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1 방송)
EBS 위대한 수업3 (우리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1강 붕괴의 서막, 70년대 이탈리아
위대한 여든네 번째 강연 '우리는 어떻게 무너졌는가'(시즌3 세 번째)
로버트 퍼트넘 하버드 케네디스쿨 명예교수
전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 등 정책자문위원
전 클린턴, 부시, 오바마 행정부 정책자문위원
칼 도이치상(2018)
미국 국가인문학 훈장(2013)
우드로 윌슨상(2011)
쉬태상(2006)
1강 붕괴의 서막, 70년대 이탈리아
< 오늘의 주제 >
사회 자본
사회 자본의 연구는 사회과학 분야에서 지난 30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1995년 무렵부터는 사회 자본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이야기는 50년 전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그로부터 수십 년 후인 현대 미국의 위기까지 이어진다
이탈리아 각 지방 정부에 대한 연구는
사회 자본에 따른 민주주의의 성패 여부를 보여 준다
여러분이 식물의 성장을 연구하는 식물학자라면
유전적으로 똑같은 씨앗을 가져다가
각기 다른 흙에 심고 다른 방식으로 물을 줘서
각각 식물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볼 것이다
1970년, 이탈리아 정부는 20개의 새로운 지방 정부를 만들었다
이때 생겨난 새 지방 정부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연구의 바탕이 되었다
겉보기에도 같았고 주어진 돈과 권력도 똑같았다
다만 그 지방 정부들에 심어진 흙은 모두 달랐다
일부 지역은 크게 발달한 반면 또 다른 지역은 크게 뒤쳐졌고
어떤 곳은 가톨릭 성향이 강했지만 어떤 곳은 공산주의 성향이 강했다
이것은 정치 제도를 둘러싼 환경이 민주주의의 성장과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
첫 번째 과제는 각 지방 정부라는 식물의 성장을 어떻게 측정하느냐였다
각 지방 정부의 제도적 성과를 가늠해서 효과적인 민주주의 정부 여부를 판단해야 했다
모든 지방 정부는 탁아소를 짓겠다고 했지만
어떤 지역에선 5년간 단 한 곳도 짓지 않은 반면
어떤 지역에선 계획대로 수많은 탁아소를 지었다
각 지역 관료들의 반응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각 지방 정부에는 직업 교육의 의무가 있었는데
똑같은 내용의 엽서를 20개 지역의 교육부로 보냈다
그 엽서에 답장이 오는 시간을 쟀다
답장이 없으면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 전화가 몇 번이나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는지 세어 봤다
이를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20개 지방 정부의 성과를 측정했고 끝으로 시민에게도 물었다
측정 결과는 일관성을 보여 줬다
반면에 일부 지방 정부는 완전히 실패했다
부패했고 무능한 데다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혐오감도 높았다
무엇이 지방 정부의 성패를 가른 걸까?
다양한 아이디어와 가설이 나왔다
교육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 더 좋은 정부가 나왔을 수도 있고
어쩌면 정당이 차이를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정답이라고 확신했던 또 다른 가설은 경제적 근대성이다
더 부유하고 경제가 근대화된 지역에서
민주주의의 효율성이 더 높을 수도 있다고 봤다
경제적 근대성은 약간의 영향을 줬지만 최고의 변수는 아니었다
각 지방 정부의 성취도를 가른 가장 확실한 요인은
합창단, 노래 동호회와 축구회였다
합창단이나 축구회가 많고 지역민끼리 서로를 믿는 지역에선
지방 정부와 민주주의의 성과가 굉장히 뛰어났다
하지만 시민 공동체가 없고 사람들이 불신한다면
그 지역은 확실히 실패하고 말았다
흙 속에 있는 마법의 성분 단 하나가 민주주의의 성패를 가른 것이다
옥스퍼드 대학 너필드 컬리지에서 안식년 중 책을 집필하면서
흙 속에 있는 마법의 성분을 도무지 알 수 없어 애를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에 너필드 컬리지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이 제임스 콜먼의 '현대 사회 이론'이다
'사회 자본'이라는 제목의 챕터에서 그 개념이
이탈리아 지방 정부의 성과에 관해 찾고자 했던 핵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탈리아 북부 중심 지역에선 정부의 성과가 높았는데
바로 그런 지역에는 사회 자본이 많았고
사회적 연계성과 네트워크도 활발했다
그 결과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사람들이 협력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아래쪽 지역에 있는 칼라브리아, 시칠리아와 카타니아는
민주주의 성과가 가장 낮았고 사회 자본도 가장 적었다
사회 자본은 사람 간의 연계와 신뢰를 의미하는 사회 네트워크이며
사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호혜성의 개념이다
그게 바로 사회 자본의 핵심 개념이다
사회 자본이 중요한 이유는
사회 자본이 많은지, 적은지에 따라 수많은 결과가 따르기 때문이다
사회 자본이 많은 공동체는 늘 아이를 낳는다
아이들의 복지도 훨씬 좋다
사회 자본이 많은 공동체에 산다면 문단속을 안 해도 된다
사회 자본이 마치 마법의 장벽처럼 범죄를 막아 주기 때문이다
또 사회 자본이 늘면 정부의 능률은 오르고 부패는 줄고
그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사회 자본의 놀라운 결과 중 하나는
기대수명이다
당장 내년에 사망할 확률은 단체 한 곳에 가입하면 절반으로 줄고
단체 두 곳에 가입하면 4분의 3이나 준다
사람 간의 사회적 연계는 정신 건강에 이롭다
우울증을 막아 주고 신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사회 자본은 삶의 만족도를 끌어올린다
행복이 보편화된다
따라서 사회 자본은 사회에서 무척 중요한 요소이다
연대는 좋고 결속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양화된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선 연대형 사회 자본이 필수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 간의 연계는 현대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성공 요소이다
그런데 연대형 사회 자본은 결속형 사회 자본보다 구축하기 어렵다
위대한 수업 Great Mind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전세계 최고의 지성을 한 자리에!
home.ebs.co.kr
EBS 1TV 월~금 23:40 ~ 24:00 (본방)
EBS 1TV 토 24:45 ~ 26:15 (종합) / EBS 2TV 금 24:00 ~ 26:00 (종합)
'상식과 지식 사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BS 위대한 수업3 (우리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3강 흙수저 탄생의 비밀 (0) | 2023.09.14 |
---|---|
EBS 위대한 수업3 (우리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2강 한 세대의 소멸, 90년대 미국 (0) | 2023.09.13 |
EBS 위대한 수업3 (다중지능이론) 5강 유능한 직업인이 되는 방법 (0) | 2023.09.09 |
EBS 위대한 수업3 (다중지능이론) 4강 지도자는 어떤 지능을 가졌나 (0) | 2023.09.08 |
EBS 위대한 수업3 (다중지능이론) 3강 지능이 높으면 창의성도 높을까 (0) | 2023.09.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