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2 방송)
EBS 위대한 수업3 (우리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2강 한 세대의 소멸, 90년대 미국
위대한 여든네 번째 강연 '우리는 어떻게 무너졌는가'(시즌3 세 번째)
로버트 퍼트넘 하버드 케네디스쿨 명예교수
전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 등 정책자문위원
전 클린턴, 부시, 오바마 행정부 정책자문위원
칼 도이치상(2018)
미국 국가인문학 훈장(2013)
우드로 윌슨상(2011)
쉬태상(2006)
2강 한 세대의 소멸, 90년대 미국
현대 민주주의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시민 사회라는 환경 속에 씨앗을 심어야 한다
시민들이 서로를 믿고 배려하며 연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사회 자본'이란 밑거름이 필요하다
사회 자본은 신뢰와 호혜의 네트워크로서
모든 사회 활동에 도움이 된다
1990년대에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지 않는 듯했다
미국 내 민주주의의 부진한 성과가 이탈리아에서 연구했던
사회 자본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국의 사회 자본도 측정 가능한지 고민하게 됐다
그리고 이내 깨달은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그동안 미국의 시민 사회 조직이 감소해 왔다는 것이다
미국 사회의 특징이었던 동호회 같은 단체 말이다
미국 전역에서 학부모 교사 단체의 회원이 줄었다
전국구 자발적 단체들의 장기적인 회원 수 변화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모든 단체의 동향을 보니 꽤 일관적이면서 분명한 패턴이 나왔다
20세기 대부분 기간에 미국 내 회원제 단체의 활동이 1920년대까지는 증가해 왔다
그러다 1930년대 대공황 때 그 수치가 확 떨어진다
대공황으로 사람들이 실직하면서
60년대 중반에는 단체들이 회원 수를 유지하다가
이어서 회원 수가 확 빠지기 시작했다
1830년대에 프랑스인 토크빌은 미국인들을 '모임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서로 함께하는 게 미국 사회의 특징이었다
그런데 70년대 중반부터 20년 만에 시민 사회 기반이 절반이나 사라진 것이다
교회 참석률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하락세를 1970년대 미국의 디너파티에 적용해 보면
미국인이 디너파티를 연 횟수는 1년에 약 14회였다
매달 한 번꼴로 손님을 저녁에 초대한 것이다
25년 전의 수치와 비교할 때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교회 참석률 또는 모임 참석률, 디너파티 횟수도 모두 패턴이 똑같다
심지어 가족과의 저녁 식사도 이 시기에 급격히 줄었다
단순히 타인과 교류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생활 측면에서도
시민 참여가 줄어든 것이다
관대한 마음도 줄었다
이 그래프는 미국 내 자선 활동의 경향을 보여 준다
미국인이 소득의 어느 정도를 기부하는지 말이다
모임 참여뿐만 아니라 기부까지 줄어든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타인에게 느끼는 연계성과 의무감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함께 사회'에서 '나 홀로 사회'로 거듭나면서
오로지 자기 걱정만 하고 남에겐 관심도 없다
이처럼 타인과의 연계성에 관해 급격히 변하는 도표들은
사회 자본의 증가와 감소를 통해 요약할 수 있다
결국에는 신뢰도 줄어들면서 서로를 덜 믿게 됐다
20세기 후반부인 1960년대 무렵부터 20세기말까지
미국 사회에는 수많은 사회 자본이 감소했다
어쩌면 변화가 발생한 시기에 여성이 취업하기 시작하면서
전업주부가 줄어든 탓이라고 가설을 세웠다
과거에는 주부들이 디너파티를 열고 학부모 교사 단체에 참석했으며
신뢰와 공동체 의식을 형성했는데 그들이 출근하면서 부재가 생겼다는 것이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그 가설은 사실이 아니었다
해당 시기에 여성의 취업이 늘긴 했지만 디너파티는 여전히 여성들이 열었다
다시 말해 여성뿐 아니라 남녀 모두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미국인이
단체나 사교 생활을 멀리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교외로의 이동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봤다
교외로 이사 가면 통근거리가 늘면서 여가 시간이 줄어드니까
디너파티나 볼링 리그에 투자할 시간이 없지 않겠는가?
통근 시간이 늘긴 했지만 통근 거리와 상관없이 사회 자본은 감소했다
교외로의 이동도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그 시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설득력 있다고 생각했다
1950년에는 보급률이 10%도 안 됐을 것이다
1960년에는 거의 모든 가정에 TV가 보급됐으니
TV가 원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
볼링도, 모임도, 디너파티도 전부 끊고 TV 앞에
껌딱지처럼 붙어있었다는 것이다
친구들을 초대하는 대신 TV 프로그램 '프렌즈'를 봤다는 것이다
실제로 개인의 TV시청이 늘어날수록 공동체 참여가 줄었다
청년은 노인보다 타인에 대한 믿음이 덜하고 교회에 가는 경우도 적었다
생애 주기가 원인이라면 젊어서는 종교를 안 믿지만 늙어서는 종교를 믿고
젊어서는 남을 믿지 않지만 늙어서는 남을 믿고
젊어서는 동호회에 안 나가지만 늙어서는 동호회에 나갈 것이다
만일 그렇게 해석한다면 미국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 조사 결과 나이와 관련된 큰 변화들은 생애 주기가 아닌
세대교체의 문제였다
20살 때 타인을 믿지 않았다면 나이가 들어도 똑같다
20살 때 동호회에 안 나갔다면 나이가 들어도 안 나간다
나이와 관련된 큰 변화에는 세대의 변화가 반영됐다
타인에 대한 신뢰, 교회나 동호회 참석, 디너파티 횟수의 장기적인 하락세는
한 세대의 소멸을 나타낸 것이다
위대한 수업 Great Mind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전세계 최고의 지성을 한 자리에!
home.ebs.co.kr
EBS 1TV 월~금 23:40 ~ 24:00 (본방)
EBS 1TV 토 24:45 ~ 26:15 (종합) / EBS 2TV 금 24:00 ~ 26:00 (종합)
'상식과 지식 사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BS 위대한 수업3 (우리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4강 우리는 무엇을 물려주고 있나 (0) | 2023.09.15 |
---|---|
EBS 위대한 수업3 (우리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3강 흙수저 탄생의 비밀 (0) | 2023.09.14 |
EBS 위대한 수업3 (우리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1강 붕괴의 서막, 70년대 이탈리아 (0) | 2023.09.12 |
EBS 위대한 수업3 (다중지능이론) 5강 유능한 직업인이 되는 방법 (0) | 2023.09.09 |
EBS 위대한 수업3 (다중지능이론) 4강 지도자는 어떤 지능을 가졌나 (0) | 2023.09.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