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위대한 수업 4 카스 무데 (혐오와 차별의 정치학) 1~4강
위대한 백서른 두 번째 강연 '혐오와 차별의 정치학' (시즌 4 열두 번째)
카스 무데(Cas Mudde)
조지아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네덜란드 왕립 예술 과학 아카데미 회원
슈타인 로칸상 수상(2008)
(2025. 01. 02. 방송)
1강 무엇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나
♠ 민주주의는 고대의 발상이지만 근대적으로 구현된 것이다
♤ 고대 그리스(BC 1300 ~ BC 900)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민주주의를 언급했지만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그에게 민주주의는 떼거리 정치와도 같았다
그리스의 도시 국가 아테네에서 민주주의는
시민에 의한 지배 체제로 도입됐다
오늘날의 민주주의와는 달랐다
직접 민주주의 체제로서 모든 사람, 적어도 모든 시민이
광장에 모여 주요 결정을 내렸다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가 쇠퇴한 후 수 세기 동안
전 세계의 거대 제국들은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국가를 통치했다
군주, 왕, 여왕 또는 종교 지도자가 통치했다
♠ 두 차례의 중요한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났다
♤ 18~19세기
프랑스혁명(1789~1799)
시민이 왕이 통치하는 권위주의 체제를 무너뜨렸다
미국 독립 혁명(1775~1783)
미국 시민들이 외국의 왕인 영국 국왕의 통치를 전복했다
두 경우 모두 시민들에게 권력이 주어졌다
♠ '극단의 시대'
♤ 20세기 초
20세기가 되어서야 민주주의가 확산했지만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홉스봄은 여전히 20세기를
'극단의 시대'라고 불렸다
대부분의 20세기에 적어도 서구나 유럽에서는
근본적으로 반민주적인 두 체제 즉 우파 쪽에서는
파시즘이 좌파 쪽에서는 공산주의가 지배적이었다
이후 세계 정치는 두 편으로 나눠지게 된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그 반대편엔 사회주의로 양분됐다
하지만 20세기는 어느 정도 민주주의의 세기였다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국가의 수가 20세기 초
5개국에서 85개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20세기 초에 존재했던 민주주의 5개국은
미국, 영국, 네덜란드 같은 나라였는데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민주주의 국가는 아니다
· 참정권의 확대
당시 미국에서는 유색인종이
시민으로 인정 되지 못하고 억압당했다
그리고 이 모든 국가에서 여성에겐 투표권이 없었다
민주주의 5개국은 민주주의 국가로 간주되지만
국민들에 의해 통치되는 것은 아니었다
부유한 남성들에 의해 통치되는 국가였다
그 이후 참정권이 확대됐다
※ 세계 최초로 여성 참정권 법안 가결
1893년 9월 뉴질랜드 의회 _뉴질랜드 여성 전국 협의회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전 세계에서 여성 참정권 인정
(1920년 미국 콜롬비아특별구 여성 첫 선거, 1922년 뉴욕 연방 선거)
· 민주주의 기본 전제
1. 국민 주권 2. 다수결 원칙
국민 주권은 국민이 최고 권력을 갖는다는 의미로
왕이나 신이 아닌 국민이 주권자다
국민은 다수결로 통치하고 국민의 다수가 지도자를 선출한다
이것이 민주주의 체제의 본질이다
오늘날 이런 특징만을 가진 체제는
'선거민주주의'라고 부른다
♤ 자유민주주의
· 자유민주주의
하지만 이런 조건만으로 민주주의를 정의하진 않는다
오늘날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것은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이다
자유민주주의에서는 국민이 주권을 가지고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통치한다
게다가 이를 둘러싼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 시스템은 상당할 정도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보장한다
모든 사람의 투표권을 보장할 뿐 아니라
투표에 필요한 정보도 얻을 수 있도록 보장한다
자유민주주의는 국민 주권과 다수결 원칙을 결합하면서도
소수자 권리, 법치주의, 권력 분립 같은 중요한 특징을 포함한다
다수가 이슬람교를 종교로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좁은 의미에서는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무슬림을 포함한 모든 소수자는 헌법에 따라 보장된
기본적인 권리를 갖기 때문이다
· 자유민주주의 특징
1. 소수자 권리
모든 소수자의 기본적인 권리가
정치적 결정보다 우선한다
2. 언론의 자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는 언론의 자유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시민들이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동등하게
얻을 수 있어야 한다
3. 법치주의
법치주의는 독립된 사법부가 있어야만 유지될 수 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법 위에 있을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보다 훨씬 덜 보편적이라서
몇몇 사람들은 자유민주주의가 실존하지 않는다고 한다
종이 위에 존재하는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비판자 중 한 명인 정치학자 로버트 달은
자유민주주의는 인류가 달성해야 할 이상적인 체제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상적인 자유민주주의가 실현되기 전까지
그 시스템을 '다두 정치'라고 부르는 걸 선호했다
※ 다두 정치(polyarchy)
: 민주주의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장하는 현실 정치 체제로
로버트 달이 제안한 개념, '경쟁'과 '참여'로 이뤄진다고 주장
♠ 공산주의의 몰락·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 20세기말
20세기말에는 공산주의가 몰락했다
그전에는 자유주의 세계와 공산주의 세계로 양분됐었다
공산주의의 몰락은 엄청난 승리감을 가져왔고
프랜시스 후쿠야마 같은 사람들은 '역사의 종언'을 선언했다
그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1945년에 파시즘을 무너뜨렸고
1989년에는 공산주의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마침내 민주주의가 주도권을 잡았고 대안은 없다고 봤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 붕괴)
· '역사의 종언'에 대한 비판
그러나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은 처음부터 비판받았다
사람들은 많은 국가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아예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곳도 많다고 지적했다
결국 반발하는 많은 이견이 쏟아졌다
정치체제로서의 자유민주주의와 경제체제로서의 자본주의가
본질적으로 연결됐다는 생각에 대해서 말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미국 중심적인 관점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도 자유민주주의를 필수 조건으로 보지 않는다
중국은 자본주의 체제를 따르지만 권위주의 국가이기도 하다
공산주의의 몰락과 역사의 종언 선언으로
민주주의가 주도권을 장악했다는 생각이 퍼져나갔다
민주주의가 최선의 정치라는 사실엔 모두 동의했다
실제로 점점 더 많은 국가가 민주주의를 채택했다
하지만 1990년대가 끝날 무렵 그런 확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공산체제에서 민주화하고 있던 몇몇 국가들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 국가들은 자유민주주의로 발전하지 못했고
지도자를 선출하긴 했지만 그 지도자들은 얼마 안 가
소수자 권리나 독립 언론, 독립적인 사법부를 침해했다
러시아 사람들이 가장 큰 실망을 했을 것이다
공산주의 이후 러시아의 첫 민주적 지도자였던
보리스 옐친은 한때 찬사 받았다
사람들은 러시아도 다른 국가들처럼
민주주의에서 자유민주주의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2000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발전하지도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혼합 정체(hybrid regimes)'라고 불렀다
권위주의적 요소 + 민주주의적 요소
사실 러시아와 같은 정권은 점차 민주주의를 상실하며
권위주의로 회귀했다
· 자유민주주의의 위기
많은 국가가 자유민주주의로 나아갔고
독립적인 사법부를 도입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경제 침체,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폭력적인
상황들과 내전으로 인해 다시 후퇴했다
기껏해야 지도자가 국민에 의해 선출되는
선거민주주의로 후퇴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자유롭거나 공정하지는 않다
언론과 사법부가 국가의 통제를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장 최근의 현상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굳건하다고 생각했던 국가들조차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일단 국가가 자유민주주의를 일궈 10~30년 동안
유지한다면 안정화되고 안전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 믿음에 따르면 영국, 네덜란드, 미국 같은 나라는
영원히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남을 것이다
(비록 로버트 달이 묘사한 완벽한 형태는 아니더라도)
그 국가들은 안정적이며 완벽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믿음이 강했다
♠ 새로운 세력의 등장
♤ 21세기
기존의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새로운 세력이 등장한다
이 세력은 주로 민주주의의 자유주의적 요소를 공격했다
극우 세력은 소수자 권리를 비판하며 무슬림과 이민자를
사회의 위협으로 묘사한다
심지어 일부 정치인들은 민주주의 그 자체를 지지하지 않거나
적어도 당장의 민주주의가 최선의 체제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 민주주의의 위기가 의미하는 것
민주주의 국가의 수가 정체되고 있다
(특히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수)
더 중요한 것은 자유민주주의가 공고화됐다고
믿었던 국가들(미국, 프랑스, 스웨덴 같은 나라들)이
두 개의 중요한 위협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퓰리즘과 극우 세력
(2025. 01. 03. 방송)
2강 포퓰리즘은 왜 문제인가
· 민주주의의 첫 번째 도전 과제
포퓰리즘
포퓰리즘이란 용어는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돼서
어떤 사람들은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 몇 년간 포퓰리즘에 대한 많은 논쟁이 있었고
시간에 따라 그것에 대한 이해도 달랐다
하지만 대부분 연구에서 포퓰리즘은 19세기 중반
서로 다른 두 대륙에서 다른 형태로 등장했다고 한다
완전히 독립적으로 말이다
러시아의 '나로드니키'는 소규모의 도시 지식인 집단으로
농촌으로 이주해 민중을 계몽하려 했다
그들은 농민이야말로 순수한 민중이며
통치할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기의 미국에서는 '포퓰리스트'라고 불리는
농촌 운동이 등장했다
이 운동의 사상도 비슷했다
농민이 진정한 민중이며 도시의 사람들은 부패한
엘리트라고 주장했다
포퓰리스트당은 대통령 선거에도 참여했고
상원 선거와 기타 공직 선거에도 참여했다
♧ 1892 미국 대통령 선거
포퓰리스트당 대통령 후보 제임스 B. 위버 /
포퓰리스트당 부통령 후보 제임스 G. 필드
선거인단 확보수
민주당 277명 / 공화당 145명 / 포퓰리스트당 22명
"8.5%의 득표수와 2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제3정당으로 자리매김한 포퓰리스트당"
하지만 곧 정당으로서의 영향력은 사라졌다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나로드니키도 농민들을
동원하는 데 실패했다
이후 테러리스트 공격을 통해 차르를 몰아내려 했지만
이 또한 실패했다
이후 포퓰리즘은 대체로 사라졌다
20세기 들어 포퓰리즘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국면을 거쳤다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포퓰리즘이 가장 성공적이었고
세 번의 거대한 흐름이 있었다
첫 번째 흐름은 1930년대 초에 있었다
주로 사회경제정책과 연관된 운동이었다
사회민주주의와 유사했고 수입대체산업화 전략이라고 불렀다
※ 수입대체산업화전략(Import-Substitution Industrialization)
: 무역으로 수입하던 상품을 더 이상 수입하지 않고 국내에서 직접 만드는
경제 전략으로 1930년대 이후 라틴 아메리카 국가 중심으로 등장
이런 흐름에 있어서 핵심적인 생각은 국가는 부를
재분배해야 하며 국가 경제는 강력한 경제적 발전을 통해
특히 산업 발전을 통해 이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두 번째 거대한 흐름이 있었는데
포퓰리즘이 신자유주의 경제학과 결합되었다는 점에서
보다 우파적이었다
20세기말 라틴 아메리카에서 세 번째 흐림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사회주의와 결합했고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나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가 그 예다
포퓰리즘은 21세기 초까지 대중적이지 않은 용어였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 번째는 2007년과 2008년에 발생한 금융 위기이다
금융 위기는 광범위한 시위를 촉발했는데
우파와 좌파 시위가 모두 있었다
미국에서는 우익 성향의 티파티와 좌파가 주도한
월가 점령 시위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좌파와 우파의 시위가 모두 발생했기 때문에
좌파나 우파라는 말로는 부족해졌다
그래서 우파나 좌파와 연결되지 않은 포퓰리즘이란 용어가
앞선 시위들을 지칭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에 의해 사용되었다
포퓰리즘이란 용어가 광범위하게 사용된 것은
2016년에 발생한 두 사건의 결과이기도 하다
2016년 6월 영국 Brexit 결정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 당선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 모두 포퓰리즘이라는 용어로 설명된다
☞ 포퓰리즘이란 무엇일까?
여러 가지로 정의된다
때로는 특정 사회 운동으로 간주되고
때론 사회경제적 프로그램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카스 무데가 정의하는 포퓰리즘)
사회를 내적으로는 동질적이지만 상호 간에는 대립적인
두 개의 집단으로 환원하는 이념
순수한 민중 / 부패한 엘리트
포퓰리즘은 정치라는 것이 민중들의 자발적인
일반의지의 표현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포퓰리즘의 본질
일원론은 사회가 오직 단 하나의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거나 혹은 하나의 정당한 집단으로
구성될 때 더 좋다고 보는 관점이다
포퓰리스트에게는 민중과 엘리트라는 두 집단이 존재한다
하지만 엘리트는 부패했기 때문에 정당한 집단이 아니다
오직 민중만이 정당하다, 이때 민중은 동질적인 집단이다
모든 민중이 동일한 이해관계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동시에 민중과 엘리트는 도덕적으로 구분된다
민중은 마음이 순수한데 엘리트는 부패했다
민중과 엘리트의 구분은 마르크스주의에서의
계급 구분과는 다르다
마르크스주의는 생산 수단으로 구분했지만
포퓰리즘에서 중요한 건 권력 소유 여부가 아니라 도덕성이다
자유민주주의의 본질
일원론과 도덕주의는 왜 포퓰리즘이 자유민주주의와
부딪치는지를 설명한다
다원주의는 사회가 다양한 이해관계와 가치를 가진
여러 집단으로 구성된다고 믿는다
모든 집단이 정당하다고 본다
일원론은 다원주의와 정반대의 개념이다
두 번째로 자유민주주의는 다원주의에 기반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집단이 타협할 때만 작동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포퓰리즘의 도덕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타협은 부정적인 것이다
민중은 순수하고 엘리트는 부패했는데
만약 민중이 엘리트와 타협한다면 이는 곧 민중이
부패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그래서 포퓰리스트들은 타협을 거부한다
결국 일원론과 도덕주의 때문에 포퓰리즘은
자유민주주의와 근본적으로 부딪친다
다수결의 원칙과 소수의 권리는 맞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포퓰리즘이 반민주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민주적이다
그들은 정치가 민중의 일반 의지에 따라
만들어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민중은 동일한 이해관계와 가치를 공유하기에
정치가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좋은 정책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포퓰리즘은 얇은 이념이다
정치적 의제의 작은 부분에만 초점을 맞춘다
어떤 정치 체제가 필요한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경제 체제에 대해서도 크게 언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기 있는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은
포퓰리즘을 다른 이념과 결합한다
이를 '호스트 이념(host ideology)'이라고 부른다
좌파에서는 포퓰리즘을 사회주의와 결합한다
우파에서는 포퓰리즘을 민족주의와 결합한다
특히 이민배척주의, 즉 외국인 혐오로 나타나는
민족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포퓰리즘을 비민주적 자유주의에 대하여
비자유주의적이지만 민주주의의 반응이라고 본다
민중 주권과 다수결 원칙을 믿는다는 점에서
포퓰리즘은 민주적이다
하지만 일원론을 따르고 엘리트를 부정하기 때문에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지 않는다
법치주의와도 부딪친다
다시 말해 포퓰리즘은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이후 자유주의(liberalism)는
전 세계 정치의 핵심이 됐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경제 분야에서의 신자유주의로
시장은 모든 분배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이라고 믿었었다
자유주의는 사회 내 특정 집단이
고유한 권리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문화적, 경제적 측면에서 자유주의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도입됐다
유럽, 라틴아메리카, 북아메리카에서 민주적으로
당선된 정치인들이 경제 일부를 민영화하거나
중앙은행과 같은 조직을 독립시켰다
이런 결정들은 대부분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치인들이
내렸지만 민중들과 충분히 논의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종종 논의가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정책을 지지하는지 묻지도 않고 시행됐기 때문이다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자유주의를 도입한 것이다
이로 인해 반발이 일어났고 그 대부분을 포퓰리즘이 차지했다
포퓰리스트에게 포퓰리즘 그 자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호스트 이념이 주요 동력이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의 목표는
포퓰리스트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 사회를 만드는 것이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나 프랑스의 마린 르펜의 목표도
포퓰리스트 사회가 아니라 이민배척주의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주요 적은 국내 엘리트가 아니라
이민자와 외국인 같은 인종적 타자이다
포퓰리즘이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포퓰리즘은 일시적이다
우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정치 주류에서 배제된
새로운 정치 운동가들은 매우 포퓰리스트적이며
다른 모든 정당이 자신을 향해 음모를 꾸민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이들이 점점 주류가 되고 정치 체제에 받아들여질수록
논리적으로 그들의 포퓰리즘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스페인의 포데모스는 사회노동당과 연합해 정부를 구성했고
(좌파 사회노동당 대표 페드로 산체스, 극좌파 포데모스 대표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는 주류 우파 정당들과 함께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우파정당 전진 이탈리아 대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우파정당 동맹 대표 마테오 살비니)
만약 다른 정당들이 이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체제에
포함시켜 준다면 포퓰리스트들이 그들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기득권에 통합되면
포퓰리스트 성향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민배척주의나 사회주의 성향을 줄이는 건 아니다
포퓰리즘이 여전히 문제긴 하지만 민주주의가 직면한
주요 위협을 기술하는 용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포퓰리즘과 관련된 현상들이 있고 그것에 대해 논의할 때
특정 정치인들에게 초점을 맞춰 얘기하곤 한다
모디, 트럼프, 르펜 같은 정치인들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극우'라는 용어가 더 잘 어울린다
(2025. 01. 06. 방송)
3강 극우는 어떻게 주류가 되었나
21세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건 극우 세력이다
극우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좌우 구분은 사회경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
좌파는 경제에 국가의 개입을 원하고
우파는 시장이 경제를 지배해야 한다고 믿는다
역사적으로도 구분된다
우파는 종교와 교회를, 좌파는 세속주의를 지지한다
이탈리아 정치학자 노르베르토 보비오는
좌파와 우파를 더 큰 의미로 정의한다
그는 좌파가 평등주의를 신봉한다고 했다
"역사적으로 좌파와 좌파 운동가들은 주로 사회 내에서
더 큰 평등을 위한 투쟁에 관심 가져왔다"_<좌파와 우파> 중
좌파는 사회의 불평등이 잘못된 것이라고 믿으며
국가가 사회를 더 평등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우파는 사회란 원래 불평등하며 개인이나
집단 간의 차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본다
이때 극우는 자유민주주의를 반대하는
일부 우파들의 관점을 지칭한다
따라서 전통적 자유지상주의나 보수주의와는 다르다
극우는 급진적 우파(radical right)와
극단적 우파(extreme right)로 나뉜다
극단적 우파는 민주주의를 믿지 않는다
그들은 국민이 그들의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돌프 히틀러나 베니토 무솔리니는 민주주의를 경멸했다
그저 그런 사람이 통치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파시즘은 같은 민족이나 같은 인종 내에서도
우월한 사람들이 있다고 믿는다
히틀러는 자신이 독일의 두뇌이자 심장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처럼 우월한 존재가 있는데 왜 다른 이에게 통치를 맡기겠는가?
파시즘이 패배한 후 극단적 우파는 거의 소멸됐다
독일과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가 아우슈비츠의 진실을
알고 있으니 오늘날 대외적으로는 극단적 우파를 찾아볼 수 없다
급진적 우파는 민주주의를 믿지만 자유민주주의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급진적 우파는 국민이 자신들의 지도자를 뽑아야 하며
사회의 불평등은 자연스럽다고 본다
하지만 소수자 권리와 권력 분립은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반구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극우의 핵심 특징은
이민배척주의(Nativism) / 권위주의(Authoritarianism)
이민배척주의는 외국인을 혐오하는 민족주의다
토착민으로만 국가를 구성해야 하며 비토착적인
모든 것을 위협으로 간주한다
이것은 이민자뿐 아니라 사상에도 해당한다
이민배척주의자들은 '미국화'되는 것을 우려해
맥도널드와 힙합 음악이 들어오는 것도 꺼린다
이민배척주의는 민족적, 인종적, 종교적
주장에 기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슬람 혐오와 같은 특정한 편견은
9.11 테러 이후 극우파의 핵심이 되었다
이 편견은 종교적 주장에 기반한다
이슬람이 인도, 미국, 독일의 문화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권위주의'라는 용어는 정치 체제를 뜻하기보다
사회심리학적 설명을 하는 데 사용된다
아도르노의 <권위주의 인격> 이론처럼 말이다
권위주의자에게는 규율과 질서, 처벌이 매우 중요하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혼란이며
권위주의자들은 거의 모든 사회 문제를
질서와 규율의 문제로 본다
권위주의와 이민배척주의는 극단적 우파와
급진적 우파의 핵심이다
일부 급진적 우파는 이를 포퓰리즘과 결합하지만
극단적 우파에게서는 포퓰리즘을 찾아보기 어렵다
극우는 서유럽에서 네 단계에 걸쳐 발전했다
· 네오 파시스트(1945~1955)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네오 파시스트라는
짧은 단계가 있었다
극우 대부분은 패배한 역사적 파시즘의
잔재로 이루어졌다
당시 극우 정당은 규모도 작았고
정치적 영향력도 거의 없었다
· 우파 포퓰리즘(1955~1980)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들은
우파 포퓰리즘이라고 불렸다
이 단계를 대표하는 정당으로는 50년대 후반
프랑스의 푸자디스트, 독일국가민주당,
스칸디나비아의 진보당이 있다
그들은 서로 다른 문제에 초점을 맞췄지만
모두가 반근대적이며 포퓰리스트적인
대응이라는 점이 핵심이었다
복지 국가와 도시화를 반대했고 이민 반대가 처음 시작됐다
이 두 번째 단계는 과도기로 볼 수 있다
과거 파시즘에 관여했던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혼재된 단계다
· 포퓰리스트 급진 우파(1980~2000)
세 번째 단계는 완전히 새로운 단계였다
지배적인 정치 세력은 포퓰리스트 급진 우파로
이민자배척주의와 권위주의, 그리고 포퓰리즘이 결합했다
주요 이슈는 '이민' 문제였다
서유럽 국가에서는 새로운 현상이었다
처음에는 프랑스와 영국 같은 나라들의
탈식민지화로부터 시작했고
그 후 남유럽과 북아프리카에서 모집된
외국인 노동자들의 등장과 함께 나타났다
※ 게스트 워커(guest worker): 외국에서 일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노동자
이 세 번째 단계에서는 몇몇 유럽 국가에서
급진적 우파의 정당들이 처음 의회에 진출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힘이 없었다
· 극우(2000~)
9.11 테러가 시발점이 됐다
이 시기에 급진적 우파
즉 우파는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이들이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니라는 점이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주류 정치세력이 됐다
연구에 따르면 극우는 웬만해선 온건해지지 않는다
주류 정당이 급진화된 것이다
주류 정당이 극우가 관심 두는 사안과
그들의 사고방식과 입장을 모방한 것이다
오늘날 극우 세력의 상황은 다양하다
따라서 극우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극우에 의해
위협받는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도 많은 민주주의 국가가 위협받고 있다면
그것은 극우 세력 때문일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극우 세력의 힘이
점점 커지는 것을 목격했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말이다
당연하게도 극우가 집권할 경우 시행되는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극우가 권력을 잡지 못하더라도
정당과 정책에 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가장 큰 최근의 사례는 독일에서 볼 수 있다
독일 동부 지방 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이 큰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그로부터 며칠 만에 사회민주당, 자유당,
녹색당으로 구성되었기에 상당히 진보적이라고
여겨졌던 독일 정부는 국경 통제를 재도입했다
극우의 성공에 위협을 느껴 그렇게 했다고
독일 정부가 말하지는 않았지만 명백히 영향이 있었다
☞ 어떻게 극우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극우는 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반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극우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경제적으로
소외된 것은 아니다
미디어는 흔히 이들을 '세계화의 패배자'라고
표현하지만 상당수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들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도 자신들이 잘 산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상황이 좋다고 보진 않는다
그런데 유럽과 북미 지역의 주요 사안은
항상 이민 문제이거나 증가하는 다양성이다
이때 극우 정당 지지자들은 자신의 지위를 빼앗긴다고 느낀다
그들은 백인 노동자 또는 백인 남성으로서
한 때는 높은 사회적 지위를 누렸지만
사회가 평등해짐에 따라 위협을 느끼는 것이다
그들은 성평등주의와 성소수자 문제에 위협을 느끼고
다문화주의로부터도 위협을 느낀다
그렇다고 극우 세력이 더 성공한 원인이
사람들이 덜 관대해졌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인구는
예전과 같은 수준의 관용성을 유지했거나
더 포용적으로 변했다
중요한 점은 사회가 포용적으로 변한 이유가
개인의 변화 때문이 아니라 세대교체 때문이라는 것이다
65세 이상의 사람들은 30세 미만의 사람들보다
성 불평등, 다문화주의, 성소수자들에게 덜 관용적이다
노인들이 사라지고 젊은 세대가 유권자층에 합류하면서
사회가 더 포용적으로 변한 것이다
그렇다면 극우의 위협은 어디서 오는 걸까?
주류와의 협력
전 세계 어디에도 과반수의 유권자가 극우 세력에
투표하는 나라는 없다
극우가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극도로 불균형한 선거 제도의 결과인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나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같은
극우 정치인이 권력을 잡는 이유는 엘리트의 협력 때문이다
보통 우파 정당들은 극우와 협력해 연립 정부를 구성하려고 한다
이런 협력이 위험한 이유는 우파 정당이 극우의 역량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라질의 보우소나루에게 했던 것처럼
극우를 무능하다고 생각하거나 트럼프에게 했던 것처럼
극우가 하는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결과 우파 정당들은 극우 정치인들이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기 시작했을 때 경계심을 갖지 않는다
(2025. 01. 07. 방송)
4강 누가 민주주의를 위기라고 하는가
국제 언론을 보면 반박의 여지가 없다
'민주주의의 미래는 없다'
'위협에 봉착한 민주주의: 흔들리는 확신'
'민주주의는 선거 정당성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2024년에 절정에 달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정말 위기에 처했을까?
그것은 비교 대상에 따라 다르다
최소한의 민주주의인 선거민주주의를 살펴보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존재하지만
예를 들어 소수자 권리나 언론과 사법부의
독립성에는 문제가 있는 체제다
선거민주주의 국가가 전 세계에
1920년에는 16곳이었는데 1960년에는 30곳
1980년에서 2000년 사이에는 85곳으로 늘어났고
2023년에는 91곳으로 증가했다
따라서 선거민주주의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는 다수결 제도와 소수자 권리 보호,
사법부와 언론의 독립, 권력 분립과 법치주의를
모두 갖춘 체제이다
1920년에 7개국이었던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1960년에는 17개국, 2000년에는 39개국으로 늘었지만
2023년에는 32개국으로 줄어들었다
중요한 것은 몇몇 국가가 민주화되지 않거나
완전한 자유민주주의로 발전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자유민주주의가 잘 확립된 많은 국가가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같은 국가가 그렇다
현재 5개국 중 1개국 비율로 민주주의가 쇠퇴하고 있다
쇠퇴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일단 자유민주주의 제도가 약화하고 있다
언론과 사법부의 독립성도 마찬가지로 훼손되고 있다
헝가리의 극우 지도자인 오르반이 집권한 2010년부터
헝가리의 독립 언론이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과거의 국가 검열 방식과는 다르다
합법적인 방식으로 법을 따르지만 법의 정신을 따르진 않는다
푸틴 같은 권위주의 지도자나 오르반 같은 극우 지도자는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에 보조금이나 광고를 주지 않는다
정권에 비판적인 신문사에 어떤 기업이 광고를 게재할 경우
정부는 그 기업에 정부 계약을 주지 않겠다고 압박할 것이다
만약 이게 효과 없다면 오르반의 측근 중 한 명이
그 신문사를 인수한다
그리고 이 기업가들은 둘 중 하나를 선택했다
하나는 신문사를 폐간하고 시장성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의심스럽지만 이는 완벽하게 합법적이다
그러나 두 번째 방법은 문제가 됐다
몇 년 전 이들은 자신들의 언론사를 한 신생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는데 그 재단을 이끌었던 건 오르반의 측근이었다
이는 소련 시대의 검열과는 다르지만 결과는 동일하다
그렇지만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덜 자유로워지고
때로는 선거민주주의로 후퇴하더라도
대부분 권위주의 국가로 변하지 않는다
두 가지 예외가 있긴 하다
마두로 정권 아래 권위주의 정권이 된 베네수엘라
빅토르 오르반의 헝가리
이제 유럽 의회는 헝가리를 자유민주주의로 분류하지 않는다
어쩌면 민주주의조차 아닐 수 있다
이런 시도들이 우리의 가치를 약화할까?
본질적으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지지 말이다
대체로 불확실하다
몇 년 전 젊은 층의 민주주의 지지 감소에 대해
국제적으로 큰 논쟁이 있었다
그러나 데이터를 다시 분석한 결과
그렇게 많이 감소한 것은 아니었다
주목할 부분은 이 현상이 미국에 국한된다는 사실이었다
미국 학자인 래리 바텔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자유민주주의와 소수자 권리에 대한 지지는
유럽 전역에서 변함이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성평등과 성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지지가 약간 상승했다
따라서 민주주의가 쇠퇴한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를 쇠퇴시키는 건 누구인가?
대부분이 극우다
그들은 지난 20년 동안 더 강력했졌다
극좌는 현재 거의 권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에콰도르, 볼리비아, 니카라과,
베네수엘라에서 극좌가 권력을 잡았을 때도
대부분 민주주의가 무너졌다
하지만 극우와 극좌만 쇠퇴시키는 게 아니다
민주적 엘리트들도 쇠퇴시킨다
극우를 통치 연합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일부 민주적 엘리트는 독자적으로 쇠퇴시키기도 한다
극우가 아니더라도 많은 정치인들이
독립 언론이나 사법부를 좋아하지 않는다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는 새로운 논쟁을 일으켰다
자유민주주의는 역사의 수순인가? 예외인가?
독일의 볼프강 슈트렉과 같은 일부 학자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일종의 일탈로 본다
이 체제가 서유럽에서 인기를 끌게 된 건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발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기간 동안의 파시즘에 대한 반발이다
그는 권위주의 정권이 인류 역사에서 일반적이었다고 본다
지금의 자유민주주의는 과도기라는 것이다
그러니 다시 자연스럽게 권위주의 정권으로 돌아갈 거라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가 압박받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최고의 정치 체제로
여길 뿐 아니라 소수자 권리에 더 많은 지지를 해 준다
그렇다면 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하는 걸까?
이는 사람들의 기대치가 달라진 것과 관련 있을 것이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는 민주주의에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됐다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수록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커진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소수의 강력한 반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포퓰리스트들이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침묵하는 다수의 목소리가 아닌 것이다
포퓰리즘이 비민주적 자유주의에 대하여
비자유주의적이지만 민주적인 대응이라고 했다
민주주의 체제가 보다 많은 요소들을
선거의 장 밖으로 밀어낸다는 뜻이다
극우나 포퓰리스트에게 투표하는 사람들은
정당들이 서로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거나
자신들에게 선택지가 없다고 느낀다
자유민주주의를 강화할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본다
1. 정치의 재정치화
신자유주의 아래서 많은 중요한 쟁점이
민영화를 통해 선거 영역의 밖으로 밀려났다
유럽 연합의 많은 국가에서 대중교통을 민영화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인구의 많은 비율이 대중교통에 의존하는데
대중교통의 민영화는 판단 기준의 변화를 초래했다
국가의 관점에서 대중 교통의 본질은
국민을 서로 연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관점에서 교통의 본질은 효율성이다
이용자가 적은 농촌 지역의 많은 노선이 폐지됐다
이는 사람들에게 소외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현재 시스템에서는 정부가 손쓸 수가 없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의 결정이다
대중교통을 재정치화하고 다시 국유화함으로써
효율성보다는 연결성을 다시 중심에 둘 수 있다
사람들이 국가에 의존하는 필수적인 서비스
주택이나 공교육에 대하여 다시 국가가 관여하도록
만든다면 시민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2. 정치의 재이념화
신자유주의의 결과로 이념이 부정적인 용어가 됐다
신자유주의에서는 합리적으로 사고할 때
최고의 해결책이 나온다고 믿는다
상황이 좋다면야 실용주의가 효과적일 것이다
국가가 당신에게 1,000달러를 준다고 하면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하지만 '주고 싶어서'라고 하면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9.11 테러와 금융위기를 겪었고 코로나19가 있었다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자원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고 국가가 여러분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거나 더 적게 제공하겠다고 말하는
그런 시대이다
만약 국가가 '대안이 없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여러분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중요한 결정에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이념적 전망과
선택지를 줘야 한다
이민, 주택, 교육, 의료 같은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고 하면
기꺼이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해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전망을 제시하는 유일한 세력은
포퓰리스트와 극우 세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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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TV 월~금 23:40 ~ 24:00 (본방) / EBS 1TV 금 13:30 ~ 14:10 (본방) / EBS 1TV 토 24:25 ~ 25:55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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