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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이문열 세계명작산책(2.죽음의 미학)_숲속의 죽음_셔우드 앤더슨

by 상팔자 2021.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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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죽음의 미학

숲속의 죽음

지은이 셔우드 앤더슨

옮긴이 천승걸

펴낸곳 (주)살림출판사

 

 



말, 소, 돼지, 개, 사람들, 모두들 다 먹여야지

 

 

 

외로운 삶을 산 노파의 쓸쓸한 죽음을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죽음이 삶의 연속선에서 오는 결말의 하나라고 느끼게 한다. 사는 동안 살기 위해 노력할 따름이며 그 이상의 무엇도 없었다. 죽음 앞에 삶은 무력하다. 그러나,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던 외롭고 처연한 삶을 살던 노파는 죽음 앞에서 그나마 주목을 받게 된다. 어떻게 사는가 못지않게 어떻게 죽는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조용히 편히 간 거 같지만 따지고 보면 객사이다. 그런데 그 덕에 노파의 죽음과 더불어 삶의 이야기를 모두가 알 수 있었다. 비록 숲이라고는 하나 잠시 쉬기 위해 앉은 나무 밑동에서 그렇게 노파는 죽음을 맞이한다. 일생을 동물을 먹이기 위해 태어난 노파는 마지막 순간에도 등에 진 음식을 함께 한 개 네 마리에게 주고 간다. 

 

 

개들은 노파의 몸을 공터 한 가운데로 끌고 나왔다. 닳아빠진 옷이 노파의 어깨로부터 곧 찢어져 나갔다. 하루인가 이틀 후에 노파가 발견되었을 때 그 옷은 엉덩이 부분까지 온통 찢긴 상태였다. 그러나 개들은 그녀의 몸을 다치게 하지 않았고, 곡식 부대에서 고기를 끌어냈을 따름이었다. 

 

 

볼품없이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를 연상케 하는 노파의 모습은 가엾은 한편 숭고함도 느껴진다. 자신에게 닥친 고난의 상황에서도 그저 사람과 짐승을 먹이기 위해 주어진 일을 꿋꿋하게 해내는 모습에서 일상의 가치를 깨닫게 한다. 그것이 그녀에게는 자신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와 같은 일상 속에서의 죽음이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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