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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미드나잇 라이브러리_매트 헤이그

by 상팔자 2021.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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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지은이 매트 헤이그

옮긴이 노진선

펴낸곳 (주)인플루엔셜

값 15,800원

 

그래, 결심했어

 

 

자정. 도서관에서 내 삶을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죽음의 문턱 앞에서 노라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있는 도서관이라는 공간에 머물게 된다. 그냥 죽고 싶은 노라이지만 죽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모든 문제와 근원이 담긴 '후회의 책'을 보고 바꾸고 싶은 삶으로 돌아가 그 인생을 살아보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봤을 만약에 그때 그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소설로 만든 이야기이다.  삶의 고비를 지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약간이나마 희망을 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석탄과 다아이몬드는 둘 다 탄소이기는 해도 석탄은 불순물이 너무 많이 섞여서 아무리 압력을 가해도 다이아몬드가 될 수 없다. 광물학에 따르면 한 번 석탄은 영원한 석탄이다. 어쩌면 그게 현실적인 교훈일 것이다.

 

사람의 본성도 쉽게 변하지는 않는다.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아마 그건 원래 있었던 본성을 알아채지 못했을 뿐일 것이다. 가끔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사람은 어떤 일을 조우하게 되는지에 따라서 감추어져 있던 본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크게 바뀔 것 같기도 하지만 나라는 존재의 성질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 배경만 바뀔 뿐 같은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어떤 마음 가짐으로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 석탄이 다이아몬드가 될 수는 없어도 석탄은 석탄만의 삶을 살 수가 있다. 그 삶에 만족하느냐 마느냐는 석탄의 마음에 달려 있을 뿐이다.

 

 

그녀가 둔 모든 수는 실수였고, 모든 결정은 재앙이었으며, 매일 자신이 상상했던 모습에서 한 걸음씩 멀어졌다.

 

세상도 사람도 심지어는 나조차도 내편이 아닐 때가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가 없는 것 같고 사는 것이 의미 없이 느껴질 때가 있다. 노라는 수영선수, 뮤지션, 철학가, 빙하학자, 배우자 등 여러 가능성의 삶과 행복의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만다. 심지어는 돌보던 고양이마저 죽고 자신은 이 세상에 아무런 필요가 없는 존재로 느껴진다. 객관적으로 보면 참 이렇게 재능이 많기도 힘든데 죽기에는 너무 아까운 재능이다.

 

사소한 것의 중요성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마라. 그 말을 늘 명심해야 해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수많은 순간들 중에 우리가 놓친 소중한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다.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삶이 주는 고단함에 지쳐 정작 중요한 것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잠시라도 가만히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돌아볼 여유를 가질 시간이 필요하다.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고 삶에서 진정 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다면 그만큼 후회의 순간들이 줄어들 것이다.    

 

노라에게 가장 이상했던 사실은 지금까지 경험한 극도로 다양한 자신의 모습 중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는 예전과 똑같은 삶 안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녀가 시작했다가 끝냈던 삶.

 

바로 여기, 지금. 변화의 순간은 결국 원점이다. 스스로의 삶을 포기하려고 했던 그때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 한다. 갑자기 동떨어진 완전히 달라진 세상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의 삶에서 스스로를 바꾸는 노력만이 결국 변화를 가져올 뿐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기호나 타인의 관점은 중요하지 않다. 내 삶의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하며 지옥에서 살아 빠져나오는 것도 스스로의 몫이다. 온 세상이 나에게 등 돌리고 내 편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서 괴로운 순간에도 내가 용기를 내서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아무도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살려는 의지를 갖는 것조차 너무 힘든 사람들이 있겠지만 결국 최후의 순간에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다. 노라가 살았던 그 수많은 인생도 결국엔 다시 살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한 여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살려는 의지가 없었다면 다른 삶에 대한 아쉬움도 후회도 없었을 것이다. 

 

화산은 파괴의 상징인 동시에 생명의 상징이다. 용암이 흘러내리는 속도가 느려지고 열이 식으면, 용암은 응고되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부서져 흙이 된다. 비옥하고 영양가가 풍부한 토양이 된다. 

 

무엇이 될지는 스스로의 의지일 뿐. 좋든 싫든 삶은 계속된다. 살 수 있는 동안은 적어도 포기하지 말고 찾아보자. 내가 무엇으로 남겨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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