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지은이 성석제
펴낸곳 (주)창비
값 12,000원
인물배경
독립운동에 협력했다는 죄로 빚을 지고 개운리 산골로 숨어 들어 온 할아버지, 월남전에 참전해서 고엽제로 사망한 장남 백수, 노동운동으로 고문당한 삼남 석수, 가출한 장녀 금희, 연탄가스 중독으로 지적장애자가 된 차녀 명희, 성폭행으로 원치 않는 사람과 결혼한 막내 옥희, 그리고 가족과 남을 위해 헌신 하다 고생만 하는 차남 만수. 이 가족 구성원의 핵심 인물이자 소설의 주인공인 만수는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성격으로 열심히 살지만 나보다 남을 더 살피다 손해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어렸을 때부터 형 백수보다 똑똑하지도 않았고 약골이라 동생 석수한테는 맞기 일수이고 가족들에게 큰 기대가 없었다. 그러나, 결국 장애를 가진 누나 명희를 돌보고 석수의 아들을 제 아들로 키우고 옥희에게도 결혼 자금도 마련해주고 형 백수를 대신해 그래도 가족의 기둥이 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한 것은 만수였다. 이토록 열심히 사는데도 그는 사회에서 소외되고 투명인간처럼 점점 희미한 존재가 되어버리고 만다.
나는 오래도록 신용불량자였고 그때 은행이나 장사하는 사람들이 나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경제적으로는 투명인간이었다. 사실 돈 모아서 부자 될 게 아니고 남들한테 자랑할게 아니면 돈 많이 필요 없다. (중략) 다른 식구들도 마찬가지다. 그게 편하고 사람 사는 노릇을 하고 산다는 기분을 안겨 준다.
감상
읽는 내내 혼돈의 연속이었다. 계속해서 화자가 바뀌다보니 여러 번 책장을 되돌아가서 다시 읽어야 했다. 누구 얘기인지 잠시 잠깐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따라가기 힘들다. 이야기 내용에 있어서도 계속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아 여러 번 답답함에 책을 덮어야만 했다. 소설 속의 일이지만 분통이 터지는 상황들의 연속이면서 한편으론 실제 있을 법한 근현대사의 굵직 굵직한 사건 속에 놓여져 있기 때문이다. 마치, 영화 '포레스트 검프'처럼 주인공의 삶은 한국 역사의 산 증인 그 자체이다. 나라도 그만하면 투명인간이 되어 사라져 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 것 같다. 성실하고 그저 착하게 살다간 남에게 우습게 보이고 이용만 당하기 일쑤다. 요새 속담으로 헌신하다가 헌신짝 된다고 이기적으로 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된 것이다. 그래서 투명인간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 : IQ75에 장애까지 가진 주인공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연하게도 미국 사회의 굵직한 사건들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베트남전 개입, 히피들의 반전운동, 워터 게이트 사건, 중국의 핑퐁외교, 애플의 탄생 등 다양한 사건들이 그와 연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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