
이는 여성들로 하여금 휴직을 꺼리게 만들거나
오랜 휴직으로 복귀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③ 출산 장려를 위해서는 육아휴직을 줄이더라도
더 높은 임금대체율을 지급하는 강력한 규법을 구축해
남녀가 동일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이상적인 노동자' 개념 재정립
성인 초기에 일을 시작해 40년 동안 풀타임에 야근까지 하는
기존의 이상적인 노동자는 생계 부양자와 전업 주부로
이루어진 가정을 위해 설계된 것이다
이것은 1960년대에 설계됐고 오늘날과 맞지 않으니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아주 구체적이면서도 간단한 방법은
생산성이 높은 관리자를 보상하는 것이다
직원들을 오래 붙잡아 두는 것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이는 생산성에 부정적이다
따라서 노동 시간 동안 높은 생산성을 올린 팀의
관리자를 보상하고 근무시간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
낙인찍히지 않는 질 높은 주 30시간의
근무제를 만드는 것이다
노인과 부모들이 일할 수 있도록 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52시간 근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미 국제 기준으로 봤을 때 매우 긴 노동시간이다
극도로 낮은 출생률로 실존적 위기를 맞은 사회에
전혀 맞지 않는 제안이다
마지막으로 엄마들의 복직을 쉽게 만들어야 한다
출산 후 1~3년 안에 정규직으로 복직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를 낳는 것은 경력 자살인 셈이다
불행히도 이런 것들이 저출생률로 이어지고 있다
4. 노인 돌봄 확대
한국은 특히 노인 돌봄에 대한 국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노인 돌봄을 가족에만 의존한다면 출생률을 높이는데
위협이 될 수 있다
노인들에게 고품질의 돌봄을 제공함과 동시에
출생률을 높여 노인들의 미래를 보호하자는 것이다
(2024. 11. 27. 방송)
3강 일하는 엄마는 어떤 편견에 부딪히나
♣ 직장에서 여성에게 효과적인 것
이 내용은 딸 레이첼 윌리엄스 뎀시
(미국의 변호사·작가)와 함께 쓴 책에서 비롯됐다
2013년에 이 책을 쓴 건 전문직으로 처음 일했던
1980년대에 겪었던 일들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써서 여성들에게 미묘한 형태의
성 편견을 헤쳐 나갈 방법을 알려주기로 했다
10년 넘게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게
무엇인지 인터뷰했다
그리고 미국, 인도, 칠레 등 여러 나라에서 조사한 결과
네 가지 공통된 성 편견 패턴을 발견했다
⊙ 성 편견 패턴
1. '다시 증명하기(Prove-it-again)'
고위 전문직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더 많이 증명해야 한다
여러 직업군 또한 남성에게 더 적합하다고 여겨진다
대부분의 사람이 CEO나 변호사, 엔지니어를 생각할 때
키 큰 남성 집단을 떠올린다
이처럼 남성은 여성보다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훨씬 적고
적합한 인재로 여겨지기 때문에 잠재력을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여성들은 자신의 능력을 계속해서 증명해야 한다
2. '팽팽한 줄타기(Tightrope)'
다수의 남성이 하면 쉽게 받아들여지는 행동을
여성이 똑같이 했을땐 받아들여지지 않는 걸 말한다
이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된다
좋은 남성이나 여성에 대한 굳어진 인식을 뜻한다
♥ 좋은 남성이란?
경쟁적, 직설적, 권위적, 야망 → 진취적인 사람
♥ 좋은 여성이란?
정숙, 겸손, → 친절한 사람
여기서 주목할 점은 리더에게 기대되는 행동이
좋은 남성의 행동과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즉 경쟁적이고 야망 있는 남성들은 자연스럽게
앞서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이 똑같은 행동을 하면 까다롭거나
성격상 문제가 있다고 비친다
반면 좋은 여성상에 맞게 겸손하고 친절하게 행동하면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다
친절하지만 유능하진 않은 것이다
그래서 여성은 줄타기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줄타기 편향이다
이런 이유로 여성들은 전문직에서 성공하기 위해
남자들보다 더 요령이 필요하다
이는 여성이 정치적으로 더 현명해야 함을 뜻한다
남성이 지배적인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말이다
남성은 그저 권위적이고 야망있는 모습만 보이면 되지만
여성은 권위적이고 야망을 품되 남성 동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여성적인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줄타기 편향은 경력에 도움이 되는 일에
접근할 수 있는가의 여부다
샌프란시스코 로스쿨에서 평등 행동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 팀 연구에 따르면 세 대륙에서 2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문직에 종사하는 백인 남성의
80~88%가 경력 발전의 기회를 접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에 사는 유색 인종 여성의 경우
이 비율은 훨씬 낮다(50%대로 떨어진다)
즉, 여성의 절반만이 발전적인 업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여성들에게 '오피스 하우스워크'에 대해
물었더니 여성이 더 많이 하고 있었다
※ 오피스 하우스워크
1. 잡무(파티 계획, 점심 주문, 컵 정리 같은 집안일)
2. 행정 업무(회의 시간을 잡고 회의록을 작성하는 일)
3. 중재 역할과 멘토링 같은 감정 노동
4. 백오피스 업무(조직 내 다양한 행정 지원 업무)
실리콘밸리 한 법률회사 파트너 변호사에게 물었다
'오피스 하우스워크를 하시나요?'
'물론이죠. 그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그녀는 소송 파트너였는데 여성 파트너 변호사들이
직원과 함께 문서 관리를 담당한다고 했다
두 가지 모두 중요한 일이지만 어느 것도
수익이나 지위에 도움이 되진 않는다
다시 증명하기와 줄타기는 '유리천장(Glass Ceiling)'
현상을 구성한다
고위직과 전문직 여성들의 성공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유리 천장에 닿기 전에
'모성 장벽(Maternal Wall)'에 가로막힌다
※ 모성장벽: 워킹맘과 취업을 준비하는 엄마들이 겪는
고정관념과 다양한 형태의 차별을 일컫는 말
3. 모성 장벽
엄마들은 자녀가 없는 여성들에 비해
덜 유능하다고 여겨진다
이 편견은 강력하다
실제로 유리 천장 편견보다 훨신 더 큰 편견이다
가장 유명한 연구에서는 사람들에게 동알한
경력직 이력서를 주고 한쪽에 '엄마'라는 정보를 추가했다
그 결과 채용 확률은 78%, 승진 가능성은 50%,
급여는 $11,000 낮았다
이 연구는 경영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한 건데
엄마들은 더 높은 성과과 시간 엄수를 요구받았다
4. 줄다리기(Tug-of-War)
여성에 대한 편견이 여성들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다
이 갈등의 일부는 다른 세 가지 형태의 편견이
여성들 사이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나이 든 여성은 젊은 여성에게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여자가 성공하려면 그 정도는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증명하기' 편견이 이렇게 전달된 것이다
'줄타기' 편견 또한 여성들 간에 전달된다
한 여성이 다른 여성을 평가할 때 말이다
'모성 장벽' 편견 전달은 여성들이 서로 엄마 역할을
잘못 수행한다고 비난할 때 생긴다
한국 여성들과 이 패턴에 대해 대화할 때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모성 장벽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미국도 모성 장벽이 강력하다고는 하지만
한국이 훨씬 더 강력하다
한 여성이 면접 볼 때 남성 면접관 중 한 명이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솔직히 물을게요. 자녀가 있으신가요?"
"아니요"
그녀가 대답하자 면접관이 다시 물었다
"결혼 하셨나요?"
"네"
그러자 면접관이 말했다
"그러면 곧 자녀를 가지겠네요"
"우리 부서는 헌신할 수 없는 사람을 고용할 여유가 없습니다"
결국 그녀는 채용되지 않았다
이런 노골적인 엄마들에 대한 차별은 한국의
저출생 원인 중 하나이다
어떤 여성이 물질적 성공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아이를 낳을까?
자신의 경력이 끝난다는 걸 알면서 말이다
엄마들에 대한 직장 차별의 노골성은 한국의 특징이며
미국, 인도, 칠레보다도 훨씬 강하다
당연히 이들 국가는 모두 출산율이 높다
이렇듯 직장에서의 성 편견은 여러 형태로 나타나다
책 <직장 여성에게 효과적인 것>은 성 편견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여성들의 전략을 모은 것이다
불공평한 사실이지만 여성들은 때때로 남성들보다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불공평한 현실은 사람들이 당신의 성공은 잊고
실수만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여러분의 성과를 상기시켜야 한다
직장에서 성공의 지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내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보를 얻어야 한다
그런 다음 지표 달성을 증명할 증거를 모아서
실제로 성과를 이뤘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줄타기 편견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첫 번째 조언은 자신답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만약 거칠다, 날카롭다, 다루기 어렵다는 얘길 들었다면
'젠더 유도(Gender Judo)' 방법을 써 보라
여성성을 도구 상자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편안하게 느끼는 요소를 선택하라
어떤 여성들은 하이힐을 신고 여성스러운 옷을 입지만
동시에 직접적이고 권위 있게 행동한다
그게 젠더 유도 방법이다
내 경우는 신호를 읽는 것에 능숙해서 그 신호를 이용해
권위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부드럽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만약 여러분이 남성적이거나 권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부드러움을 더해 그 상황을 잘 헤쳐 나가 보라
'모자란 놈보다 밉살맞은 놈이 낫다'라는 말처럼
모자란 놈은 승진할 수 없다
모성 장벽에 관한 가장 중요한 교훈은
스스로 장벽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더 오래 말고 더 영리하게 일하라
나는 하루에 12~14시간씩 일했지만 출산 후에는
아이 돌볼 곳을 마련해 9시간만 아이를 맡겼고
늦게까지 일하지 않았다
하지만 효율성은 높아졌다
예전보다 적은 시간을 일한다고 해서 생산성이
떨어질 거라고 단정 짓지 마라
또한 워킹맘이 아이의 미래를 망친다는 말을 못 하게 하라
당신은 자녀의 미래를 보호하고 있다
이혼한 워킹맘이라면 자녀가 겪을 경제적 취약성을 피할 수 있다
30대 자녀를 둔 사람으로서 말씀드리면
아이들은 당신의 말이 아닌 행동을 따라 한다
그러니 당신이 경력을 포기한다면 그런 엄마가
좋은 엄마라고 가르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당신이 아이를 낳으면 업무 헌신도가
떨어진다고 본다
그러니 아이와 관련된 일로 자리를 비워야 한다면
미팅 중이라고만 하라
누구와의 미팅인지는 그들이 알 바 아니다
아이들과의 미팅이니 아주 중요한 미팅이다
줄다리기 역학은 가장 다루기 어렵다
젊은 여성들에게 효과적인 것은
여성 연장자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다
"육아휴직이 없을 때 모든 걸 해내신 거 알아요"
"정말 존경합니다"
"당신에게는 없었던 육아휴직을 지지해 주셔서 감사해요"
"선배님들의 용기 덕분에 제가 육아휴직을 얻었고
이 자리에 있습니다"
이런 말로 표현해 보라
나이 많은 여성들에겐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나이 든 여성분들, 젊은 여성들은 우리처럼
견디지 않을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잘된 일인가?
힘들었던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후배 여성들이 더 쉽게 일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나는 그것이 자랑스럽고 여러분도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2024. 11. 28. 방송)
4강 무엇이 극우를 부추기는가
♣ 누가 극우 포퓰리스트에게 투표하는가
'학위 격차'라는 개념이 있다
대학 졸업자와 비졸업자 간의 차이를 말한다
1960년에 미국의 민주당은 비대졸 유권자층에서
두 배의 표 차이로 승리했다
하지만 2020년에 조 바이든은 비대졸 유권자층에서
두 배의 표 차이로 졌다
반면 2020년에 공화당은 비대졸자 층에서
34% 차로 압도했다
♧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답은 '신자유주의(Neoliberalism)'에 있다
신자유주의는 규제 없는 시장과 자유 무역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GDP 증가에만 집중한다
새로운 부가 어떻게 분배되는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따라서 이는 정부 규제와 반독점 규제,
노동조합에 대한 불신을 동반했고
그 결과 '승자독식 경제(Winner-take-all-Economy)'가 나타났다
♧ 신자유주의의 수용으로 인한 변화
소수의 부유한 계층은 훨씬 더 부유해진 반면
대다수의 사람에게는 '위험의 대전환'이라 불리는
일이 발생했다
고용주가 책임졌던 위험이 노동자들에게 전가되면서
연금과 의료 혜택이 정규직 일자리와 함께 사라졌다
신자유주의는 노동자들에게 소비자로서의 힘을 줬지만
노동자의 권리는 보장하지 않았다
1990년대부터 2016년까지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신자유주의를 수용했고 유럽에서도 비슷한
정치적 흐름이 있었다
이게 경제적 포퓰리즘이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오늘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선진국이다
실제로 중산층 일자리들이 사라져 버렸다
1982년부터 2017년까지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
일자리의 3분의 1이 사라졌고 미국 경제는
고급 일자리와 저급 일자리로 양극화됐다
순고용 증가율의 대부분은 불안정한 단기 일자리와
임시직에서 발생했다
그 결과, 안정적인 중산층의 꿈은 사라졌다
1990년대에는 부의 분배가 대학 학위가 있든, 없든
고르가 나뉘었지만 거의 같은 시기에 대졸자가
비대졸자보다 임금을 더 많이 받는 '대졸자 임금 프리미엄'은
두 배로 증가했다
90년대 초반에는 대졸자가 약 40% 더 벌었고
지금은 대졸자가 평균적으로 80% 더 벌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라즈 체티의 연구 결과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 90%가 넘는
미국인이 부모 세대보다 더 잘 살았다
하지만 19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부모보다 소득이 많을 확률이 50%에 불과 했다
'사람들은 이를 아메리칸드림의 종말로 보았다'
♧ 극우 포퓰리즘의 핵심 지지층의 특징
정치학자들에 따르면 극우 포퓰리즘의 핵심 지지층은
화이트칼라, 핑크칼라, 블루칼라 직업군이라고 한다
빈곤층이 아닌 무너져가는 중산층이 극우를 지지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향수적 박탈감(Nostalgic Deprivation)'에
의해 생긴다고 한다
지금보다 과거가 더 나았다는 향수를 느낀다는 것이다
향수적 박탈감은 미국과 영국에서 극우 지지를
예측하는 요인이다
미국서는 경제적 박탈감을 느끼는 정도가
낮은 수준에서 높은 수준으로 갈수록
트럼프 지지율이 41%나 증가한다
경제적 압박은 트럼프의 지지를 예측하는 주요 요인으로
많은 정치학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유명한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아우터는
'차이나 쇼크(China Shock)'로 이를 설명했다
※ 차이나 쇼크
: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으로 중국산 저부가가치
상품이 수출되면서 세계 경제 시장의 판도를 바꾼 현상
중국산 수입품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지역구인
백인 다수 지역에서는 극우 성향이 강했고
유색 인종 다수 지역에서는 좌파 성향이 강했다
유럽에서도 비슷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노출된 지역들은 극우 지지 성향이 강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위협받은 유럽과 미국의 노동자들 역시 극우로 기우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미국의 큰 이슈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아니라
(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백인 우월주의로 만들자"
(Make America White Again)
즉 유권자들이 백인 특권에 향수를 갖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백인 특권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경제 확장에 중요하긴 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MAGA 운동을 백인 특권 운동이라고
주장하긴 어렵다
미국에서 유색 인종들은 민주당을 더 많이 지지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상당수가 극우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MAGA가 인종 차별에 관한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을 뒷받침해 줬다
물론 인종 차별이 대학 졸업 여부보다 트럼프 지지
여부를 더 잘 예측하지만 인종 차별만으로는 충분한
표를 얻지 못한다
트럼프가 승리한 이유는 인종차별에 중립적인
유권자들의 표를 얻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반엘리트(Anti-elites)'라고 부르는 이들이다
트럼프 지지자 중 19%로 유색 인종에 대한 태도는
반트럼프 유권자만큼이나 따뜻하다
이들은 동성 결혼을 그 어떤 그룹보다 지지하고
기후 변화에 중립적이며 68%가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을 찬성한다
트럼프 지지자 중에는 경제적으로 진보한 두 그룹이 있다
이들은 경제 문제에 좌파 입장을 취한다
진보 진영의 과제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반엘리트의
마음을 얻어 극우 포퓰리즘에 대응하는 것이다
트럼프 지지자 중 20%는 '미국 보존주의자들'이다
(American Preservationists)
이들에게 '백인'과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은
매우 중요하지만 유색 인종에 대해서는 냉정하다
그래서 인종과 관련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극우 언론과 극우 정치인들은 비엘리트 문화와
문화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이미 분석적으로 접근해 왔다
정치학자들에 따르면 극우의 매력은 그들이 '대표성 격차'라고
부르는 것을 채웠다는 사실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수십 년 동안 유럽과 미국에서는
경제적으론 진보적이지만 문화적으로 보수적인
유권자들은 어느 정당에서도 대표되지 않았다
극우 포퓰리스트들이 한 일은 그 격차를 채우는 것이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진보적이며 문화적으로 보수적이다
또 진보적인 경제 정책과 보수적인 사회 정책을 결합한다
이 대표성 격차는 수십 년간 유럽과 미국에서 존재했고
이는 두 곳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동시에 발생한 이유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전략은 무엇일까?
먼저 경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비대졸자 유권자 중 4분의 1만이 중산층을 돕자는
의견에 민주당이 가깝다고 보고 37%는 어떤 당도
관심 없다고 생각한다
경제를 바로 세우고 양질의 블루칼라 일자리와
정규직을 창출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그건 첫 단계에 불과하다
극우는 분노를 통해 비대졸 유권자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법을 배워왔다
이는 아메리칸 드림을 상실한 것에 대한 분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좌파는 존중을 통해 결속해야 한다
실제로 비대졸 유권자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보수주의자들이 수십 년 전에 했던 것처럼
엘리트가 아닌 사람들과 문화적인 연결을 지어야 한다
대졸자들과 다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과 말이다
사회학자들에 따르면 계층은 경제를 통해 표현되지만
문화적 차이를 통해서도 표현된다
서로 다른 계층은 가치과노가 대화 방식, 전통,
전통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이를 '계층 문화 격차'라고 부른다
비엘리트들은 자기 절제를 중요하게 생각할 뿐만 아니라
절제를 돕는 전통적인 제도들도 소중하게 여긴다
종교의 가치, 군대의 가치, 가정의 가치
미국과 유럽에서 이런 전통적인 제도는
엘리트들 사이에서 무시당하지만 비엘리트들은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
우파는 이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좌파가 배워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미국의 MAGA 운동과 유럽의 극우 세력은
계층 간 분노를 부추겨서 문화 전쟁으로 발전시킨다
계층 문화 격차를 무기로 삼아서 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계층과 인종에 대해 얘기했지만
성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성별은 논외되기 쉽다
이는 극우 포퓰리즘에 대한 논의에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의 지지율을 인종보다 더 잘 예측하는 것이 성별 태도다
물론 성별이 인종보다 중요한 건 아니지만 MAGA는
계층 간 분노를 남성성 경쟁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노동계층의 남성성과 교묘하게 연결지으면서 말이다
계층에 기반한 남성은 극우의 호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 하나는 지금의 대졸자들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걸 아는 것이다
승자독식 사회에서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할까봐
엘리트들은 불안하다
과거에 비엘리트들이 겪었던 불안과 비슷하다
최근 뉴욕타임스 데일리에 실린 한 기사가 있다
33살이 되니 정말 힘들다는 제목의 기사였다
이미 말했듯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은 증가했지만
부유함의 프리미엄은 정체됐다
이는 대졸자가 비대졸자보다 더 부유하지 않다는 뜻이다
대학 학비가 너무 비싸서 엄청난 빚을 지게 되기 때문에
부유하지 않은 것이다
빚이 많다는 것은 한국인도 비슷하겠지만
많은 젊은 미국인이 집 사는 걸 미룬다는 의미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여유가 없으니 아이 낳는 것도 미룬다
즉 승자독식의 경제는 불평등의 급증을 의미한다
상위 1%와 나머지 상위 20% 사이에서 말이다
비엘리트들의 경제적 분노와 중산층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대졸자들의 경제적 분노를 연결해야 한다
그리고 대졸자 엘리트들의 문화적 역량을 개발해
비대졸자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극우 포퓰리즘의 확산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엘리트와 비엘리트 간의 깨진 관계를 치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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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TV 월~금 23:40 ~ 24:00 (본방) / EBS 1TV 금 13:30 ~ 14:10 (본방) / EBS 1TV 토 24:25 ~ 25:55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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