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수염
지은이 아멜리 노통브
옮긴이 이상해
발행처 주식회사 열린책들
값 11,800원
자신의 쾌락을 위해 여자들을 덫에 걸리도록 하고 그것을 사랑에 대한 시험이라고 말하는 남자. 기본적인 내용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샤를르 페로의 동화 푸른 수염과 비슷하다. 다만 소설은 주로 주인공인 두 남녀의 대화 위주로 구성이 되어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음식과 더불어 참 대화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같다.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좋은 조건의 방을 여자들에게 세를 놓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여자를 선택하여 함께 산다. 그리고 그 집에서 살았던 여덟 명의 여자들은 모두 실종되고 만다. 그것을 알고도 집주인인 에스파냐 귀족을 보기 위해 여자들은 모여든다. 단지, 방세가 저렴하단 이유로 이 집에 들어온 사튀르닌은 자신은 다른 여자들과 같은 처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스포 있음)
이야기의 후반에 에스파냐 귀족 '돈 엘레미리오 니발 이 밀카르'는 자신이 저지른 짓을 인정하지만 일말의 죄책감은 느끼지 않는다. 단지 자신의 예술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여자들의 사진을 물건처럼 수집하는 편집광일 뿐이다.
죽음은 사진을 모방할 목적으로 자연이 발명해 낸 기능이오.
인간은 죽음의 순간이라는 그 놀라운 정지의 이미지를 포착하기 위해 사진을 발명해 냈소.
20년째 바깥 생활을 하지 않고 집에서만 생활하는 남자는 자신의 확고한 신념 말고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여자에 대한 욕망은 잃지 못해 자신의 암실 속 컬렉션을 완성하기 위해 여자들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다. 그의 색과 사진에 대한 집착은 소름이 끼친다. 드러나지 않은 과거의 안 좋은 경험이나 상처가 그를 그렇게 만들지 않았을까 잠시 생각도 해봤지만 남자의 살인은 사회적 분노보단 개인의 욕망에 더 충실한 선택이지 않았나 싶다. 이 잔인한 이야기가 어째서 동화로 읽혔는지 그리고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현대적으로 각색한 소설에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권선징악의 메세지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유에서건 범죄는 정당화될 수 없다. 또한, 뿌린 대로 거둔다. 그런 의미에서 사튀르닌 또한 자유롭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정당방위 정도로 면죄부가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독서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좀도둑 가족_고레에다 히로카즈 (0) | 2022.03.05 |
---|---|
가스라이팅_스테파니 몰턴 사키스 (0) | 2022.03.02 |
비행운_김애란 (0) | 2022.02.26 |
끝까지 쓰는 용기_정여울 (0) | 2022.02.24 |
지구 끝의 온실_김초엽 (0) | 2022.02.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