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1, 2
지은이 김영탁
펴낸곳 아르테
값 13,000원
아니, 이거 너무 재밌는데? 왜 별로 안 유명한 거지(나만 몰랐나?) 2권짜리지만 이야기의 전개도 빠르고 흥미로운 내용이라 술술 읽힌다. 영화감독도 같이 하는 작가라 그런가 읽는 내내 눈앞에 상황이 그려지는 듯한 느낌도 있고 영화로 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돌아가신 작가의 아버지가 곰탕을 참 좋아하셨고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곰탕을 드시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런 소설이 탄생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소설은 비록 잔인한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부자지간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시간여행이 가능한 미래의 시대에 자신이 일하는 식당 사장의 요청으로 과거의 곰탕 맛을 찾으러 가는 주인공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미래엔 지금과 같은 제대로 된 가축이 남아 있지 않아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해 만들어진 기이한 생명체. 소위 그것들이라고 불리는 것을 먹거리로 하고 있다. 사장은 과거에 먹었던 기가 막힌 곰탕의 맛을 잊지 못해 주인공 우환에게 그 맛을 찾아오라 시간여행을 권하지만 사실 말이 여행이지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여행이다. 우환은 그저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이유로 그 여행을 승낙하게 된다.
처음부터 어른이었다. 처음부터 형편없고 돌이킬 수 없는 어른이었다는 생각만 들었다. 먼저 죽어도 그만이었다._p.17
여행지에서 살아남은 것은 열셋 중 단 두 명이었다. 곰탕 맛을 찾으러 온 이우환과 사람을 죽이러 왔다는 김화영. 우환이 간 과거에는 자신을 버린 부모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자신이 찾던 부산곰탕 주인의 아들 이순희 그리고 그의 여자친구 유강희. 싸움꾼이던 고등학생 아들 이순희를 부산곰탕 주인 이종인은 매일같이 기다린다.
한 번도 남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본 적 없는 사람들은 안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된다는 것, 자신이 소중해져서가 아니라 더 소중했던 사람에게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걸._p.51~52
허구한 날 집밖으로 나도는 아들의 빈자리를 채운 것이 우환이었다. 식당 일을 도우며 곰탕 만드는 법도 배우고 자연스레 그 생활에 스며들게 된다.
한편, 순희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처음 보는 형태의 시체가 발견된다. 복부가 레이저로 도려낸 것처럼 깔끔하게 잘린 시체는 현장에 공간이동이라도 한 듯이 갑자기 나타났다.
(스포주의)의문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배후에는 시간여행을 온 사람들이 있었다. 미래에서 왔지만 과거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살기 위해서 또 다른 사람의 인생이 필요했다. 삶에 대한 간절함 없이 하루하루를 살던 우환 또한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는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의 욕심은 다른 희생자를 낳았고 과거에 머무른 미래의 사람들로 인해 미래 또한 다르게 변한다. 남들 다 가진 태어났을 때부터 주어진 가족 그거 하나를 갖고 싶었을 뿐인데 너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결국 자신에게 전부였던 가족을 잃고 난 후에야 진작에 체념하지 못한 스스로를 후회하며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우환. 비록 자신의 바람처럼 부모와 함께 하는 삶을 살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우환에게 추억하나는 남았다.
"니는 어떤지 모르겠다만, 나는 모든 게 달라졌다. 니가 태어난 후로."_p.363(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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