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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미인 1941_조두진

by 상팔자 2024.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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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 1941

조두진

펴낸곳 이정서재

값 16,800원

 

 

왜?

 

 

표지와 제목만 보고는 뭔가 묘령의 여인이 나오는 미스터리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연도가 포함된 만큼 그 시대의 특성을 반영한 역사 미스터리 정도?

읽는 동안은 나름 재미있기는 했지만 일고 난 후에는

약간 제목에 속았다는 느낌이 약간은 든다

 

충칭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소련에 일본 스파이를 넘기는 대가로

소련의 무기를 받기로 스탈린에게 제안했다

그 목적으로 결성된 것이 '도쿄 납치 배달조'이다

일본에 있는 오자키 호츠미(일본 고위 관료)를 납치해 소련에 넘겨주는 임무로불사신으로 불리는 유상길 대장을 필두로 서우진, 최윤기, 그리고 김지언이 담당 임무를 맡게 된다이 책의 제목인 '미인'으로 일컫는 사람이 바로 김지언이다

 

행정 업무 위주로 일했던 김지언이 이 중차대한 임무에투입된 것은 그녀에게 주어진 특별한 개별임무 때문이었다제목에서 짐작했겠지만 그것이 바로 오자키 호츠미를 미인계로 설득하는 일이었다

 

내가 소설을 읽고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미인계라는 소재를 적극 활용한 것도 아니었고김지언이라는 인물이 임무를 완수하는 데 있어서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함에 있다

 

오자키 호츠미 납치에 무사히 성공하느냐를 두고 이야기가

긴박하게 전개되어 재미있게 읽었고 실제 있었던 역사적 배경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긍지를 보여준 점은 매우 좋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여성 캐릭터를 소비함에 있어 독립운동가로서의 모습보다는그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한 여성의 모습 그 이상을보여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순간이라도 영원처럼 살 수 있다면 우리 인생은 충만한 거다.
(중략) 살아 있는 사람들만이 이 세상의 주인은 아닌 것이다.
죽은 자와 산 자가 모두 세상의 주인이다.
오늘 살아가는 사람 중에 어제 살았던 사람들의
충만함과 연결되지 않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_p.89

 

유상길은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이라는 심은섭에게 이렇게 말한다

무얼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이다

한순간만이라도 삶에 충실한 적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른 사람이다

어쩌면 김지언이라는 인물은 독립을 위해 일조를 하긴 했지만

한순간 사랑에 충실한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또한 독립운동가들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희생되는 민간인이 있었다는 점은 김지언의 사랑을 위한 희생보다 더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한다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들은 아무 죄 없는사람들이었고 불필요한 희생이었다 

 

하나의 시간, 하나의 세상임에도 하늘과 땅은 지금 너무나 달랐다.
하늘은 유유자적 고요했고, 땅은 숨 가쁘고 거칠었다.
하늘은 다툼도 고민도 어떤 욕심도 없는 것 같았다.
하루도 빠짐없이 아귀다툼이 벌어지는 이 땅에 서 있는
자신이 측은하다는 생각도 들었다._p.281

 

누구를 탓하기에는 너무 가엽고

아무도 탓하지 않기에는 너무 억울했던 시절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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