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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구경하는 사회
지은이 김인정
펴낸곳 (주)웨일북
값 17,500원
이 책은 기자의 눈으로 본 세상,
그 세상을 다루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성의하고 무절제한 기사가 쏟아지는 시대에
진심으로 자신의 글이 끼칠 영향에 대해 생각하고
성의를 다해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는 건 매우 반가운 일이다
더 나아가서는 기자 뿐 아니라 대중은 '기레기'란 말을
주저 없이 쓸 만큼 떳떳한 입장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부조리한 사회의 모든 결과물은 비단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책임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고통을 보여줄 수 없는지에 대한 논쟁 밑으로는,
고통을 스펙터클하게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뿌리 깊게 흐르고 있다_p.14
뉴스는 이제 읽는 시대를 넘어 보는 시대에 와 있다
그리고 시각에 익숙한 대중은 웬만한 자극에는
눈도 깜짝하지 않게 됐다
우선순위가 마구잡이로 뒤섞인 상황에서는
무엇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고통인지를
식별해 내는 것부터가 노동이다.
불행히도 원래 인간에게는 확증편향이 있는데,
알고리즘은 더 극단적이고 단순화한 콘텐츠를
추천하며 이를 부추긴다_p.50
나를 위해 맞춤화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여겼던 알고리즘 서비스는 오히려 나를
한정된 카테고리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들었다
흔한 사고일수록, 어디서나 보이는 사고일수록
그 고통을 보는 일에 능숙해지고, 주기적으로 비슷한 소식을
들은 나머지 거의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만다._p.94
익숙함의 덫이라는 것,
무뎌짐의 올가미라는 것은
더 이상 고통을 고통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심지어는 타인의 고통을 보며 무탈한
자신의 일상에 안도하기도 한다
보도란 '누군가의' 고통과 어려움에 대해 말하는 일이고,
그 하나나하나의 고통 역시 누군가에게 속한 것이기에,
취재를 통해 고통에 침범하는 일은
결국 누군가의 삶에 침입하는 일이었다_p.120
취지야 어찌됐든 결국 취재는 파장을 일으키거나
일으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고통의 사실을 알리는 일 자체가 누군가에게는새로운 고통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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