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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귀신나방_장용민

by 상팔자 2023.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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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나방

지은이 장용민

펴낸곳 (주)문학동네

값 14,500원

 

 

 

 

오토 바우만은 애덤 스펜서라는 소년을 죽인 죄로 사형 집행일을 앞두고 있다. 그런 그가 기자 크리스틴 하퍼드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그리고 믿을 수 없지만 믿을 수밖에 없는 사실들을 크리스틴에게 털어놓는다. 

경찰로 근무했던 바우만은 자신이 과거 아디헌터로 일했던 당시 동료들이 하나 둘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된다. 이미 해체된 과거의 조직을 누가 어떤 이유로 제거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왜 그는 죄 없는 소년을 죽일 수밖에 없었을까.

 

궁극의 아이에서도 느꼈지만 장용민 작가의 소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첩보물로 거대한 조직에 맞서 개인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 소설은 다소 황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소설은 실제 일어난 사건들을 토대로 이야기를 재구성해 몰입감을 높인다. 상상력으로 허구적으로 만들어 낸 이런 이야기에 현실 가능성을 이야기는 하는 건 의미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가볍게 읽기에는 좋았다.

 

"귀신나방이라고 들어본 적 있나"
(중략)
"귀신나방에게는 신비한 습성이 있다. 귀신나방은 우기에 산란하는데 산란기가 되면 변신을 한다
날개를 덮고 있던 지저분한 갈색은 비단처럼 반짝이는 보랏빛으로 바뀌지."
(중략)
"그리고 우기가 끝나면 아침 햇살과 함께 부화한 유충들이 나타난다.
녀석들은 어미가 생을 마감했던 나무등걸로 모여든다.
그리고 그곳에 둥지를 틀지. 또다시 반복될 생에 가장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며."_p.71~72

 

"계급 상승을 하려면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머리와 노력, 그리고 눈에 띄는 결과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운이야. 불가촉천민이 브라만이 되려면 적어도 1000만 분의 1의 확률을 1로 바꿀 운이 있어야 할 거야."_p.206

 

"여섯 명이 목숨을 잃었네. 이 마을이 생긴 이래 처음 벌어진 살인이었어. 대체 놈의 정체가 뭐요? 어떤 놈이기에 이런 엄청난 일을 벌이고 다니냔 말이오!"_p.293

 

 

이 소설은 현대의 역사를 토대로 한 서스펜스 장르이지만 인간의 삶에 대한 끝없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 일수독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연장을 넘어서 여태껏 살아보지 못한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상상해 봤을 사람들의 이야기 말이다. 마치, 게임에서 주어지는 3개의 목숨처럼 이번 삶은 실패했으니 다음 생에는 꼭! 같은 느낌이랄까. 사실 돈도 명예도 운명적인 사랑도 없는 보통의 삶을 사는 사람에게 삶의 연장은 축복일 수만은 없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도 사실은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운이 좋아 그렇게 됐을 수도 있다. 어쩌면 지금의 삶이 내가 누릴 수 있는 최선의 삶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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