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지은이 나쓰메 소세키
옮긴이 김성기
펴낸곳 도서출판 이레
![](https://blog.kakaocdn.net/dn/cULCA8/btsKPyd2rgO/Kr0rR0mYzJmfuBqZSWpEW1/img.png)
마지막까지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은 '미친 거 아냐?'였다
후반부로 갈수록 매우 답답하고 불편하고
음험한 것이 일본인들의 특성인가 싶었다
소설은 주인공인 나와 '선생님'의 우연한 만남을
시작으로 이루어진 삶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두 사람의 대화로 구성된 전반부와
'선생님'의 말 못 했던 비밀에 대한 진실을
나에게 편지의 형식으로 전한 후반부로 구성되어 있다
초반에는 잔잔하고 고즈넉하게 삶과 학문에 대해
이야기하던 소설의 분위기는 후반으로 갈수록
어둡고 을씨년스럽게 급변한다
책의 소개에 보면 '고통받는 지식인의 모습을
완성도 높은 문장으로 그려
20세기 일본 장편소설의 백미로 불리는'
소설이라고 되어 있다
글쎄, 외국소설이라 문장의 완성도까지는 모르겠으나
불안한 심리 묘사는 확실히 느껴진다
그리고 단순히 개인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시대와 작가의 배경을 생각하니 조금 더 이해가 갔다
나쓰메 소세키는 신경쇠약과 위궤양에 시달렸으며
소설은 메이지 말기의 시대를 그리고 있다
소설에는 주인공의 아버지가 메이지 천황과
같은 병으로 고생하는 장면과 천황의 죽음에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 나온다
또한, 선생님의 매사에 불안하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은 작가 본인의 모습을
반영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매우 불편하고 답답하고
어둡다는 느낌이지만
그때는 그게 당연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우리의 모든 능력은
외부의 자극으로 발달하기도 하고
파괴되기도 하지.
그 과정에서 자극은 점점 더 강해지기 마련인데,
그때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그릇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도 자신은 물론이며
주변 사람들까지 전혀 알아채지 못할 수가 있네._p.229~230
(스포 있음)
또 한 가지 큰 주제는 인간에 대한 불신과 배신이라고
할 수 있다
'선생님'은 과거 숙부에게 자신의 재산을 빼앗기고
인간 불신 상태에 접어든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자신 또한 자신의 친우를 배신하게 된다
'선생님'은 평생을 그로 인한 죄책감과 불안으로
평생을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고 일도 하지 않으며 보내다
마지막 순간에 와서야 주인공에게 무거운 진실을 고백한다
'선생님'은 나에게는 비밀을 말하면서도 끝내 자신의
아내에게만큼은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해주길 바란다
존경하던 '선생님'이었다고는 하나
아버지가 위독한 와중에 '선생님'을 보러 가는 주인공도
이해가가 가지 않고 그 무거운 비밀의 짐을
주인공에게 맡긴 채 죽은 '선생님'의 모습은
끝까지 매우 이기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자신의 욕심 때문에 친구를 배신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가까운 이에게는 솔직하지 못했고
어쩌면 자신의 마음속 응어리를 풀고 편해지기 위해
자신의 비밀을 고백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약하고 비겁하며 끝내 강해지지 못한속 좁은 사내의 비극적인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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