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지은이 우스이 류이치로
옮긴이 김수경
펴낸곳 사람과나무사이
값 18,000원
다소 세계사의 이야기가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흥미로운 커피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커피가 주는 맛의 기쁨과 더불어 앎의 만족감을 더해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 '칼디'라는 이름의 커피숍을 많이 본 거 같은데 알고 보니 커피의 기원설에 기인한 이름이었다. 커피에 대해 가장 많이 알려진 이야기로 산양치기 '칼디'가 산양 무리를 몰고 낮 동안 목초지에서 풀을 뜯어먹게 했는데 양들이 밤늦도록 잠들지 못해 그 원인을 찾다 나무 열매를 먹은 것을 발견해 냈고 그것이 커피의 열매였다는 것. 이 열매를 끓인 음료를 수도사들에게도 먹여봤는데 예배 시간에 졸던 수도사들이 졸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한편 이슬람권에는 '모카의 수호성인'으로 알려진 우마르의 이야기가 있다. 모카라는 지역에 옴이 퍼져 사람들이 우마르를 찾아오자 커피를 끓여주며 "이 검은 물에는 잠잠성수와 같은 신비한 힘이 들어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잠잠성수는 신비한 우물물을 말하는 것으로 병이 낫는다는 소문이 있다. 훗날 항구도시 모카는 커피 교역의 중심지가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로 가득하다.
커피하우스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은 새로운 사교장으로서의 역할이었다._p66
이슬람 세계에서 사람들이 처음 커피를 마실 때는 특별한 공간이 필요하지 않았으나, 공식적으로 술을 금지한 문화에서 커피하우스의 존재는 '술이 없는 선술집'으로 떳떳하지 못했던 선술집의 이미지를 전환하는 의미를 갖는다. 이후 재력 있는 거상이 커피하우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대중적으로 더 알려지게 되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소로 변화하게 된다.
상업자본은 무역에서 발생하는 차액을 양분 삼아 살아간다._p93
네덜란드 상인들은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커피 플랜테이션을 구축하여 문명 수준의 차이를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 식민지 지배를 통해 커피 재배를 하였으며 주식인 쌀을 대신해 커피를 재배하게 되었던 것이다. 유럽시장을 위한 상품을 생산하느라 식량 부족 현상을 겪는 제3세계의 구조적인 모순이 이때부터 시작이 된 것이다. 커피의 상업화는 합리적인 방법을 택했을지는 모르나 인도적인 차원에서는 용인하기 어려운 시스템을 갖추게 된 셈이다.
이밖에도 전쟁과 문명의 발전, 산업화의 이야기와 더불어 수많은 이야기들이 커피를 둘러싸고 펼쳐진다. 영국이 왜 홍차의 나라가 됐는지, 프랑스혁명과 커피의 연관성, 독일은 왜 커피산업에 실패했는지 등등 한편으로는 커피맛의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하는 아픔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신비한 검은 열매의 힘이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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