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지은이 조원재
펴낸곳 (주)백도씨
값 16,800원
아니, 대체 뭔데 미술책이 베스트셀러인 거야? 하는 호기심에 읽어봤는데 너무 쉽고 재밌게 쓴 책이라 왜 베스트셀러인지 이해가 갔다. 말 잘하는 친구가 옆에서 재미있는 얘기를 해 주는 거처럼 설명이 잘 되어 있고 중간에 그림까지 들어가 있으니 더 이해하기 쉬웠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각 장의 끝에는 QR코드가 있어 음성으로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법한 유명한 세계의 화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인생을 엮은 책으로 성장배경과 작품의 상관관계를 비롯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미술계의 뒷이야기, 미술사의 발달 과정들을 재미있게 구성하였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누나를 폐결핵으로 잃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았으며 어긋난 세 번의 사랑을 겪으며 피해망상에 시달렸던 뭉크는 그러한 자신의 경험을 작품에 그대로 투영시킨다. 아이러니하게도 허약한 체질을 타고나 죽음을 두려워했으나 81세까지 장수한다.
프리다는 매우 고통스러운 삶의 경험 속에서 그 고통의 치유를 위해 그림을 그리지만 그림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여동생과 바람을 피우는 최악의 남편을 만났지만 그의 예술가로서의 삶을 견인해준 것 또한 남편 디에고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한 발레리나지만 그것은 빈민가 소녀들의 돈벌이 수단이었다. 무대 뒤에서는 성을 위한 상품으로 전락하고 만다. 스폰서의 개념 또한 여기서 나왔다. 정작 본인은 독신으로 살았지만 드가의 작품에서는 여성들이 가장 많이 등장한다. 주로 하류층 여성의 모습을 그리며 드가는 그들을 위로했다.
그밖에도 압생트로 인해 황시증의 부작용을 겪고 알코올 중독이 되었지만 그 덕에 탄생한 고흐의 작품 이야기, 가족의 죽음 이후 반항아의 길을 걷는 클림트, 아름다움을 혐오하는 피카소의 이야기 등 각 챕터마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와 함께 작품을 소개한다.
살아 있는 동안 그림이나 조각 형태의 예술 작품들을 만드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차라리 내 인생 자체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
뒤샹은 예술가로서 가장 만족스러운 순간을 묻는 질문에 위와 같이 대답한다. 시대의 예술가들은 앞선 사람들을 넘어서는 예술을 하려고 애썼고 기존의 틀을 깨려는 노력을 하며 예술은 발전해 왔다. 구도와 형태, 빛과 색의 변화를 넘어서 예술이라는 고정관념 자체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도까지 하고 있다. 현대의 예술의 영역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그 범위가 확장되어 가끔은 저게 무슨 예술인가 싶은 때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거기서 멈춰 있다면 발전은 없었을 것이고 새로운 예술적 영감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일단, 미술을 이해함에 있어서 무슨 주의가 들어가면 일단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나 어느 정도 배경을 알고 보면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끔은 사람이 아닌 그 무엇에 위로를 받기도 하고 깊은 성찰을 하기도 한다. 그러한 예술적 경험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도 한다. 뭐, 그런다고 돈도 밥도 안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남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심리적 만족을 경험할 수는 있다. 그 시작의 밑거름이 되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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