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3 방송)
EBS 위대한 수업3 (엘리트 신화의 종말) 5강 글로벌 엘리트 과연 있는가
위대한 아흔두 번째 강연 '엘리트 신화의 종말 '(시즌3 열한 번째)
미하엘 하르트만 독일 다름슈타트 공과대 사회학 명예 교수
<엘리트 제국의 몰락>(2019)
<글로벌 경제 엘리트>(2017)
<엘리트와 그들의 유럽 지배력>(2011)
5강 글로벌 엘리트는 과연 있는가
세계화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1995년부터 2015년 사이에
저명한 학자와 기업가, 정치인과 언론인 등이
한결같이 같은 맥락의 발언을 했다
"국가 엘리트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글로벌 엘리트가 등장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다"
이들의 주장은 경제 세계화와 기업 간 다양한
상호 의존의 결과로 처음에는 경제 엘리트들이
글로벌화되고 이어서 다른 분야의 엘리트들도
점점 글로벌화될 거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 엘리트는 1년에 한 번씩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 경제 포럼에 모여 미래 전략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책을 논의한다
이후 자국의 의사 결정에서
글로벌 엘리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자란 사람들이
문제없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양한 문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19세기 말 일본 정부가 독일 민법을 수정하지 않고
채택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의 실제 사법체계가
독일과 완전히 다르다
기저에 깔린 문화적 이해 차이 때문에
법에 대한 이해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많은 측면 때문에 비즈니스 분야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
지난 10여 년 간, 세계 1,000대 기업에 대한 연구와
국가별 기업에 대한 추가 조사도 했다
국가별 100대 기업과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000명이다
글로벌 엘리트에 대한 중심 논제는 항상 이랬다
글로벌 엘리트를 육성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글로벌 엘리트들을 어린 나이부터 교육하는
엘리트 교육기관이 있다는 것이다
국가 단위의 엘리트 대학과도 같은 이 기관에서
평생 이어지는 관계와 인맥 같은 것이 형성된다고 한다
항상 언급되는 이름들은 파리 인시아드와 런던 정경대학이다
세계 최대 기업 CEO 1,300명과 세계 최고 부자 1,000명 중
이 두 대학에서 공부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조사했다
CEO 1,300명 중에서는 13명이었고
억만장자 1,041명 중에선 6명밖에 없었다
즉, 전 세계 엘리트가 모여 공동의 글로벌 엘리트가
형성됐다고 말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른 엘리트 경영 대학원인 하버드 경영 대학원과
파리 경영 대학원을 보면 이곳을 다녔던 사람들의
비율이 훨씬 많았다
CEO 중 파리 경영 대학원 출신은 16명
하버드 경영 대학원 출신은 20명이다
이 역시 엄청난 인원은 아니지만
앞의 두 교육 기관 출신인 13명보다는 많다
하지만 파리 경영 대학원을 다닌 사람들은 전부 프랑스인이다
즉, 이곳은 글로벌 교육 기관이 아니라
앞서 언급했던 프랑스 엘리트 교육 체계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을 다닌 20명 중 미국인은 16명으로
역시 글로벌화와는 큰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 엘리트 대학들이 새롭게 등장한 글로벌 엘리트를
만들어 낸다고 하기엔 양적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다음으로 얼마나 많은 CEO와 억만장자가 해외에 살면서
일하는지 분석해 봤다
CEO의 경우, 주요 대기업 CEO들 중 외국인이 몇 명인지 볼 수 있다
전 세계 CEO 8명 중 1명이 외국인이었다
나라마다 차이가 컸는데 동아시아 주요 국가인
중국, 일본, 한국에는 외국인이 거의 없다
일본에서 일본인 CEO 비율은 최소 98%였다
한국도 마찬가지였고, 중국의 CEO는 오직 중국인이었다
미국 역시 외국인 CEO 비중이 8%로 매우 적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외국인 CEO의 비율이 좀 더 높았는데
조사 당시 독일의 외국인 CEO 비율은 14%였다
영국의 외국인 CEO 비율이 33%로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았다
1위는 스위스인데, 작은 나라임에도 외국인 CEO 비율이 72%에 달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 비율은 다소 감소했다
독일의 외국인 CEO 비율은 10%로 감소했고
스위스에서는 약 40%로 줄었다
다음은 억만장자들을 살펴봤다
억만장자 1,041명 중 해외 거주자는 100명이 채 안 됐다
예상대로 그들 대부분은 회사 운영에 더 이상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최소 회장을 지냈던 사람들 중 해외 거주 비율은 8%에 그쳤고
CEO들 중에서는 4%도 안 됐다
즉 기업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할수록
그리고 억만장자일수록 해외에서 일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국가별 비교였다
유럽 억만장자들은 해외 거주 비율이 높다
이탈리아의 억만장자는 20% 이상이 해외에 살고
독일 억만장자는 4분의 1 이상, 프랑스는 3분의 1이 해외에 산다
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은 모국어를 쓰고
모국처럼 느낄 수 있는 곳
그러나 세금은 적게 내는 곳에 살고 있는 것이다
살면서 한 번이라도 학업이나 업무 때문에
6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한 경우는
이들 중 약 4분의 1이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국가별로 다양하다
비교적 많은 독일인이 그런 경험을 했는데
거의 50%에 달했다
일본과 한국의 CEO 중에선 약 3분의 1이 해당 되었다
미국에서 근무한 경우가 많았으며 상당수가
미국에서 여러 학기를 공부했다
하지만 한 번에 6개월 유학한 정도로는
글로벌 엘리트로 성장하기에 충분치 않다
유학을 통해 글로벌 엘리트로 성장했다는 증거도 없다
지난 몇 년간 유로화 위기와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경제 엘리트들이 각국 정치 엘리트들과
친밀해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는 걸
보여주는 결정이 내려졌다
그 첫 경험은 브렉시트이다
런던의 금융 엘리트들이
토리당 다수파를 자기편으로 만드는 데
실패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전에 그들은 100년 넘게 같은 편이었는데도 말이다
런던의 금융 엘리트는 더 이상 영국 상류층에 속하지 않는다
이들은 국제적으로 다양한 출신이었고 인적 연계 자체가 없었다
가장 최근 사례는 크레디트 스위스이다
크레디트 스위스에는 여러 외국인 CEO들이 있었는데
스위스 정계에 인맥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크레디트 스위스가 UBS에 인수되자
흥미로운 일이 생긴다
당시 UBS의 네덜란드 CEO 랄프 해머스는
스위스 정치인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합병이 성사되자마자
스위스인 CEO 세르지오 에르모티로 교체된 것이다
스위스 정부가 합병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기 때문에
정부와 대단한 인맥을 가진 스위스인이
새 거대 은행의 수장 자리에 앉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다
글로벌화에 대한 열광도 그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여전히 국가 차원에서 엘리트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은 국가 차원에서 주로 만들어지고 있고
엘리트들도 국가 차원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상황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강자와 약자가 존재한다
이것은 한 국가의 경제력 그리고 각국의 엘리트와 관련이 있다
이러한 점은 독일이 모든 걸 주도해던 유로화 위기 때 명확해졌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미국의 영향력이 드러나고 있다
국가 간 이익이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세계의 통일된 이익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적 불평등에 관해 다시 말하자면
결국 정치 엘리트뿐 아니라
사법과 경제 엘리트가 함께 내리는
정치적 결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내려지는 결정이
한 국가 안에서의 불평등을 결정한다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면
국가 차원에서 이 문제에 집중하고 다루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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