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내인
지은이 찬호께이
옮긴이 강초아
펴낸곳 한스미디어
값 17,800원
한 소녀의 자살 사건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경찰은 자살로 사건을 종결시켰지만
죽은 아이 '샤오원'의 유일한 가족인 언니 '아이'는
살인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그 사건의 진상을 알기 위해
탐정을 찾아 나선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지금의 홍콩 사회의 모습을 잘 반영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현재 한국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이 소설은 재미있다
처음에는 매우 두꺼운 책이라 선뜻 손이 가지 않았지만
익숙지 않은 홍콩 소설임에도 재밌다는 소문이 많아서
읽어 보기로 했다
자그마치 700 페이지 분량의 장편소설이다
그럼에도 그다지 지루하다는 느낌 없이 읽을 수 있었다
홍콩의 영광은 이런 서민 계층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
대기업은 작은 기업을 착취하고, 작은 기업은 근로자를 착취한다.
사장에게 상업적 이익은 근로자 가정의 앞날보다 중요하다._p.26
주인공 '아이'는 이런 서민 계층의 사람이다
'아이'의 아버지는 업무 중 사망했으나 보험금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아이'의 어머니마저 암으로 사망한다
직장 생활로 바빴던 '아이'는 동생마저 살필 여력이 없었다
"세상에는 업보라는 게 없어.
돈은 그냥 돈이야. Money is money!
주식시장과 똑같아._p.117
'샤오원'의 죽음에는 유명 인터넷 게시판의 글이 있었다
사람들에게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중요치 않다
한 번 주목받기 시작한 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사실처럼 꾸며지더라도
자신의 이익과 부합하는 일이라면 서슴치 않는 사회가 되었다
회사의 '신용도' 때문에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 '샤오원'의 아버지와
인터넷의 '악성 게시글'로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한 '샤오원'의 모습은
이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아녜'일 것이다
그는 인터넷에 익숙치 않은 '아이'에게
해킹과 도청, 위치 추적뿐 아니라 다양한
기술들을 통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 간의 심리를 파악하는 데에도
탁월한 재주가 있어 그야말로 탐정으로서는 최적의 인물이다
(게다가 부자)
"인간은 자기가 이기적인 동물이란 것을 인정하기 싫어합니다.
우리는 도덕을 이야기하면서 겉으로 아주 약간의 악의도
용납하지 못하지만, 여유를 잃으면 온갖 이유를 갖다 붙이면서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죠. 그게 인간이라는 거예요.(중략)_p.600
동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아이'는
자신이 몰랐던 동생의 진심을 마주하며
진정한 애도를 하게 된다
약간은 아쉬운 복수였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나름 나쁘지 않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
" (중략) 누리꾼이라는 라벨을 붙이는 건 현실을 회피하는 변명일 뿐입니다.
누구나 인간성 속의 이기적인 면, 욕심 많은 면을 인정하지 않으면
자기 죄를 뒤집어씌울 희생양을 찾게 됩니다."_p.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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